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게시판

[창작아트] <소설> 기적 -15화-

전 회차를 보시려면 위에 [작성 글 보기]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좋은 아침입니다. 공주님."


허리까지 오는 차분한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여자가 말했다.


그녀의 이름은 엘린. 라라의 직속 시녀였다.


라라가 깨어난 직후부터 라라를 챙겨온 그녀는 오늘도 밝게 웃으며 아침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이에요. 엘린님."


라라도 그에 응답하듯 엘린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엘린은 라라의 말이 어딘가 걸리는 것이 있는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공주님.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에게 공대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죄송……. 아니, 미안…….”


엘린의 말에 라라가 멋쩍게 미소 지었다.


그 모습에 엘린은 괜찮다는 듯 미소 지어 보였다.


‘동화나라에서는 존댓말만 사용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동화나라에서는 반말을 하던, 존댓말을 하던 크게 개의치 않아 했는데 이곳은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자꾸 반말을 요구하는 통에 하는 수 없이 쓰고 있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존댓말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것인지, 이 세계로 온 지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반말은 어색하기만 했다.


라라는 이번 일로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지금은 어색하시겠지만 곧 익숙해지실 거예요.”


라라의 그런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건지 엘린이 라라를 보며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엘린이 다정히 말했지만, 라라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조금 어두워졌다.


“공주님?”


엘린은 혹여나 자신이 말실수라도 한 건가 싶어, 조심스레 라라를 불렀으나 라라는 여상하게 미소만 지을 뿐.


더는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


이곳에서 깨어난 후로도 라라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라라의 머릿속에는 온통 동화나라로 가득했다.


한시라도 빨리 카인에게 잡혀간 사람들을, 위기에 빠진 동화나라를 구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라라의 생각처럼 일이 풀리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사고로 오랫동안 잠들어있다 깨어나 아직 무리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침실에 감금되다시피 지냈기 때문이었다.


침실에서의 활동은 제한적이었고, 라라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침실에서 편히 쉬는 것뿐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이었다. 


아카데미로 가기 전, 시간의 탑에서 생활했던 패턴이었다.


하지만 시간의 탑에서 지낼 때에는 성 밖으로는 못 나가도 가끔 정원 산책은 하곤 했었는데.


이곳에서는 그마저도 못하게 하니 익숙함과 답답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런 생활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라라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마치 카인이 동화나라에 오기 전으로, 동화나라에 어둠이 흩뿌려지기 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친구라 여겼던 카인의 배신. 결국 지키지 못한 동화나라 사람들. 동화나라의 마지막 희망이자 기쁨.


그리고 거기에서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들.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서는 그런 감정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동화나라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었고, 자신에게 기쁨을 강요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이곳에서는 더 이상 동화나라의 일로 조급해하지도, 두려워할 일도 없었다.



-------------------------------


하지만 동화나라를 외면해 버렸다는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겠죠.






댓글 0

    창작게시판의 글

    STOVE 추천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