UCC 게시판

[소설] [소설]천상에서 내려온 세 번째 수호신장 초두랑 [39]

  • 인스타린
  • 2016.10.01 19:51 (UTC+0)
  • 조회수 7453








부제 : 기억(記憶)









평화로운 아침날, 모처럼 마호몽이랑 계림이랑 공원에 놀러나온 초두랑. 늘 의기소침해보이던 그 얼굴이 어쩐지 그날따라 밝아보여 주변까지도 화사하게 빛나고 있었다.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마호몽이 은근슬쩍 초두랑의 어깨를 툭 쳤다.









'''' 우리 두랑이가 오늘은 뭣때문에 이렇게 기분이 좋으실까? ''''









'''' 내, 내가 뭘? ''''







화들짝 놀라 얼굴을 붉히는 초두랑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는 마호몽. 그 시선이 왠지 찜찜해진 계림이 그 둘 사이에 급하게 끼어들었다.







'''' 아이, 언니도 참! 그러면 애 놀래잖아! ''''








'''' 왜 니가 끼어들어서 난리냐? 훠이~ 병아리는 가서 모이나 드세요~ ''''








'''' 언니!!! ''''








'''' 풋. ''''









마호몽과 계림이 티격태격 하는 모습에 초두랑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확실히, 평소와는 조금 다른 모습에 다투기를 멈추고 마호몽과 계림은 그런 초두랑을 뚫어져라 응시 아니, 구경했다.








그러거나말거나,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한 바퀴 주변을 둘러보던 초두랑. 그 흐리멍텅했던 눈동자가 반짝 뜨인 것은 그때였다.








''''야! 초두랑! 어디가?! ''''









'' 틀림없어! 확실하다고! ''









맑던 하늘이 먹구름으로 뒤덮여간다. 초두랑은 무언가에 홀린 듯 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보이지않는 것을 쫓고 쫓는,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투두둑.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 없어졌어.... ''''









벌써 빗물이 고여 질펀해진 흙바닥에 털썩 주저앉아버리는 그. 그를 쫓아오던 마호몽과 계림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초두랑과 그가 향하던 방향을 번갈아보았다.







'''' 대체 뭘 본거냐? ''''







'''' 깜짝 놀랐잖아! 뭐에 홀린 것처럼,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








앵 토라진 목소리로 짹짹거리는 계림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희미한 듯 귓가에 울려퍼지는 마호몽의 물음에 그는 띄엄띄엄,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 주인을...... 보았어. ''''









'''' 주인? 네가 주인이 있었다고? ''''








빗줄기는 가느다랗게 변했다. 잠깐 오던 소나기였던 걸까. 여전히 바닥에 주저앉은 채, 초두랑은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 날, 날 찾으러 온 건데.... ''''









'''' 나를, 못 알아보시는..... ''''









'''' 어? 야!! 야! 초두랑!! ''''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어버린 그. 마호몽이 다급하게 그를 소리쳐 불러보아도, 놀란 계림이 찢어지는 목소리로 꼭꼭거려도.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그것외엔 아무것도 울려퍼지지않았다.








'' 기다려. 랑아. 꼭, 꼭 다시 만나자 우리. ''








* * *








여긴 어디지. 아주 낯이 익은 곳인데. 기억이 나질 않아.









'''' 우리 랑이, 깼어? ''''









너무도 그리웠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내가 알아듣지 못할 리가 없다.








- 주인?








'''' 옳지, 누나야. 누나 보여? ''''








- 내가 지금 꿈을 꾸나봐. 주인이, 주인이 보여.








'''' 우리 랑이, 누나가 눈곱 떼줄게. 이리온 ~. ''''







- 꿈이라도 좋아. 정말, 정말 보고싶었어!!










'''' 멍! ''''










'''' 아하하 ~. 간지러워, 랑아! ''''









이게 꿈이었다면, 그런거라면.







깨지않을, 아주 긴 긴 꿈이길.






