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의 그녀] 7년 독자의 한맺힌 악평, 그리고 이걸 살려내는 미연시 모드 (feat. 히로인 리뷰) [194]
혹시 랜덤채팅의 그녀를 이미 구매하셨거나, 구매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하나만 기억하십시오.
게임이 켜지자마자, '시작' 버튼에서 손을 떼세요!
1. 반드시 미연시 모드로 하세요
이 게임은 두 가지 모드로 구분됩니다.
원작의 스토리를 각색하여 따라가는 '원작 모드'
원작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완전히 재구성하여 새로이 써낸 '미연시 모드'
그래도 웹툰 원작 스토리 게임인데 당연히 원작 모드가 먼저 아니냐고요?
제가 감히 말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DLC격인 미연시 모드가 본체입니다.
원작 모드의 아쉬운 점도 아쉬운 점이지만, 그냥 미연시 모드가 더 재밌고 잘 만들었습니다.
물론 개인 취향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플레이하셨다면 공감하실 분들이 많으리라고 확신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미연시 모드' 플레이하세요.
원작 모드는 밝고 희망찬 감성의 미연시 모드를 다 클리어하고,
'남은 콘텐츠 맛은 보고 싶은데?', '어두운 스토리 어디 없나?' 싶을 때 들어가셔도 충분합니다.
"너무 억까 아닌가요? 웹툰 원작이 명작이니까 게임까지 나오지 않았을까요?"
제가 이 웹툰 1화 나올 때부터 정으로 완결까지 쭉 봤습니다.
거의 7년에 육박하는 기간입니다.
어지간하면 이런 말 안 하는데, 원작을 여태 봐온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이런 원작을 게임에서 아무리 잘 다듬는들 문제가 고쳐질 리 만무합니다.
즉, 원작 모드에는 원작이 가진 불쾌함도 상당수 같이 들어있습니다.
원작 부분을 잘 뒤틀어서 각 히로인과 맺어진다는 루트를 설정해놓기는 했지만, 솔직히 웰메이드는 아닙니다.
웹툰 중반부부터 뿜어나오는 그 불쾌함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망한 요리에 아무리 조미료 뿌린다고 못 살립니다.
아예 갈아엎고 새로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갈아엎고 '랜덤채팅의 그녀' IP를 테일즈샵 방식으로 재탄생시킨 게 미연시 모드입니다.
결론이 뭐냐고요?
원작을 알아요! 이미 봤으니까 미연시 모드 하세요.
원작을 몰라요! 모르면 앞으로도 안 봐도 되니까 미연시 모드 하세요.
저 김용현이 정말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2. 아니 대체 어느 정도길래 그래요?

