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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시간 딛어

  • 무명00a
  • 2023.05.27 12:23 (UTC+0)
  • 조회수 268





-이번 팬픽은 토토이크 관련 팬픽입니다-

-이 팬픽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정사가 아닌 저의 머릿속에서 나온 가상입니다-

-토토이크 관련은 지금까지 관심가져본 적 없어서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은 유독 질이 떨어지는 점 죄송합니다

-시간대는 베른남부~쿠크세이튼 그쯤입니다-


<시간 딛어>


#본편

“도착했어 선장님! 모카모카도.” 

말없이 인사하며 배에서 내린 모카모카는 주변을 빙글 둘러보았다.

갓 1월된 겨울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지만 바람없이도 손가락이며 발끝까지 시렸다.  

그래도 한발짝 딛으면 메마른 언모래가 기분좋게 바스락거렸고 지금은 거의 사그라든 풀냄새도 났다.

잊을 수 없는 바위 해변, 그의 고향 토토이크였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이제 갈게”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자신의 첫 선장이며 친구인 코코모가 있었다.

아니, 이제는 단순히 그뿐만이 아니게 된 얼굴이 있었다.  

그는 말없이 잠시동안 서있다가 살짝 앉아 똑바로 눈을 맞추며 지그시 바라보았다.


“…사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어쩌면 여기까지 배를 타고 오는 내내 그가 자신에게 쭉 하고 싶었던 말이리라. 

모카모카 역시 알고있었다.


아크라시아와 페트라니아, 두 세계를 잇는 혼돈의 권좌가 그 사슬을 뿌리박은지 고작 며칠.

그 짧은 시간동안 모두가 처음엔 이 전대미문의 재앙에 술렁였으며, 다음엔 공포에 휩싸였다.

그리고 곧바로 여러 나라의 왕들과 힘있는 자들이 모여 연합군을 만들었다.

세계의 명운이 달린 이 전쟁에 모두가 하나되고자 합류해왔으며

토토이크 역시 그러고자 한다는 장로 토토마의 편지가 불과 며칠 전이었다. 

하지만 워낙에 큰일이다 보니 의욕 이전에 아직은 너나할 것 없이 정신이 없는 상태이며, 

그러니 어서 다들 마을에 돌아와 함께 앞으로 해나갈 일을 의논하는게 먼저일것 같다는 글 역시 함께 쓰여있었다.

그래서 모카모카는 돌아왔다.

돌아가고자 하는 그를, 그의 친구는 아무 말 없이 데려와줬다.

앞으로 세계를 위한 선봉이 될 그에게, 바쁠 친구에게 폐가 되는 게 싫어 정기선으로 혼자 가겠다는 자신을 끝내 여기까지.   


“얼마나 어이없을지 알아. 너희에게 이런 왈가왈부라니 참 웃기지. 

그래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런거…그런거. 

앞으로 뭘 해야할까 같은 생각 따위 집어치우고 어떻게든 지금처럼 살 수 없을까만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이건 전쟁이니까.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또 없을지 모를 그런 끔찍한 전쟁이! 

살아만 있어주면, 있어주기만 하면 나중에 모든 게 다 끝나고 뭐가 되었건 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의 조용하던 목소리에 서서히 거품이 생겨 끝내 펄펄 끓어올랐다. 깨져버릴듯 쨍해져 터져버릴듯 팽팽히 치솟았다. 

그리고 점점히 잦아들었다.  


“제발 가지마…”

눈앞의 자신만을 향한 말이 아니었다. 거인의 재채기를 타고 온 세상에 흩날린 씨앗들처럼 그렇게 부서져내렸다.

빗방울처럼 떠나버린 누군가에게, 

안개 걷히듯 잃어버린 누군가에게

그리고 깨진 모래시계처럼 져버린 누군가에게로. 산산히, 또 산산히.

어쩌면 처음 자신과 함께 지도를 더듬어 거인의 마음을 모으던, 그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없이 겹쳐지고 또 덮여진 말들이었다.


“…미안해. 방금은 내가 할 말이 아니었어. 잊어줘. 잠시 피곤했나봐. 그래서…

몸조심하고.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든 편지보내. 뭐가 됐건….”


