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Guides] [에피스토리] 타이핑 전투의 묘미를 느껴보세요! [2]
에피스토리 타이핑 크로니클즈 (에피스토리 타이핑 연대기)는 제목에도 적혀 있는 것처럼, '타이핑'으로 게임 내 모든 상호 작용 및 공격이 가능한 '타자 게임'이다.
스팀에는 무려 지금으로부터 6년도 더 전인 2016년 3월에 출시된 에피스토리는 독특한 분위기와 진행 방식으로 3,500건이 넘는 스팀 유저 평가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좋은 작품이지만,
중국어도 일본어도 지원하지만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아쉽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런 '에피스토리'를 스토브 인디의 지원 덕분에 이제는 한글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에피스토리는 꼬리 3개 달린 여우와 금발의 소녀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캐릭터뿐 아니라, 작품 속의 무대가 되는 공간적 배경들도 모두 팝업북이나 종이 아트를 연상시키는 모습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아주 좁은 블럭 한 칸과 같은 땅에서 시작하지만, 여우를 탄 소녀가 이동하는 곳마다 공간이 펼쳐지고 확장되면서 탐험할 지역이 늘어나게 된다.
작품 내의 모든 상호 작용 (ex. 보물 상자를 연다든가, 스위치를 작동시킨다든가, 적들을 공격한다든가 하는 행동)들은 타이핑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제시된 단어를 입력하면 적절한 상호 작용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서,
보물 상자 앞에서 보물 상자 위에 적힌 단어를 입력하면 보물 상자가 열리고,
스위치 앞에서 스위치 위에 적힌 단어를 입력하면 스위치가 작동되고,
다가오는 적을 향해서 적의 머리 위에 적힌 단어를 입력하면, 적을 공격하게 되는 식이다.
그렇게 종이로 만들어진 다채로우면서도 환상적인 세계를 무대로 소녀와 여우는 서로에게 의지한 채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의 목적도 의미도 모른 체, 그저 발 닿는 대로.
그러다 하늘에서 커다란 불덩이가 떨어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불덩이가 떨어진 장소로 향하게 되면서 그들의 여행은 좀 더 심오해지기 시작한다.
소녀와 여우는 8개의 던전들을 탐색하면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기억의 편린들을 마주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그 기억의 조각들을 따라가는 소녀와 여우의 흥미로운 여행에 동행하며 점점 더 깊숙하게 작품 속에 몰입하게 된다.
각각의 던전들은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와 색채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던전들의 경우 새로운 스킬 (불, 물, 전기, 바람)들도 배울 수 있어서,
새로운 던전을 발견할 때면 이곳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모험을 경험하게 될 것인지가 내심 기대되기까지 했다.
이렇듯 동화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가지고 진행되는 '에피스토리'를 더욱 독특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타이핑'이라는 요소에 있다.
'에피스토리'에서 '타이핑'이라는 요소를 제외한다면, 에피스토리는 점프 기능조차 없는 무난하기 그지없는 3D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타이핑'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게임 내에 적절하면서도 충분한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여 주었고, 그 결과 동적인 게임으로서의 재미 또한 충분한 작품이 되었다.
'에피스토리'만의 이 독특한 긴장감은 스크린샷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스크린샷만 봐서는 그저 단순히 '빠르게만 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를 시작했다.
'그저 빨리 오타 없이 입력만 잘 하면 되겠지.' 라고.
결과적으로 그러한 생각은 섣부른 판단이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AEQUEOSALINOCALCALINOCERACEOALUMINOSOCUPREOVITRIOLIC ?!!!
아니, 이게 뭐얏?!!!!
진심 저 광인(狂人) 같은 단어를 보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았다.
아니, 진짜 저게 뭐람???
저런 ** 단어가 (단어가 맞긴 한 것인가?!)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거지???
쓰나미처럼 무수히 많은 단어들의 공격 속에서, 눈으로 스펠링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헷갈리는 단어를 보는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
그렇다.
저러한 저세상 단어들은 '그저 빠르게 잘 쳐야지!' 라는 각오만으로는 도저히 클리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에피스토리에는 '스킬'들이 존재한다.
땅, 불, 바람, 물 마음.
다섯 가지 힘이 하나로 모이면 캡틴 플래닛....
을 외치려고 했는데, 이럼 연식이 너무 티 나니까... ;;;
나는 그런 거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아도 모르는 거예요. ( ...)
에픽스토리에는 전기, 불, 물, 바람 이렇게 4가지의 스킬이 존재하고, 다른 스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해당 스킬의 이름을 타이핑해 주면 된다.
각각의 스킬들은 몹들에게 고유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 전기 : 체인 라이트닝처럼 주변 적들에게도 공격력을 행사하여, 몹 하나당 단어 하나씩을 지운다.
- 불 : 입력한 단어의 다음 단어 하나를 일정 시간 후 태운다.
- 물 : 다가오는 적을 잠시 동안 얼려 발을 묶는다.
- 바람 : 바람의 반경 내에 있는 적들을 넉백 시킨다.
이러한 각 스킬의 효과들을 잘 기억해 뒀다가 적재적소에 타이밍에 맞게 재빠르게 잘 전환하여, 효율적으로 적들을 제거해야만 한다.
