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그레스(Sag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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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Guides] [리뷰] 사그레스(Sagres)

사그레스(Sagres)


2023.09.19 스팀 출시. 정가 \23,000

총 17.0시간 플레이. 엔딩 감상 완료. 모든 발견물 발견 완료.

모든 도전과제 완료.

 



 지금으로부터 수십년 전, 많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세계지리와 세계사에 흥미를 갖도록 만든 게임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대항해시대 시리즈였다. 특히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대항해시대 2는 지금도 일부 대사가 밈으로 통용될 만큼 그 인기가 굉장했다. 허나 개인적으로는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대항해시대 3를 더 재밌게 즐겼었는데, 각 캐릭터마다 정해진 스토리라인으로 흘러가는 대항해시대 2보다는 별다른 제약 없이 자유롭게 전세계를 항해하며 다양한 발견물을 찾아내는 대항해시대 3만의 게임 플레이가 몹시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리라. 요즘도 가끔 생각날 때마다 유튜브를 통해 OST를 틀어놓고 그 시절 게임을 즐겼던 추억에 잠기곤 한다.


 그리고 대항해시대 3가 출시되고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대항해시대 3와 비슷한 느낌의 게임 사그레스(Sagres)가 약 5개월 동안의 얼리 액세스를 마치고 마침내 정식으로 출시됐다. 모처럼만에 항해를 소재로 한 게임이라 몹시나 반갑기도 했지만, 혹여나 대항해시대 3와 너무나 똑같은 게임이 되진 않을런지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과연 이 대항해시대 배경의 국산 인디 게임은 그저 그런 아류작일까, 아니면 나름의 독창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수작이 될 수 있을까.


고되고 투박하긴 해도 탐험의 로망 하나만큼은 일품이었던, [대항해시대 3]


항해의 로망, 그것은 탐험과 발견에 있도다. 사그레스(Sagres)


 사그레스는 대항해시대 혹은 신항로 개척 시대로 유명한 15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한 항해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막 항해 사관학교를 졸업한 페르난도가 되어 전세계를 항해하고 다양한 발견물을 찾아내야 한다. 인포그래픽을 보는 듯한 산뜻한 색감의 깔끔한 비주얼이 시선을 확 잡아당기며 가볍고 활달한 느낌의 사운드트랙은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여기에 각종 시스템과 인터페이스, 그리고 무역이나 전투보다 탐험 및 발견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게임 플레이는 고전 게임인 대항해시대 3와 유사한 면이 꽤 많다.


 여담으로 게임의 제목인 사그레스는 포르투갈 남부 지방의 한 구역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마침 포르투갈이 역사적으로 대항해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갔던 나라이기도 했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러야 할 곳이 포르투갈의 수도이니만큼 이를 반영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

 

인포그래픽을 보는 듯한 밝고 산뜻한 색감의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여담으로 사그레스는 실제 포르투갈의 지명인 듯하다. 정작 이 게임은 일부 지명을 뜯어고치긴 했지만,



 인류 역사상 제법 큰 지분을 차지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긴 하지만,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는 철저히 픽션을 유지한다. 주인공 페르난도를 비롯한 게임상의 모든 캐릭터들은 전부 가공의 존재이며 일부 지명에도 변화를 준 모습이다. 이를테면 포르투갈의 수도로 유명한 리스본은 이 게임에서만큼은 '리스보아'라는 지명으로 통한다. 여기에 게임상의 세계 지도는 실제 세계 지도와 꽤나 유사하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 지도와 다른 부분도 적지 않다. 사실상 실제 역사적인 사실과는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지닌 게임이라 할 수 있어 이 게임으로 역사나 지리를 공부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래도 게임 내내 동료로 활약하는 루시아의 아버지를 찾고 항해사로서의 명성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담은 스토리는 그럭저럭 감상할 만하다. 스페인의 남미 정복이라던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분쟁 같은 역사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 담고 있어 이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스토리를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스토리가 진행되는 도중 일부 구간에서 아무런 여유를 주지 않은 채 강제로 전투에 돌입하는 상황이 조금 거슬릴 수는 있다.



게임의 스토리는 철저히 픽션이다. 괜히 이걸로 역사공부할 생각은 안 먹는게 좋다.

 그래도 스토리는 무난한 편이다. 이런 강제 전투가 좀 짜증나서 그렇지,



 보통 항해 게임이라고 하면 해상전과 무역, 탐험의 세 가지 재미를 내포하게 되는데, 사그레스는 이 세 가지 중 특히 탐험에 비중이 매우 큰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물 및 유적지, 희귀 동식물, 각종 자연현상 등 발견물이 풍부하게 준비돼있어 주점에서 단서를 찾아가며 발견물을 찾아내는 재미가 출중하고, 발견물을 찾고 발표했을 때의 보상 또한 넉넉하게 주어진다.


