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과 생존 그 사이의 줄다리기 [Windrose]
게임 이름 : Windrose
게임 장르 : 오픈월드 생존 크래프팅 / 해적 어드벤처
게임 가격 : 32,000원
게임 링크 : https://store.onstove.com/ko/games/104143
저처럼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고 자란 세대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거대한 범선을 타고 바다를 누비며 대포를 쏘고
적의 배에 올라타 싸우고 숨겨진 보물을 찾아다니는
"해적 한번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 말이죠

<닻을 내려 적에 배에 승선해라!>
저 역시 그런 해적뽕에 취해
이번에 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게임을 시작하니
눈앞에 펼쳐진 건
거대한 범선도 금화가 가득한 보물상자도 아니었습니다
나무를 캐고 있었습니다

<해적왕이 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알고 보니 이 게임
해적 게임이면서 동시에
기지를 짓고 장비를 만들고
섬을 탐험하며 성장하는
생존 크래프팅 게임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땅바닥에서 나무를 줍던 사람이
조금씩 장비를 갖추고
마침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적선을 털어버리는 게임
[Windrose]를 플레이해봤습니다
<난파선은 초반에 훌륭한 재료 수급처이다>
[Windrose]라는 이름만 보고 시작했을 때는
당연히 처음부터 배 하나 던져주고
"자, 이제 바다로 나가세요"라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입니다
다른 해적에게 습격을 받아 배 밖으로 던져진 플레이어는
주변에서 자원을 모으고필요한 도구를 만들고
살아가기 위한 기지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는
재료를 수집하고 그 재료로 새로운 시설을 만들고
다시 더 좋은 장비를 만드는
전형적인 생존 크래프팅 방식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처음에는 대충 필요한 건물만 지으려고 했는데
막상 기지를 만들기 시작하니
"여기에 이걸 놓으면 좀 이상한데?"
"이쪽으로 한 칸 더 늘려볼까?"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생존이 아니라 해적 마을 조경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맵 곳곳에는 숨겨진 유적지가 있어서 보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지만 만들고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맵 곳곳에는
플레이어가 직접 돌아다니며 찾아볼 만한 장소들이 꽤 많습니다
오래된 유적을 발견하기도 하고
광산에 들어가 필요한 광물을 캐기도 하며
어딘가에 숨겨진 장소에서는
생각보다 좋은 아이템을 얻기도 합니다
그리고 탐험하다 보면
누군가가 남긴 일지를 발견하거나
진짜 해적 게임답게 보물지도를 손에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걸 하나 발견하면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은 잠시 잊게 됩니다
"저기까지만 한번 가볼까?" 하고 출발했다가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고
거기서 또 다른 자원을 찾고 다시 다른 길로 새어버리죠
특히 보물지도를 발견하면
평범하게 자원을 캐던 생존자가
갑자기 잭 스패로우 빙의해서 보물부터 찾으러 갑니다

<일지에 나온 땅 밑을 파보니 보물 상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탐험과 기지 건설을 계속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비도 조금씩 좋아집니다
[Windrose]에는 단순히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장비를 제작하고 업그레이드하며
캐릭터 자체를 성장시키는 요소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손에 잡히는 무기 하나 들고
간신히 적을 상대했다면
플레이를 계속하면서
조금 더 좋은 장비를 만들고 성능을 올리면서
점점 강한 적들과 싸울 수 있게 됩니다
생존 크래프팅 게임의 성장과
RPG에서 장비를 맞춰가는 재미가
적당히 섞여 있는 셈입니다
저도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는 것보다
"이 재료면 내 무기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나?" 부터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외형은 바뀌지 않지만 수치는 강화되었다>
<동양에는 언월도가 있다면 서양에는 미늘창이 있다>
해적 게임답게 육지에서의 전투도 자주 벌어집니다
처음에는 "어차피 해적 게임인데 칼 들고 싸우는 거 아닌가?"싶었는데
생각보다 무기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기본적인 검부터 창, 두손검, 장총 등
여러 종류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각 무기마다 느낌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편한 전투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근접해서 빠르게 싸우는 게 좋다면 검을 들고
거리를 두고 상대하고 싶다면
다른 무기를 선택하는 식이죠
다만 무기만 좋다고
아무 생각 없이 공격 버튼만 누르면 되는 게임은 아닙니다
적들의 공격력이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에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내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공격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칼질하면 되겠지"
하고 달려들었다가
몇 대 맞고 나면 바로 깨닫게 됩니다
여기는 영화 속 해적이 아니라 제가 맞고 있습니다

<얍삽하게 천막 위에서 머스킷으로 쏘다가 멧돼지 올라와 사망했다>
<의사 양반 내 몸이 좋지가 않소>
개인적으로 생존 게임을 하다 보면
한 가지 문제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집도 지었고, 장비도 만들었고
당장 먹고살 것도 있는데
갑자기 "그래서 이제 뭐 하지?"라는 순간이 옵니다
[Windrose]는 이런 부분을 퀘스트로 어느 정도 잡아줍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 퀘스트를 받을 수 있고
그 일정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스토리도 진행됩니다
덕분에 완전히 자유롭게 던져놓는 생존 게임보다
목표가 꽤 분명합니다
"이번에는 여기 가면 되겠구나" 하고 하나씩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게임의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것도 편했습니다
그리고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캐릭터의 레벨도 올라갑니다
레벨이 오르면
능력치나 스킬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장비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 캐릭터 자체도 조금씩 강해집니다
결국 집 짓다가 퀘스트하러 갔다가
레벨 올리고 새로운 장비 만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해적판 출퇴근 생활이 시작됩니다