일부 적들에게는 특정 스킬의 공격만이 대미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단어의 색이 무슨 색인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에피스토리에는 '강화 시스템'이 있어서 적들을 처치하거나 필드를 탐색하면서 얻은 경험치들로 '새로운 지역을 오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화'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는 강화 시스템 내의 모든 능력들을 최고 단계까지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초반에는 가급적 '공격력' 위주의 능력치들을 먼저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좋다.
고난이도의 컨트롤을 요구하지도 않고 머리를 아프게 하는 복잡하고 난해한 퍼즐도 없지만 그런데도 에피스토리가 '쉬운 게임'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엔 어렵다.
다행스럽게 게임의 난이도가 총 6단계 (매우 쉬움, 쉬움, 보통, 어려움, 매우 어려움, ** 난이도)로 나누어져 있어서 자신에게 적합한 난이도를 선택하여 진행하면 되지만, '매우 쉬움' 단계로 진행해도 후반부로 가면 '매우 쉽다'고만 말 할 수 없는 구간들이 있다.
다가오는 몹들의 속도는 몹의 종류에 따라 다른 데다가 특정 몹들은 특정 스킬로만 대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몰려오는 몹들의 무리 속에서 재빠르게 스킬 전환을 하면서, 침착하게 오타 없이 단어들을 입력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게임 후반부에는 '매우 쉬움' 단계에서도 긴장감을 가지면서 플레이를 해야만 한다. 😖
보통 난이도에서 시작해서 쉬움, 최종적으로 매우 쉬움 단계까지 내려오고 나서야 엔딩을 볼 수 있었던 쭈그리가 바로 나. 🤣
영타에 자신 있으신 분들이라면 과감하게 높은 단계로 에피스토리를 진행해 보시길 권해드린다.
오랜만에 심장 박동 수가 요동을 치는 긴장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
지금까지 이 글을 정독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분명 '왜 굳이 영문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실 것이다.
나도 진심으로 한글로 플레이하고 싶었다.
한글로 플레이했다면 '뚫훑뚫훑'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들 '매우 쉬움' 단계까지 쭈그러져 내려오진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의 에피스토리 ver 1.4는 스토리는 한글로 정상적으로 잘 출력되고 있으나, 게임을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글 입력' 값을 온전히 잘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스토리 언어는 '한국어'로 설정하더라도, 게임 플레이는 영문으로 진행해야만 한다.
즉, 한타 속도가 1,000타이신 분이라 하더라도 영타 속도가 300 ~ 400타 정도라면, 영타 속도에 적합한 난이도를 설정하셔야만 한다.
'에피스토리'는 어둡고 캄캄한 지하와 광산 깊은 곳부터, 물이 흐르고 풀이 무성한 초원 그리고 하늘에 떠있는 공중의 섬까지...
발 다는 곳마다 신비로운 풍경들이 가득했고,
그곳을 지날 때마다 누군가가 내레이션처럼 읊조리며 풀어놓는 서사들이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들에 대해 끝없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타자 게임'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한컴 타자'가 제일 유명한데, 에피스토리는 게임이라는 요소 속에서 '타이핑 연습'이라는 훈련적 요소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융화시켜낸 작품이다.
눈앞의 퍼즐들을 해결하여 새로운 맵을 열고, 보물 상자나 기억의 조각들을 찾으러 다니고, 새로운 지역에서 새롭게 듣게 되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아서 능동적으로 게임 플레이에 임하게 만든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스터리와 신비함으로 가득하던 작품의 스토리가 엔딩부에서 아무런 여운도 남겨주지 못 한 채, 끝맺음 되어 버린 부분이다.
깔끔하다면 깔끔한 엔딩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다소 맥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상당히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엔딩이 아쉽긴 했지만, 엔딩만 아쉬웠다.
그러나 엔딩을 제외한 그 외 나머지 부분들은 분위기나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식, 던전을 클리어할 때마다 하나씩 습득하게 되던 사진들에까지 모두 다 감성이 가득해서, 엔딩에 도달할 때까지 내내 재미나게 플레이한 작품이다.
영타에 자신 있으시다고요?
에피스토리로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해 보세요.
영타는 자신 없으시다고요?
그럼, 이번 기회에 에피스토리를 통해서 게임도 즐기고, 영타 실력도 키워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스스로를 영타의 신이라 자부하실 수 있으시다고요?
그러시다면, 에피스토리를 '미친 난이도'로 진행해 보세요!!! 😱
영타를 잘 하는 사람도, 못 하는 사람도, 영어 자판 위치만 잘 파악하고 있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핑 게임, '에피스토리'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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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은 영문이여서 해석하면서 하느라 힘들었는데.. 스토브는 한글로 나와서 스토리도 이해되고 한글타자 실력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STOVE191332691님.
STOVE191332691님께서는 스토리 뿐만 아니라,
게임 진행도 한글로 진행하시는 게 가능하시던가요?
저는 이동을 제외한 전투나 상호 작용들은 한글로는 전혀 인식이 되지 않아서,
스토리만 한국어로 설정하고 게임 진행은 영문으로 했거든요.
STOVE191332691님께서는 에피스토리를 한글로 진행하시는 게 가능하셨던 것 같은데,
음...해당 작품이 유저의 PC 환경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일 수도 있겠어요.
아무튼 덧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려요. 🙂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즐겁고 기분 좋은 연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