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정말 숨 돌릴 틈 없이 진화하고, 덕분에 학교 과제부터 문서까지 ChatGPT 신세를 톡톡히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건,  “게임 속에서 AI가 무슨 짓을 벌일까?”하는 궁금증이에요.

채팅 한 줄에 세계가 실시간으로 반응한다면, 그리고 그 반응이 단순히 미리 녹음된 대사나 스크립트가 아니라면? 나와 캐릭터가 상호작용한 걸 캐릭터가 기억해 준다면?

이런 관점에서 요즘은 AI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있는 게임과 서비스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네 가지, AI Dungeon, 언커버 더 스모킹 건, Justice Online Mobile(역수한), 그리고 Character.ai를 들고 와 봤습니다.

AI Dungeon ― 끝이 없는 텍스트 모험

AI 던전은 텍스트를 치면 세계가 이어지는 인터랙티브 노벨입니다. 처음 접했을 땐 “그냥 GPT에 배경화면만 바꾼 거 아냐?” 싶었는데, 막상 해 보니까 입력을 Do / Say / Story 로 나눠서 세계관을 정교하게 다룰 수 있더라고요.(정교하게 조작 가능한 구조를 제시해주니까 좀 더 '세계관 구축' 에 집중가능하다고 느꼈습니다.)

내가 행동을 지시할 수도 있고, 상황을 서술해 세계를 조작할 수도 있고, 특정 대사를 던져 분위기를 확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AI가 삽화를 뚝딱 뽑아 주는데, 그때 몰입감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물론 영어만 지원해 한국인 입장에선 살짝 불편하지만, 조금만 플레이해 보면 “이건 그냥 GPT랑은 다르네” 싶은 포인트가 분명 느껴집니다.(중간에 사진 띄워주는게 진짜 큼)

다른 유저들이 만든 세계관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꼭 판타지 중세 던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가 있습니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 ― AI 로봇 심문

크래프톤 산하 렐루 게임즈에서 만든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전통적인 추리 게임과 달리 선택지가 없습니다. 진짜 형사처럼 로봇 용의자에게 채팅으로 질문을 던져 사건을 파헤치죠.

재미있는 건 AI가 완벽하지 않다 보니 이상한 답변을 내놓을 때가 있는데, 이런 순간까지 게임 내 설정에 녹여 놨어요. “AI가 가끔 엉뚱한 말을 해서 사회적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증거를 보여 주면서, 버그를 밈으로 승화시켰달까요. 그래서 심문하다가 헛다리를 짚어도 ‘실수도 단서’처럼 느껴집니다.

렐루 게임즈에서 제공하는 소개영상

스트리머들도 많이 플레이 하고 있습니다...

Justice Online Mobile ― MMORPG 속 AI NPC

중국 넷이즈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역수한’(Justice Mobile) 에는 중국 LLM 딥시크를 탑재한 NPC ‘심추소’ 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유저와 일상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그럼 항해나 떠나 볼래?” 하고 퀘스트를 열어 준다고 해요.

역수한 NPC 심추소 . 출처 : 게임메카 / 역수한 공식 홈페이지

정해진 스크립트가 아니라 자연어로 자유롭게 상호작용하니, 예전 NPC 특유의 지루함이 확 줄어들 것 같습니다. 직접 플레이해 보진 못했지만, 채팅 기반 AI가 폭풍처럼 성장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NPC에 AI를 심으면?”을 실제 MMORPG에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느껴집니다.

(역시 요샌 중국이 빠르고 잘 만듭니다…)

Character.ai ― 수십만 캐릭터가 24시간 대기 중

게임이라기보단 거대한 채팅 놀이터에 가깝지만, AI와 대화한다는 측면에선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웹에 접속하면 인기 애니·게임·영화 캐릭터는 물론이고, 유저가 창작한 오리지널 캐릭터까지 끝없이 등장하죠.

Character.ai 페이지 일부

마음만 먹으면 나도 캐릭터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공개할 수 있어서, 내 취향을 반영한 세계를 구축하는 재미가 큽니다... 은근히 하다보면 빠져들게 됨....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건‧사고도 많지만(궁금하시면 나무위키 검색을...), 동시에 경쟁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기는 걸 보면 “AI 캐릭터 놀이”가 확실히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가 더 궁금하다

AI가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지만, 채팅 입력이 번거롭고 “정말 재미있냐?”고 물으면 아직은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억지로 AI를 사용하거나, 너무나 과한 AI 사용을 유저에게 강요하면 짜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경우가 지금으로서는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시도가 쏟아지고, 유저들의 관심이 커지는 만큼 향후 몇 년 안에 진짜 혁신적인 경험이 튀어나올 것 같은 예감은 지울 수 없네요.

게임 속 AI 친구와 상호작용하며 영화 Her 속 장면 같은 유토피아가 펼쳐질지(Her이 유토피아 인지도 애매하지만...), 아니면 살짝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기대부터 해 봅니다.

여러분이 경험해 본 AI 게임이 더 있거나, “여기에 AI를 붙이면 꿀잼일 것 같다!” 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댓글로 마음껏 던져 주세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