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스위치/스팀 공포게임]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 (The Suicide of Rachel Foster) [4]
제목부터 그랬다.
독특하다면 독특하고,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인 제목이었다.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
레이첼 포스터는 누구이고, 그녀는 왜 자살한 것일까?
이 작품은 '니콜'이라는 이름의 한 젊은 여성이 모친이 작고하신 이후, 모친이 남겨 주신 유산인 작은 규모의 낡은 호텔로 돌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그녀의 부친은 10년 전 한 여성과 불륜을 저질렀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죄책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어떠한 숨은 속사정이 있었던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부친의 불륜 상대는 10년 전 절벽 아래로 몸을 던져 버렸다.
(* 게임의 프롤로그 부분에서부터 밝혀지는 내용입니다.)
니콜의 평화로운 가족 관계는 완전히 파탄나 버렸고, 이후 니콜과 그녀의 어머니는 가족이 함께 운영하던 그 호텔과 도시를 떠나서 단 둘이서 살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니콜의 양친이 모두 돌아가신 이 시점에서 니콜은 그의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평생토록 뒤돌아 보기 싫었던 이 호텔을 처분하기 위해 이 장소로 돌아오게 된다.
호텔 처분과 관련하여 간단히 법률적인 서류만 정리하면 될 줄 알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니콜은 그만 폭설로 인해서 이젠 이용객도 운영자도 없는 텅 빈 호텔에 고립되고 만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연방 재난 관리청' 소속이라는 '어빙 크로포드'의 도움으로 니콜은 이 아무도 없는 텅 빈 호텔에서 폭설로 인한 이동 제한이 해제될 때까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호텔을 머무르게 된다.
처음에는 하루면 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악천후는 쉽게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니콜은 그곳에서 자신의 예상보다 좀 더 긴 시간을 머무르게 되는데...
그러던 중 호텔로 걸려온 한 통의 의문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수화기 저편 음성을 변조한 상대는 레이첼에서 영문모를 섬뜩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레이첼?
레이첼 포스터?
레이첼이 여기 있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레이첼 포스터...
10년 전에 아버지의 불륜 상대였고, 생의 마지막 순간 절벽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버렸던 여자.
그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나의... 친구였던 여자...
그랬다.
10년 전 니콜의 아버지의 불륜 상대는 바로 십 대였던 니콜의 친구였던 것이다.
이후 니콜은 이 호텔 어딘가에 정말로 레이첼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도 없는 텅 빈 호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레이첼과 관련된 단서나 흔적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은 부친과 친구에게 동시에게 배신당한 니콜이 어머니의 유언을 따르기 위해 10년 만에 돌아간 한때는 자신의 집이기도 했었던 그 호텔에서, 10년 전 자살한 친구의 흔적을 찾는 9일간의 기록을 다룬 작품이다.
레이첼은 9일간 어머니의 유산인 팀버라인 호텔에 머물면서, 오로지 연방 재난 관리청 직원인 어빙과 전화 통화만을 주고 받으면서 숨겨져 있던 진실에 서서히 접근하게 된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커다란 호텔.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언제 어느 때든 니콜의 전화를 받아 주는 수화기 건너편의 한 남자.
그리고 아홉 날 동안의 낮과 밤.
그리고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이라는 타이틀도 강렬했지만,
중년이었던 부친의 바람 상대가 십 대였던 자신의 친구 '레이첼'이었다는 사실도...
이후 레이첼이 자살을 선택했다는 사실도...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호텔 곳곳에 레이첼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소름 끼치는 작품이었다.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대해서 평가하자면,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충분한 작품이었다.
놀랍게도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은 '공포 게임'이지만, 깜놀 요소가 전혀 없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잔인하거나 혐오적인 혹은 기괴한 장면이나 연출이 있는 작품도 아니다.
그런데도 무섭다.
1인칭 시점에서 아무도 없는 (또는 그런 것처럼 보이는) 호텔 안을 그저 걷고, 돌아다니고, 여기저기를 뒤지며 사물 이것저것들을 확인하는 것이 전부일뿐인데도...
그 아무도 없는 (혹은 그런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가 가져오는 압박감이 대단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는 딱히 점프 스케어 요소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게임 플레이를 시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특유의 어둡고 뭔가가 뒤쫓아오거나 나타날 것만 같은 분위기 때문에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웠던 작품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다.
'완벽하게 없다!'라는 것을 알고 나면 걱정이 안 되는데,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쩌면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면, 긴장이 되게 된다.
이 작품이 딱 그랬다.
더욱이 어디가 어디랑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넓디넓은 호텔 안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기분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마음 한편에서 자꾸만 불안감을 키워냈다.
그럼에도 마지막 9일의 아침이 밝아 오고 지금까지 꼭꼭 숨겨져 왔던 그 모든 잔인한 진실들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지, 상당한 미스터리함과 심리적 공포심을 유발하는 작품이었기에 쫄보 심장을 부여잡고 엔딩까지 씩씩하게 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엔딩을 보고 난 이후엔...
아... 뭐라고 해야 하지...
생각이 복잡해졌다.
결코 재미없는 작품이 아니었다.
오히려 재미나 미스터리한 분위기 측면에서는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하게 할 정도로 몰입도 높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엔딩을 보고 난 이후에 이 엔딩이 만족스러웠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대답이 궁해진다.
사건의 기승전결이나 그로 인해서 드러난 비밀과 그 결과로 이어지는 엔딩...
그 자체가 좋았냐, 나빴느냐를 떠나서...
