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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 3인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3인가?


▲ 10월 7일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발더스 게이트 3 (사진출처: 라리안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

지난 10월 7일, 20년 세월을 넘어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신작 ‘발더스 게이트 3’가 앞서 해보기 형태로 출시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발더스 게이트의 최신작인 만큼, 게이머들의 관심은 발매 전부터 대단했다.

하지만 출시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것처럼, 이번에 직접 체험해 본 발더스 게이트 3는 개발을 맡은 라리안 스튜디오의 전작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냄새가 짙게 났다. 인터페이스, 특유의 지형 지물을 적극 활용하는 전투 방식, 힌트 적은 퍼즐, 그리고 기괴한 센스까지. 거의 판박이라 할 만 하다.

과연 발더스 게이트 3은 그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재탕인 걸까? 시리즈만의 고유한 특징은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이를 직접 확인해 봤다.

첫인상. 발더스 게이트 3인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3인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를 해본 게이머라면 익숙할 인터페이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를 해본 게이머라면 익숙할 인터페이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비교할 겸 가져온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게임 화면 (사진출처: GOG)
▲ 비교할 겸 가져온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게임 화면 (사진출처: GOG)

발더스 게이트 3의 게임 플레이 영상이 공개됐을 당시, 기존 팬들 사이에서는 엇갈리는 반응이 나왔다. 쟁점은 인피니티 엔진을 사용한 기존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의 향수는 느껴지지 않고, 라리안 스튜디오의 전작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와 너무 흡사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발더스 게이트의 이름을 단 외전들이 여럿 나왔고, 그 중에는 콘솔 ARPG 등 원작과 아예 아무 상관없는 게임도 몇몇 있었다. 그러니 라리안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 3도 전작과 느낌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정통성에 대해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체험해 본 발더스 게이트 3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인상을 준다. 전작 계승 여부는 논외로 치더라도, 게임 내 인터페이스와 전투 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그림자가 너무나 짙기 때문이다.

전투 외 상황에서는 실시간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전투 외 상황에서는 실시간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유저 인터페이스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를 거의 그대로 따랐다. 총 네 명의 캐릭터로 구성된 일행을 조종하며, 각 캐릭터는 초상화를 드래그 연결해 함께 움직이게 할 수도 따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식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시리즈 특유의 일행 분할 시스템 그대로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실시간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진행되다가, 전투가 발생하면 턴 방식으로 전환된다. 전투 중에도 일행과 분리돼 따로 움직이던 캐릭터는 은신 상태로 실시간 행동이 가능한데, 이를 이용해 갑자기 전투에 난입하여 전황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다.

모든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뛰기, 밀기, 던지기, 돕기를 비롯한 여덟 가지 행동이 가능하다. 대부분은 원작 던전 앤 드래곤 5판 규칙을 따랐다. 이 중 뛰기는 근접 전투 중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이탈(Disengage)과 병합돼, 전투 중 꽤 자주 사용하게 된다.

무기를 바닥에 묻은 액체에 적시는 ‘담그기(Dip)’는 원작에 없는 행동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무기를 바닥에 묻은 액체에 적시는 ‘담그기(Dip)’는 원작에 없는 행동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투는 이렇듯 클래스마다 있는 고유 기술 외에도, 기본 동작인 뛰기, 밀기, 던지기, 돕기 등 범용 기술을 자주 쓰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절벽 가장자리에 있는 적을 밀어 추락시키거나, 던지기로 근처에 있는 물건을 투척해 길을 막는 등의 행위가 가능하다. 덕분에 발더스 게이트 3 전투는 전술적으로 흥미롭고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특징은 이미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에서 이미 맛봤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여러 전장 요소를 조합해서 응용하는 게임 방식은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보다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에 훨씬 가깝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는 기름, 염산, 물 등을 바닥에 깔고 각종 원소 기술을 사용해 폭발이나 감전을 유도하는 요소가 있었다. 예컨대 곳곳에 배치된 기름통을 은신 상태로 전투 위치까지 옮긴 후, 전투 시작과 함께 화염 마법을 사용하여 연쇄폭발을 일으키는 전술이 공식적으로 권장되기도 했다.

