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얕은게임지식] 스코어링 이야기 3편 - 이 이상은 오를 수 없습니다. 카운터 스톱 [6]
슈팅 게임을 즐기는 분들 중 대부분은 캐주얼하게 접근해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클리어에 성공, 엔딩을 보는 걸 목표로 잡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클리어는 당연하고 최대한 높은 점수를 향해 도전하는 분들도 결코 적지 않아요.
슈팅 게임들 중에는 노골적으로 이런 고득점 플레이를 유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거기에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은 천만 대는 우습게 넘기는 스코어 라인을 보여주고는 하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고득점을 위해 열심히 달리던 중 갑자기 점수 집계가 멈춰버리는 상황, 점수만 멈추면 모르겠지만 아예 기기 자체가 먹통이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는 했습니다. 이게 바로 스코어링 쪽에서는 '카운터 스톱'이라고 부르는 상황인데요.
카운터 스톱의 정의는 기계가 기록할 수 있는 최대 한계치에 도달했을 때 점수가 더 이상 쌓이지 않고 거기에서 멈추는 현상이지만 고전게임들 중에선 아예 최대치를 상정하고 거기에 도달하면 게임을 종료시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카운터 스톱은 예를 들어 기기에 표기되는 숫자가 천만 이상을 넘지 않도록 설정해놓았을 때 9,999,999에 도달하면 점수를 표기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멈추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 내에서 시스템적으로 표기할 수 있는 숫자의 최대치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하이스코어링과 카운터 스톱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죠. 카운터 스톱이 발생할 경우 점수 집계가 거기에서 종료되기 때문에 새로운 슈팅 게임이 발매되었을 때 카운터 스톱 발생 유무는 중요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 카운터 스톱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한 번 살펴봅시다.
첫 번째 사례는 그라디우스입니다. 코나미의 1986년작인 그라디우스는 점수가 1억 점에 도달하면 거기에서 1억 1점이 되는 게 아니라 0점으로 돌아가버리는, 카운터 스톱의 유형 중 롤오버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였어요. 누가 함께 보고 있는 게 아니라 혼자서 플레이하고 있었다면 내가 1억 점을 넘겼다는 걸 증명할 길이 없기에 억울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비슷한 고전 슈팅 게임 중 하나인 제비우스도 카운터 스톱이 존재하는 게임이었습니다. 1000만 점에 도착하면 거기에서 카운터 스톱이 발생, 게임은 무한 루프 형태로 죽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 형태를 갖고 있었지만 점수가 일정 구간에 도달하면 거기서 끝내야 하는 게임의 초기 사레 중 하나였어요. 이런 제비우스의 천만 점에서 딱 떨어지는 카운터 스톱은 이후 스코어링 문화에서 일종의 기준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엑시드 엑시스의 경우 제비우스처럼 천만 점에 도달하면 집계가 멈추는 건 동일했지만 이쪽은 아예 게임을 강제로 종료시켜버리는 유형의 카운터 스톱을 보여주었습니다.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클리어 판정, 이후 종료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카운터 스톱을 게임 시스템으로 활용한 사례로도 볼 수 있죠.
도돈파치 대부활은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최대한 높은 점수를 노리도록 제작 단계부터 설계된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1회차 플레이 중 최종 보스에 도착하기도 전에 카운터 스톱이 발생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제작진들이 게임을 제대로 테스트하고 내놓은 게 맞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어요.
도돈파치 대부활과 비슷하게 전장의 이리 2 역시 카운터 스톱이 너무 빠르게 발생해 복합적인 평가를 받았던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표기 가능한 스코어 점수가 100만 아래까지로 설정되어 있었던 것에 비해 거기까지 도달하는 건 너무나 쉬웠던 관계로 출시 직후 카운터 스톱에 도달한 플레이어들이 굉장히 빠르게 나와 버린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카운터 스톱은 하이 스코어링을 위한 일종의 목표라는 긍정적인 사례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플레이어의 수준 대비 한계를 너무 낮게 책정해놓은 데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기기의 한계까지 점수를 치고 올라가는 데에 성공해야 볼 수 있다는 점에선 실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요소임은 분명해요.
지금이야 기기의 성능도 좋아지고 시스템적으로 한계 점수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카운터 스톱 개념이 적용된 게임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고전게임 시절엔 뿌듯함과 허탈함을 동시에 챙길 수 있었던 현상이 바로 카운터 스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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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ㅊㅊ
이런거도 있었군요 슈팅겜 허접이라 있는지도 몰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