“…괜찮아”


채 열이 덜가신 친구의 침착한 말과 미소가 우뚝 멈췄다. 

모카모카는 그에게 다가가 힘빠진 손가락을 꼭 부둥켜안았다.

“고마워”

그의 마음을 이해했다.

날이 뜨면 장로님들은 사소로운 일로 싸우고 아이들은 뛰어 놀며, 

그저 마을 바깥 까마귀들의 부리나 벌들의 날갯짓 같은게 무서웠던 어린 모카모카는 몰랐겠지.

그렇지만 눈앞의 코코모 친구를 따라 넓디넓은 세계를 여행해온 지금의 그는 알았다. 

이 전쟁에서 모코코 종족은 그저 씨앗에 불과했다.

밟으면 짓이겨질, 그저 그렇게 되어버릴.

모카모카에겐 태산처럼 거대했던 코코모들조차 이빨로 찢어발기고 불을 내뿜어 태워버릴 악마들 앞에서, 

어쩌면 씨앗조차 되지 못한 채 부질없이 사라질지 모를.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기억나? 네가 날 새장에서 구해줬던거. 난 정말 그 때 기적이란게 있다고 생각했어”

닭이 우니 해가 뜨고, 날이 쨍쨍하니 벌레가 지저귀고, 해가 지니 닭이 자던

바쁘지만 평화로운 마을에서 기적 같은 건 생각할 일도 바랄 일도 별로 없었다  

그래도 어린 시절에 장로님께 옛날이야기를 듣거나 동화책을 읽을 때면 졸듯이 생각하곤 했다.

기적이란 게 있다면 어떤걸까. 그런게 오긴 할까.

그러다 섬을 침략한 해적들에게 쫒겨 새장에 갇혔던 그 날, 그런건 세상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처음만났던 그가 새장을 부숴준 그 때, 기적이 정말로 있구나 생각했었다. 

그 모든 일이 그저 앞으로 다가올 모든 기적들의 시작인줄도 모르고.


“지금까지 너랑 했던 모든 여행들이 내겐 기적이었어”

따가운 햇살과 저 멀리서 굽이쳐오는 파도, 어느날엔 세차디 세찼던 바닷바람과 거기서의 소금냄새, 

때로는 벼락처럼 이리저리 뒤틀리기도 하던 배의 몸부림까지.

그 모든 것이 갓 태어난 아기처럼 배에 올랐던 그의 눈을 태우고 귀를 찌르며 코를 파고들었다. 

온 몸에 사정없이 끼얹어졌다.

모카모카라는 책 한권을 산채로 찢어버릴듯이.

그러다 어느순간 정신을 차리고 들여다보니, 

배의 파편조각들이 펜대가 되어 바닷바람이 넘겨놓은 페이지들의 위에 햇살을 잉크삼아 덧쓰여진 새로운 글씨들이 보였다.  


메마른 사막, 별빛의 등대, 부서진 빙하, 사랑의 꽃밭. 

지도로 볼때도 넓다며 감탄했던 세계는, 마음에 덧쓰여진 새로운 글씨들은, 고작 그런게 아니었다.

진정 지금의 자신이라는 배를 갈라 새로이 태어난듯 눈물흘리게 하는

찬란함이었다.


“너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아. 우린 할 수 있을거야. 믿어줘.”

씨앗이라면 씨앗이 되자..

분명 있을거다. 아무리 조그맣더라도. 단 하나라도..

그 날 내가 갇혔던 손가락만한 새장, 그 하나에서 시작되었던 너와 나의 여행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사라지지 않을거야”

그렇게 말하며 모카모카는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고개돌려 뒤돌아보지 않았다. 

뒤이어 해야 할 말은 단 한마디 뿐이었다.

그게 뭔지는, 알고있었다.


“다녀올게”

가자. 저 너머, 캐슈주스와 기억 속 나무의 밑에서 숨쉬는 나의 고향으로.


바삭, 언모래가 짓이겨지며 몸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렸다.

숨을 한번 그리고 또 한번 쉬었다.

그리고 말했다.

