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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설] 가면무도회:마스커레이드 [1]

  • 푸르유
  • 2019.09.21 03:09 (UTC+0)
  • 조회수 320

"우리, 다시 친구가 됐네요."


빙글-, 턴 하며 그에게 말했다.
그는 조금 동요한듯 하더니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처음 이 곳에 왔을 떄 가장 눈에 띈 건 당신이였어요."

당신에게 말걸기 전부터, 내 시선은 당신에게 꽂혀있었죠.



박자를 타며 나직하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애절했다. 마치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 처럼.



title: 가면무도회:마스커레이드


부제: 만남




 런너들의 심문이 끝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서로를 의심하고 적대시한 통에 왕궁은 침채기에 빠졌다.

 런너들도 카인이 그럴줄 몰랐다며 수군거렸고, 현자이든의 배신으로 인해 앙리3세는 한동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국정을 손놓았다고 한다.

 또한 카인을 따라간 이든과 카이, 그리고 잡혀간 베라. 그들을 구하지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이 런너들과 라라공주에게 자리잡혔다. 동화나라는 어느새 어둠으로 물들었고, 힘을잃은 왕국에 런너들 또한 우울감에 휩싸인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 몇 주가 흘렀고, 예전과 같은 즐거움으로 달리지 못하는 런너들과 침통한 앙리성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라라공주는 앙리3세를 대신하여, 삐에로와 보우, 엘림스를 불러 동화나라를 되돌리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

 "이번 사건으로 저는 진실을 잠시 감춰두는 것도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무엇이 진실인지를 파해친 지난 사건으로 인해 라라는 진실을 숨길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주님, 거짓말을 한다는것은 그만큼 책임을 안고 가야하는 문제입니다."


 "맞아요. 그건 윤리적, 도덕적으로도 좋지 않다구요!"


 보우와 삐에로들은 라라의 말에 반발했다. 공주가 무슨 결정을 할지는 몰라도 순백한 공주가 거짓말을 하게 둬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였다.
 라라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의 거짓은 스스로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침울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자신이 생각한 이 방법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알고 있어요. 거짓말은 나쁘죠, 하지만 거짓말이 아니라 잠시동안 진실을 숨겨두는건 어떨까요?"


 "진실을 숨기다니요?"


 "말 그대로요. 이렇게 침울해진 동화나라의 분위기를 잠시동안 숨기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서요."


 라라의 말에 삐에로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최 공주의 말이 무엇인지 알아먹을 수 가 없으니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라라는 그들을 보며 생긋 웃었다. 마치 기쁨을 잃어버린 공주가 기쁨을 찾은것 처럼.

 흐음, 이를보던 엘림스가 가늘게 눈을뜨며 말했다.


 "기쁨을 가장 하자는 건가?"


 그의 말에 라라가 반색하며 답했다. 맞아요! 잠시동안 일지는 몰라도 가장된 기쁨또한 기쁨이니까요! 라고.


 "기쁨을 가장한다니, 방법이라도 있으신겁니까?"


 보우는 걱정어린눈을 하고서 라라에게 집중했다. 그녀는 잠시동안 생각하다가 입안에 있던 말들을 정리해 꺼내놓았다.


 "가면무도회를 열어볼까 해요."


 "공주님, 아무리그래도 지금상황으로 무도회라뇨!"


 "저도 알아요. 지금 시국으로 무도회라니.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조금 뜬금없을지는 몰라도 가면 뒤에 가려진 자신을 꽁꽁 숨긴채 새로운 인연을 쌓는거죠. 단 하루의 기적일거에요. 보름달이 뜨는 그 밤에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채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거에요. 처음에는 의심할지 몰라요, 하지만 얼굴없는 그 무도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적이 아니에요. 모두가 친구가 되겠죠. 무도회를 장식할 마스커레이드(진실,진심을 숨기는. 가장하다. 가면무도회). 저는 그것이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공주의 말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잠시 고민을 했다. 가장된 기쁨이 런너들에게도 앙리3세에게도 도움이 될지, 이 시국에 가면무도회라니, 그게 가능할 것인지를.
 허나, 그녀의 의견에 반대하는 입장은 없었다. 시도해보지 않는다면 제자리에 머물러 더 나쁜 상황으로 치닫을 것이다. 그러니 해보는 수 밖에.