발더스 게이트 3는 던전 앤 드래곤 5판에 없던 요소들까지 추가해가며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전투 방식을 재연했다. 예를 들어 던전 앤 드래곤 5판의 마법 주문 ‘그리스(Grease)’는 바닥에 마법적인 기름을 깔아 미끄럽게 만드는데, 이 기름은 가연성이 아니다. 그러나 발더스 게이트 3에서 ‘그리스’는 화염 효과를 받을 시 폭발해 주위를 불바다로 만든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스타일로 조정된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이다. 그 외에도 마일스톤을 이용해 순간이동을 하는 방식, 음식을 먹어 HP를 회복하는 방식, 다양한 원소 효과를 조합해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방식 등은 명백히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에만 있던 요소들이다.

‘그리스’ 주문으로 생성한 기름 위에 화염병을 투척해 폭발 일으키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리스’ 주문으로 생성한 기름 위에 화염병을 투척해 폭발 일으키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듯 시스템 전반적으로 발더스 게이트 3은 던전 앤 드래곤이나 발더스 게이트 전작들보다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향취가 더욱 짙게 느껴진다. 일각에서 농담 삼아 이 게임을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3’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흥미롭고 풍부하지만, 조금은 불친절한 이벤트와 퀘스트

악마와 외계인이 싸우는 흔치 않은 전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악마와 외계인이 싸우는 흔치 않은 전개 (사진: 게임메카 촬영)

라리안 스튜디오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시리즈에서도 대담하고 발칙한 이야기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라리안 스튜디오 특유의 흥미진진한 괴팍함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다만 그 기이함이 다소 과해 다양성을 해쳤다는 느낌도 든다.

발더스 게이트 3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계에서 온 괴물 ‘마인드 플레이어’에 납치된 캐릭터가 그들의 원수 종족인 ‘기스양키’의 난입으로 탈출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시작부터 통 속에 담긴 뇌가 진열된 생체 우주선이 나오고, 그 우주선이 적의 추적을 피해 여러 차원을 가로지르고, 촉수 달린 뇌 괴물 ‘인텔렉트 디바우러’가 동료로 합류하는 등 독보적으로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동료로 등장하는, 남의 뇌를 먹고 몸을 뺏는 괴물 ‘인텔렉트 디바우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동료로 등장하는, 남의 뇌를 먹고 몸을 뺏는 괴물 ‘인텔렉트 디바우러’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도입부가 끝나면, 우주선 탈출에 성공한 주인공이 머리에 심어진 마인드 플레이어 유충을 제거할 방법을 찾아 움직이면서 자유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탈출 지점 인근은 ‘완벽한 존재’라는 것을 섬기는 괴물 무리가 약탈과 방화를 일삼으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 탓에 플레이어는 여러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 소소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드루이드 성소에 침입해 물건을 훔친 티플링(인간과 악마의 피가 섞인 종족) 꼬마를 동굴에 독사와 가두어 처벌하겠다는 드루이드를 옹호할 것인지 막을 것인지와 같이, 도덕적 기로에 서는 선택지도 풍부하다.

물건을 훔친 티플링 꼬마를 독사와 함께 동굴에 가두겠다는 드루이드, 막을 수도 그냥 둘 수도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 물건을 훔친 티플링 꼬마를 독사와 함께 동굴에 가두겠다는 드루이드, 막을 수도 그냥 둘 수도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다만 스토리 진행 방식은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진다. 최근 대부분의 게임은 ‘느낌표’ 마커로 대표되는 메인 퀘스트 라인을 눈에 잘 띄게 배치해서 스토리를 시원시원하게 진행한다. 그러나 발더스 게이트 3은 동료와의 대화를 제외하면 메인 퀘스트 라인을 한 눈에 볼 수 없다. 서브 퀘스트도 반드시 조작해야 하는 오브젝트를 숨겨두거나 퍼즐을 풀어야 하는 구간이 있는 탓에, 게임 도중 골머리를 앓는 일이 잦다.

