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게시판
[창작아트] (09)하와유:re [3]
- 2019.07.20 07:42 (UTC+0)
- 398
#브금출처 : 유튜브 - Flow Music 님
#브금과 함께 감상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 ucc게시판 → 소설- 그딩 검색 → 하와유 감상
# 본 소설은 작가의 창작입니다.
# 부족하지만 즐거운 감상되세요.
─────────────────────────────────
ㅡ # 9
오늘은 하랑과 함께 영화보러 가기로 한 날.
약속 시간 까지 조금 남은 동안 평소에는 전혀 하지 않던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했다.
머리도 오늘은 조금 손을 봐서 단정하게 묶었고,
옷은 최대한 신경 쓴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단정하게 긴 원피스에 가디건을 걸쳤다.
유키 : …이건 조금 꾸민게 아닌거 같은데 ….
거울에 비친 나는 딱봐도 오늘 데이트 하러 간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역시 너무 꾸몄다.
그냥 길을 알려주는 것 뿐인데 이건 좀 과했나 ?
갈아입는게 나을까?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런 마음은 들지 않는다.
유키 : …하아, 그냥 관둘까? 딱히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애초에 좋아하는 것도 …
순간적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껏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야 만난지 정말 별로 안되었고, 서로에 대해 아는거라곤 이름과 사는 곳? 정도이니까.
물론 아예 호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게, 하랑은 잘생겼었다.
무엇보다도 하랑의 눈이 정말 좋았다.
맑고 청량한 푸른 색을 띄는 눈동자는 꼭 바다를 보는 느낌이라서 가끔 하랑의 눈을 빤히 쳐다본 적도 있다.
아니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랑을 좋아한다고는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남녀가 설레는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니까, 그정도로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너무 억지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쯤에 시간을 보니 벌써 만나기로 한 시간에 가까워졌다.
나는 그쯤에서 생각을 접고 이미 입은 옷은 어쩔 수 없으니 그대로 집을 나섰다.
*
유키 : …하랑 씨!
하랑 : …유키씨, 좋은 아침이에요.
유키 : 죄송해요, 제가 좀 늦었죠?
하랑 : 아뇨, 시간에 맞줘 왔는걸요. 영화까지 시간 조금 있는데 잠시 둘러볼래요?
유키 : 아, 네.
오늘 따라 하랑이 왜이리 멋져 보일까.
아까 집에서 괜한 생각을 해서 그런지 갑자기 하랑을 의식하게 된다.
하랑은 오늘 간단하게 셔츠를 걸쳐 입고 안경을 쓰고 나왔다.
역시 나만 너무 꾸민 것 같아서 뒤늦게 후회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하랑 : …오늘 예쁘네요.
유키 : …네?
방금 내가 잘 못 들은걸까?
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하랑은 나를 보고 있지는 않았지만 귀가 빨개져 있었다.
나도 덩달아서 얼굴이 붉어졌다.
괜스레 긴장되기 시작했다.
유키 : … ‘ 어떡하지? 의식되니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 ’
갑자기 하랑의 발걸음이 멈췄다.
하랑은 한 골동품 가게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랑 : 저기 잠깐 가볼래요?
유키 : 아, 네.
골동품 가게를 들어서니 꽤 낡은 물건들이 많았다.
심지어는 내가 아주 어릴 때 집에 있던 비슷한 물건들도 있었다.
마치 추억 박물관을 온 느낌이라서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하랑은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다.
푸른 눈빛이 바다가 빛을 받은 것처럼 반짝반짝 거렸다.
유키 : ‘ 뭔가 신기한걸 본 어린애 같아. ’
그런 하랑이 조금 귀엽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하랑이 한 물건 앞에서 멈췄는데, 바로 낡은 아날로그 카메라였다.
유키 : …꽤 낡은 카메라네요?
하랑 : 와아, 이게 여기에 있다니.
유키 : 네?
하랑 : 이 카메라 꽤 유명한 거에요. 사진으로밖에 못 봤는데, 실물을 여기서 보다니.
나는 카메라에 대해 자세한걸 잘 몰랐다.
