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Guides] [황천~악몽의 아일랜드] 죽음을 반복하는 딸, 사라진 아내, 이곳은 어디인가?
SAMSARA.
'삼사라'라는 말은 힌두교, 불교와 티벳 불교 그리고 자이나교나 도교에서 '윤회'나 '전생'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한다.
황천~악몽의 아일랜드 ~는 이 '삼사라'를 소재로 하는 FMV 작품으로,
심리적 공포를 다소 유발하는 장면이 있긴 하나 공포 요소보다는 '딸을 지키고자 하는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남성이 되어서, 시시각각 딸의 목숨을 노려오는 미지의 존재로부터 딸을 지켜내야만 한다.
FMV 게임이기에 영화와 같은 흐름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며, 중간중간 '선택지'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미니 게임' 등이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더해 준다.
자, 지금부터 무한의 하루를 반복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자.
'황천 ~ 악몽의 아일랜드'는 한 남자가 안개 자욱한 숲에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내 짙은 안갯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곰 인형을 안고 있는 빨간 원피스를 입은 어린 여자아이.
어느새 남자의 곁으로 다가온 아이는 남자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지독히도 기분 나쁜 악몽이다.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간밤의 악몽에서 깨어난 남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이후에서야, 천천히 현실감을 되찾게 된다.
몇 달 전 아내가 집을 나가 버렸다.
그 이후로 쭉 행방이 묘연하던 아내로부터 얼마 전 한 장의 엽서를 받게 되었다.
자신을 만나러, '황취안'이라는 섬으로 와 달라고 말하는 아내.
남자는 지금 가출한 아내를 찾기 위해, 딸아이와 함께 아내의 엽서에 언급되어 있는 한 작은 섬으로 여행을 온 상태다.
그런데 이 섬... 뭔가 이상하다.
이 작은 섬에서 만나는 사람들, 일어나는 일들...
모든 것이... 낯설지 않다.
이 기시감은 도대체... 뭐지...
순간순간 경험해 본 적 없는 기억들이 떠올라, 남자는 당연스럽기만 한데...
그리고...
어딜 가나, 어느 곳에도 그 아이가 나타난다.
곰인형을 안고 있는 빨간 옷을 입은 소녀.
하지만... 그건... 분명 '악몽'이었을 텐데...?
악몽 속의 소녀가 어째서 현실 속에서 계속 나타나는 거지?
이상하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남자는 자신이 어쩌면 이 섬이,
아니 이 섬의 모든 것들이 다 이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섬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얼어나고 있는 것인가?
'황천 ~ 악몽의 아일랜드'는 유저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멀티 엔딩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으로 도전 과제도 무려 64개나 준비되어 있어서, 도전 과제 사냥꾼들 및 멀티 엔딩 수집을 즐기는 유저분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한다.
엔딩을 본 이후에는 '아카이브' 메뉴에서 클리어 한 '업적' 및 '엔딩'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엔딩'의 경우,
해당 엔딩 파트의 영상을 아카이브 메뉴 상에서 언제든지 다시 보기 할 수 있는 편의성이 구현되어 있다.
- '황천 ~ 악몽의 아일랜드'는 게임 진행 중 자동으로 저장이 되는 방식이지만, 언제든지 유저가 자유롭게 수동 저장을 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중요 분기 포인트나 엔딩 직전에 수동 세이브를 해 둘 수 있다.
- 또한 게임 진행 도중 배드 엔딩에 도달하게 될 경우, 직전 선택으로 돌아가서 이전 선택의 방향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 모든 선택을 다 재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드 엔딩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결정들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기에 플레이 도중 배드 엔딩을 보게 되더라도 선택의 방향을 바꿔서, 다시 최종 엔딩까지 플레이를 이어 나갈 수 있다.
- '낮은 난이도' 메뉴를 클릭하면, 몇 가지의 결정이 잘못 되었는지를 알려 주기 때문에 좀 더 명확하게 잘못 고른 선택의 방향을 고쳐 나갈 수 있다.
- 1회차 플레이를 마친 이후부터는 이전에 보았던 스토리들을 Skip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엔딩을 수집하기 위한 다 회차 플레이에 대한 피로도도 낮은 편이다.
-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더러 있다는 점이었으나, 최근 패치로 인하여 매끄럽지 못 한 번역 문제도 해결되었다.
'황천 ~ 악몽의 아일랜드'는 한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을 소재로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애'를 깨닫게 만들어 주는 작품이었다.
비극이라는 건 언제나 씨앗과 같다.
하나의 비극은 결코 그 하나로만 끝나지 않는다.
비극은 비극을 낳고, 그 주변마저도 슬픔과 고통으로 물들여 버린다.
이 작품은 하나의 비극에서 시작된 불행이 어떠한 결과들을 낳고, 그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파괴해 나가는지를 초자연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천천히 하나씩 펼쳐 보인다.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결국엔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고, 그들 중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비극은 그들 모두를 하나의 거대한 불행에 얽어 버렸다.
그리고 반복되는 것이다.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의 닮은 비극들이 반복되고, 되풀이되고, 거듭된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순간들, 기억들.
그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 플레이어는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예상 못 한 반전 엔딩도, 가슴을 꽉 채워 주는 해피 엔딩도 모두 좋았다.
단순히 '공포 장르의 FMV' 게임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어서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의 재미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공포 요소가 강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소름 끼치게 무서운 공포'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심심할 수 있다.
'공포' 라기보다는 공포 분위기를 유발하는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깝다.
많이 무서운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FMV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시거나, 약간의 공포 요소가 있는 스토리들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나게 플레이하실 수 있는 작품이다.
밤이면 유독 짙어지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와 경험한 적 없는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데쟈뷰.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주인공을 극도의 불안감으로 밀어 넣는 곰돌이 인형을 안고 있는 붉은 옷의 소녀.
남자는 과연 이 불가사의한 섬에서 무사히 딸을 지키고 아내를 찾아, 가족들과 함께 온전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될까?
삼사라는 윤회.
그것은 끝나지 않는 무한의 굴레.
선택도, 결정도 모두 플레이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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