이러한 특징은 게임 속에 숨겨진 요소를 직접 찾고 발견하는 데서 큰 재미를 느끼는 이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요소다. 그러나 친절함으로 도배된 최근 게임에 익숙해진 이들에게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비슷비슷한 시스템으로 도배된 게임들 사이에서 숨겨진 요소가 많은 발더스 게이트 3는 분명 독특하다. 그러나 이 특징이 재미로 다가올지 짜증을 유발할지는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큰 화면으로 보면 위치가 따로 표시되지 않는 레버, 그나마도 둘 중 잘못된 것을 당기면 사고가 터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큰 화면으로 보면 위치가 따로 표시되지 않는 레버, 그나마도 둘 중 잘못된 것을 당기면 사고가 터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타일을 순서대로 조작해 특정 패턴을 만들어야 하는 퍼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타일을 순서대로 조작해 특정 패턴을 만들어야 하는 퍼즐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발더스 게이트 3의 스토리 전개에서 독특한 요소 중 하나는 주사위다. 던전 앤 드래곤 5판에서 플레이어는 등반, 설득, 통찰 등 총 18가지 스킬을 지니며, 상황에 따른 스킬 판정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판정 방식은 20면체 주사위를 굴려 나온 주사위 값에 캐릭터 스킬 보정치를 더하는 식이다. 총 결과값이 정해진 난이도 값을 넘으면 성공이다. 발더스 게이트 3은 이 판정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다. 심지어 주사위까지 직접 굴린다.

실제로 특정 상황에서는 선택지에 따라 스킬 판정을 시도하게 된다. 그렇게 할 시 화면에는 20면체 주사위와 난이도 값이 뜨고, 플레이어가 직접 주사위를 클릭해 굴린다. 그러면 굴러간 주사위 눈에 캐릭터의 스킬 보정치가 자동으로 더해지고,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성공 여부에 따라 이벤트 상황은 다르게 흘러간다. 성공했다면 원만하게 끝났을 대화가 실패로 인해 느닷없는 전투로 이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벤트 중 선택지에서 스킬 판정 여부가 뜨며, 보정치도 확인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벤트 중 선택지에서 스킬 판정 여부가 뜨며, 보정치도 확인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대뜸 목에 칼을 박겠다고 덮친 엘프, 막기 위해서는 잠시 진행을 멈추고 주사위를 굴려 힘 기반 스킬 판정을 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뜸 목에 칼을 박겠다고 덮친 엘프, 막기 위해서는 잠시 진행을 멈추고 주사위를 굴려 힘 기반 스킬 판정을 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긍정적으로 보면 이러한 주사위 굴림 시스템은 TRPG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TRPG에 관심이 없는 게이머는 이벤트가 잠시 중단된 상태에서 주사위를 굴리는 시스템이 낯설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게다가 주사위 운으로 너무 큰 상황 변화가 생기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스킬 판정 한 번에 서브 퀘스트가 끊기는 일이 적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요소다. 주사위 한 번 잘못 굴렸다가 전투가 발생하고, 그 NPC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퀘스트와 정보가 통째로 날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물론 스킬 판정에 보정을 줄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스킬 판정 요구 빈도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다만 보정 시스템 자체가 없는 건 아니기에 이 문제는 앞서 해보기 과정에서 완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동료가 왜 다 이 모양이야? 괴짜 캐릭터만 모인 동료들

그냥 보기에도 동료들의 상태가 좀 이상하다 (사진출처: 라리안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
▲ 그냥 보기에도 동료들의 상태가 좀 이상하다 (사진출처: 라리안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

발더스 게이트 3는 기본적으로 여러 캐릭터들이 모여 함께 모험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RPG다. 동료들은 클래스에 따라 전투에서 다른 역할을 맡아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뿐더러, 이야기에 있어서도 저마다 독특한 사연과 드라마를 가지고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그렇기에 발더스 게이트 3에서 동료는 그 자체로 플레이어의 중요한 자원이자 콘텐츠다. 따라서 매력적인 동료가 많은가는 이 게임에서 무척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발더스 게이트 3의 동료는 하나같이 괴짜들이고 적대적이다. 정체를 숨기고 밤에 몰래 주인공 피를 빨러 접근하는 뱀파이어, 사악한 여신을 섬기는 비밀스러운 사제, 다른 종족을 약탈하러 다니는 사악한 초차원 군국주의 해적 ‘기스양키’ 전사 등… 다른 게임이었으면 만난 즉시 싸워 처치해도 이상하지 않은 친구들이다. 악마와 맺을 계약을 파기하고 도망칠 궁리를 하는 흑마술사와 괴짜 마법사가 그나마 정상적인 부류다.