 조합에서 발견물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선 특정 기술과 언어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조건에 걸맞는 동료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게 된다. 일부 발견물은 기술과 언어 뿐만 아니라 다른 발견물을 먼저 발견해야 열람이 가능하기도 하고, 특정 항로나 해협 같은 높은 중요도의 발견물은 반드시 계약을 먼저 맺은 뒤 발견해야 한다. (물론 모든 발견물이 계약을 요구하는 건 아니라 정보를 확보한 상태라면 다른 발견물을 찾다가 뜻하지 않게 추가로 발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 밖에 일부 발견물을 찾을 때 수반되는 각종 미니 게임이나 가벼운 전투는 양상이 좀 단순하긴 해도 게임의 흐름을 잘 환기시키며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반면 해상전과 일기토로 나뉘는 전투의 경우 가위바위보 형식의 단순하면서도 변수가 많은 전투라 결국은 스펙 싸움으로 귀결되고, 이마저도 승리 보상이 턱없이 적어 전투를 주력으로 삼기가 쉽지 않다. 또한 무역의 경우 일부 유명한 무역로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긴 하지만 무역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배를 따로 개조해야 하는 등 이런저런 제약이 있어 그다지 선호되진 않는다.

 

이건 게임상의 모든 발견물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어딜가든 말 안 통하면 고생이다. 그만큼 언어의 중요성이 매우 큰 게임인 셈.


그래도 항해사들 고용유연성 하나만큼은 좋다. 마음껏 고용하고 마음껏 해고하자.



 이러한 탐험의 재미는 작위와 소지품이 충분히 갖춰져 탐험 환경이 쾌적해진 후반에 접어들면서 더욱 빛을 발한다. 오로지 본국에서만 가능했던 발견물 발표가 어느 조합에 가서도 가능해지는 시점에 다다르는 순간 탐험의 편의성과 자유도가 대폭 향상된다. 여기에 배에 부선장실을 다는 순간 항해가 굉장히 쾌적해지니 더욱 왕성하게 발견물을 찾으러 다닐 수 있다. 설령 이동이 길어져 피로도가 쌓이거나 선원이 이탈하더라도 그대로 게임 오버가 아니라 가장 최근에 출발했던 마을에서 약간의 소지금만 잃은 채 게임을 마저 진행할 수 있어 부담도 덜하다. 여러모로 세계 일주 및 탐험의 재미에 공을 적절히 들인 모습이다. 덕분에 한 번 게임에 제대로 빠져들게 되면 알아서 세계지도나 사회과 부도 같은 참고 서적, 구글 혹은 네이버 등의 포탈 사이트 검색의 힘을 빌려 눈에 불을 켜고 발견물을 찾아다니게 된다.


 다만 남아프리카와 인도 사이에 조합의 숫자가 충분치 않아 이 지역에서는 탐험이 조금 원활하지 못하고, 각종 도구와 장비가 충분히 갖춰진 후반에도 돌발 이벤트와 적의 등장이 심할 땐 3초에서 5초마다 발생해 탐험의 템포를 끊어먹는 건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그 밖에 개인적으로는 발견물을 찾아냈을 때의 묘사와 연출이 좀 더 화려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남아프리카-인도 구간이 참 힘들었다. 발견물은 많은데 조합이 너무 멀어서......


나름 고생 끝에 발견한 유물인데 좀 더 화려한 연출이 반겨줬으면 어땠을까,


대항해시대 3와의 유사성은 어쩔 수 없을지도. 새삼 P의 거짓을 바라보는 일부 시선이 이해가 가려고 한다.


 사그레스는 한 척의 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온갖 발견물을 찾아내는 항해와 탐험 중심의 게임 플레이를 최대한 단순하고 간결하게 구현해낸 게임이다. 도서관에서 단서를 파악하기 위해 적합한 항해사를 찾아 언어와 스킬을 총동원하고 바다와 육지를 드나들며 온갖 수소문 끝에 발견물을 찾아내는 과정은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15세기 유럽을 무대로 철저히 픽션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또한 제법 흥미롭다.


 다만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대항해시대 3와 유사한 면이 정말 많은 게임이라 이전에 대항해시대 3를 플레이해본 이들이라면 조금 신경이 쓰일 순 있다. 이는 마치 다크 소울(Dark Souls) 시리즈를 플레이했던 이들이 P의 거짓(Lies of P)을 바라보는 심경과도 비슷하다. 그래도 간편한 게임 플레이와 더불어 편의성 측면의 배려 등으로 나름의 차별화를 보여주는 등, 항해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써 완성도는 충분히 갖춘 게임이다. 전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세계 일주 여행과도 같은 게임으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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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시간 10.10.2023

231011_업데이트

10.10.2023
2023.10.10 17:26
작성 시간 09.2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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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선박구매는 리스보아만 가능한가요?ㅠㅠ [1]

09.28.2023
2023.09.28 14:28
작성 시간 09.2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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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리뷰] 사그레스(Sagres)

09.27.2023
2023.09.27 05:31
작성 시간 09.19.2023

230919_업데이트

09.19.2023
2023.09.19 09:14
작성 시간 05.15.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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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2023
2023.05.15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