“잘 다녀와” 


#에필로그

어느새 거의 다 지난 5월의 밤은 시원한지 추운지 모르게 어설피 싸늘했다. 

아까까지 벽난로 안에서 혀 내밀 듯 타오르던 불꽃도 조금씩 그 숨을 죽여갔다.    


모카모카는 장작을 조금 더 넣을까 하다 그냥 두었다. 

아무리 밤날씨가 쎄한들 겨울 아닌 여름을 앞둔 봄이었다. 


한숨 깊게 들이마시니 반쯤 연 창문 너머로 산들바람과 함께 불어온 풀이며 열매들의 냄새가 

집안의 장작탄내며 갖은 체취에 휘감겨 한데 풀어졌다. 

그렇게 멍하니 불을 보며 있자니 벌써 그 때로부터 몇 개월이나 넘게 지났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그 날 이후 모카모카는 정식으로 베른에 사절로 방문해, 자신들 역시 연합군으로서 미력하게나마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함께하고자 찾아오는 자를 환영하는거야 당연하겠지만, 맞이해준 여왕님의 표정이 그에 더해서 더 기쁜듯 걱정되는 듯 했던건 그 날의 친구와 같은 마음이었겠지.    

물론 그 전에 장로님의 편지에 쓰여있던 대로 유례없던 사건 아래 너나할 것 없이 정신없어 하는 마을사람들을 진정시키는게 급선무였지만. 

토토마 장로님과 십장로님의 독려 아래서 빠르게 다들 마음을 다잡은게 다행이었다.


그렇게 토토이크가 참여한 첫 회담에서 나온 안건은 보급형 펫. 

일명 자석펫의 양산이었다.


가진 힘을 훨씬 더 날카롭거나 빠르게 혹은 능숙하게 쓸 수 있도록 도와줌은 물론 

우편이나 거래소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존재인 펫은 지금껏 그 다재다능함만큼이나 희소하고 드문 존재였다.

왕족이나 귀족들, 그의 친구처럼 명성높은 모험가나 기사들이 부담없이 가지고 있는 정도에

나머지는 가디언 토벌이나 오지탐험을 업으로 하는 모험가들 정도가 재산을 다 털어 마련한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세계의 명운을 건 전쟁이 일어난 현재. 악마들과 맞서싸우고자 끊임없이 베른으로 모여드는 새로운 모험가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각 대륙에서 벌어질 전투며 악마들과 싸우게 될 병사들을 위해서라도 

펫의 중요성과 그를 양산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은 더할나위 없이 커져있었다


그를 위해 선택된 보급형 제품이 일명 자석펫, 베른의 마법과 거인 토토이크의 부스러기가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알 모양의 펫이었다.

그리고 거인 토토이크의 부스러기를 필요로 함에 있어, 토토이크가 빠질 수 없음은 당연했다.


몇 번이고 회담을 거친 결과, 모코코 마을은 대지의 마음을 중재하며 부스러기 채굴을 인도할것을.

베른은 토토이크에서 체재하는 동안 그 땅에 악마가 나타날 시, 대지와 함께 물리침으로서 서로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그 이후로 최근까지, 정말 어떻게 지나갔나 모를 바쁜 하루, 또 하루가 불어갔더랬다.

토토이크의 사절로서 여러 나라들의 왕궁을 방문하며, 비는 날엔 부스러기를 채굴하는 코코모들을 돕는다. 

최근엔 새로 모험가를 지망한 사람들을 위한 교본의 초고를 완성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쯤 여러 대륙에서 그가 쓴 책자를 가지고 서있을 여럿 모코코 마을사람들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우연히 베른에서 만나뵌 에스더 샨디님이, 

제가 조만간 완성할 예정인 갓된 모험가들을 위한 교육과정 이전에 잠시만 자리를 때워주면 된다. 

그동안 친구의 옆에서 어떻게 강화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챙기는지 풍월로라도 봐오지 않았나. 

그런걸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다른 녀석들은 다들 바쁘다보니 이런걸 부탁할 사람이 별로 없다고 이리저리 말씀하시기에 엉겁결에 그러마 했는데, 

지금까지 찢은 종이만 몇장에 얼마나 머리는 터져버릴 것 같았는지. 

