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얕은게임지식] 비행기만 날 수 있는 건 아니죠. 헬리콥터가 주인공이었던 고전 게임들 [5]
슈팅 게임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990년대에는 정말 많은 슈팅 게임들이 출시되었었죠. 가로와 세로 중 어떤 방향으로 스테이지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횡스크롤, 종스크롤로 나누는 게 슈팅 게임의 종류를 가르는 가장 메이저한 기준이었지만 슈팅 게임을 나누는 방법은 또 하나가 존재했습니다. 바로 내가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가 어떻게 생겼느냐로 나눌 수 있었어요.
슈팅 게임들의 절대다수는 비행기, 전투기를 조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텐가이로 더 잘 알려진 전국 블레이드나 건버드 같은 몇몇 게임들은 사람이 직접 날아다니는 식으로 캐릭터를 투입하기도 했지만 전투기가 등장하는 게임들에 비해서는 굉장히 희귀한 사례였어요.
하지만 인간형 캐릭터들을 조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낮은 등장도를 보였던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헬리콥터, 헬기인데요. 적기로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던 헬리콥터지만 이상하게 주인공으로는 자주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배틀필드나 워록 같은 게임들에서 내가 탑승해 조작할 수 있는 탑승 장비 중 하나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게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헬기만 타고 진행하는 게임은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례가 아예 없던 건 아니기 때문에 오늘은 그런 게임들을 한 번 알아볼까 해요. 특히 고전 게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시대에 등장한 게임들 중에서 헬리콥터가 주인공인 경우를 찾아왔습니다.
메탈 슬러그 시리즈 후반부에서는 슬러그 중 하나로 헬기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특정 스테이지에서 잠깐 활용하는 정도로 나오기 때문에 제외, 온전히 헬리콥터라는 탑승 장비를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만 준비해 봤어요.
첫 번째 게임은 사이쿄가 제작한 슈팅 게임 제로 거너입니다. 1997년 12월 아케이드용 게임으로 발매되었던 제로 거너는 3대의 헬리콥터 중 하나를 선택해 스테이지를 진행해나갈 수 있었던 게임인데요.
기본적으로 종스크롤 슈팅 게임이지만 시점이 꽤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점, 락 온 시스템을 통해 적을 조금 더 쉽게 조준하고 사격할 수 있었다는 점을 바탕으로 제로 거너는 꽤 많은 인기를 얻었고, 후속작인 제로 거너 2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은 EA가 제작하고 배급했던 데저트 스트라이크입니다. 국내에도 쌍용이 수입해 정식으로 발매되었던 데저트 스트라이크는 걸프전을 다루는 게임이라는 점도 특이한 부분 중 하나였지만 아파치 헬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도 못지않게 특이한 부분이었던 게임이었어요.
스테이지가 4개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전쟁 중 헬리콥터를 조종해야 하는 조종사의 느낌을 생각보다 제대로 챙길 수 있어 헬기가 주인공인 게임들 중에서도 꽤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 게임은 맥시스가 제작하고 배급했던 심콥터입니다. 도시를 건설해나가는 심시티 외에 다른 주제의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이것저것 시도했던 중에 등장한 게임 중 하나인 심콥터는 헬리콥터로 가능한 작업들을 진행해 볼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요.
화재 진압부터 시작해 부상자를 구조한다던가 범죄자를 수색하는 경찰의 업무 등 전투가 아닌 일반적인 상황에서 헬리콥터 조종사가 할 수 있는 업무들을 진행해 볼 수 있다는 점은 꽤나 매력적이었고 심시티 2000과 연동해 즐길 수도 있었던 게임이라 당시에는 꽤 많은 인지도를 갖고 있었던 게임입니다.
심콥터와 함께 헬리콥터가 주인공이라는 걸 타이틀에서부터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게임, 타이거 헬리입니다. 토아플랜이 제작하고 타이토가 배급했던 타이거 헬리는 전투기에서 헬기로 주인공이 바뀌었다는 걸 제외하면 담백한 진행 방식을 가진 슈팅 게임이었어요.
헬리콥터가 같은 헬리콥터를 공격하는 상황보다는 보통 지상의 적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부분을 살려 탱크 같은 지상 장비들이 적들로 등장한다는 게 타이거 헬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아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타이거 헬리의 후속작으로 등장한 게임, 구극 타이거는 아마 헬리콥터가 주인공인 게임들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진 게임이 아닐까 싶은데요. 단순히 헬기가 주인공이라는 점을 넘어 종스크롤 슈팅 게임의 체계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 바로 구극 타이거입니다.
조이스틱으로 움직이고 기본 공격과 폭탄 2개의 버튼을 사용해 즐길 수 있다는 것, 다양한 파워업 아이템들 중 내가 어떤 걸 먹었느냐에 따라 다른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 같은 익숙한 슈팅 게임의 요소들을 정립한 게임이 전투기가 아닌 헬리콥터가 주인공이라는 건 충분히 의미 있는 부분이었어요.
마지막 게임은 건슈팅 장르의 게임, 건블레이드 NY입니다. 뉴욕 시내를 헬기를 타고 돌아다니며 테러리스트를 상대하는 게임으로 헬리콥터에서 사용하는 무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관총을 사용해 볼 수 있는 게임이었어요.
진짜 헬기에 탑승한 듯한 느낌을 주는 시점 전환과 묵직한 컨트롤러를 활용해 몰입도를 높여준 게임이자 뉴욕 시내를 날아볼 수 있는 게임으로 오락실에서 꽤 쏠쏠한 인기를 얻었던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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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오락실에서 하던 추억의게임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