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고픈 스팀 인디게임] 7 days to end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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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픈 스팀 인디게임] 7 days to end with you


작품명 : 7 days to end with you

특징 : 비주얼 노벨 기반의 약간의 포인트 앤 클릭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 언어 해석이 게임의 핵심

플랫폼 : 스팀 (#PC게임)

언어 : 한글 지원

가격 : 5,500원


Seven days to end with you는 기억을 잃은 채 낯선 여성의 집에서 깨어나게 되는 어느 한 사람의 7일간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 묘하다.

작품 속의 배경이 되는 곳이자 주인공이 돌아다닐 수 있는 행동 가능 구간은 이 집의 주인인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집 안이 전부이다.


침실과 주방, 몇몇 식물을 기르고 있는 공간과 2층.

오갈 수 있는 장소도 한정적이고, 할 수 있는 행동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뭔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각각의 장소에 있는 사물들을 살펴보거나 창 밖 풍경을 바라보는 정도가 전부이다.


제한된 장소, 제한된 시간...

유일하게 대화 가능한 상태는 붉은색의 긴 머리가 인상적인 여성 뿐.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말도 글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들어본 적 없는 말, 접해본 적 없는 문자들.


당신이라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막연한 이 상황 속에서 어떠한 7일을 보내시겠습니까?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일까?

왜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인지는 알지 못 한다.


내 기억의 시작은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접하게 됐었던 이 방의 낯선 풍경과 눈 앞의 낯선 여자가 전부다.


그 이전의 내가 누구였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난 기억과 의식을 잃었던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이 곳으로 오게 된 것일까?


모르겠다.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당황스러웠다.


여자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언어였기 때문이다.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 거지?

아니, 이런 언어가 있긴 한 건가?


들어본 적도 접해본 적도 없는 낯선 말과 소리...



단지 말 뿐만이 아니라 문자 역시 마찬가지다.

책이나 다른 활자 인쇄물을 살펴봐도 알아볼 수 있는 글자는 없다.


도대체 여긴... 어떤 세상인 거지?


모든 것이 답답하기만 하다.

이 넓디 넓은 세상에 나 혼자만 내던져진 기분이다.



이 집 안에 있는 유일한 거울은 부서진 상태라 내 모습조차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 곳은 도시나 시가지와는 꽤 떨어져 있는 것일까?

창 밖 저 멀리 바다 건너에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으로 추측되는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집을 나서려 하면, 집주인이 여자가 다급하게 그런 나를 제지하며 막아서기 때문이다.


왜지?



여자와 함께 하는 삶이 딱히 불편하진 않다.


그녀는 내가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나와 함께하며, 내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살펴 주려 한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이곳의 말과 글을 이해하지 못 하는 나에게 이곳의 말을 가르쳐 주고 싶기라도 한 듯, 내가 뭔가를 가리킬 때마다 그것에 대한 이름이나 설명을 해 준다.


안타깝게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지만 말이다.


그녀는 왜 나를 보살펴 주는 것일까?

기억을 잃기 전의 내가 그녀와 아는 사이였던 걸까?

아니면 단순히 길 어딘가에 쓰러져 있었던 정체모를 사람에 대한 호의인 것일까?


또 하루의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떠오른다...






'7 days to end with you' 짧은 이야기이다.


이 작품 속의 텍스트들을 알 수 없는 낯선 세계의 문자나 말이 아닌,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로 적어 놓았다면 대략 5분 안팎이면 충분히 다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짧은 스토리.


그런데 왜 이 작품이 인디 게임들 사이에서 조용히 주목을 받아가고 있느냐 하면, 

이 너무나 짧은 이야기를 이해하기에 위해서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기를 쓰고 정말로 절실히 그녀가 말하고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과 하고자 하는 행동들을 이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설명을 처음 접한 순간 정말로 궁금했다.

이해할 수 없고, 알아볼 수도 없는 글자와 말을 무슨 수로 이해하란 말인가?

더욱이 이 작품에는 보이스조차 지원되지 않는데 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작품은 주의력과 관찰력으로 이 낯선 세계의 언어를 찬찬히 배우고 익혀나가게끔 만들어져 있었다.



자, 이 두 장의 스크린샷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여성은 주인공이 가리키는 사물을 3 단어로 된 소리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두 장의 스크린샷에 보여지는 3개의 단어들 중 2개는 일치하고 마지막 단어 하나만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럼, 비슷한 공통점 또는 차이점을 가지는 다른 사물들을 찾아서, 이 단어들이 각기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를 알아내야 한다.


