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레의 서재

그냥 사디스트의 마음을 꺼내보고 싶었다.

에리스는 참는 중

*에리스는 진심으로 실비아를 사랑한다.


 저는 실비아를 사랑해요.

 가끔 제게 짓궂은 장난을 칠 때의 실비아도, 제가 어떤 무리한 부탁을 해도 곧잘 절 도와줄 때의 실비아도, 저와 함께 휴식을 취할 때의 실비아도 전부 사랑해요.

 저 자신이 가진 이 감정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그저 저의 감정을 전할 때까지의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어찌어찌 결국엔 감정을 전하는 것도 문제 없이 잘 해결되었어요.

 이제 남은 건 그 감정을 보장하고 재확인하는 것뿐이네요.

 이 반지를 써서요.

 오늘 실비아를 향해 이 반지를 내밀고 프로포즈를 할 거예요. 실비아 보고 저와 결혼해달라고 할 거예요.

 실비아도 그걸 원하는 것 같았으니 프로포즈는 성공하겠죠.

 사건들이 해결되면서 요즘은 야근도 거의 하지 않으니 결혼식 준비도 서두를 수 있을 거고, 그렇게 되면 빠른 시일 내에 진짜로 결혼식을 열 수도 있을 거예요.

 결혼식에 부를 사람들은 많이는 원하지 않아요. 가까운 사람들만 불러도 충분해요.

 장자, 미우, 셀라, 델핀, 시보프 선배님, 민트, 케이론, 크리스, 블란쳇, 모로, 나르키, 류드, 테슬라, 에디슨, 포드, 리자, 또......, 가까운 사람들만 불러도 좌석이 상당히 많이 필요할 것 같네요.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축하를 받으며 실비아와 함께 사랑을 맹세하는 장면......, 상상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네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실비아와 사랑을 맹세한다는 젊었을 때의 꿈이 설마 바로 눈앞에 다가오다니.

 웨딩드레스를 입은 실비아를 빨리 다시 보고 싶어요.

 깨끗한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실비아......,

 아, 괴롭히고 싶네요.

 실비아는 정말 아름다워요.

 그러니 짓밟고 싶어요. 괴롭히고 싶고, 목을 조르고 싶고, 옷을 찢고 몸을 구타하고 욕설을 내뱉으며 매도하고 억압하고 싶어요. 어서 빨리 실비아를......,

 아, 아니에요. 제가 원하던 건 이런 게 아니에요!

 전 실비아가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요......, 실비아가 절 싫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니 그럴 수 없어요.

 그러니 이 감정은, 이 욕망은 용납되지 않아요.

 실비아의 비명과 눈물을 떠올릴 때마다 피어오르는 이 희열과 흥분, 기쁜 자극은 제가 용납할 수 없어요.

 하지만 실비아라면 용납해줄 수도......, 아니에요. 그럴 리 없어요.

 제 이런 모습을 보였다간 실비아도 결국 다른 사람들처럼 절 보기 시작할거예요.

 실비아의 그런 시선을 봤다간 저는 견딜 수 없을 거예요.

 그러니 이 감정과 욕망은 여기서 영원히 봉인하기로 하죠.

 “에리스? 절 불렀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죠?”

 실비아를 위해, 저를 위해.

 “네. 일부러 와줘서 고마워요, 실비아. 조금 할 말이 있는데, 들어주시겠어요?”

 

 “저와 결혼해주시겠어요?”

 나는 나를 부정한 결과 반쪽자리 행복을 얻었다.

 나는 그 결과에 충분히 만족했다.




케이론은 고민 중

*케이론은 실비아를 사랑한다.


 ‘실비아 사서님은 날 좋아하지 않는다.’

 ‘난 그 사실을 알고 있고, 그 사실에 만족한다.’

 ‘사서님과 난 가까워지면 안 된다.’

 ‘우린 언제까지고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케이론이 날카로운 난도질 당해있는 것처럼 보이는 벽에 붙은 실비아의 얼굴이 찍힌 낡은 사진을 떼어내고 실비아의 새로운 사진을 대신 붙였다.

 일하던 중 안경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의자에 누워 잠을 청할 때의 실비아를 케이론이 찍은 사진이었다.

 케이론은 가방 속에서 채찍을 꺼내들고 있는 힘껏 벽에 붙은 실비아의 사진을 내려쳤다.

 채찍이 상당히 강하게 내려쳐졌지만 사진은 조금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었기에 약간의 흠집만으로 그쳤다.

 그걸 눈과 손으로 확인한 케이론은 다시 있는 힘껏 채찍으로 실비아의 사진을 내려쳤다.

 그리고 내려쳤다. 또 내려쳤다. 또 다시 내려쳤다. 그리고 또 다시 내려쳤다.

 채찍으로 실비아를 내려칠 때마다 사랑스러운 고백을 속삭인다.

 실비아를 칭찬하고, 사랑한다고 한다.

 프로포즈를 하듯 고백하고, 애인을 대해듯 자상하게 속삭인다.

 하지만 채찍의 난도질이 계속 되자 케이론이 내뱉던 사랑의 말들은 점점 욕설 섞인 매도와 비난, 비웃음의 말들로 바뀌어갔다.

 놀리고 욕하며, 약점을 들춰내고 한심하다며 비웃었다.

 케이론의 욕설들은 케이론의 채찍이 멈출 때까지 계속되었고, 케이론의 채찍질은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 찢기 힘든 실비아의 사진이 완전히 찢어져 버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케이론은 땅에 떨어진 실비아의 사진을 발로 밟아 일그러트렸다.

 사진 속에서 잠들어 있는 실비아는 흠집, 흙과 먼지 등으로 뒤덮여졌다.

 케이론은 사진을 밟고 있는 자신의 발을 치워 더럽혀지고 부서진 실비아의 모습을 만족감과 행복으로 물든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채찍을 손에서 놓으며 지친 몸을 콘크리트 벽에 기대어 의지했다.

 

 ‘사서님, 약한 주제에 내 앞에서 무방비하게 있지 마라.’

 ‘나를 조심해라. 경계해라.’

 ‘나는 사서님에게 있어 정말 위험한 마도서다.’

 ‘그러니까 방심하지마라. 내가 사서님을 잡아먹을 지도 모르니까.’

 ‘우린 언제까지고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미우는 준비 중

*미우는 진심으로 실비아와 자기 자신 모두를 사랑한다.


 실비아는 귀여워. 괴롭히고 싶어. 부숴버리고 싶어.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안 돼.

 그래. 지금은 안 돼.

 아직 준비가 덜 됐어. 지금의 내겐 준비가 필요해.

 하지만 준비가 되면 바로 당신을 잡으러 갈 거야.

 당신은 그저 그 날이 올 때까지 에리스 선배님이랑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돼.

 “웅......, 그럼 이제 신부와 신부의 입장입니다!”

 아, 빨리 그 날이 되었으면......,




*로라x실비아도 괜찮지 않았을까? 다시보기 보니까 얘네도 배틀백합이던데......,

*장자랑 실비아가 사귀면 얘넨 만날 때마다 에리스 얘기만 할 듯. 가끔 미우 얘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까 의외로 본편 세계에서 미우가 실비아를 상대로 말을 건 적이 없었네. 이름 불러 준적도 없는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자길 더듬어대니 불편한 건가? 그래서 2부 막판 전투 당시에 실비아 안 부른 걸 수도......, 아님 이 둘의 관계도 의외로 큰 떡밥이었던 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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