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주사위 모바일게임] 메트로 블로썸 (최종 엔딩 업데이트 & 할인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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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주사위 모바일게임] 메트로 블로썸 (최종 엔딩 업데이트 & 할인 진행 중) [4]


지난 4월 22일 자로 모바일 인디 게임인 '메트로 블로썸'이 최종 엔딩에 대한 업데이트를 끝마쳤다.


'최종 엔딩'이라는 표현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제정신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메트로 블로썸'은 2020년 5월 텀블벅 펀딩을 통해서 779명의 후원자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서 목표 금액의 778%에 해당하는 천오백만 원이 넘는 모금액을 통해서 제작된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의 주사위 게임이다.


21년 2월에 양대 모바일 스토어에 출시가 되었으며, 총 15개의 엔딩 중 대략 절반가량의 엔딩에 대한 진행이 가능하였으며 그 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진엔딩을 향한 추가 여정들이 공개되어 왔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주에 그 여정의 종지부를 찍는 최종 엔딩에 대한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


'감회가 새롭다.'라는 말은 이럴 때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다회차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봤던 내용을 또 보고 또 보면서 진행해야 하는 다회차 플레이로 인한 피로도는 내게 있어서 적잖은 스트레스이다.


그래서 메트로 블로썸에 대한 최초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15개의 엔딩을 수집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플레이를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메트로 블로썸의 세계에 깊숙하게 빠져들고 말았다.



'메트로 블로썸'의 여정의 목표는 오로지 단 하나다.

사람들이 반 식물, 반 좀비 상태의 '시체꽃'이 되어 버린 아포칼립스의 서울에서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 


그 과정에서 주인공인 '진 (=나)'는 셀 수 없는 고통과 좌절과 아픔뿐 아니라 죽음까지 맞보아야만 한다.


대략 12일 안팎의 나날들을 끝도 없이 반복했다.


1회차 플레이는 흥미진진할 수 있지만 이후의 스토리가 조금씩 달라진다고 하여도 진엔딩으로의 여정은 쉽지 않고, 


진엔딩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진엔딩을 제외한 나머지 엔딩들을 거의 다 수집해야지만 온전히 진엔딩으로의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잖은 분량의 텍스트 읽기에 익숙지 않은 분들이나 다회차 플레이를 선호하지 않으시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내게 이 작품이 너무나 좋았던 이유는...

그럼에도 내가 이 작품과 지난 1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하며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그리하여 마침내 진엔딩 앞에서 충분히 기쁨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까닭은...


작품 속에서 반드시 되찾고 싶었던 '메리'가...

마치 나의 반려견과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것이 퍽 우습게 들릴 소리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도 내게는 실존하지 않는 '메리'가...

픽션 상에서만 존재하는 일러스트 몇 장이 전부일뿐인 이 강아지가 마치 내가 잃어버린 나의 강아지와 같이 여겨졌기에,


그 참을 수 없는 안타까움과 꼭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반드시 구하고 말겠다는 그 마음이,

숱한 다회차 플레이에 대한 피로도 지루함도 지워 버렸다.


그래, 이것은 우스운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나는 메리에게 상당히 진심이었고, 

'메트로 블로썸'의 최종 엔딩을 모두 확인한 지금...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시간 그 숱한 다회차 속에서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와 실패와 다회차 플레이로 인해서 지치기도 했었던 시간들조차도... 

이번 엔딩 하나로 모두 다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살면서 서울에 가본 적은 한 손에 꼽을 정도이다.

농담을 조금 보태어, 나는 서울을 '메트로 블로썸'을 통해 배웠다.


아직도 나는 서울에 유명한 명소 대부분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메트로 블로썸을 하면서 시체꽃으로 가득 찬 죽음의 도시, '서울'을 1호선과 5호선과, 2호선과 신분당선을 오가며 돌고 돌고 또 돌면서 익혔다.