나는 이 작품의 제작자분들께서 어떠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싶었던 것인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딸의 친구와 불륜을 한 아버지에 대해서, 이 작품의 개발진분들은...
무얼 말하고 싶었던 걸까.
남이 보기엔 불륜이더라도 당사자들에겐 분명한 로맨스였음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내가 주목한 부분은 '불륜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왜 그 상대가 하필 '딸의 친구 레이첼'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스팀에서 2020년 2월 20일에 출시된 이 작품은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긴 하나, 바로 이 '중년 남성과 미성년인 10대 소녀'의 사랑? 불륜? 그것도 아니면 가스라이팅?'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품 전반적으로 개발진분들이 니콜의 부친의 행동을 두둔하려는 듯한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혼란스러웠다.
참고로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은 스위치 버전에 한해서 한글화가 지원되고 있긴 하나 군데군데 오자도 많고 대화 및 작품 내에 등장하는 오브젝트들에 대한 번역만 이뤄지고 있어서, 해당 오브젝트에 적혀 있는 메시지들까지는 번역을 해 주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서 신문 기사 스크랩을 발견했다면 '신문 기사 스크랩'이라는 오브젝트의 이름은 번역이 되어 있지만, 그 신문 기사에 적혀 있는 내용들은 전혀 번역이 되어 있지 않다.
플레이를 진행하다 보면 이러한 기사들의 내용이나 노트들에도 이런저런 사건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추측할만한 내용들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따로 독해를 진행하지 않는 이상 메인 스토리만 보고 지나간다면 이 내용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엔딩을 보고도 스토리에서 중요한 부분들이 중간중간 비어있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이 작품에 대한 글로벌 유저들의 평가가 궁금해서 스팀에 남겨져 있는 타국가의 유저들 평가도 살펴보았는데, 이 작품에서 설명되지 않은 이야기들에 대해서 의문이나 혼란스러움을 느낀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던 듯싶었다.
작품의 스토리나 엔딩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는데, 니콜의 아버지인 '레오나드'에 대해서는 역시나 평가가 상당히 분분했다.
그것이 진실한 사랑이었느냐 아니었느냐, 아니라면 그것을 미성년에 대한 학대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등등 엔딩을 보고 난 유저들 사이에서도 계속 엔딩 및 스토리와 관련된 부분들이 언급될 정도로 말이 많은 부분이다.
분명 흥미롭고 비밀에 도달하기 위해서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지만, 이 모든 불화의 원흉이라 할 수 있는 레오나드의 태도나...
그런 레오나드에 대한 니콜의 태도 등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요소들이 많았다.
무서운 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이다.
뭔가에게 쫓기거나 도망 다니거나, 또는 뭔가와 맞서 싸우거나 하는 장면 하나 없이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은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고요한 작품이다.
마치 이 넓고 넓은 세계 속에서 니콜이 묵고 있는 호텔만 따로 인류가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영역으로 떨어져 나온 듯한...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라고는 설경밖에는 없는... 그 새하얗고 고요한 세상에서...
적막이 불러오는 공포심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다.
'심리적 공포'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 측면에서만큼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할 생각은 없다.
진지하게 게임 플레이에 임했고, 엔딩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몰입하며 플레이한 작품이다.
단지... 알 수 없을 뿐이다.
이 작품 속 스토리가 숨기고 있던 비밀과 진실은 너무나 명확했지만,
그 이외의 부분들이 모든 것이 다 모호한 작품이었다고 해야 할까...?
정말로 제작진들이 이 작품을 플레이한 유저들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이었던 걸까?
그 메시지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이 작품을 플레이 한 그리고 하게 될 유저분들 각자의 의견과 판단에 맡기고 싶다.
📌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은 다가오는 1월 10일까지 현재 한국 닌텐도 e샵에서 정가 대비 33% 할인된 금액인 14,500원에 구입이 가능하며, 스팀 버전의 경우 한글은 스위치 버전과는 달리 한글은 지원되지 않지만 다가오는 1월 6일까지 정가 대비 80% 할인된 금액인 3,700원에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 작품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번 할인을 놓치지 마시고 구입해 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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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 스토브에서도 출시해줬으면...
콘솔 한정으로 한글화 되는 작품은 제작사 측에서 유통사에게 일정 기간동안 게임의 독점 적인 판매 권한을 양도해주기 때문에 PC판이 나온다고 한다면 좀 많이 기다려야 할것입니다.
이점 때문에 유통사를 비난할수도 없는것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콘솔 게임이 정말 안 팔립니다.
예전 PS 3, PS VITA 시절에는 5000장만 넘기면 적자는 안본다고 하는데 그 5000장도 안팔리는 게임들이 정말 많았죠 지금이야 좀 나아졌다고 하지만 내놓기만 하면 몇만장씩 팔리는게 아니다 보니 콘솔 독점으로 한국어 판이 출시되고 그리고 한참 뒤에야 PC로 발매되는 경우가 주류입니다.
콘솔 PC동시 발매되는 게임들은 판매량이 확실하게 나올것이라는 자신감이 있기에 내놓는 것이고 보통은 내놓기만 해도 몇만장은 금방 팔리는 작품들이죠
정어리_2이 게임이 콘솔 한정으로 한글화 된 작품이었나 보네요.
스팀에서 판매 중이던데 아직 한글화는 안되어 있길래, 혹시 스토브에서 한글화 되어서 판매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적어보았네요. ㅎㅎ
Latteanna콘솔만 한글화 된 게임도 특별한 경우 아니면 몇년뒤에는 한국어 지원하는 PC판이 나오더군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그럼 즐거운 게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