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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에픽·GOG 천하삼분, 삼국지로 재편된 플랫폼 대륙


▲ 스팀을 만든 게임 유통 플랫폼계의 '조조' 게이브 뉴웰 (사진: 공식 영상 갈무리)

때는 바야흐로 2000년대 중반. 불법 복제가 횡행하면서 게임업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많은 게임사들은 DRM(불법 복제 방지 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대책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 채 애꿎은 게이머들만 피해를 입었다. 이 같은 난세에 FPS 명작 하프라이프로 이름을 떨친 게이브 뉴웰이 ‘스팀’이란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거병했다.

스팀은 출시 이후 큰 성공을 거뒀고, 이에 자극을 받은 EA, 유비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각각 자체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로써 ‘복돌이의 난’이라 할 수 있는 불법 복제의 횡행은 점차 진정됐고, PC게임 유통은 디지털 패키지가 주를 이루는 새 시대로 나아갔다. 허나 이후의 전개 역시 평화롭지만은 않았는데, 게임 유통 플랫폼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수많은 게임 유통 플랫폼 할거는 최근 전환기를 맞고 있다. 각자 독립된 영역을 고수하던 거대 플랫폼들이 서로 손을 잡으며 세발솥 구도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즉, 플랫폼 삼국지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패권은 이미 손 안에, 절대강자 위 ‘스팀’

삼국지에서 가장 강대한 세력은 북쪽에 자리한 위나라다. 노른자위인 화북 전역을 장악해 다른 두 나라보다 인구, 경제력, 군사력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국력을 자랑했다. 이 같은 위나라 포지션에 어울리는 플랫폼은 단연 스팀이다. AAA급 대작 타이틀부터 인디게임까지 셀 수 없이 많은 게임이 입점해 있으며, 10억 개가 넘는 계정 수에서 알 수 있듯 두터운 유저층도 보유하고 있다. 

▲ 스팀의 무기 중 하나인 할인 (사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스팀은 오래 전부터 업계 1위를 질주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자신에게 도전장을 던졌던 경쟁 플랫폼까지 받아들였다. 스타워즈, 배틀필드, 헤일로, 기어스 등 정예라 부르기 충분한 MS 스토어와 EA 오리진의 AAA급 게임 군단이 스팀의 기치 아래 집결해 그 군세가 한층 더 탄탄해진 것이다.

이 대목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EA의 합류다. 과거 EA는 노골적으로 ‘타도 스팀’을 외치며 스팀과 대립했다. 자사 게임을 오리진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게임 무료 배포 서비스인 ‘EA의 선물’과 월 정액 게임 구독 서비스 ‘EA 플레이’ 등 상당히 위력적인 무기를 휘둘렀다. 그런 EA가 주무기인 EA 플레이까지 들고 스팀과 손을 잡았으니, 이보다 더 극적인 태세전환은 없을 것이다.

▲ 자신들의 핵심 전력인 게임 구독 서비스를 들고 스팀에 합류한 EA (사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명분은 충분하다, 북벌 꿈꾸는 촉 ‘에픽게임즈 스토어’

삼국지에서 촉은 한나라를 잇는다는 대의명분과 비옥하면서도 험준한 촉 지방(지금의 중국 사천성 일대)에 의지해 집요하게 위나라를 괴롭혔다. 제갈량은 5차례, 강유는 무려 9차례나 위나라를 공격하는 ‘북벌’을 단행했다. 이런 촉나라에 가장 적절한 게임 유통 플랫폼은 에픽게임즈 스토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촉나라는 ‘촉 지방’이란 탄탄한 입지기반을 갖췄다. 이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입하면,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엔진에 비유할 수 있다. 포트나이트는 전세계 2억 명이 넘는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언리얼 엔진은 유니티와 더불어 가장 널리 쓰이는 상용 게임엔진이다. 아울러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게임 개발자를 위해서’라는 공감 살만한 대의명분도 갖추고 있다. 스팀보다 1/3이나 저렴한 수수료 정책으로 7:3으로 고정된 개발자와 스토어간 수익 배분율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출시 초부터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은 물론, 공격적인 독점게임 확보, AAA급 대작과 인디 명작을 아우르는 ‘주간 무료 게임’ 등으로 스팀을 향한 ‘북벌’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럽 게임 공룡 유비소프트도 힘을 빌려주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3월, GDC 2019 현장에서 있었던 인터뷰에서 “모든 게임 유통 플랫폼이 하나로 통합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 말한 바 있는데, 그야말로 천하통일의 야망을 품고 있는 셈이다.

▲ 저렴한 수수료로 대의명분을 챙기고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공식 홈페이지)

▲ 공격적인 무료 게임 배포로 스팀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제공: 에픽게임즈 코리아)

존재감은 희미하지만, 내실 만큼은 탄탄한 오 ‘GOG닷컴’

오나라는 장강이라는 자연 국경에 의지해 삼국지의 한 축을 이뤘다. 전반적인 국력을 따지면 촉보다 우세하지만, 소설인 연의는 물론 정사에서도 존재감은 애매한 편이다. 위나라와 ‘합비’를 두고 대립하긴 하지만, 촉나라의 북벌에 비해 집요한 맛이 떨어진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오나라의 모습은 위와 촉 두 나라가 치열하게 다투는 와중에 독자 생존의 길을 강구하는 이미지다. 이는 게임 유통 플랫폼 경쟁의 주무대에서 한발 떨어져 있는 GOG닷컴과 닮았다.

GOG닷컴이 스팀은 물론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비교해서도 존재감이 희미한 이유는 다른 플랫폼과 눈에 띄는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사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굳이 GOG닷컴 독점이 아니다. 그저 GOG닷컴에서 구매하면 자신들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온다고 어필할 뿐이다. 여기에 국내 한정으로 플랫폼 지원언어에 한국어가 없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게임 유통 플랫폼 천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출시 초기에는 개발사인 CD프로젝트레드 자사 게임에 추억의 고전 게임만 입점해 있었는데, 현재는 최신 게임에 영화까지 판매 중이다. 무료 게임 배포, 가격 할인, 그리고 스팀, 오리진, 유플레이, 에픽게임즈 스토어, PSN 등을 아우르는 라이브러리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활발히 운영 중이다. 더 위쳐 시리즈와 올해 최고 기대작인 사이버펑크 2077 등 핵심 전력도 탄탄하다.

▲ AAA급 대작과 고전 명작을 아우르는 라인업에 (사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다양한 플랫폼 라이브러리를 모아보는 GOG 갤럭시도 흥미롭다 (사진: GOG 갤럭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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