 회의는 빠르게 끝마쳤다. 가면무도회:마스커레이드. 그 무도회에 참석하는 조건은 단 두가지였다.

 모두 같은 복장을 입고올 것,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말 것.


 이로써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는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로인해 삐에로들과 보우는 덩달아 바빠졌다. 특히 보우는 마스커레이드에 걸맞는 복장을 새로 만들어야 했고, 완성된 복장과 무도회에 관한 팜플렛을 나누어주는것은 삐에로들의 몫이였다.




 "엘림스.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무도회 준비로 바쁠 라라공주가 친히 면담을 요청했다.


 "무슨일이지?"


 "당신의 아티팩트로 홍보를 좀 했으면 좋겠어요."


 흐음? 전에 있던 회의로 배짱이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그녀가 내게 부탁한것은 생각보다 난해한 것 이였다.


 "카인님은 아직 동화나라를 주시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동화나라에 어둠을 이끌어왔으니 어떤식으로 흘러가는지 아직 보고있겠죠. 그러니, 아티팩트를 이용해서 가면무도회를 크게 알려주셨으면 해요. 동화나라 뿐만 아니라 이웃나라 까지도. "


 "카인이 주시할거라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그 귀찮은 일을 도대체 왜 해야 하는거지? 동화나라에 더이상 그가 오지 못하도록 하는게 좋지 않나?"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다. 더구나 카인이 볼 수 있게 홍보라니. 아티팩트로 그런 하찮은 일을 해야하는 이유가 뭔가. 그의 대답에 라라는 잠시 얼굴을 떨궜다. 조금 슬픈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휘휘 저으며 대답했다.


 "이든님을 비롯해 카이님과 베라님을 잃은것은 어떻게보면 제 잘못이니까요. 카인님이 이곳을 주시하며 어둠을 짙게 만들 생각이라면 저는 이번 가면무도회를 통해 어둠을 거둬내고싶어요. 큰 꿈일지도 모르지만. 이번 무도회를 보고 카인님도 어둠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좋겠어요."


 허? 엘림스는 짧은 실소를 터트렸다. 세상에, 기가차서 말이안나온다. 어둠에서 사는 사람을 벗어나게하고싶다니. 하룻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른다는게 딱 이짝이라 할말조차 없었다.


 "두려워야 하는게 정상 아닌가?"


 그의 물음에 공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카인님도 카인님의 사정이 있을테고, 반전능력이라는건 안에 숨어있던 마음을 밖으로 꺼내오는거잖아요? 카인님의 착한 그 모습이 반전능력으로 나온거라면 그 안에는 빛이라는게 남아있기 때문일거에요. 그러니, 무섭지 않아요."


 쓸데없이 대범한 공주의 말에 엘림스는 혀를 끌끌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주의 기쁨에너지를 되돌리려면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하아, 한숨을 쉰 엘림스는 공주와의 대화 이후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아티팩트로 홍보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날은 흘러 가면무도회의 밤이 찾아왔다.

 라라는 무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마스커레이드 복장으로 갖추어입었다.
반짝이는 푸른 날개와 크라운, 얼굴을 가려주는 쉐이드를 착용한 모습은 보름달은 잔뜩 머금은 나비의 모습을 연상캐 했다.

 아마 무도회장에 들어서면 같은 복장을 한 런너들이 수두룩하겠지.
잠시 심호흡을 하며 회장으로 들어섰다.

 라라 또한 스스로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이번 무도회의 진행은 앙리3세에게 부탁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무도회를 즐기지는 못하여도 런너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조금이나마 기쁨을 되찾은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잔뜩 들려왔다. 서로의 소개없이 간단한 인사와 함께 그들은 수많은 이야기를 즐겼다. 굳이 안좋은 이야기들은 스스로가 꺼내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소소하게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지 날은 얼마나 예쁜지, 의상이 아름답다던지. 또 어떤이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진솔한 이야기들로 덧없이 자신을 드러냈다.


 그 모든이야기가 진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재잘거림의 행복은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이였다.