대놓고 사악한 종족 ‘기스양키’ 전사를 제외하면, 동료마다 왜 비밀을 숨겼냐는 추궁을 한 번씩은 하게 된다(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놓고 사악한 종족 ‘기스양키’ 전사를 제외하면, 동료마다 왜 비밀을 숨겼냐는 추궁을 한 번씩은 하게 된다(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평범하고 특색 없는 캐릭터보다는 낫지만, 하나 같이 정상이 아니다 보니 게임 도중 동료가 사사건건 자기 정체를 숨기겠답시고 대화를 중단하는 일이 잦다. 동료 이벤트에서 뭔가를 물어보기만 하면 ‘네가 알 바 아니다’ 라고 답하는 등이다. 그러다 보니, 일정 구간이 지나면 흥미보다는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벤트가 계속되면서 차츰 정체를 알게 되고 관계에 진전이 생기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동료 캐릭터를 전부 이렇게 기이한 군상들로만 채울 필요가 있었나 싶은 의문이다.

반대로 통속적인 동료 캐릭터는 보이질 않는다. 거칠지만 충직한 드워프 전사, 이타적인 생명의 성직자, 의협심 강한 성기사 등 전작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에도 자주 등장했던 익숙한 군상은 전혀 없다. 작정하고 기괴한 면을 지닌 캐릭터들만 넣은 느낌인데, 오히려 선택의 다양성이 줄어든 느낌을 준다.

‘기스양키’ 동료는 레드 드래곤을 타고 인간을 불태워버리는 동족을 만나고 반가워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스양키’ 동료는 레드 드래곤을 타고 인간을 불태워버리는 동족을 만나고 반가워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이전에도 발더스 게이트와 같은 어드밴스드 던전 앤 드래곤 2판 기반 RPG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가 기괴한 동료들을 내세운 적은 있다. 하지만 그 게임 역시 종족은 특이하더라도 인물성은 다양했다. 그에 비해 발더스 게이트 3는 특이함의 방향을 ‘괴물이거나 사악함’으로 잡은 듯하다. 종족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성향도 그렇다. 퀘스트 중 무상으로 도와주겠다는 선택지를 골랐을 때 거의 모든 동료 호감도가 일제히 떨어지는 걸 보면, 얘들 전부 심성 뒤틀린 괴물이나 악 성향으로 보인다. 악당 괴물로 구성된 모험가 집단이라니 확실히 특이하긴 하지만, 역시나 다양성 측면에선 마이너스다.

정체를 숨기고 있다가 밤에 몰래 주인공 피를 빨러 오는 뱀파이어 동료 (사진출처: Something Awful Forum)
▲ 정체를 숨기고 있다가 밤에 몰래 주인공 피를 빨러 오는 뱀파이어 동료 (사진출처: Something Awful Forum)

물론 앞서 해보기 단계인 만큼 훗날 다른 동료가 추가될 여지는 있다. 실제로 성기사를 비롯한 몇몇 클래스는 아직 선택이 불가한데, 훗날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클래스 및 종족과 함께 다양한 동료가 지원될지도 모를 일이다.

짙게 드리운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그림자, 얼마나 걷어낼 수 있을까?

종족, 클래스, 출신 등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는 등 반복 플레이 여지는 풍부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종족, 클래스, 출신 등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는 등 반복 플레이 여지는 풍부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발더스 게이트 3는 분명 전술 요소가 풍부한 턴 기반 전투와 많은 이야기거리를 갖춘 게임이다. 이러한 장점은 앞서 해보기 기간 동안 계속 확장되고 다듬어질 것이다. 만약 오랫동안 진득하게 즐길 만한 이전 세대의 전통적 RPG를 찾고 있다면, 분명 발더스 게이트 3는 기대할 만한 게임이다.

다만, 게임 전반적으로 라리안 스튜디오 전작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그림자가 너무 짙다는 점은 마음에 걸린다. 두 게임은 장점 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공유한다. 예컨대 다양한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역동적 턴 기반 전투와 자유도 같은 호평 받은 요소들과, 악랄한 퍼즐과 기괴한 센스,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화 스크립트 등 비판을 받은 요소들이 혼재한다. 속된 말로 ‘팔 구석 많은 게임’이지만, 불친절하고 센스가 괴랄하다는 지적을 피하기도 어렵다.

아무래도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진출처:  GOG)
▲ 아무래도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진출처: GOG)

과연 발더스 게이트 3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단점을 보완하고 고유의 장점을 개발할 수 있을까? 이 게임이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3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아마 남은 앞서 해보기 기간 동안 꽤나 많은 변화가 필요할 듯하다. 적어도 지금 발더스 게이트 3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3이라는 별명이 꽤나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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