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 디스코엘리시움 [8]
돈이 게임을 흔드는 시대
<닌텐도 스위치 2의 출고 가격이 '일본 전용' 4만9천980엔(약 50만원), '다언어 대응' 6만9천980엔(약 70만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닌텐도 스위치 2 출고가는 ‘일본 전용’ 버전이 49,980엔(약 50만원), ‘다언어 대응’ 버전은 69,980엔(약 70만원)이었죠.
이 금액은 단순히 게이머를 위한 특별한 가격이라기엔 너무 비쌌습니다.
여기에 최근 플스5 가격 인상과 AAA 게임의 기본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게임이라는 취미가 점점 ‘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범주가 갈리고 있다는 현실이 드러납니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조차 경제력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것이죠.
디스코 엘리시움: 빛을 휘는 갑부의 등장
게임 디스코 엘리시움은 이와 같은 경제적 현실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풍자합니다.
그 중심에는 ‘바이스-와이즈만 계수(또는 루공-마카르 계수)’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이 계수는 두 인물 사이의 순자산 격차를 나타내는데, 특정 수치를 넘으면 현실이 왜곡됩니다.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주인공 해리가 ‘빛이 휘어지는 초갑부’를 만나는 순간입니다.
해리는 그를 인간이라기보다 왜곡된 존재로 인식하지만,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사는 동료 킴은 그를 그냥 멀끔한 신사로 봅니다.
경제적 격차가 인식의 격차, 나아가 현실의 왜곡으로 이어진다는 이 설정은 황당하면서도 날카로운 풍자입니다.
문학에서 온 설정: 졸라의 루공-마카르
<이 책을 읽느라 글이 늦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계수의 이름은 프랑스의 소설가 에밀 졸라의 대하소설 『루공-마카르 총서』에서 유래했습니다.
졸라는 제2제정기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같은 혈통을 지닌 두 계열의 가문상류층 루공 가와 몰락한 마카르 가의 삶을 대조하며
유전과 환경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바꾸는지 그렸습니다.
졸라는 파리의 부동산 투기, 탄광촌의 파업,
빈민가의 알코올 중독 등 시대의 다양한 단면을 통해 사회 계급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고발했습니다.
디스코 엘리시움은 이 계보를 잇듯, 초현실적 장치와 유머를 더해 21세기의 루공-마카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책 정말 어려웠습니다)
게임과 문학, 서로를 비추는 거울
<'나'라는 '존재'에 대한 거울의 대표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이 두 작품은 매체는 다르지만 공통의 질문을 던집니다.
“이 불평등한 사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디스코 엘리시움의 ‘계수’는 단순한 유머가 아닙니다.
그것은 졸라가 펜으로 고발했던 사회 구조의 왜곡을, 게임이라는 언어로 시각화한 장치입니다.
졸라는 철저한 사실주의로 문제를 파헤쳤고,
디스코 엘리시움은 여기에 초현실적 양념을 더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던 사회의 단면을 드러냅니다.
게임 속 형사 해리의 자기파괴적인 여정도,
결국은 사회 시스템의 그늘과 실패한 혁명의 유산이라는 배경을 품고 있습니다.
문학과 게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합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라고.
다시, 돈의 문제로
<디스코엘리시움에서의 생각 캐비닛(퍽) - 게임을 진행하면서 형성되는 주인공의 사상이나 생각을 구현한 시스템으로 우리의 복잡한 머릿속을 잘 표현했습니다>
스위치2 하나에 70만원이 들고,
플레이스테이션 가격은 계속 오르며,
어떤 게임은 돈이 없으면 제대로 즐길 수도 없는 구조가 되어가는 지금.
디스코 엘리시움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빛이 휘는 갑부’를 아예 인식조차 못 한다는 그 세계는, 정말 게임 속 세계에만 있는 걸까요?
혹시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도, 너무 멀어진 차이 앞에 누군가를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는 일은 벌어지고 있지 않나요?
내가 원하는 게임을 돈이 없어서 못하는 상황이 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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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ㅊ
닌텐도의 스위치2는 가격이 어떻든 '게임'으로 보는 것이 아닌 '기술력'으로 값을 매겨야 할 것이며, 이후의 평가가 현재 이 가격을 평가해 줄 것으로 생각되네요

물론 전 여건이 된다면 무조건 구매를 고려할 것입니다
과연.. 이 가격이 설득이 될지? 라고 생각하면서 무적권 구매를 생각 중입니다 ㅋㅋ
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