제가 느낀 원작 모드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차례로 나열해보겠습니다.
너무 비판만 하는 것 같아 조금 그렇지만, 오늘은 조금만 강하게 나가보겠습니다.
원작 모드의 좋은 점:
- 콘텐츠 볼륨이 방대하다.
- 어지간한 캐릭터에 더빙도 다 달려있고, 스토리에 따라 NPC 대사가 바뀌는 등 공이 엄청나게 들어갔다.
원작 모드의 아쉬운 점:
- 대사랑 더빙이 너무 어색하다. 개인적으로 말투, 대사, 목소리 모두 어색하게 다가왔다.
- 일러스트도 솔직히 모르겠다. 너무 캐릭터들이 획일화된 느낌이다.
- 대사에 듣기 거북할 정도로 욕이 많다.
- 인물들 감성선이나 전개에 개연성이 떨어진다.
- 사이사이 맵에서 이동하고 말거는 게 너무 귀찮은데, 전체 길이마저 엄청나게 길어서 지루하다. (특히 공용 루트 너무 길다)
- 주인공 사고 방식이 보기 힘들 정도로 불쾌하다.
- 난 분명 힐링하려고 미연시를 켰는데 분위기가 너무 어둡다. 그 어두운 만큼 심오한 리턴값이 있냐면 그것도 아니다.
제가 원작에 단순히 한맺혀서 독설만 퍼붓는 게 아닙니다.
저 은근 게임 평가할 때 솔직한 사람입니다.
[랜덤채팅의 그녀] 원작 모드는 제가 느끼기에, 원작의 여파를 덮을 정도로 게임을 잘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이 훨씬 개선되는 게 바로 미연시 모드입니다.
망한 요리를 살리려 하지 않고 아예 새로 만들었거든요.
최근 유행한 밈처럼 "테일즈샵에 의한 [랜덤채팅의 그녀] 정상화"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입니다.
그럼 미연시 모드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이루어졌을까요?
1. 더빙: 성우님들이 신내림을 받으셨습니다.
히로인 4인방이 가장 주력으로 나와서 그런지, 조연들에게서 느껴지던 어색함이 확 죽었습니다.
아마 대사 느낌도 한 몫 했을 것 같습니다.
원작 모드는 쌍욕이나 입에 담기 거북한 말이 너무 많았거든요.
근데 그걸 차치하고도 미연시 모드에서 성우님들 목소리는 듣고 있으면 귀가 녹습니다.
신내림이라도 받은 게 아니면 이럴 수가 없습니다.
제가 미연시 잔뼈가 나름 굵은 편인데, 그 안에서 최소 세 손가락에는 꼽을 겁니다.
2. 스토리: 다소 뜬금없어도 '미연시'스러운 전개입니다.
솔직히 미연시할 때 완벽한 개연성이나 현실성 따지면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감정선을 해칠 정도로 작위적이지만 않으면 대부분 상관 안 쓴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초반에 주인공과 히로인이 '말도 안 되는 우연으로' 마주쳐 이야기가 시작되면 어떻습니까.
'오, 시작을 이렇게 끊네?'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봅니다.
미연시 모드는 미연시 모드답게(?) 이런 감성이 잘 살아있습니다.
매사 희망차게, 적당히 작위적으로 진행하여 유저를 매우 설레게 만들어줍니다.
현실에서는 느끼지 못한 설렘, 이거 느끼려고 미연시 하는 거죠.
그런 면에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일러스트나 세세한 디테일에서 일진보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장 중요한 히로인 루트 스토리도 원작 모드와는 차원이 다른 작품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연시 모드를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3. 히로인 리뷰 들어갑니다
여기까지 이 게임을 왜 '미연시 모드'로 해야 하는지 악평 섞인 주장이었습니다.
너무 진심으로 과몰입한 것 같아 부끄럽네요.
하지만 과몰입을 한 리뷰가 정말 진실되다는 거, 다들 아시죠?
이 아래부터는 히로인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사실 미연시 진행 방식이야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 게임은 디테일한 면도 타 미연시와 엄청나게 다르지 않아 더 그렇습니다.
그럼 리뷰할 게 뭐가 남나요?
바로 캐릭터입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들의 타입, 성격, 매력을 콕콕 짚어보겠습니다.
첫 공략 대상으로 무슨 캐릭터를 정할지 참고하실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3-1. 박하민, 찐친 여사친 감성
박하민과의 관계는 털털하게 주고 받는 여사친 느낌으로 시작합니다.
애시당초 처음 만나는 게 'PC방에서 게임하다 현피 뜨는 상황'입니다.
주인공은 그녀와 한바탕 말싸움을 벌이고 본전도 못 건지죠.
하지만 동서고금 절대적인 진리가 뭐겠습니까.
"예쁘면 다 용서된다."
주인공은 하민의 외모에 홀려 친해지기로 마음 먹습니다.
이후 게임을 알려달라는 핑계로 다가가며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게임 좋아하는 초미녀 여사친과 썸을 탄다고?!' 같은 느낌 좋아하시면 바로 달려가시면 됩니다.
티격태격하고 털털하게 시작해서 점차 서로에게 빠져드는 게 진국입니다.
이 감성... 아는 사람들만 아는 맛이죠.
3-2. 이유리, 정통 소꿉친구 속성