그렇다고 하여,

오래전 '지하철 노선도에 대한 암기 실력'을 뽐내며 큰 인기를 얻었던 모 개그맨 분처럼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줄줄 외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가본 적 없는 서울의 여러 지하철 역들이 정겹게 느껴질 수 있게 된 것은 오롯이 '메트로 블로썸' 덕분이다.



이 작품에 대해서 함께 얘기를 나눌 사람이 내 주변엔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 안타까운 마음을 알까?

애타게 찾아헤매던 내 강아지를 드디어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매번 번번이.. 

약간의 타이밍이 어긋나 매번 재회할 기회를 놓치게 되거나,


바로 내 눈앞에서 그 작은 생명이 서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상의 사건'이라고 할지라도 꽤... 아니 상당히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기에, 그랬기 때문에...

그 모든 시간이 끝나고, 그 모든 이야기가 종장에 도착하여...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나서던 그 순간의 그 짤막한 연출과...



눈이...

새하얀 눈이 쏟아지던, 그 장면이 잊히지가 않는다.


나는 이 작품의 스토리에 대하여, 완전무결함을 주장할 생각은 없다.


누군가에게는 엔딩이 어떠하든 간에 진엔딩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하는 다회차 그 자체가 '지루함'으로만 여겨질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고생을 해서 보게 된 진엔딩이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 글을 통해서 내가 말하고 싶은 바는...

그저... 나는... 

내게는 이 작품이 참 좋았더라는 거... 

나는 이 작품이 참 좋더라는 거...


 


'메트로 블로썸'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나 반향을 일으킨 작품은 아니다.


출시된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다운로드 수는 5천 건을 채 넘기지 못 한 상황이고, 평점도 4.1 수준이라 그리 높은 평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런 메트로 블로썸의 저조한 다운로드 수와 평점에 대해서 나름의 의견을 좀 보태어 보자면, 


국내에서 '인디 게임'에 속하는 작품들은 대다수의 게이머들에게조차도 관심권 밖에 놓여 있는 작품들이 많다.


개인이나 팀 단위의 소규모 형태이다 보니 게임을 제작하고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여건이기에, 제대로 된 홍보는 꿈도 꿀 수 없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sns 입소문을 기대하며 진행할 수 있는 rt 이벤트 정도뿐이다.

그 rt 이벤트조차도 '이벤트 상품'에 혹하여 참여하였다가 당첨자가 발표되고 나면, 밀물처럼 다 빠져나가고 만다.

실제로 해당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설치로까지 이어지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게임이 재밌으면, 그래도 입소문을 타고 흥하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

게임이 재미있으면 입소문을 타고 흥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이 재미있어도 해당 작품을 플레이한 유저가 커뮤니티 마당발이거나 홍보에 적극적인 성향이 아니라, 조용히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타입이라면 아무리 재미난 게임도 '나만 알고 있는 재미난 게임'으로 머물고 만다.


이것은 비단 '메트로 블로썸'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출시되는 많은 인디 게임들이 겪게 되고,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더욱이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 위주의 시대가 되어 버린 지금, 사람들은 제대로 된 플레이를 즐겨보기도 전에 '조금이라도 지루함'을 느끼면 빠르게 이탈하고 쉽게 낮은 평점을 줘 버린다.


이러한 면에서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을 제작하는 단계에서보다, 오히려 게임 출시 이후에 더 힘겹고 고통스러운 길을 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메트로 블로썸'의 경우에도 다소 매니악하다고 할 수 있는 장르적 특이성과 다회차 플레이에 대한 피로도가 저조한 다운로드 수와 다소 낮은 평점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직접 플레이한 '메트로 블로썸'은 당장 눈에 보이는 다운로드 수와 낮은 평점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아까운 '잘 만들어진 좋은 작품'이다.


촘촘한 스토리 라인들을 가지고 있고, 하나하나의 엔딩들을 수집하면서, 점점 더 진실을 향해서 다가가는 구조의 진행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부디 이 작품을 직접 플레이도 해 보시기 전에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만 보시고, 섣부르게  판단하거나 평가하시진 않아주셨음 하는 바람이다.


