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게시판

[창작아트] <소설> 기적 -28화-


전 화를 보시려면 위에 [작성 글 보기]를 눌러주세요.


그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죽은 이를 저승으로 데려가는 존재.


하랑은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리히트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저승차사가 왜 라라의 곁을 맴도는 거지? 라라는 죽은 사람도 아닌데.”


저승차사를 경계하는 리히트의 모습은 하랑에겐 익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게 느껴질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하랑에게 그런 리히트의 마음을 헤아려줄 여유는 없었다.


하랑은 곧 본론으로 들어섰다.


“내 들은 게 있어서 말일세. 얼마 전, 이곳에서 죽은 이가 되살아나는 일이 있었다고 하던데…….”


“…….”


“그대의 반응을 보아하니 사실인 것 같군.”


하랑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세계에서 죽었던 라라가 기쁨의 힘에 의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단지, 확인차 말을 꺼낸 것뿐이었다. 그 말이 리히트의 예민해진 신경을 건드렸다는 것도 모르고.


곧 리히트의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그래서……라라를 저승으로 데려가기라도 하겠다는 소리인가.”


리히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물음이었다.


이미 하랑이 자신을 저승차사라고 소개한데다가, 죽었던 라라가 다시 살아난 일까지 알고 있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일이었다.


하랑도 곧 그 사실을 인지했고, 인지하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한다면……어쩔 테지?”


애초에 라라를 저승으로 데려갈 생각은 없었다. 그러려고 라라의 곁을 맴돈 것은 아니었으니까.


하랑은 리히트에게서 묘한 동질감이 느꼈다.


그리고 곧 깨달았다. 하랑은 지금 이 상황을 과거의 자신과 겹쳐보고 있다는 것을.


만약,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아이가 자신의 동생이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결국 하랑의 마음은 리히트를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동생을 지키기 위한 이 상황에서 너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과거의 자신처럼, 동생을 대신에 목숨까지 내놓으려 할까.


하지만 리히트는 하랑의 예상하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내놨다.


“누구 마음대로.”


황족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오만함이었다.


리히트의 손에 검은 기운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검은 기운은 잘 벼린 칼 하나를 만들어냈다. 


방금까지 빈손이었던 리히트의 손에 검이 생기자 리히트는 곧장 하랑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하지만 그런 리히트의 위협에도 하랑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그런 걸로 이 몸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


리히트는 대답이 없었다.


나름 동생을 지키기 위해 나온 거친 반응임에도 하랑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리히트는 바로 검을 거두었다.


사실 리히트도 알고 있던 것이었다. 죽음의 신인 그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그저 허무하게 라라를 보낼 수는 없었기에 발악이라도 해보고 싶었던 거였다.


죽었던 라라를 살려보려 애썼던 그날의 애셔처럼.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썬 리히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애셔처럼 치유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자신은 그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정도의 어둠의 힘을 가진 사람에 불과했으니까.


자신의 힘으로 라라를 지킬 수는 없었다.


언뜻 리히트의 얼굴에 절망이 비친듯했다.


동생을 살리려 시도했다가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저승사자에게 들켰을 때의 절망감.


하랑은 리히트의 얼굴에서 과거 자신이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느낀 듯 보였다.


곧 하랑이 입을 열었다.


“기타 누락자.”


그리 말한 하랑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리히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트 눌러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댓글 0

    창작게시판의 글

    STOVE 추천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