정통 소꿉친구 설정, 듣기만 해도 감이 오시죠?
이유리는 중학교 때부터 쭉 친하게 지낸 일명 '여자로 안 보이는' 여사친입니다.
물론 주인공 기준입니다.
이런 캐릭터에게 꼭 붙는 설정이 뭐겠습니까.
클리셰 오브 클리셰지만 등장하면 흥행이 보장되는 그 설정이죠.
'주인공을 잘 챙겨주고, 내심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무심한 주인공은 그걸 모른다!'
'그러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서로 빠져들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일단 각이 나오자 히로인이 플러팅 세례를 날려온다!'
이게 '아는 맛이 무섭다'의 그 아는 맛입니다.
수줍어하다가, 각이 보이니 나만 바라보며 불도저처럼 다가오는 소꿉친구?
진짜 맛도리 설정만 쏙쏙 넣어놨습니다.
참고로 제 첫 진행 루트가 이유리 루트였습니다.
솔로 생활 어언 2~3년째, 오랜만에 설렜습니다.
3-3. 윤성아, 랜덤채팅의 그녀
이 게임명이자 원작명인 '랜덤채팅의 그녀'는 윤성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랜덤채팅이라는 수단이 주는 감성을 다 지우지 못했습니다.
결국 랜덤채팅이 가진 사회적 인식은 어쩔 수가 없으니까요.
본격적으로 엮이는 순간 찝찝하고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제가 위에서 그렇게 욕하던 원작 루트도 윤성아 루트는 꽤 호평을 받았는데요.
저도 나쁘지 않게 플레이했지만, 이 랜덤채팅 네 글자가 가진 느낌을 온전히 지워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미연시 루트에서는 굉장히 잘 풀어냈습니다.
랜덤채팅이 등장하고, 만남도 이걸로 촉발되기는 해도 전혀 불쾌한 느낌이 없습니다.
콘서트장에 놀러가서 근방 1km의 사람과 매칭되는 형태의 채팅으로 시작하거든요.
채팅하고 얼마 안 지나 서로를 알게 되고 곧바로 현실의 이야기로 이어지죠.
이렇게 미스테리한 만남이 쭉 이어져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이야기가 주입니다.
여기에 둘 사이를 어지럽히는 삼각관계 유발자가 나와서 더 흥미진진합니다.
주인공과 성아 사이의 묘한 갈등과 오해가 너무 텁텁하지 않고 부드럽게 표현되어서 좋았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우연적인 만남, 그로부터 시작되는 연애 열전(?)이 궁금하다면 추천드립니다.
윤성아의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직진 위주인 게 너무 마음에 드는 루트입니다.
3-4. 서리라, 이상한 사람이 갑자기 사귀자고 했다
웬 인형탈을 쓴 사람이 주인공에게 사귀자고 합니다.
연애에 목말라있던 주인공은 이걸 낼름 수락합니다.
그 인형탈 안에는 연애인이래도 믿을 예쁜 애가 있었습니다.
목소리로 여자인 것은 알았지만, 의외였습니다.
이렇게 주인공과 서리라의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전개냐 싶겠지만 진짜 이렇습니다.
위의 성아 루트도 충분히 우연적인데, 이건 세 발자국은 더 나갔습니다.
여기서 제가 위에서 했던 말 하나를 가져오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라도 '미연시스럽게' 작위적이면 상관 없습니다.
미연시는 환상 속의 연애를 체험하는 세계니까요.
이런 시작은 현실에 절대절대 없을 유형이라 되려 끌리기도 합니다.
대놓고 4차원적인 리라의 성격 역시 매력 포인트입니다.
히로인이 넷이나 나오는 미연시라면 이런 인물 하나쯤은 있어야죠.
'사차원인데 뭔가 사연 있는 히로인, 그녀의 사연이 주인공으로 인해 풀려간다.'
캬... 이거 진짜 맛있습니다.
스포일러라 말하지 않겠지만, 리라와 주인공을 둘러싼 설정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은은하게 가까워지는 게 잘 드러난달까요.
미연시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선 묘사가 끝내줍니다.
역시 강추드립니다.
5. 총평
히로인 리뷰가 하민에서 리라로 갈수록 길어지는 건 캐릭터성이나 설정의 복잡성 때문입니다.
하민이나 유리의 설정은 '이거입니다!' 하면 바로 알만한데, 성아랑 리라는 그렇지 않거든요.
딱히 아래의 둘을 더 좋아해서 길게 적은 건 아닙니다.
이 게임은 참 저에게 많은 감정을 안겨다준 게임입니다.
원작의 불쾌함을 너무 제대로 살려버린 원작 모드
이걸 사르르 풀어주는 미연시 모드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양한 힐링을 선사해주는 히로인들
혹평을 퍼부으며 시작한 리뷰지만, 저에게는 충분한 힐링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거 미연시 모드 하겠다고 40,000원은 솔직히 너무 비쌉니다.
할인권 지참하시어 최대한 할인 받아서 즐기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가격이 비싼 이유가 원작 모드의 방대한 볼륨 때문이거든요.
미연시 모드도 볼륨이 작지는 않으니 사실 나올만한 가격이기는 합니다.
허나 원작 모드를 배척하는 저로서는 최소 30%에 다른 쿠폰 덕지덕지 붙여서 구매하시길 추천드리고 싶네요.
크나큰 실망 이후, 그 이상의 힐링을 선사해준 게임
그렇다고 정가에 사기에는 고민되는 게임
어느 정도 할인하면 꼭 사서 '미연시 모드' 플레이하라고 말씀드리고픈 게임
[랜덤채팅의 그녀] 리뷰였습니다.
▼ [랜덤채팅의 그녀]를 플레이 하고 싶다면? ▼
https://store.onstove.com/ko/games/1689
▼ 제가 쓴 다른 리뷰도 보고 싶다면? ▼
https://page.onstove.com/quarter/kr/view/10645199?boardKey=134147
https://page.onstove.com/quarter/kr/view/10661989?boardKey=13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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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age.onstove.com/quarter/kr/view/10711863?boardKey=13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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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놓기만 했는데. 지금이라도 해야하나
사놓고 안해봤는데 이젠 해봐야 겠어요 ㅋㅋ
미연시 모드... 후회하지 않을 선택입니다. 사두셨다면 주말에 한 번 달려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주말에 게임 켰다가 정신 차리니 일요일 밤이었습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리뷰 잘 봤습니다 참고할만한 리뷰에요 ㅎㅎ
좋은 말씀 너무 감사드립니다! 다른 게임도 참고하실 수 있도록 더 양질의 리뷰 써나가겠습니다!










