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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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더 나이트, 반전된 세상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이야기


'비포 더 나이트'는 메르헨 풍의 밝은 분위기와 귀여운 캐릭터들이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깊고도 무거운 스토리와 동시에 쫄깃한 긴장감을 제공하는 훌륭한 국내 1인 개발 인디 게임이다.


*주관적 평가이긴 하지만, 작화면 작화, 스토리면 스토리, 게임성이면 게임성, 1인 개발로 이 정도 퀄리티의 작품을 제작하실 수 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깊이 감탄했다.


'비포 더 나이트'는 스마일게이트에서 운영하는 국내 게임 플랫폼인 '스토브'를 통해서 올해 5월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이후, 끊임없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서 지난 6월 15일에 정식 런칭을 하였고, 


정식 런칭 이후에도 꾸준히 밸런스 조정 및 버그 수정 업데이트를 통해 작품을 가다듬은 뒤, 7월 15일에 스팀으로도 정식 출시를 했다.




'3D 1인칭 게임들'이 호러 게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과는 상반적으로 '비포 더 나이트'는 2D 3인칭 어드벤처 장르 상에 '독특한 세계관 속에 녹여낸 미스터리한 스토리'와 기괴한 형상의 적들 그리고 그들에게서부터 도망치기 위한 '도망전' 플레이 등에서 느끼게 되는 공포감이 짜릿한 작품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이 작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보다 훨씬 더 기묘하면서도 기괴하고 그리고 이상하다.


밝고 귀여운 분위기의 이면에 숨겨진 어둠은 무겁고 잔혹하다.


'비포 더 나이트'는 '개발자님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 떠올리게 만들어 볼 정도로 기발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엔딩'을 본 이후에도 '시원함이나 후련함'보다는 '묘한 여운'과 '잔잔하면서도 쓰디쓴 아림'을 느끼게 만든다.



'비포 더 나이트'는 '리사'라는 이름을 가진 귀여운 모습의 소녀가 '앨리스'라는 이름의 '토끼'를 부활시키겠다며, 의지를 다지는 모습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죽은 토끼를 부활시키려' 한다는 부분에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아, 죽은 반려묘를 다시 되살리고 싶어 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기 싶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우리의 편견 아닌 편견을 놀랍도록 가볍게 비틀어 버린다.



'비포 더 나이트'의 세계관은 놀랍게도 동물들이 높은 지능을 가지고 사회와 문명을 이루고 이족 보행을 하는 세계이며, 인간은 동물들에게 사육되는 대상인 세계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의 '인간'이라는 존재는 '비포 더 나이트'에서는 동물들이며, 우리 세계에서 '동물'인 존재들은 '비포 더 나이트'의 세계관에서는 '인간'이다.


그래서 우리 세계에서는 '반려동물'이라고 표현되는 부분들이 '비포 더 나이트'에서는 '반려 인간' 또는 '애완 인간'으로 표현되고 있다.



'비포 더 나이트' 세계관 속의 '인간'들은 우리 세계의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낮은 지능을 가지고 있고,



말을 할 수가 없다. ( ...)



그리고 반려 동... 아니 반려 인간들은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중성화 수술도 받는다.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의 성행위에는 사랑이나 로맨스가 없어서 본능에 의해서만 행동하며 365일 번식이 가능하다는 설명 등을 보면서, 


우리의 세계를 좌우 반전 시키듯 뒤바꿔서, 인간을 절묘하게 동물로 표현하고 설명해 놓은 부분에서 감탄이 나왔다.

정말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기발함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무척 닮은 듯 보이지만 마치 동전의 앞, 뒷면이나 거울의 반대편과 같이 우리 세계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뒤틀려 보이기까지 하는 이 세계에서,


작품의 주인공인 리사는 '앨리스'라는 토끼에게 길러지고 있는 '반려 인간'이다.



'앨리스'는 '리사'를 무척 아꼈고, '리사' 역시 '앨리스'를 진심으로 좋아했고 따랐다.


'비포 더 나이트'의 초반부는 이처럼 밝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극 초반부에는 이 작품이 '공포' 장르라는 사실을 살짝 잊게 만든다.


하지만 초반부의 그런 평온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이내 무겁고 탁한 어둠으로 변한다.



'비포 더 나이트' 세계에서 절대적인 생명의 원천은 바로 '생명의 꽃'이다.


'생명의 꽃'은 그 이름에서와 같이 이 세계의 '풀'과 '나무'가 항상 싱싱할 수 있게끔 만들어 준다.

이 말인즉슨, 생명의 꽃이 꺾이거나 지게 된다면 이 세상의 '풀'과 '나무'들이 시들게 된다는 뜻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생명의 꽃이 시들게 되면 '환경이 파괴되는 건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 세계에서 '생명의 꽃'은 좀 더 본질적이고 '생명의 원천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세계가 안정적인 일상을 유지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근간이 '생명의 꽃'이기에, '생명의 꽃'이 파괴된다는 것은 이 세계의 질서와 평화가 깨어짐을 의미한다.