타 인디 게임 작품을 개발 중이신 한 인디 개발자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이 있다.



그 짧은 한 줄의 말씀은 내겐 큰 울림을 주었다.


나는 인디 게임을 사랑하기에... 

절실할 수밖에 없다.


비루한 나의 글을 봐주시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더라도,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에게 한 작품이라도 더 많은 인디 게임들을 소개하고 싶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인디 게임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그 관심이 설치와 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길 바라고 희망한다.


그 이후의 평가까지는 나의 능력도 영역도 아닌 부분이지만, 적어도 '인디 게임'들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이끌어 내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그래서 인디 게임 개발자분들께 있어서, '인디 게임' 제작과 관련한 기억들이 후회와 씁쓸함으로만 남겨지는 일이 없길 바라고, 희망한다.




메트로 블로썸은 정가 4,900원인 작품이지만, 현재 파격적인 할인가인 '1,2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이 정가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이 작품에 1,200원을 소비하는 것마저 아깝다 생각되신다면, 머잖아 출시된 '무료 설치 & 인앱 결제' 버전 형태의 '메트로 블로썸'이라도 꼭 플레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료 버전은 주사위 굴림을 통해 다회차를 진행해 나가는 로그라이크 방식이 부담스럽고 스토리 위주로 보고 싶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제작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본인의 취향에 맞는 버전을 선택하셔서 플레이를 하실 수 있다.


정말 재미나게 플레이한 작품이다.

누군가에게는 고작 '개 한 마리'에 지나지 않을 테지만, 진에게는 그가 살아가고 버틸 수 있는 이유이자 전부였던 메리...


메리의 미소를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그간의 모든 고단함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진정한 엔딩의 즐거움은... 

이 작품을 직접 플레이하실 분들을 위해 남겨두도록 하겠다.


엔딩 에피소드들은 직접 메트로 블로썸을 플레이 해 보신 뒤, 확인해 보셨으면 한다.

이 길고 긴 여정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충분히 감상하시고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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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찾는 아포칼립스라니 신선하네용 

서울 2033이랑 비슷한 느낌일까요? 

아쉽게도...

제가 아직 '서울 2033'을 플레이해 보지 못 했습니다. 😭


명성은 익히 들어왔는데 해당 작품을 직접 플레이해 본 적은 없기에, 서울 2033과는 비교가 어렵습니다.


음... 일단 '메트로 블로썸'이라는 작품은 예전에 '게임북 (페이지마다 숫자가 적혀 있고, 선택에 따라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며 진행하는 방식)' 스타일에 주사위 굴림이 더해져 있는 작품으로, 스토리를 읽으면서 분기와 전투를 '주사위 굴림'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쪽 선택지를 고르고 싶다고 하더라도 주사위 굴림에 실패하게 되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도 진행되기도 하는 복불복 요소가 큰데,


이 부분 또한 엔딩 수집을 위한 다회차 플레이를 진행해 나가는 중에 점점 '경험치'가 쌓이면서, 안정적으로 주사위 굴림에 실패하는 일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진행이 가능하게끔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텍스트 중심의 게임이지만 중간 중간 삽화 느낌의 일러스트들이 많아서, 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단...  모든 엔딩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다회차가 필수인지라, 이 부분에 대해 피로도를 호소하시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 😥


메트로 블로썸에 대해 일전에 작성해 놓았던 제 소개 포스팅 링크를 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ladycalla/222239800168


날씨가 점점 무더워지는데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5월의 남은 날들 즐겁고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하세요, 엘쭈님. 🙂

👍

남겨 주신 덧글에 늦은 답글을 드리네요.

제 글을 봐 주시고 덧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STOVE283734님. 🙂


며칠 남지 않은 5월 잘 마무리하시고, 항상 기분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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