재밌어보인당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실제로도 게임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미연시 모드의 좋은 스토리가 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합쳐져 말도 안 되는 시너지가 나옵니다. 할인을 틈타 꼭 해보시길 추천드려요!


zzz

ㅊㅊ!!
출첵과 더불어 추천드릴만한 게임입니다!


원작의 불쾌함을 살린ㅋㅋㅋㅋ 확실히 원작이 상당히 많이 불쾌하긴 하죠 ㅋㅋㅋㅋㅋㅋ

정말... 박은혁 작가님께서 저를 그렇게 배신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 7년의 추억과 정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어요. 그게 게임에도 너무 잘 구현되어 있다 보니, 원작 모드를 플레이할 때는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게임 리뷰로서 흥미로웠던 점은 감상에만 그치지 않고, 원작과의 연계성, 게임 구조, 스토리 전개의 방향성 등을 체계적으로 비교해주신 부분입니다. 특히 “원작 모드는 원작의 단점을 고스란히 계승한 반면, 미연시 모드는 이를 전면 부정하고 재구성했다”는 시선은 게임 기획 관점에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히로인별 루트 분석 역시 단순한 소개를 넘어서, 캐릭터 설계의 전형성과 그 소비 방식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특히 ‘감정선의 설득력’과 ‘미연시로서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평가가 좋았고, "현실적 개연성이 아니라 감성적 설렘을 구현하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제시하신 점이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IP 활용 게임에서 흔히 발생하는 ‘원작 재현 vs. 게임성 강화’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이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한 사례로도 충분히 참고될 만한 글이었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