그리고 작품 상에서는 '생명의 꽃'이 파괴될 때마다 이를 '어둠'으로 표현함으로써 작품 속 세계와 '생명의 꽃'의 연관성 및 '생명의 꽃'이 이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생명의 꽃이 꺾이면 어둠이 찾아오고, 어둠이 몰려오면 이 세계의 주민들은 '완전히 이질적이면서도 흉포한 존재'로 변해 리사를 공격해 온다.


그럼에도 리사는 앨리스를 부활시키기 위해서, 생명의 꽃을 꺾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리사의 복수는 차갑도 어둡고 무겁다.

그 어둠의 깊이가 너무 깊어 빛 한 줌조차 들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작품을 플레이하는 동안 '앨리스'의 죽음이 이유와 '귀엽고 천진난만한 모습의 리사'가 어째서 복수의 화신과도 같은 모습이 되어 버렸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진상으로 다가가게 된다.


그리하여 숨겨져 있던 비밀들이 드러나고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여러분은 아마도 깊은 안타까움에 탄식을 내뱉게 될 것이다.


다시...

밤이 찾아온다...






'비포 더 나이트'는 스토리 중심의 호러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그 진행 방식은 하나하나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각각의 스테이지에서 플레이어는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는 문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생명의 꽃을 꺾고 특별한 기둥들을 작동시켜야만 한다.


'낮' 상태일 때는 NPC들이 중립 상태를 유지하지만, 플레이어가 먼저 NPC들을 공격 또는 생명의 꽃을 꺾게 될 경우 해당 스테이지에는 어둠이 깔리게 되고 NPC들은 적대적 성향의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적극적으로 쫓아오거나 공격해 오는 적대적 성향의 몹들을 피해서, 플레이어는 해당 스테이지 내 문을 활성화시키고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해야 한다.


매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는 동안, '비포 더 나이트'에 감춰져 있던 진실들 또한 하나둘씩 그 실체가 드러난다.


'비포 더 나이트'에서는 '숨기', '달리기',  '대쉬', '던지기' 등등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액션들이 있고, 동시에 매 스테이지에서 사용 가능한 아이템들이 존재한다.


이전 스테이지에서 얻은 아이템들은 다음 스테이지로도 이어져 이후의 스토리 진행을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준다.


하지만 스테이지 진행 도중에 죽게 되면 이전 스테이지에서 가져왔던 아이템들은 모두 사라지며, 맨몸으로 해당 스테이지를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로그라이트류 성격도 가지고 있다.


다행히도 이전 스테이지에서 획득한 아이템들을 모두 잃는다 하더라도 해당 스테이지 내 상황과 아이템들만 잘 활용한다면 스테이지 클리어에는 문제가 없게끔 설계가 되어 있어서, 아이템을 소지 유무가 진행에 그다지 큰 영향력을 끼치진 않는다.



단, 앞서 언급한 '숨기', '달리기', '대쉬' 및 '상호 작용' 등의 액션들은 모두 왼손으로만 조작해야 하며 '던지기' 및 '선택 아이템 변경' 기능 등은 마우스 쪽에만 할당이 되어 있어서, 게임 진행에 있어서 피지컬적인 스킬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거듭된 업데이트를 통해서 난이도 수정이 많이 이뤄진 부분이긴 하나, 여전히 '컨트롤을 요하는 게임'에 익숙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구간, 구간 '어려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챕터인 '심장 호수' 구역에서는 단순히 '달리기'나 '숨기'만으로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쉬' 기능을 적절하게 잘 사용해 주어야지만 수월한 진행이 가능한데, 손가락의 움직임이 머리의 바람대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않는 사람 (바로 나와 같은 사람)에겐 한 손으로 숨고, 달리고, 대쉬를 사용하고 때에 따라서는 아이템을 적절하게 바꿔 사용해 가며 적대적 몹을 공격해야 하는 상황이 혼돈과 공포의 쓰나미 상황이 되기 십상이다.



난 15버튼 마우스를 사용하는 중이라, 마우스 측면 버튼에 '달리기'와 '대쉬' 키를 설정해 준 후에서야 그나마 좀 게임 진행이 수월해졌다.


단순히 ADDF와 E 키를 누르는 수준이 아니라 시프트나 컨트롤, 스페이스 등도 번갈아 가면서 눌러 주어야 하는 상황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총 5개의 난이도 중 가장 쉬운 난이도를 선택하더라도 컨트롤과 관련하여 기본적인 센스는 조금 필요하다.


 

 

중후반부 이부터는 새로운 스테이지에 진입할 때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맵을 둘러보는 것이다.


