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얕은게임지식] 국산 인디게임 최초의 밀리언셀러,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이야기 [3]
AAA급 게임으로 분류되는 게임들, 대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회사에서 내놓는 게임들이라면 100만 장을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상황이 인디게임 쪽에서는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인디게임들은 10만 장만 넘겨도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물론 마인크래프트를 포함, 100만 장을 넘긴 인디게임들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인디게임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만들었던 게임들은 100만 장을 넘긴 경우가 많아요.

출시 1년 만에 100만 장을 돌파한 바인딩 오브 아이작, 아이작의 번제나 블러드 트레일이라는 밈을 만들어 낸 슈퍼 미트 보이 같은 인디 게임들이 대표적인 100만 장, 밀리언 셀러를 달성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디게임들의 경우 인기의 흐름만 잘 탄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100만 장을 넘기기 쉬운 편이기도 하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성적이라고 할 수 있죠.

서양산 인디 게임들은 당장 바인딩 오브 아이작만 놓고 봐도 2011년에 출시한 뒤 2012년에 100만 장을 돌파했던 게임이라 밀리언 셀러들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후속작이자 리메이크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작의 번제: 리버스의 경우 더욱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국내 인디게임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꽤 오랜 시간 동안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던 게임들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들은 많았지만 재미에 판매량이 따라오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렇게 계속해서 밀리언셀러 0편의 역사가 이어져 오던 중 드디어 국산 인디 게임 최초로 100만 장을 돌파하는 데에 성공한 게임이 등장하게 됩니다. 사우스포 게임즈가 제작하고 2020년 얼리 액세스, 2021년 정식 출시를 진행한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었죠.

로그라이트 액션 플랫포머 장르로 등장한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2019년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진 인디 게임입니다. 로그라이크 요소에 액션을 더한 게임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스컬은 그 안에서 독특한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유의미한 특징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내가 장착한 뚝배기, 머리에 따라 캐릭터의 스타일이 달라진다는 부분이었습니다. 하나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2개의 스컬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 컨셉을 조금 더 진하게 가져가거나 상호보완적인 조합을 가져갈 수 있는 등 유저의 선택에 따라 구성을 만들어나가는 재미를 보여주었어요.

내가 사용하는 스컬에 따라 즐길 수 있는 타격감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과 함께 로그라이크 특유의 운이 작용하는 요소들을 통해 달라지는 난이도까지 플레이어들이 로그라이트 게임에서 원하는 재미를 제대로 구현해 주면서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깔끔한 그래픽까지 더해지며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정식 출시 후 약 1년 만인 2022년 1월, 한국 인디 게임 최초로 10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게임이 될 수 있었습니다. 국산 인디 게임도 100만 장을 넘길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최초의 사례가 된 거죠.

실제로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이후 23년 1월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이 다시 한번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는 등 한국 인디 게임신에 밀리언셀러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습니다. 인디인지 아닌지에 대한 복합적인 의견이 나오고는 있지만 일단은 인디 게임이라고 보는 분들이 많은 데이브 더 다이버도 500만 장을 넘겼구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가 보여준 밀리언셀러의 가능성에 또 어떤 국산 인디 게임이 도전, 등반하는 데에 성공할지 기대해 봅시다. 많으면 많아질수록 인디 게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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