* * *







'''' 가벼운 쇼크입니다. 크게 이상은 없으시니 걱정 안하셔도... ''''






''''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그랬다가 우리 두랑이 오빠 잘못되기라도 했으면!! 아저씨가 책임지실 거예욧?! ''''






'''' 그만 둬, 계림. 왜 생의사를 잡고 그래. ''''






하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초두랑을 보는 마호몽의 눈빛은 복잡했다. 쓰러지기전 그가 한 말, 분명 주인이라고 했었다. 주인. 주인이라면.







얼핏 듣기로, 그 주인이라는 작자는 아주 나쁜 사람이었다고 했다.







초두랑을 피도 눈물도 없이 내팽겨쳐버렸다는 그런 사람을. 초두랑이 아직도 기다리고 그리워하고있다고 생각하니, 가슴 깊은 곳 어딘가가 쿡쿡 쑤셨다.







부디, 나쁜 꿈은 꾸지 말았으면 하는데.







그녀의 입술 사이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 * *










'''' 콜록콜록! 콜록! ''''









그랬다. 주인은 늘 기침을 달고 살았다. 예전에는 매일같이 보던 모습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지금은 모든게 불안했다.









이 환상이, 깨져버릴까봐.









'''' 끄응. ''''







'''' 우리 랑이, 누나 걱정해주는 거야? 누나 괜찮아 ~. ''''








거짓말. 그렇게 안색이 안좋으면서 괜찮기는.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그 창백한 뺨을 부드럽게 핥아주는 것뿐.








나는 사람이 아닌 작은 강아지일 뿐이었으니까.







주인이 잠자리에 들면. 나는 창밖의 달님을 보며 소원을 빌곤했다. 주인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달라고. 매일밤 그렇게 빌었었는데.






야속하게도 소원은 반밖에 이뤄지지 못했지.






힘은 생겼지만, 지킬 주인이 없어졌으니까.







꿈속의 나날들은 빠르게 흘러간다. 마치 한 편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 과거의 나라는 역할을 지금의 내가 하고있는, 묘한 기분.








''''이노므 기집애가! 허구헌날 기침을 달고사는 애가, 강아지를 왜 끼고 살어, 살기는!! ''''









'''' 아 좀!! 엄마! 랑이, 랑이익!! ''''







'''' 끼잉. 깽! ''''






주인이 엄마라고 부르던 중년의 여인은 나를 좋아하지않았었다. 주인 대신 매를 들어 내 몸뚱이를 후려치기도 하고, 가끔은 집어던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억센 손아귀에 붙들려 던져지는 중이기도 하고.








그 엄마라던 여인이 왜 나를 싫어했는지 지금은 알 것같다. 그땐 몰랐지만, 주인은 나랑 있을 때 기침이 더 자주나곤 했으니까 그것이 곱게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자꾸만 흘러간다. 이제 곧 《그 날》이 오면서 이 꿈이 깨어져버리겠지.










그리고 꿈속에서도《그 날》은 생각보다 너무 일찍 와버렸다.










'''' 엄마! 랑이는? 얘도 데려가!! ''''








주인의 여린 등짝을 아프게 후려치는 주인의 엄마. 입모양으로 뻥끗뻥끗 뭐라 말한다. 내가 들으면 안된다는 건가.









'''' 안돼! 우리 랑이 못 보내!! 못 보낸다고!! ''''








'''' 이놈의 기집애가 진짜!! 너 이리로 안와?!! ''''







주인은 어렸을 때부터 폐가 약했다고 했었다. 그래서 늘 숨이 차서 다니곤 했다는데. 그녀도 그녀의 부모님도 그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내가 주인을 만나고 1년 후 잦은 기침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주인을 주인의 엄마가 병원에 데려가보았더니 폐에 커다란 염증이 자리잡고 있었더랬다.







그 사실을 알게된 부모님들은 즉각 나를 분양보내려했으나 주인의 완강한 고집으로 나는 그곳에서 쭈욱 함께 있었고. 그 탓인지 주인의 폐는 도무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다, 나 때문에.