하지만 하랑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했으니까 카메라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다.
내게는 그저 사용감이 많은 낡은 카메라로 보이지만, 역시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다르게 느껴지나보다.
그 때 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 : 놀랍군요, 그 카메라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니.
유키 : 아, 안녕하세요.
하랑 : 이 카메라 할아버지건가요?
?? : 네, 제가 아주 오래 전에 가지고 다녔던거지요. 지금은 그저 장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하랑 : 굉장하네요, 이거 당시에는 꽤 비쌌을텐데 ….
?? :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나요?
하랑 : 네, 아직은 풍경을 찍는 것밖에 못하지만요. 언젠가 좀 더 멋진걸 카메라에 담고싶어요.
?? : 나도 한 때는 여행을 하며 이 카메라에 눈으로 본 것을 담고 싶었지.
어째선지 지금의 대화에 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하랑이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상관없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영화 상영 시간이 다가왔다.
하랑에게는 뭔가 미안함이 들지만 시간이 거의 다 되었기에 나는 조심스레 하랑을 불렀다.
유키 : …저기 하랑씨 슬슬 영화시간이 됬는데 ….
하랑 : 아, 미안해요 유키씨. 할아버지 이만 가봐야겠어요.
?? : 그럼 떠나기 전에 …그 카메라 젊은이가 가져가줬으면 좋겠는데.
하랑 : 네? 하지만 이건 ….
?? : 보시다시피 저는 이제 늙어서 여행을 할 수 없답니다. 그리고 젊은이라면 그 카메라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하랑 : …정말 괜찮나요?
?? : 그럼, 오랜만에 즐겁게 해준 보답이니까. 자 아름다운 아가씨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되니 어서 가져가게.
하랑 : …정말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그럼 이만 가볼게요.
?? : …그 카메라 일부러 준거죠?
?? : 글쎄요. 단지 주인에게 돌아간 것 뿐이죠.
?? : …그런가요.
?? : 걱정마요, 비록 지금은 낡았지만 저 안에 우리의 추억은 영원히 담겨있으니.
?? : …네. 우리 인연은 영원히 ….
*
영화를 다 보고나서 하랑과 언덕길로 걸아갔다.
하랑 : 역시 이 곳 풍경이 제일 좋네요.
유키 : …네.
하랑 : 오늘 도중에 미안했어요, 제가 카메라에 정신이 쏠려서 ….
유키 : 아니요, 괜찮아요. 오히려 하랑 씨가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걸요.
하랑 : 유키 씨,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요.
유키 : 네?
하랑 : 앞으로는 말을 놓아도 될까요?
유키 : …물론이죠.
하랑 : …유키.
처음으로 하랑의 입으로 불려진 내 이름을 듣는 순간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하랑과 나 오직 단 둘이 있는 이 공간 속의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다.
조심스레 하랑을 바라보았다.
하랑도 꽤 긴장했는지 노을처럼 얼굴이 빨갛게 물들여졌다.
나는 여태 내가 어떤 표정을 지엇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 내가 생각하기에
그 날은 정말,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환하게 웃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랑은 낡은 카메라로 담았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인연으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모습을.
ㅡ# 10에서 만나요.
( 매주 주말 연재입니다. )
.....
※ 띄어쓰기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 부족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좋은 마음으로 감상해주세요..ㅠㅠ
※ 댓글과 좋아요는 저에게 힘이 됩니다. S2
STOVE 추천 컨텐츠
2022.06.28 2022.06.28 15:19 (UTC+0)
2022.06.26 2022.06.26 20:54 (UTC+0)
2022.06.23 2022.06.23 08:31 (UTC+0)
- 2022.06.21 2022.06.21 02:23 (UTC+0)
- 2022.06.20 2022.06.20 01:23 (UTC+0)
- 2022.06.16 2022.06.16 19:37 (UTC+0)
- 2022.06.13 2022.06.13 14:16 (UTC+0)
- 2022.06.10 2022.06.10 01:07 (UTC+0)
- 2022.06.09 2022.06.09 19:08 (UTC+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