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 고도해요 (Imperfect Crimes - The Sea Demon)

개발사 : Canned Octopus

특징 : 작은 외딴섬을 배경으로 여러 탐정들이 각자의 추리를 펼치는 2D 비주얼 노벨 게임

플랫폼 : PC

언어 : 스토브 독점 한글화

가격 : 9,900원

고도해요는 23년 1월 6일 출시된 PC게임으로 원제는 '孤岛海妖 The Sea-demon'으로 중국의 게임 개발사인 '章鱼罐头制作组 (문어 통조림 제작진)'의 작품이다.

현재까지도 스팀에 출시되어 있는 버전은 '중국어'만을 지원하지만, 지난 10월 6일 스토브인디를 통해서 독점 한글화 작품으로 출시되었다.

'고도해요'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제목 또한 원제인 ''孤岛海妖'의 한자 음을 그대로 한글화한 것으로, 그 뜻은 '외딴섬의 바다 요괴'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고도해요'는 바다 위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외딴섬을 배경으로 그곳에 오래전부터 내려오고 있던 '바다 요괴 전설'의 실체 및 6년 전 이 섬에서 일어났던 잔혹했던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목표인 2D 비주얼 노벨 작품이다.

재밌는 점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8명인데, 이 8명의 캐릭터들은 모두 '여성'이다.

작품 내 등장인물들이 모두 여성일 경우 GL (Girl's Love)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고도해요'는 GL 요소는 없는 작품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의 전말 밝히기에 집중한다.

주변 탐색을 통한 단서 획득이나 섬 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한 증언 확보 그리고 선택지 고르기 등 플레이어의 참여를 

요구하는 간단한 조작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딱히 분기점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없기에 플레이어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두뇌 싸움을 할 필요는 전혀 없으며, 정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플레이어는 이를 감상하기만 하면 되기에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라기보다는 '추리 장르의 비주얼 노벨' 작품이다.

'마파두부 탐정단'이라는 이름 하에 팀을 결성한 다섯 명의 소녀 탐정들은 6년 전 한 섬의 저택에서 일어났다는 살인 사건의 진상 해결 및 섬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보물을 찾기 위해, 문제의 섬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4시간뿐.

다섯 명의 소녀 탐정들은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부족한 단서들을 바탕으로 추론하고, 추리하며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6년 전 섬의 주인은 '보물 찾기 행사'를 개최하고, 이 섬에 '황'과 '홍' 그리고 '남'과 '백' 이렇게 네 명의 사람을 초대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남'은 실종됐고, '황'과 '홍'은 각각 상반신과 하반신만이 남겨진 채 발견되었으며, 유일한 생존자인 '백'은 미친 채로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이 섬에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전설의 '바다 요괴'가 그들 네 명을 해쳤다고 했지만,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이고, 살인 동기는 무엇이고, 이 사건의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는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마파두부 탐정단은 이 불가사의한 미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야 하지만,

섬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중 한 명이 실종되는가 하면,

저택 곳곳에서 6년 전 사건을 재현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들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이 외딴섬에서의 24시간을 잘 버텨내고, 무사히 그들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섬의 주인은 어째서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 것일까?

섬의 주인의 의도는 무엇이고, 

오래전부터 이 섬에 내려온 '바다 요괴 전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 것일까?

6년 전 이 섬에 초대받았던 이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리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것이고,

6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섯 소녀의 목숨을 노리는 이는 누구인가?

범인은 외부인일 수도 있고, 그들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이 섬 안 어딘가에 6년 전의 범인이 있다는 것이다!

마라 탐정 원영

'마파두부 탐정단'이라 이름 지은 장본인으로 다섯 소녀 탐정 중 가장 의욕이 앞서며, 리더 역을 자처하고 있다.

섬의 수수께끼를 풀고 보물도 찾아서, 메이드 카페를 창업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근육 탐정 리리스

마파두부 탐정단에서 '추리'보다는 '피지컬'을 담당하고 있으며, 운동과 근육 키우기를 무척 좋아한다.

머리를 쓰는 쪽보다는 힘을 쓰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며, 굳이 포지션을 따지자면 '경호' 담당이라 할 수 있다.

밀실 탐정 황보소희

닉네임에서 알 수 있듯이 밀실 관련 사건에서 빛을 발하는 추리력을 선보이는 밀실 문제 해결 전문이며, 마파두부 탐정단 내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이다.

덕후 탐정 줄리엣

줄리엣은 마파두부 탐정단 내에서 가장 낮은 HP를 보유하고 있지만, 소설이든 웹툰이든 지금까지 자신이 접했던 다양한 컨텐츠들을 기반으로 사건과의 공통점을 찾아내는데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움직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며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휴식을 취하며, 사건을 분석하는 쪽을 선호한다.

투명 탐정 다영

그 존재감이 너무나 흐릿하여 분명히 팀 내에 존재하고 있음에도 자주 투명 인간 취급을 받는 서글픈(?!) 캐릭터다.

존재감은 제로이지만, '정의 구현에 진심'이며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그 투명한 존재감 때문에 전면에 나서 추리나 수사를 하진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훌륭한 조수이자 조력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캐릭터다.

📌 섬에는 섬 주인의 초대로 섬에 오게 된 다섯 명의 소녀 탐정 외에도, 이번 행사 진행을 돕는 세 명의 스태프들이 더 있다.

피타고라스 호의 선장 하은

하은은 이번 행사에서 섬에 초대받은 다섯 명의 소녀 탐정들을 육지에서부터 섬까지 데려다주고,

만 24시간이 지난 이후에 다시 섬으로 돌아와서 마파두부 탐정단을 육지로 데려다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집사 성은하

마파두부 탐정단이 섬에 머무르는 24시간 동안 저택의 청소 및 관리 담당으로 섬 주인에게 고용된 집사, 성은하.

