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추천으로 내돈내산 해봤는데 주말 증발해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이런 갓작이 있다는 사실을 진짜 널리 알려야해요

갤러리 100퍼 채우고 엔딩 다 봤어요. 대략 25시간 정도 걸렸네요.

유저 편의쪽이 살짝 부족했던 거 빼면 스토리는 나무랄 곳이 없네요.

중간에 약간 억지? 전개도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비극을 되게 맛있게 잘 쓰심.

다만 아쉬운 건, 진엔딩 크레딧 끝나고서도 약간 여운을 즐길 수 있게 에프터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사실상 노말엔딩이 애프터같은 느낌이라 하렘엔딩이 따로 없어서 아쉬움

그리고 전투 시스템이 좀 아쉬웠던거?

후반 갈수록 몹이 일러만 다르고 체력 복사만 해서 좀 아쉬웠고,

디버프간의 상성관계, 파티 조합이 거의 무의미했다는 게 아쉬워요.

저는 크리스티나랑 하카티로만 처음부터 끝까지 깼는데요.

파티에서 주인공을 못 빼기에 팀원을 두명밖에 바꿔넣을 수 없다는 점.

다른 캐릭터 육성하자니 자원 뺑뺑이 다시 돌아야돼서 엄두가 안 난다는 점.

위에서 말했듯 디버프, 상성관계가 전투에서 큰 의미를 내지 못했다는 점 등등

솔직히 전투랑 레벨링 디자인에서 이 겜은 실패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여타 인디 쯔꾸르 게임보다도 훨씬 구렸어요.

그러면서 스토리 진행에 전투가 필수적이다보니 잡몹 잡기도 게을리하면 안되고,

주머니나 묶음 까는 데에 하나 까고 아이템창 나오고, 하나 까고 아이템창 나오고.

이런 부분에서 유저 편의성이 박살났다는 점?

배속도 모션이랑 전투에는 적용이 하나도 안 돼서 쓸데없이 플탐을 늘린다는 점?

그런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네요.

그 외에도 일러스트 간의 질 차이도 간간히 있었지만 이건 뭐 일러 양이 많아서 그러려니 합니다. 표정도 되게 다양했고요.

근데 하카티 수영복 디폴트 표정이 부끄러워하는 표정이라서 전투 내내 초상화가 사백안으로 부담스럽긴 했어요.

아무튼 이런 사소한 단점들은 넘어가고.

스토리가 진짜 좋아요. 스토리만으로 2만원 값 합니다.

떡씬은 뭐 있어주셔서 감다합니다 정도고. 떡타지는 절대 아니에요. 미연시랑 비주얼노벨? 인데 서비스로 씬 넣은 느낌이고.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선택과 집중에서 힘 줄 데를 잘 골랐다고 생각해요.

이거 작가님이 게임에서의 연출을 되게 잘 다루시고, 비극을 진짜 맛나게 쓰심.

진짜 스토리는 몇 번을 칭찬해도 안 모자라요. 제 마음속 쯔꾸르겜 1위가 프로넌트 심포니인데 스토리 한정으론 프로넌트 심포니보다도 낫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떡겜이 아니어서 가능했던 감동이고 감정선이었어요. 정말 재밌었습니다.

카렌이나 마치같은 히로인 어줍잖게 '얘 처녀임~ 아닌가~' 안하고

얘는 몸 팔아서 거리 전전하던 가난뱅이고요. 얜 이전 연인 있었다가 죽은 비극적인 캐릭터에요!

하고 상남자같이 설명해주는 것도 속시원합니다.

처녀충 신경쓰다가 개연성 박살내는 요즘 작가들답지 않은 패기였고, 이게 진짜 스토리에 몰입감을 줬어요.

정말 재밌었고요.

다음작 나오면 개같이 사서 또 해보겠습니다.

팀 이그노스트 화이팅!

다음작에선 워프랑 전투속도 스킵같은 거만 좀 어케 해줘바요! 연출 스토리 ㄹㅇ 고트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