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Guides] [렘포 (Lempo)] 방 탈출 아닌, 숲 탈출 공포 어드벤처 게임 [4]
작품명 : 렘포 (Lempo)
개발사 : One Trick Entertainment
특징 : 3D 1인칭 퍼즐 중심의 공포 어드벤처 게임
플랫폼 : PC
언어 : 스토브인디 독점 한글화
가격 : 21,500원
렘포(LEMPO)는 핀란드의 신화에서는 '사랑과 다산의 신'이었으나, 핀란드가 기독교 중심의 국가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악의 상징' 또는 '변덕스러운 악령'으로 그 지위가 바뀌게 된 우리에겐 낯선 신화 속 존재이다.
3D 1인칭 공포 게임인 'LEMPO'는 바로 이 한때는 신이었으나 이젠 악령으로 더 많이 인식되고 있는 '렘포'를 소재로 하는 게임이지만,
렘포와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구도의 액션 공포나,
무기력하게 쫓기고 숨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 생존 공포 게임과는 결을 달리한다.
- 렘포(LEMPO)의 작품 특징
- 렘포는 낯설고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끝없이 방황하고 헤매는 것에 컨셉을 두고 있는 작품으로 어둠이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공포를 극복하고, 주변을 탐색하여 다양한 문서와 아이템을 획득하여 여러 종류의 퍼즐들을 해결하여 최종적으로 미지의 숲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게임은 크게 총 3개의 레벨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나의 레벨을 클리어하고 다음 레벨로 이동하게 되면, 이전 레벨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 플레이 타임은 막힘없이 진행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4~5시간 정도이지만,
보통의 플레이어라면 시행착오를 거치며 진행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퀘스트 중심으로만 진행을 한다 하더라도 엔딩까지 대략 9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길 찾기에 익숙하지 않거나 방향 감각이 좋지 못한 플레이어라면, 렘포의 숨겨진 아이템들이나 수집 요소들을 찾기 위해 어두운 숲을 샅샅이 뒤지면서 진행했을 때, 엔딩까지 18시간 정도가 걸린다.
(스팀에 리뷰를 남긴 해외 유저들의 플레이 타임을 고려한 결괏값)
- 수동 저장이 가능하지만, 특정 구조물이 있는 정해진 위치에서만 저장을 진행할 수 있다.
- LEMPO의 세계를 탐험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LEMPO 세계에 갇혀 있는 여러 영혼들과 조우하게 된다.
첫 번째 레벨의 '보호막' 시설에서 '엘리자베스' 영혼을 얻게 된 이후부터는 렘포의 세계에서 만나는 여러 영혼들을 '영혼의 나무'로 옮길 수 있다.
나는 이 사실을 두 번째 레벨 중반부에서야 깨달아서 (완전 바보 🙄), 최종 엔딩 때까지 7명의 엔딩 밖에 구하지 못했다.
첫 번째 레벨부터 꼼꼼하게 플레이 한다면, 더 많은 영혼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렘포의 또 다른 수집 요소에는 '라이터'가 있다.
라이터는 렘포에서 어둠을 밝혀 주는 매우 중요한 도구로 (정말로 고맙게도) 연료를 신경 쓰지 않고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을 좀 더 진행하다 보면 '손전등'을 얻을 수 있으나, 손전등은 라이터와는 달리 '건전지'를 소비한다.
(건전지는 숲을 탐색하여 입수해야 한다.)
- 미지의 존재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이벤트 간혹 발생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도망치다 잡히더라도 부활 후에는 쫓아오던 존재가 사라져 있기 때문에 너무 큰 부담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단, 두 번째 레벨의 '영혼 풀어 준 뒤 늪지대 건너가기'와 '미로'와 '티에타야의 공간을 벗어난 직후'에 발생하게 되는 '도망 이벤트'는 클리어 하지 않으면 스토리 진행이 되지 않으니, 이 세 곳에서의 도망 이벤트는 집중력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행스럽게도 쫓아오는 크리처의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너무 당황하지만 않는다면 이 세 곳의 도망 이벤트도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 크리처들의 스크린샷만 모아 놓고 보면 공포 게임에 상당히 진심이 어마무시하게 무서운 공포 게임일 것 같지만, 공포 게임에 초심자인 플레이어 분들도 충분히 플레이 할 만한 난이도이다.
정리하자면 심장이 움츠러드는 짜릿한 공포를 경험하고픈 분들에겐 심심한 퍼즐 중심의 어드벤처가 될 것이고, 3D 공포 게임에 도전해 보고 싶은데 기존의 공포 게임들이 너무 무서워 플레이하는 것이 두려운 분들에겐 그래도 꽤 할만한 작품이 될 것 같다.
- 내러티브에 힘을 많이 싣고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꽤 흥미로운 스토리라서 엔딩까지 집중해서 플레이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게임의 엔딩 씬이 약한 감이 있지만, 엔딩 직전까지도 정말 흥미진진하게 플레이한 작품이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플레이 경험이었다.