사물의 경우에는 비교와 대조를 통해서 각각의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찾는 것이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동사나 감정 또는 빈도수가 낮은 단어의 경우 유추나 짐작만으로 의미를 파악해 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묘한 추리와 새로운 언어 익히기를 진행해 가는 과정에서 기쁨과 함께 알 수 없는 무거움과 슬픔 또한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은 매일 밤마다 알 수 없는 꿈을 꾸게 되는데, 꿈 속에서 하루에 한 가지씩 빈도수 낮은 단어에 대한 뜻을 알 수 있는 기회다 생긴다. 



꿈 속에서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바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감정이나 적합한 표현을 찾아서 고르게 되면, 그 단어가 해당 의미가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즉, 깨어있는 동안에는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여자의 설명을 통해 사물들에 대한 의미와 뜻을 파악해 나가야 하고, 


잠을 자는 동안에는 꿈을 통해 얻게 되는 힌트들을 토대로 새로운 단어들에 대한 의미들을 익혀가면서, 작품 속 여성과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메세지를 파악해 나가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그저 마냥 답답했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서 새로운 단어를 익혀가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래,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1회차의 7일간의 플레이를 모두 다 끝낼 때까지 내가 알아낼 수 있었던 단어의 수는 극히 적었고, '일단 대충 대충 플레이하고 2회차부터 제대로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라는 마음이었다.



작품 속 여성 캐릭터가 울기 전까지는...


유추와 추론을 통해서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지만,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소리나는지도 모르는 여자가 날 위해 울어주는 기분은 참 묘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꽤 슬펐다.


그래서 2회차부터는 좀 더 필사적인 기분이 되었다.


왜 울었던 걸까.

무엇이 그리 슬펐기에 저리도 서럽게 아프게 우는 것이었을까.


궁금?

아니 그것은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선 답답함과 함께 이유를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렇게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무던히도...

참으로 무던히도 그녀가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1회차 플레이에서는 몰랐고 이해할 수 없었던 상황들과 상징들과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그 때의 마음이란...



그저 암호문 정도려니 생각했던, 이 종이에 찍혀 있는 네모 표시의 의미를 깨닫게 된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놀랐다...

이런 작품은 이전에는 접한 적이 없어서 놀랐고,

이렇게 짧은 스토리로 이렇게 큰 여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한글 또는 영어로 쭉 읽었다면, 이렇게까지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간절하게 와닿았을까?

아니, 그러지 결코 그러지 못 했을 것이다.


작품 속의 말과 글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 들였던 나의 노력과 시간과 상황과 상황 그리고 문장과 문장 속에서 뜻을 알아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고민했던 그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이 작품에 진심이었던 까닭에...


정말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느낌으로 정말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들이 나로 하여금 이 작품을 좀 더 생생하게 느끼고 플레이할 수 있게끔 해 주었다.



이미 일본분이 작성한 공략이 완성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러니 공략을 보고 플레이한다면 빠르고 수월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나는 정말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공략을 보지 않고, 반드시 꼭 스스로 플레이를 해 나가시면서 작품 속에서 여자가 전하고자 하는 말과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나는 아직도 몇 몇 단어의 의미를 찾지 못 했다.

공략을 참고하면 비어 있는 낱말표의 마지막 부분을 완전하게 채워 놓고 좀 더 명확한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몇 번이나 공략 사이트를 눈 앞에 두고도, 공략 사이트에 적혀 있는 단어 해독표를 보지 않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아직도 그녀가 내게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 중 80% 정도 밖에 이해하지 못 한다.

그런데도 이미 충분히 마음이 아프다.



'7 days to end with you' 의 플레이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글의 일부이다.



마치 '머나먼 여행'처럼 말이다. 



'머나먼 여행'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글자가 단 한 자도 적혀 있지 않다.


오로지 그림만 보면서 스스로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풀어내 가면서 눈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상상하고 느끼며 읽어나가는 책이 '머나먼 여행'이다.


나는 이 '머나먼 여행'을 꽤나 좋아한다.


'7 days to end with you' 내게 '머나먼 여행'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 작품을 플레이하면서 중요한 것은 '100점 만점짜리 암호 해독가'나 '뛰어난 언어 학습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완벽하게 단어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느끼는 것이다.


이 짧은 이야기를 느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답안이 궁금하더라도 공략에 적혀 있는 모범 답안을 보는 것은 나중의 나중의 나중으로... 미루셨음 하는 바람이다.






일어로 작성된 공략이지만 웹브라우저의 번역 기능을 이용해, 한글로 공략 확인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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