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전설: 제로의 궤적 - 시리즈 게임은 처음부터 즐겨야 하는가?

커뮤니티 게시판 글상세

영웅전설 벽의 궤적: Kai

글상세

영웅전설 벽의 궤적: Kai

[리뷰&공략]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 - 시리즈 게임은 처음부터 즐겨야 하는가? [2]

[2022년 11월 어느날]

Stove : 형권님? 영웅전설 제로 / 벽의 궤적 플레이 해보실래요?
유형권 : 네? 저 영웅전설 시리즈 하나도 안해봤는데요? 이거 스토리 중간에 있는 작품 아닌가요?
Stove : 형권님이라면 잘 써주실 것 같아서..!


어쌔신크리드, 드래곤퀘스트, 아틀리에, 테일즈.. 내가 지금까지 손도 못대던 시리즈 게임들이다. 각기 다른 세계관 설정을 가진 파이널판타지조차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시리즈 작품은 1부터 차근차근!" 이라는 이상한 신념을 가지며 손을 대는걸 피해왔다. 시리즈가 긴 작품일수록 한번 손대기 시작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지 모를 정도로 기나긴 몰입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게임이 있고, 그러한 취사 선택 속에서 한번 플레이를 미루기 시작한 시리즈 게임은 계속해서 미루어온 생활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Stove와 있었던 대화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시리즈 작품 중에서도 세계관 설정과 시간 순이 긴밀하게 연결되었다고 소문이 자자한 영웅전설을 상대로, 앞뒤 순서 신경쓰지 말고 그냥 입문해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고 말이다.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 플레이 & 트레일러 영상]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앞뒤 순서를 전혀 신경쓰지 않은 건 아니라 생각한다. 스마일게이트 Stove에 새로 등록된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 / 벽의 궤적이 영웅전설 시리즈의 몇 번째 작품인지, 세계관 및 시간선에서 어디에 해당하는 작품인지, 떡밥만 던지다 다음을 기약하는 타이틀인지 아닌지 정도는 입문에 앞서 확인을 했다. 유저들의 평을 보고 있으면, 엔딩도 깔끔하고 전작과의 연계도 적당해 입문 추천작으로 제로의 궤적이 꼽히고 있다는 것은 내게 있어 나름 희소식이었겠지.


그렇게 게임을 입문하고 나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이 있다면.. 영웅전설 시리즈가 내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텍스트 분량이 많이 준비된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모든 콘텐츠를 천천히, 볼 수 있는거 다 보면서 음미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다보니.. 메인 스토리 이외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다른 유저들과 비교해 플레이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차이나는 편이다. 설마, 제로의 궤적 서장(프롤로그)을 완료한 시점에서 20시간이나 지나버렸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일반 유저들은 2~5시간이면 클리어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 갭이 컸다. (내가 남들보다 전반적으로 행동이 느리긴 하다..)

1. 본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NPC 전부와 대화한다.
2. 필요하면 지역을 이동하면서도 새로 갱신된 대화가 있는지 확인한다.
3. 모든 NPC와 대화를 마쳤다면, 메인 스토리와 관련된 NPC에게 대화를 시도해 진도를 나간다.
4. 도중에 자유시간이 생겼다면, 다시 주변 NPC들에게 대화를 시도해본다.
5. NPC의 대화가 모두 새로 갱신되어있다. NPC들은 이전 대화의 연결선상에 있는 말과 행동을 한다.
6. 메인 스토리와 다르게, 전혀 관계 없이 지나가는 NPC 한 명 한 명의 삶을 확인하기 위해 3~4 번을 반복한다. 제법 몰입 있게 이 과정을 즐겼고, 정신 차리고 보니 시간 흘러가는게...








다른 게임이라고 이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 주기로 대사가 갱신되는가? 로 접근하면 영웅전설 만큼 빠르게 갱신되는 경우도 보기 드물다. 대부분의 게임은 하나의 챕터가 끝나거나, 중요 퀘스트가 완료되었을 때 바뀌지, 잠깐 메인 스토리 관련하여 이야기 나누다 마을로 빠져나갔다고 그새 NPC 이야기가 다 바뀌어있거나 그러진 않는다. 세계관을 음미할 수 있도록 자잘한 것까지 신경쓴 영웅전설 개발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여기서 영웅전설에 대한 내 평가가 크게 올랐다. 한글화를 진행한 팀도 어지간히 많은 텍스트량에 고생하셨을 것이 눈에 선한다.