 그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달이 참 예쁘네요."



 라라는 본능적으로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았다.
이토록 찾아헤메이던 사람. 내 친구였던 사람.



 "그러게요, 아름다워요."



 아무렇지 않은척 미소지었다. 나를 알아보고 온것일까. 라라는 그와 태연하게 웃으며 조잘조잘 이야기를 이끌어나갔다. 그와의 대화는 예전과 같이 잘 이어졌다. 딸기맛을 좋아한다던지, 노래부르는게 좋다던지 하는, 그런 이야기. 주제없는 대화들을 늘어놓을 때 마다 서로는 즐거움을 느끼는것 같았다.


 대화가 끊이지 않게되고 그와 친해진것만 같을 때, 무도회장 가득이 울려퍼지는 음악에 모두들 손을 맞잡고 무도회 홀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라라도 그와 손을 맞잡고 홀로 나갔다. 한발, 두발. 입은 드레스가 나풀거리고 등 뒤에 날개가 반짝이를 흩날리는 그 때.



 "우리, 다시 친구가 됐네요."



 라라가 빙글-, 턴 하며 그에게 말했다.
 그는 조금 동요한듯 하더니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처음 이 곳에 왔을 떄 가장 눈에 띈 건 당신이였어요."


 당신에게 말걸기 전부터, 내 시선은 당신에게 꽂혀있었죠.



 박자를 타며 나직하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애절했다. 마치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 처럼.



 "가면에 가려지지 않은 당신의 백발은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 목소리를 모른 척 하며 자연스레 이야기를 돌렸다. 검은색이 아닌 새하얀 머릿칼을 한 당신이, 가면 뒤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해요.


 그는 그녀의 말에 곤란한듯 웃었다.



 "이 검은 천 뒤 가려진 저를 궁금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랍니다."




 알아요, 알죠.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싶어요.

 아직도 당신은 어둠속에서 살고 있나요?


 "언젠가 자유로워질 그날, 우리 다시 만나요."





 글쎄요. 어둠속이 아니라면 나는 있을 곳이 없는걸요. 하지만. 당신을 다시한번 만나고싶어요.


 "그럼, 다시 만날 날을 위해, 안녕히...."

 잘있어요, 공주님.



 음악이 흐르던 그 5분동안 나누어서는 안되는 대화를 가면을 앞세워놓고 이야기했다. 그 5분간의 대화가 그에게 빛이 되어주었으면 좋으련만.

 음악이 끝나자 그는 돌연 사라졌다. 그저, 다음을 기약하는 인삿말 만을 남긴채로.


 가면무도회:마스커레이드는 성황리에 끝이났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지만 상대방을 신뢰하는 마음을 쌓았고, 그들은 무도회장을 떠나는 내내 즐거운듯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 웃음이 작은 기적이 되었는지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되어주었다.

 구해내지 못한 셋을 반드시 되찾자며 의지를 다지는 런너들로 인해 동화나라의 어둠은 어느새 물러났고, 앙리성의 침울한 분위기도 곧 긍정의 힘으로 뒤바뀌었다.


 "이번 가면무도회는 공주가 제안했다지?"


 "하랑님."

 언제 온것인지 하랑은 차사의 복장을 하고 창틀에 앉아있었다.

 "동화나라가 다시 밝아진것 같아 다행이에요."

 "그러게말일세, 이번 무도회에서 공주도 꽤나 즐거운일이 있지않았던가."

 "그분이 왔던거 알고 있었나요?"

 하랑은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엇이 되었든 공주에게 좋은경험이었겠지. 공주가 즐거웠다면야 그걸로 되었네."

 할말만 하곳서 훌쩍 떠나버리는 하랑의 뒷모습을 보며 라라는 작게 쿡쿡 하고 웃었다.


 이번 가면무도회가 카인에게도 좋은 영향이 있었기를. 그리고 언젠가 친구로 다시만나기를 바라며 라라의 마스커레이드는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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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신 런너님들께 감사말씀 올립니니다.



댓글 1

  • images
    2019.09.28 13:28 (UTC+0)
    와,, 마스커레이드에 적혀있던 말을 저렇게 카인으로 풀어내내요 굿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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