결국 내일로, 주인의 부모님이 줄곧 벼르고있던 서울의 큰 병원행이 결정된 것이다.






밤하늘에 휘영청 떠있는 달, 이밤이 지나면 주인을 다신 볼 수 없게 되어버린다.







울고싶지만, 가슴엔 물기가 남아있지않아.






이미 한번 겪었던 상황이다. 또 겪고 싶지는 않은 그런 아픈 순간.








'''' 랑아, 자? ''''







'''' 있잖아, 있잖아.... ''''








울음이 진득히 배어나는 목소리가 내 눈동자를 젖어들게 만든다.








울지마. 울지말라고.









'''' 나, 꼭 기다려줘야 돼? 꼭, 꼭 돌아올 테니까. 응? 어디가면 안돼? ''''








'''' 킹. ''''







'''' 우리 랑이, 기다려 잘하잖아. 그러니까.. 으흡. ''''









결국, 주인은 또 나를 울린다.









'''' 기다려. 랑아. 꼭, 꼭 다시 만나자 우리. ''''









그렇게 새벽녘이 밝아오던 그때에, 주인은 떠났다.










나는 안다. 이다음이 어떻게 될는지를. 주인을 싣고 파란색 급히 장만한 새 트럭은 떠나고, 몇 분 지나 페인트가 벗겨진 고물 트럭이 이곳에 올 것이다. 그리고 나를 찾겠지.







주인의 부모님은 약속을 지키지않았다.







딸의 건강을 우려한 그들의 마음을 몰랐던 그때, 나는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떨었고 어금니를 악물고 도망쳤다. 피투성이가 되어 길바닥에 쓰러져있던 나를. 주인을 싣고 떠났던 트럭과 똑같이 생긴 트럭이 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작은 생명이 아스라이 사라져갈 무렵, 천사가 나타나 내게 무어라 이야기 해주고. 그렇게 감았던 눈은 견신 초두랑으로 다시 뜨였다.







눈부시게 환한 빛, 아아 꿈이었구나. 그런데 왜 내눈앞에,









주인이 보이는 걸까.......










이것저것 잴 것없었다. 다시 만나면 꽉 안아주고 싶었으니까.








내가 당신과의 약속을 잊지않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하면서.










* * *







감긴 초두랑의 눈에 물기가 맺히자 마호몽과 계림은 당황해 어쩔줄을 몰랐다. 계림은 의사를 끌고오겠다며 황급히 자리를 뜨고, 그 자리에 남은 마호몽은 한참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담긴 애정은, 그녀 자신도 모를만큼 꽤나 깊었다.









그래서였는지, 반쯤 눈을 뜨던 초두랑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말릴 새도 없이.








그녀를 두 팔로 와락 끌어안았다.








'''' 보고싶었어요, 많이. ''''








'''' .......! ''''








'''' 나, 나 안잊었어요, 당신과의 약속. ''''








'''' 어.....? ''''









'''' 나 잘했죠? 주인도, 나 잊지않았죠? ''''







그녀의 품에 안긴 채로, 그녀를 올려다보는 그의 눈은 젖어있었다. 자신을 제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초두랑을, 마호몽은 차마 떨쳐버릴 수 가 없었다.







천천히 다가가는 그녀의 손길.








'''' 응. 나도, 기억하고 있어. ''''







헝클어진 그의 갈색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본다.








'''' 어떻게 잊어버려, 너랑 한 약속인데. ''''








'''' 안 그래? ''''








특유의 맑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마호몽이 싱긋 웃었다.








그 미소가 너무 눈이 부셔서, 초두랑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이내,












'''' 고마워요, 날 기억해줘서. ''''









그녀를 바라보며 생긋, 마주 웃었다.


- end









베소 오랜망이네요^♡^

계리미한텐 미안하지만! 저는 호몽이랑 두랑이 찬성합니다!!! 그럼 좋은 아침~(?)



+) 제가 뽑히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ㅠㅠㅠㅠ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닿!!

댓글 39

UCC 게시판의 글

STOVE 추천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