세계관 이해도


그렇게 꼼꼼하게 영웅전설의 세계관을 본 영향일까? 제로의 궤적은 '크로스벨' 이라는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도시 바깥에 있는 나라는 어떤 역사가 있으며 유명인은 누가 있고 / 지금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의 정보를 제법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제로의 궤적 플레이 시간이 80시간을 넘기 시작했을때, 한 가지 실험해보고 싶은게 생겼다. 제로의 궤적의 전작인 '하늘의 궤적' 을 지금 설치해서 즐기면 무슨 기분이 들지 말이다.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타이틀 상으로는 하늘의 궤적 다음이 제로의 궤적이다. 하지만, 제로의 궤적이 도시를 지키는 경찰들의 진중한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라 그런지, 시민을 지키는 유격사를 꿈꾸던 청소년들의 앳된 이야기를 나중에 즐기는 것도 상당히 위트있다고 느낀 것이다. 게임 전반적인 그래픽부터 UI 도 크게 다른게 없었기에, 조작 및 탐험에 익숙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이런 경험을 한 직후라 그랬을까? 지금까지 시리즈를 이어온 다른 게임들도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이끌어오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장 영웅전설을 개발한 Falcom(팔콤)의 또다른 작품 '이스(Ys)' 시리즈의 경우 넘버링과 스토리 순서가 뒤죽박죽 섞여 있었으니까. 나는 Ys 시리즈도 즐겨봤었지만, 스토리 순서가 아닌 타이틀 순서대로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관 속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불편한 점이 거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전 작품의 인물이 등장하기에 전 작품을 먼저 해야하는 시리즈가 아닌, 등장인물들의 풋풋한 옛 시기는 어땟는지 유연하게 선택해서 즐길 수 있는 시리즈라는 선에서 봐도 문제 없었던 것이다. 시대와 지역별 이야기로 철저하게 나눠서 관리한 영웅전설이기에 더욱 그랬다. 어떻게 보면 간단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 사실이었는데, 어렸을 적 괜한 고집으로 인한 선입관 때문에 이를 놓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투


같은 세계관과 시간선을 가지고 있는만큼, 제로의 궤적의 이동 및 전투 시스템 대부분은 전작 하늘의 궤적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나의 경우, 영웅전설의 마법 시스템 '도력 아츠' 는 장비 / 조합 / 공격 수단이 복잡한 나머지, 가이드를 몇 번 본 정도로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한 번 제대로 익숙해지고 나니 다른 궤적 시리즈에서도 같은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 굉장히 편하게 입문할 수 있었다. 특히 제로의 궤적은 전투를 하기 전에, 적의 후방으로 다가가 기습을 하는 방식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상당히 유리하게 싸울 수 있다. 다소 전투 시스템의 이해도가 낮아도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는 점은 전작에 비해 제로의 궤적이 훨씬 더 입문 및 성장이 쉽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이 하나 있었는데, 성장 및 재화 수집에 도움이 되는 중요 몬스터(Ex: 샤이닝 퐁)는 전작 후속작을 따지지 않고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어느 한 작품이라도 즐겨본 플레이어라면 스토리 초중반부터 어떻게 해야 빠르게 캐릭터를 성장할 수 있는지 감을 잡고, 성장 노가다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같은 세계관의 이야기다 보니 몬스터의 중복 등장은 전혀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이 디자인은 첫 타이틀 입문 유저가 천천히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시간을 주면서도, 앞서 다른 타이틀을 즐기다 온 유저가 바로 다음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라 느꼈다. 내가 이 게임을 높게 평가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제로의 궤적의 메리트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시리즈는 아직 스마일게이트: STOVE에 입점되지 않았다. STOVE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고 있으면 운영진이 다른 궤적 시리즈도 입점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나는 하늘의 궤적의 입점은 생각하기 어렵다 보고 있는데, 이는 궤적 시리즈 중 하늘의 궤적만이 PC 공식 한글화가 지원된 전적이 없기 때문이다. 유저 한글화 패치는 있으나, 이를 적용하면 일부 도전과제의 달성이 불가능하고 특정 해상도 적용이 안되며 일부 버그도 추가로 안고 가야 되는 불편함이 있다. 덕분에, 하늘의 궤적은 현재 스팀을 통해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사전 준비 및 고생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처음부터 PC로 공식 한글화를 지원하며 연출도를 끌어올린 제로의 궤적은 영웅전설을 입문하고자 하는 유저가 가장 부담없이 접근하기 쉬운 작품이라 생각한다. 제로의 궤적 이후의 작품은 모두 공식적으로 한글화 및 풀 보이스를 지원하고 있는 점도 있고, 하늘의 궤적에 비해 전반적인 게임 난이도도 낮으며, 무엇보다 제로의 궤적을 즐긴 이후에 하늘의 궤적을 즐기는게 더 재미있었다 싶을 정도로 스토리 텔링을 잘했다고 느꼈다. (제로의 궤적의 등장 인물들이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해, 하늘의 궤적은 주요 인물들이 성인이 되기 이전의 활기찬 옛날 모습을 보여주는 낙차 효과가 있기 때문)