표정 변화가 크지 않고 깐깐해 보이는 인상으로 붙임성이 좋지 못한 편이다.

요리사 엠마

성은하가 냉철한 포커페이스 느낌이라면, 엠마는 순간순간 기분이 극과 극을 오갈 정도로 감정 기복이 큰 캐릭터이다.

성은하와 마찬가지로 섬 주인에 의해 고용되었으며 마파두부 탐정단이 머무르는 동안 식사 담당을 맡게 되었지만, 본업은 과학자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 '고도해요'의 진행 방식 및 게임 특징

고도해요의 진행 방식은 크게 선택지를 통한 대화 진행과 주변 탐색을 통한 단서 획득으로 구성되어 있다.

몇몇 선택지의 경우 '배드 엔딩'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배드 엔딩에 도달하였을 경우 따로 저장을 해 놓지 않았더라도 직전 선택지 상황을 돌아가게 되기 때문에, 별도의 공략이 크게 필요 없다.

게임 진행을 하다 보면 특정 장소들을 탐색 & 조사하게 되는 상황들을 만날 수 있는데, 

해당 장소 내에서 찾아야 할 단서들을 모두 획득하였다면 좌측 하단에 '종료' 라는 글자가 나타나게 된다.

현장 조사를 하다 보면 다양한 '단서'들을 입수할 수 있는데,

대화와 현장에서 입수한 단어들은 '추리'를 진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게임 내 모든 대화가 별도의 텍스트 창이 아니라, 웹툰과 같은 말풍선 형태로 출력되는 부분은 '고도해요'의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이다.

Save와 Load는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타이틀 일러스트 하면에서 '탐정 수첩' 메뉴나 게임 진행 중 하단 좌측의 '수첩' 메뉴를 통해서, '타임라인 (과정)' 기능에 접근 가능하다.

다채로운 분기점이 있는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중간 배드엔딩으로만 빠지지 않는다면, '단서'와 '메모' 그리고 '사진'은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100%를 달성할 수 있다.

📌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게임 진행 도중에 세이브를 충실히 잘 진행해 놓았다고 하더라도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게임이 정상 종료되지 않고 강제 종료되거나 바탕 화면으로 튕기는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경우, 세이브 파일은 남아 있지만 직전까지 해금되어 있던 '타임라인 (과정)'이나 '단서', '메모' 그리고 '사진' 메뉴가 초기화되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한 번이라도 정상 종료를 한 적이 있다면 강제 튕김 현상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이전에 정상 종료한 부분까지의 타임라인 및 단서와 메모 그리고 사진 메뉴의 해금 상태는 유지되었다.

• 감상평 : 매력적이었지만, 아쉽기도 한 작품

'고도해요'의 게임 내 텍스트가 총 21만 자인 작품으로 플레이 타임은 글 읽는 속도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개발사는 플레이 타임을 6~8시간 정도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글을 천천히 읽는 편인 나는 중간에 강제 튕김으로 인해 카운트되지 않은 플레이 타임까지 고려하여 대략 12시간 이상은 플레이를 한 듯하다.

일러스트는 베리에이션을 포함하여 총 19장이지만, 이 중 작품 내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과 관련된 일러스트는 총 6장이다.

'고도해요'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인 8명의 캐릭터 모두가 6년 전 사건과 관련하여 '각자의 가설을 바탕으로 자신의 추리'를 주장하는 부분이다.

플레이어는 캐릭터들 각자가 세워둔 추리를 듣게 되는 청자의 입장이라 직접 추리를 하는 즐거움은 누릴 수 없었지만, 하나의 사건을 두고 저마다의 캐릭터가 자신만의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여,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펼쳐 나가는 추리는 꽤 흥미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추천해 드리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고도해요'는 전작인 '人杀阵 - Seven Sacrifices' 및 '六阶谜题 six-step mystery'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고도 '고도해요'를 플레이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았기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 또한 분명하게 존재한다.

특히 사건 진도 99.9%에서 해금되는 '외딴섬의 바다 요괴' 에피소드에서 접하게 되는 내용들은 전작들을 플레이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설정과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고도해요'와 전작의 접점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거기다 번역 부분에서도 대사를 한 캐릭터의 이름이 잘못 표기되었다고 느껴지는 부분들도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을 제외하고도 '고도해요'를 난해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가 있는데, 그 점은 바로 이 작품의 컨셉이다.

'고도해요'에서 양자 역학은 무척 중요한 개념이다.

플레이어들이 양자 역학에 대한 이론적 지식이 없더라도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시까지 들어가며 풀어 설명해 주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역학과 관련된 개념과 그것에서 파생된 이론들을 설명하기 위해 할애되는 텍스트의 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추리'에 중점을 둬야 할 작품의 무게감이 어느 순간에 '우주 과학'으로 확장되면서, 스토리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신선하다면 신선하고 흥미롭다면 흥미로운 스토리 구성이었지만, 플레이어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드는 다양한 예시조차 대충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명확하게는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꽤 재미나게 플레이한 작품이다.

'이게 엔딩? 이렇게 끝인가?' 싶었던 엔딩 장면들 이후에 다시금 이어지던 이야기들은 '고도해요'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며 식어가던 재미를 되살려 주었고, 동시에 '고도해요'만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제한된 장소, 제한된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세계를 확장하며, '고도해요'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독특하게 잘 풀어내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도 신선한 재미와 즐거움 또한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