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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아트] <소설> 기적 -16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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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의 시작.


정기검진을 받는 오들도 라라에게는 그저 나른한 날 중 하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달이 다 되도록 침실에서만 지냈으니, 지루하다 못해 기운만 더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멍한 표정을 지은 채, 궁의만을 바라보던 라라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이제 자유롭게 움직이셔도 될 듯합니다."


순간 라라의 정신 번쩍 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제대로 된 눈빛으로 궁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게 사실이냐는 듯 라라가 놀란 눈으로 궁의를 바라보았고, 궁의는 그런 라라의 마음을 알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라라는 드디어 오늘, 침실 밖으로 돌아다녀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진 것이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뛰거나 그러시면 안 됩니다. 아시겠죠?"


뒤에 이어진 궁의의 당부에 라라는 해사하게 웃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침실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나 좋은 일인 건지.


사고가 나기 전에는 항상 침실에만 계시고, 분위기도 항상 어둡기만 했는데.


오늘 들뜬 라라의 모습을 보니 궁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매번 진찰을 하며 느낀 사실이지만, 궁의는 사고 이후로 라라 공주님의 성격이 전보다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도 좋은 쪽으로 말이다.


그 어둡기만 했던 공주님이 어떻게 바뀔 수 있었을까.


역시 기억상실 때문일까.


사실 라라 공주님의 천성은 밝은 분이신데, 황궁에 오기 전의 그 보육원 사건으로 성격이 변하신 것이었다면.


차라리 아팠던 과거의 일을 떠올리지 못하는 지금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라라 공주님의 모습은 오랫동안 껴있던 먹구름들이 사라지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게 된 것만 같아 보였다.


*


라라는 엘린의 추천으로 황궁 정원을 산책하게 되었다.


따듯한 햇살과 기분 좋은 산들바람. 산책로를 따라 예쁘게 심어져 있는 꽃들.


산책을 즐기는 데에 있어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그것들이 라라의 마음까지 바꿔주진 못했다.


아까까지 궁의에게 보여 주었던 해사한 미소는 라라의 뺨을 스쳐 지나간 바람처럼,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바깥바람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 바람이 라라의 정신을 더 맑게 만들었고, 곧 현실을 자각하게 만들었다.


이곳은 동화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이곳에 동화나라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라라가 이곳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엔 동화나라는 신기루처럼 사라져 있었고, 처음 보는 낯선 세계가 라라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렇게 라라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 세계에 홀로 갇혀 버렸다.


한 달이 지나고, 드디어 침실 밖으로 나온 라라는 산책으로 이 답답한 숨통을 조금은 트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혹시 모를, 동화나라와 비슷한 흔적이라도 찾고 싶었다. 하지만 산책을 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동화나라와 비슷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알게 된 것이라고는 이곳이 동화나라가 아니라는 것. 그 사실 하나뿐이었다. 


지금 라라는 그저 막막할 따름이었다.


라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왜 이곳에서 눈을 뜨게 된 것일까.


'적어도,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알 수만 있다면…….'


말없이 걷기만 하던 라라가 두 발을 멈춰 세운 건 그때였다.


곧 뒤돌아선 라라가 엘린을 향해 소리쳤다.


"엘린님……이 아니라, 엘린! 혹시 내 목걸이 못 봤어?"


순간 라라의 머릿속에 그럴듯한 가설 하나가 떠올랐다.


혹시 기쁨의 목걸이가 나를 이곳으로 오게 만든 것은 아닐까. 마치 아카데미 때처럼.


만약 그렇다면 사람들이 동화나라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도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아카데미 때도 동화나라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한 가지 걸리는 사실이 있다면 이 세계에는 런너분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지만, 동화나라 주민(삐에로)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였다.


"……네? 목걸이요?"


엘린은 다급한 라라의 물음에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곧 평정심을 되찾고는 말했다.


"……공주님은 지금껏 목걸이를 착용하신 적이 없으시잖아요."


아. 


엘린의 말에 라라가 낮은 탄식을 내뱉었다. 그러다 곧 무언가 깨달았는지 라라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졌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라라는 이곳에서 깨어난 후로 한 번도 목걸이를 본적도, 착용해 본적도 없었다.


항상 분신처럼 몸에 지니고 다녔던 그 목걸이가 이 세계에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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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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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13 16:00 (UTC+0)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설 잘봤습니당!! 그리고 늘 꾸준히 올리시는 정성에 감명받고 있어요ㅎㅎ 항상 좋은 작품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자그마한 팬아트를 만들었는데 소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https://tr.hangame.com/community2/#ucc/view/7233519?category=

    • images
      작성자 2021.06.13 22:34 (UTC+0)
      팬아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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