원래대로라면 난 Stove의 요청을 받아 제로의 궤적을 플레이 한 이후, 바로 벽의 궤적을 플레이 했어야 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뒷 이야기인 벽의 궤적보다 제로의 궤적의 연관성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하늘의 궤적을 해보는 편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 이는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다. 이번 플레이를 계기로 영웅전설 모든 시리즈를 쭈욱 즐겨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얼마나 많은 플레이 시간이 들어갈지 걱정이 된다만, 그만큼 맘에 든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PS 1. 이미 지나간 대사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Log (뒤로보기) 가 없다보니, 이야기 진행시 제법 집중해서 봐야 될 필요가 있다. 텍스트 분량이 비주얼 노벨 급으로 많은 게임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제법 아쉬운 부분이었다.

PS 2. 턴 전략 게임이.. 아니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싸우는데 약 3~5시간이 걸린다면, NPC들과 대화하기 위해 이것저곳 떠도는데 약 5~15시간이 걸린 것 같다. 내가 남들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것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 전투는 거드는 정도의 게임이었.. 던것 같다. 허허 ^^;;..



오늘의 기록은 여기까지..! 마무리 멘트!



포스트 2
알림이 해제되었습니다.

스토브 판은 스팀판이랑 세이브 경로 다른가요? 아무리 뒤져봐도 세이브 파일이 안보이는데. 세이브 파일 대체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건가요.

영웅전설 궤적 시리즈에는 NPC마라톤 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을정도로 NPC와의 대화에 할애하는 시간이 긴 편입니다.


그만큼 NPC와의 대화가 재미있긴 하지만 대신 매 작품마다 NPC와의 대화로만 알 수 있는 정보가 상당히 많아서 NPC와의 대화는 건너띄고 메인스토리만 진행하는 스타일의 유저는 게임의 전체 배경의 절반만 파악할 수 있어서 이 점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부분이죠


하늘의의 궤적도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 하늘의 궤적은 궤적 스토리의 큰 틀에선 살짝 벗어나 있어서 하늘의 궤적을 하지 않아도 스토리 이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영웅전설 벽의 궤적: Kai의 글

목록
작성 시간 2022.12.17

영웅전설 벽의 궤적:KAI 중반 리뷰

2022.12.17
2022.12.17 00:45 (UTC+0)
작성 시간 2022.12.03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KAI 엔딩 리뷰

2022.12.03
2022.12.03 02:25 (UTC+0)
작성 시간 2022.11.29
+4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 - 시리즈 게임은 처음부터 즐겨야 하는가? [2]

2022.11.29
2023.01.03 13:13 (UTC+0)
작성 시간 2022.11.25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KAI 중반 리뷰

2022.11.25
2022.11.25 05:44 (UTC+0)
작성 시간 2022.11.19
+10

[리뷰] 영웅전설 벽의 궤적 Kai (英雄伝説 碧の軌跡 Kai.2020) [1]

2022.11.19
2022.11.21 03:26 (UTC+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