맵 어느 방향에 기둥이 있고 어디쯤에 생명의 꽃이 있는지를 파악하여, 어떤 순서로 생명의 꽃을 꺾고 기둥을 작동시킬 것인지에 대한 동선을 짜서 최종적으로 어느 경로를 통해 문으로 향할 것인지를 머릿속으로 대략적으로라도 그려놓은 뒤에 해당 스테이지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컨트롤 실력이 좋은 유저들이야 감으로도 샤샤샥~ 샤샤샥~ 센스 있게 움직여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이 가능하나, 나처럼 컨트롤 센스가 부족한 유저들은 뇌와 손가락이 별개로 움직이기 때문에 부족한 컨트롤 실력을 '잘 짜인 계획'을 대체해야만 한다.


더욱이 무작정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스테이지를 진행하다 보면 거듭되는 잦은 헤딩 실패와 매번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템들을 다시 수집하고 모으는 과정에서 지쳐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략적인 동선이라도 머릿속에 그려놓고 스테이지 진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고, '밤이 찾아온 이후'에 나타나게 되는 적대 몹들의 위치와 이동 경로 또한 스테이지 클리어에 있어서 주요한 변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실패를 최소화하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낮' 상태에서 맵 전체를 둘러본 뒤 동선을 짜고, '밤' 상태에서는 동선대로 움직이면서 '숨기'와 '달리기', '대쉬'를 잘 활용해야만 난코스들을 그나마 조금 수월하게 넘길 수 있다.


즉, '비포 더 나이트'를 잘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순간적인 판단력이나 컨트롤이 좋거나, 그런 빠른 판단과 반응을 즉각적으로 잘 할 수 없다면 차분히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움직이며 행동해야만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암흑 버전 내지는 잔혹 동화 버전 같은 '비포 더 나이트'의 기괴하면서도 기묘한 세계관과 독특한 스토리는 엔딩까지 지루할 틈 없이 뒷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의 겉으로 드러나는 스토리 상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크게 3가지이다.


  1. 앨리스는 왜 죽게 되었는가?
  2. 리사는 어째서 광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렸는가?
  3. 앨리스를 부활시킨 후, 리사와 앨리스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렵고, 마참내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잔인하다 못해 처참하다.



'비포 더 나이트'의 엔딩을 보고 나서, 계속 머릿속에 맴돈 생각은...


'그래서 행복해졌어?'

'그래서 행복해졌어?'

'그래서 행복해졌어?'


그래서...

누가 행복해졌어?


누가 행복해졌고, 누가 불행해졌는가.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어쩌면 모두가 가해자이고, 모두가 피해자이기도 한 기묘한 이야기.


이 작품에서 '선과 악'을 가르는 것은 무의미하다.

'원인과 결과'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서 보아야 할 부분은 '관점의 차이'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두고도 어느 쪽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에 따라서, 이 이야기가 주는 느낌은 달라진다.


그래서 '선과 악'을 가르거나, 누가 잘못했고 누가 나빴는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지독히도 운이 없었던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지독히도 운이 없었던 것이 어떠한 커다란 비극의 시작점은 될 수 있다.


가장 소중한 '인연'이 인생 최악의 '악연'이 될 수도 있다.

나는 너를 지독히도 아꼈지만, 그런 나의 절대적인 애정과 헌신이 상대에겐 지옥보다 더한 고통이 될 수도 있다.


엔딩을 보았고 한 작품의 플레이를 끝냈지만, 마음은 여전히 아직 그 이야기의 마지막 한 장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분명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죽어라고 나를 쫓아오는 괴물들이 참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그저 서글프게 느껴질 뿐이다.

스토리가 주는 강렬함이 있는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 대한 개발자님의 애정과 열정이 대단하다.


유저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도  허투루 듣지 않고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이 작품 내에서 각자의 만족감을 찾을 수 있도록 끝없이 유저들의 피드백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 주시고, 해당 내용들을 수정하여 게임상에 반영해 주신다.


개발자님의 이러한 성실함과 감사한 상냥함 덕분에 지독한 발컨인 나도 엔딩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전에 내가 다른 작품 포스팅 상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던 이 말씀은 바로 '비포 더 나이트' 개발자님께서 내게 해 주신 말씀이시다.


이 한 마디가 내겐 정말 큰 울림이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매일같이 쉬지 않고 끝없이 출시되는 게임의 홍수와도 같은 시대 속에서 내가 만든 작품들이 유저들의 눈에 띄고, 끝까지 플레이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건 굉장한 일이다.


내가 유저의 입장이기에 '알아서 모시라.'는 뜻이 아니라, 그 정도로 인디 게임 개발자가 만든 인디 게임 그것도 국내 게임이 주목받고, 화제성을 가지고, 유저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휴대성과 무설치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모바일 게임'이 아닌 '스팀 게임'으로의 출시는 개발자분들에게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도전에 가깝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PC 게임 개발에 힘써 주시고 '유저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개발자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내겐 커다란 행운이었고,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떠나서 '비포 더 나이트'는 그냥 이 자체만으로도 꽤 여운이 강한 작품이다.


1인 개발자님의 상상력과 열정, 독특함과 기발함 그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서 빛나는 작품 '비포 더 나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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