<포인트를 투자해 능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제약없이 포인트 철회가 가능하다>
그리고 [Windrose]의 큰 특징 중 하나는
PvE 중심의 협동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다른 플레이어를 만났을 때
"저 사람이 갑자기 나를 죽이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할 필요 없이
함께 탐험하고 기지를 만들고
적과 싸우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쟁 게임처럼
다른 플레이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친구들과 편하게 즐기기 좋은 구조입니다
물론 혼자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 역시 함께할 친구가 없어서
당당하게 혼자 플레이했습니다
혼자 해도 진행 자체에 문제는 없었지만
기지를 만들고 자원을 모으고 적들과 싸우다 보면
"이건 여러 명이 하면 진짜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한 명은 자원을 캐고 한 명은 건물을 만들고
다른 한 명은 전투를 맡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 플레이하면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공식적으로도 싱글플레이와 온라인 협동 플레이를 모두 지원합니다.
그렇게 기지를 만들고 장비를 갖추고
퀘스트를 계속 따라가다 보면
드디어 제가 이 게임을 시작한 이유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부터
게임의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육지에서 나무를 캐고 벽 하나 어디에 놓을지 고민하던 사람이
갑자기 거대한 배의 키를 잡고
바다 한가운데를 항해하기 시작합니다
바람을 타고 넓은 바다를 가르며 이동하는 순간만큼은
제가 왜 이 게임을 시작했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적뽕이 차오릅니다
<파도가 높으면 배가 휘청거리는 디테일도 있다>
당연히 바다에 나왔다고
평화롭게 관광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항해 중 적 함선을 발견하면
본격적인 해상전을 벌일 수 있습니다
배를 움직이며 적절한 위치를 잡고
대포를 발사해 상대 함선에 피해를 줍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함선 전투처럼 보이지만
[Windrose]에서 재미있었던 건 그다음입니다
적 함선의 체력을 일정 수준까지 줄이면
상대 배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이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냥 계속 대포를 쏴서
배 자체를 침몰시켜도 되고 아니면
직접 적 함선에 올라타
승선전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배끼리 대포를 주고받다가 상대 배로 넘어가
직접 칼을 들고 싸우는 순간은
제가 기대했던 대항해시대 해적의 느낌을 꽤 제대로 살리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니까 초반에 나무 캐고 집 짓던 시간도
전부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Windrose]를 플레이하기 전에는
저도 단순히 배를 타고 돌아다니며 적선을 침몰시키고
보물을 빼앗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게임의 상당 부분은 자원을 모으고 기지를 건설하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며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데 사용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 마침내 바다로 나가
함선전을 벌이게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처음부터 완성된 해적을 플레이한다기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나만의 기지를 만들고
장비를 갖추고 배를 얻어
진짜 해적이 되어가는 게임에 가까웠습니다

<배를 약탈하는 해적 약탈선을 다시 약탈하는 정의의 해적>
저는 개인적으로 [캐리비안의 해적]을 재미있게 봤던 세대인 만큼
배를 타고 바다를 돌아다니는
해적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Windrose]도 처음에는
"이번에는 제대로 해적질 좀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플레이해보니
생각보다 크래프팅과 생존 요소의 비중이 컸습니다
자원을 모아서 내가 머무를 기지를 만들고
장비를 제작하고 맵 곳곳을 탐험하면서
새로운 재료와 보물을 찾아다니는 시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런 구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강력한 배와 장비를 가지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조금씩 내 기지를 만들고 장비를 강화하고
마침내 배까지 얻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 바다로 나갔을 때의 만족감도 더 컸습니다
육지에서는 검과 총을 이용해 전투하고
바다에서는 적 함선과 대포를 주고받다가
직접 상대 배에 올라가 싸울 수 있다는 점도
제가 생각했던 해적 게임의 로망을 꽤 잘 살려줬습니다
물론 혼자 플레이하면 자원을 모으거나
기지를 키우는 과정이 조금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혼자 플레이하면서
"이건 친구들이랑 하면 훨씬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중심인 PvP가 아니라 PvE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누가 더 잘하나 경쟁하기보다는
하나의 기지를 만들고 배를 타고 돌아다니며
편하게 모험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가끔 시간을 내서 집을 꾸밀 때는 최대한 이쁘게 꾸미려고 노력한다>
특히 생존 크래프팅 게임을 좋아하면서
해적이라는 소재까지 좋아한다면
[Windrose]는 두 가지 취향을
꽤 제대로 섞어놓은 게임이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해적이 된다면
보물을 찾아 세계 곳곳을 탐험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눈에 보이는 배마다 대포부터 쏘는
진짜 해적이 되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솔직한 게이머, 겜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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