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비 오는 날에 얽힌 3개의 기억을 다룬 감성 힐링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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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Guides]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에 얽힌 3개의 기억을 다룬 감성 힐링 게임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비 오는 날의 약간은 어둑어둑한 실내, 살짝 열어 놓은 창가를 통해 흘러 들어오는 비에 젖은 흙냄새, 

평소보다 좀 더 조용해진 세상을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두드리며 흐르는 비의 선율,

그 모든 것이 이루어내는 완벽한 하모니의 차분함과 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비 오는 날'을 무척 싫어하는 한 남자와 '생선을 먹지 않는 고양이'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각 챕터마다 각기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옴니버스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챕터 3의 후반부에 이르러 앞선 세 개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구성을 하고 있다.


2시간 안팎의 플레이 타임을 가지는 작품이기에,

게임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감성 가득한 힐링 작품을 플레이해 보고픈 유저분들에게 추천해 드리는 작품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 : 그 남자


첫 번째 에피소드는 가죽 세공을 하는 남자가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남자의 집은 그의 보금자리이자, 동시에 작업장이기도 하다.

남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처럼 커튼과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향하는 문을 열어 실내를 환기시킨다.

햇살을 머금은 시원한 바람이 집 안을 가득 채우면, 환해진 실내만큼 기분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남자의 하루는 평온하면서도 꽤 단조로운 편이다.

매일매일 그날의 가죽 세공 작업을 하고, 그의 고양이를 돌보고, 식사를 한다.



매일매일 크게 다를 바 없는 매일의 하루를 즐기고 있는 남자를 보고 있노라면,

행복이란 그리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고,

내가 좋아하는 존재와 함께 하고,

그러한 것들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남자는 '비가 오는 날' 만큼은 유독 우울한 모습을 보인다.

왜냐하면 남자는 비가 오는 날을 무척 싫어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남자는 어서 빨리 비가 그치기를 바라게 된다.


비가 오는 날은 정말이지 최악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 : 고양이


두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길 위의 생활을 하는 고양이다.


처음부터 이 길 위에 태어난 것인지, 아니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버려진 것인지는 알지 못 한다.

그저 이 작은 생명체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오래전 기억은 이미 '길 위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길 위에서의 삶은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매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먹을 것을 찾아 헤매어야만 하고, 간신히 구한 먹이도 쉴 새 없이 몰려드는 벌레들로부터 지켜내야만 한다.


배부른 하루는 기대할 수조차 없다.

어떻게든 굶지만 않는다면, 운이 좋은 날이다.


그리고 날씨나 기온 또한 힘든 길 위에서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몸 하나 편이 뉘어 쉴 곳 없는 비 오는 날도 그런 힘든 날 중 하루이다.


오늘은 무사히 버텨냈지만, 내일의 하루도 오늘과 같이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도움을 청할 곳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는 길 위에서의 살아가는 동물의 삶이란 그런 것이니까...



🍀세 번째 에피소드 : 커플


세 번째 에피소드에는 한 커플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남자,

소개팅 첫 만남에서부터 지각이라니, 아무래도 좋은 점수를 따긴 어려울 것 같다.

설상가상 약속 장소를 실외로 잡았는데, 비까지 온다.


그러니까 남자를 만나기로 한 여자에게 있어서는 이 소개팅은 만남이 이뤄지기도 전부터 이미 최악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산을 쓰고서도 비에 잔뜩 젖은 모습으로 달려오는 남자의 모습에 여자는 어느새 차올랐던 짜증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여자는 생각했다.

이 남자는 웃는 모습이 참 근사하다고...





3개의 챕터, 3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비 오는 날'은 각 챕터마다 각기 다른 방식의 미니 게임들로 정적인 게임 분위기 속에 게임으로서의 재미와 즐거움을 더한다.


먼저, 챕터 1은 '가죽 세공'과 '요리' 작업을 미니 게임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



챕터 1에서 제작할 수 있는 가죽 세공 공예품은 카드 지갑, 수저 보관함, 우산 키 링, 곰돌이 서류 보관함, 생선 키 링, 레인 부츠, 연필꽂이, 자동차 키 링 이렇게 총 8종이다.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진행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도안을 참고하여서 각각의 부품들의 방향을 맞춰서 도안에 표기되어 있는 순서대로 합치면서 제작해 나가면 된다.