이럴 줄 알았으면 어떻게 하는지 좀 더 잘 봐둘걸.


풋, 문득 웃음이 나왔다.

잘 지내고 있어?


어느새 세상의 빛이고 선택받은 자라고 들리는 그의 친구가 마수군단장과 욕망군단장, 그리고 광기군단장을 물리쳤다는 소문이 이곳 토토이크까지 무성했다.

들려오는 소식이 하나, 또 하나 늘어갈 때마다 그 날 하루를 얼마나 축제날처럼 기뻐했던가.

죽지않고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그저 그것만을.


“…앞으로도 노력할께. 그 날 너한테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씨앗이니까. 피어오르건, 피지 않고 져버리건. 그게 우리들, 모코코니까.

“사라지지 않을거야.”

이 전쟁이 끝나고, 다시 너와 예전처럼 바다를 헤치며 여행하는 날이 올 그날까지.


그러니까, 나의 코코모, 너도

“포기하지마”

마지막 글자를 다 쓴 모카모카는 펜을 놓았다.

마지막 문장은, 쓸 필요 없었다. 이대로 편지를 접어도 충분했다.

그렇게 몸을 돌려 침대에 누우며 속삭였다.


“다녀와”

멀리, 저 멀리 내리막길과 부서진 마차의 기억 속 숨쉬는 네 찬란함으로. 


딸깍, 전등이 꺼지며 방 안을 어둠이 덮어내렸다.

숨을 한번, 계속해 한번 더 쉬었다.

그렇게 싹텄다..


“다녀올게”



-어쩌다보니 소설가도 아니고, 소설쓰는 법도 모르면서 이런걸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졸작을 쓰게 되었네요

가득이나 토토이크는 스토리도 거의 다 까먹어서 가물가물해서 퀄리티가 저열해지다 못해 땅을 기는듯한.

사실 베른남부 스토리 할때도 토토이크 저 작은것들을 어쩌다 싶었는데

지금같은 경우엔, 정말 이 전쟁통에 얘네 어쩌지 했더랬죠

하지만 아무리 작은 일 단 하나라도 할 수 있다면 충분한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에 머릿속 가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모카모카같은 경우엔 아만-실리안 이후로 토토이크 스토리에서 동료이고 후에 선원으로 고용할 수 있다보니 

나름 모험가의 친구로선 아만-실리안 다음으로 고참이라 언젠간 한번 써보고 싶었죠

그래서 모험가가 마음을 토해내는 장면을 고민끝에 써보았습니다

지나치게 모험가의 캐릭터를 왜곡된 방향으로 묘사하는게 아닌가 갈등했지만...으음...뭐라고 설명을 못하겠네요


사실 토토이크 대륙의 경우 플레이하다보면

루테란을 떠나, 갓 상륙한 대륙에서 아만을 많이 겹쳐볼 수 있죠.

1차적으로는 안내인으로서의 모카모카에게서 아만을 느낄 수 있고

본질적으로는 모카모카에게 모험가가 아만이 되는것이기도 하죠.

아만에겐 모험가와 아크를 찾는 여행의 일말이라도 토토이크에서처럼 동화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어봅니다.


사실 아만이 워낙 "오셨군요" "사람들을 치료해야겠으니 너님은 먼저가셈" "막타는 내거야 꺼져라"만 연발해서

주인공이 얘한테 왜 이렇게 스토커처럼 집착하나 싶기도 한데

저도 처음엔 양동이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몰라서 1시간을 들었다놨다 하고

20레벨 스킬 얼마 되도앉은걸로 영광의 벽에 광기의 축제게

모라이 유적은 꼭 인디아나 존스같았고

소설에 묘사했던것처럼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봐왔던 나뭇잎이 종이가 되어, 그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햇살이 잉크가 되어, 무게없었던 바람이 펜이 되어 

새로이 덧쓰이는 그 모든게, 찬란함이라는걸 알았어요.

어쩌면 주인공이 집착하는 것도 그런거겠죠.

본인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에 쓰인,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그 때의 흔적?


...어쩌다보니 사족이 길어졌는데

저열한 글 읽어주신 분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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