- 렘포(LEMPO)의 시놉시스
렘포(LEMP0)는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야근을 끝마치고 회사를 나왔다가, 매일 같이 지나온 회사 앞 숲에서 길을 잃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늦은 밤 야근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회사를 나선 남성은 눈을 감고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숲속에서 낯선 불빛을 발견하고 따라나섰다가, 원래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가 왜 이런 낯선 숲으로 와야 했는지도,
이 숲은 도대체 무엇이고, 회사 앞에 왜 갑자기 이런 공간이 생겨난 것인지,
남자는 그 어떤 질문에도 답을 찾지 못한다.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이 숲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래, 이상하다.
이 숲은 확실히 뭔가 이상하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 숲에는 뭔가 어둡고 차가우며, 무섭고도 낯선... 너무나 두려운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다.
그렇게 남자의 기묘하고도 이상한 숲 탐험이 시작된다.
이 숲은 정말로 이상해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몇 번이나 왔던 자리로 되돌아오며, 같은 길을 헤매게 만든다.
그리고 이 숲에서 벗어나기 위해, 숲의 여기저기를 조사하며 다니다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숲의 밤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이 숲은 언제나 밤에 잠겨 있을 뿐이다.
끝나지 않는 밤만이 존재하는 어둠의 숲에서, 남자는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다.
이곳은 어쩌면 미쳐버린 자들의 세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남자 또한 필시 미쳐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다.
그런 약한 생각 같은 걸 해서는 안 된다.
어떡해서든 이 숲을 벗어나서,
다시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 렘포 (LEMPO) 플레이를 마친 감상
공포 게임에 익숙하지 못한 게이머에게 있어서 3D 1인칭 공포 게임이 특히나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누군가 또는 뭔가가 어느 방향에서 나타날지 혹은 닥쳐올지 모른다는 사실에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아직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라는 그 사실이 끊임없이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더 나아가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든다.
렘포 (LEMPO)는 그런 점에서 친절한 공포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렘포가 추구하는 공포의 근원은 Jump Scare로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거나, 무시무시한 크리처들로부터 생명을 위협받으며 도망치고 숨으며 느껴야 하는 생존에 대한 절박함 같은 것 아니다.
(물론 그러한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타 공포 게임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현저하게 적다.)
렘포에서 플레이어를 가장 무섭고 두렵게 만드는 것은 '낯선 밤의 숲을 끝도 없이 헤매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어둠으로 가득함 밤의 숲이 자아내는 그 독특한 분위기와 라이터나 손전등에 의지하여 겨우 발치 앞 또는 약간의 시야만 확보된 상태에서, 숲을 헤매는 경험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특히 게임 진행 중 체력이 다하여 사망하게 되는 경우에는 최대 체력이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에,
체력 회복용 아이템인 '버섯'을 먹더라도 계속 낮은 체력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시시각각으로 명줄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 ...)
내 뒤를 쫓아오는 것이 아무도 혹은 아무 것도 없다 하더라도 '어두운 숲속을 헤매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내 명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생각보다 꽤 공포로 다가온다.
더욱이 난 평소 내가 꽤 길을 잘 찾는 편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이정표'가 있다는 가정하에서였다는 걸 '램포'를 플레이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방향치였다. 🙄
그래서 처음에는 렘포의 어두운 숲이 두려웠고, 나중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방향 때문에 슬슬 짜증이 나기도 했다. ( ...)
📌 참고로 꼭 하나 당부드리고 싶은 점이 있다면, 꼭 퀘스트 중심으로 진행할 필요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퀘스트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 렘포의 어두운 숲속을 덜 헤맬 수 있다.
난 두 번째 레벨에서 나 좋을 대로 마구잡이로 진행하다가 두 번째 레벨 초반부에 획득 가능한 지도를 중반부 이후에서야 얻을 수 있었다. 😖
그럼에도 결국에는 목적지를 찾아서, 또 하나의 퍼즐을 해결하고, 다음의 장소로 그리고 다음의 이야기로 조금씩 진행해 나갈 때의 쾌감과 즐거움이 분명한 작품이다.
공포 게임을 좋아하지만 타고난 쫄보라서 공포 게임을 두려워하고 어려워했던 내게 있어서,
'렘포'는 정말 재미나고 즐거운 (그렇지만 길 찾는 건 짜증 나는) 플레이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렘포는 3D 1인칭 공포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굳이 따지자면 '공포'보다는 '퍼즐'에 중점을 둔 작품이고, 렘포만의 특유한 분위기로 심리적 공포감을 적절하게 잘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찐 공포'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보다는 '공포' 요소를 가진 '퍼즐 어드벤처'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픈 라이트한 공포 게임, '렘포 (LEMPO)'이다.
마지막으로 렘포의 플레이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의 모든 직장인 분들에게 간절히 고하며, 이번 글을 끝맺겠다.
"여러분, 야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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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엄청 세세하고 좋은글!
다들 야근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