가죽 세공 작업 도중 부품을 더하는 순서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작업대 좌측 상단의 '패턴 아이콘 (흰색 정사각형에 패턴이 그려져 있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현재 제작 중인 제품의 도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가죽 세공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남자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만큼, 챕터 1의 핵심 스토리는 이 '가죽 세공 작업' 파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피소드 1의 주인공은 가죽 세공 작업을 마치고 나면, 매번 직접 요리를 한 뒤 식사를 한다.


주인공의 컴퓨터에는 주인공이 좋아하는 요리 레시피들이 정리되어 있는데, 요리는 이 레시피들을 참고하여서 진행하면 된다.


챕터 1에서 요리 가능한 목록은 계란프라이, 오믈렛, 소시지 구이, 삶은 계란, 소시지 야채볶음, 토마토 파스타, 로제 파스타 이렇게 총 7종이다.



레시피를 참고하여 필요한 재료들을 확인한 후, 냉장고에서 재료들을 꺼내어 간단히 손질한 뒤, 인덕션 위에서 조리를 진행하면 요리가 완성된다.


요리 도중 요리 순서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인덕션 화면의 좌측 상단에 위치한 '오믈렛' 아이콘을 클릭하여 레시피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죽 세공과 요리 모두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누구나 쉽고 즐겁게 진행할 수 있는 미니 게임들이어서, 챕터 1의 편안한 분위기는 힐링 게임으로서의 '비 오는 날'의 매력을 잘 살려 준다.



챕터 2는 챕터 1과는 달리 '논리적 두뇌 활용'과 '물리적 컨트롤'을 요구하는 미니 게임들이 준비되어 있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쓰레기통을 제자리로 옮겨 놓아야만 하는 논리 퍼즐 영역과 쉴 새 없이 몰려드는 벌레들로부터 힘들게 구한 먹이를 지켜야만 하는 약 요소의 액션 파트가 준비되어 있다.


전자인 논리 퍼즐 영역의 경우,

좌측 하단의 리셋 버튼을 통해 몇 번이고 재시도가 가능하다.



후자인 액션 파트는 벌레들이 힘들게 구한 먹이를 모두 다 먹어치우기 전에, 먹이로 달려드는 벌레들을 클릭하여 처리하면 되는데, 벌레들이 몰려오는 속도가 크게 빠르지 않기 때문에 긴장감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챕터 2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되는 정적인 분위기에 게임을 조작하는 묘미를 약간 더했다고 생각하면 좋다.


챕터 3는 별도의 미니 게임 없이 화면을 클릭하는 방식의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된다.



  • 플레이 타임 : 2시간 ~ 3시간 


  •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라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 힐링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작화, 잔잔한 BGM


  • 챕터 1에서 화면 뒤로 가기 기능은 '마우스 우클릭'으로 작동됨


  • 장면 간의 전환 속도가 다소 느린 점은 아쉬운 부분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날과 관련된 서로 다른 기억 내지는 추억을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앞서 포스팅 초반에 언급하길,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주인공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3개의 이야기가 작품의 말미에 가서 하나로 합쳐지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었다.


각각의 챕터들이 저마다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별개의 에피소드로도 그 특유의 잔잔한 흐름이나 분위기들이 좋았지만,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엔딩 씬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한없이 따뜻하고 다정하게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감성 게임이나 힐링 게임을 좋아하시는 게이머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픈 작품이다.



그런 말이 있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좋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 시간들을 지나온 이 스스로가 안고 가야만 하는 '기억'이라고.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에겐,

비 오는 날과 관련해서 슬프거나 속상한 기억보다는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혹 비 오는 날을 떠올려 볼 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않은 순간들만 가득하시다면,

그렇다면 앞으로의 비 오는 날에는 오래오래 기억하고픈 순간들을 더 많이 경험하셨으면 좋겠다.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


짧지만 편안한 분위기 속에 잔잔한 여운을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는 힐링 게임, '비 오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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