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게이머들이 모여서 만든 갓겜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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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ir Obscur: Expedition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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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ir Obscur: Expedition 33

[Reviews&Guides] 찐게이머들이 모여서 만든 갓겜 근황 [5]


진짜 게임을 좋아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에 통달한 개발자들이 모여서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요?


최근 프랑스 개발사 샌드폴 인터렉티브(Sandfall Interactive)에서 만든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30인 내외의 소규모 개발사에서 만들었지만 웬만한 대기업 AAA급 게임 뺨칠 정도이고, 실제로 메타스코어 92점, 유저스코어 9.7점을 기록하며 극찬을 받는 중이죠.


'2025 GOTY 후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이 게임은 세계관부터 매우 흥미로운데요. 초반만 가볍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33살이 되면 죽는다  



67년 전, '균열'이 생기며 세계는 멸망했습니다. 그리고 '뤼미에르'라는 도시가 바다 한가운데 떨어져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희미하게 문명을 유지했죠.


하지만 뤼미에르마저 멸망할 위기에 처하는데요.

 


'페인트리스'라는 기괴한 존재가 잠에서 깨어나 숫자 33을 써버리면

 


그때부터 33세 이상은 전부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페인트리스가 잠에서 깨어나는 날 - '고마주'가 되면


곧 사라져 버릴 사람들에게 꽃을 주며 위로했고, 그저 항구에서 숫자가 바뀌는 모습을 바라본 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죠.

 

▲과거 원정대들이 꽂아둔 깃발이 세이브포인트입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인류가 멸망하기 전에 페인트리스를 처치할 원정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균열이 일어난 후 최초로 만들어진 0 원정대를 시작으로, 수많은 원정대가 떠났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33 원정대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죠.

 

▲대외적으로는 원정대를 독려하지만,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는 원정대를 가지 말라고 설득하는 엠마


당연히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이니 원정을 가서 개죽음을 당하지 말고, 남은 인생이라도 뤼미에르에서 잘 살다가 가자는 사람도 있죠.


이런 세상에 태어나는 게 불쌍하니까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마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 원정대가 되어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살아남은 인류가 계속해서 원정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죽기 전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요.

 

▲뤼미에르에서 9년을 사느니 밖에서 1년을 살겠다고 말하는 마엘


한편으론 '마엘'처럼 독특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원정대는 주인공 '구스타브'처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되는데요.


마엘은 고마주까지 9년(16세)이나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원정대가 되었죠.


그녀는 세 살에 고아가 되고 유일하게 따랐던 양오빠 구스타브마저 원정대로 떠나버리기 때문에, 더 이상 혼자 남아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원정을 시작하자마자 등장한 노인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적들


여기까지 보면 페인트리스라는 거대한 적을 몰아내고 인류의 평화를 지키는 원정대의 대서사극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야기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게 만들었죠.


이윽고 마지막에 가서는 모든 수수께끼 요소들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용두사미로 끝나기 쉬운 설정이지만 용두용미로 훌륭하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주인공부터 빌런까지 모든 캐릭터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서 더욱 여운이 남지 않았나 싶네요.




턴제 갓겜이래서 왔더니...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전투는 턴제로 진행됩니다.


인터페이스, 연출, 캐릭터 구도 등을 보면 페르소나 시리즈를 연상시키는데요.

 


이 소식을 들은 턴제 게임 고인물들이 패기롭게 이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속 원정대들처럼 처참하게 털렸다는 후문이죠.

 

▲튜토리얼 전투에서조차 털려버리는 극악의 패링 시스템

▲심지어 버프 회복을 걸어주는데도 QTE 액션이(이건 자동 설정 가능)


가장 큰 이유로 '패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쳐내기를 하면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반격도 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매우 큰 피해를 입는데요.

 

▲해외 모더가 공유한 회피 및 패링의 판정 구간


문제는 이 패링 판정 구간이 원정대(노멀) 및 전문가(하드) 난이도 기준으로 0.15초가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적이 공격하는 0.15초의 순간에 맞춰서 버튼을 눌러야 패링이 가능하다는 것.


이는 최악의 성능이라는 다크소울2 구르기의 무적 판정 구간(0.1667초)보다 짧습니다.


심지어 뒤로 갈수록 엇박자를 타고 변칙적인 공격을 하는 적들이 계속 등장해서 수많은 턴제 게임 고인물들을 좌절하게 만들었죠.

 

▲응애 난이도를 해도 강한 적은 여전히 강합니다


하지만 꼭 패링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난이도를 이야기(이지)로 바꾸면 패링 판정 구간이 0.25초로 늘어나고, 난이도를 낮추기엔 자존심이 상한다면 기본 난이도에서 '회피'를 써도 됩니다.


회피는 판정 구간이 0.22초로 비교적 쉬운 편이고, 회피와 관련된 특성을 찍어서 패링과 비슷한 이점을 얻게 만들 수도 있죠.


패링은 처음부터 카운터 공격 및 코스트(AP)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딜가나 미X놈은 있기 마련


또한 패링을 계속 성공하면 이론상 무적이기 때문에, 자신보다 훨씬 강한 적에게 가서 수십 분을 싸우고 한 번에 10레벨업을 해버리는 패링 괴물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으로 끝을 보면 뭔가 '패링 마스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게임 진행은 합리적인 부분들이 많습니다.


전투 중 파티원이 사망하더라도 전투에서 승리하면 HP 1인 상태로 부활되고, 스킬을 쓸 때 평타와 패링 등으로 회복할 수 있는 코스트(AP)를 쓰기 때문에 전투 때마다 마음껏 스킬을 쓸 수 있죠.


회복 포션은 다크소울의 에스트처럼 충전하는 방식이라서 따로 노가다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세이브포인트도 촘촘하게 되어있어서 재도전이 쉽습니다. 흐름이 끊기지 않고 계속 싸우면서 패링/회피 타이밍을 터득해갈 수 있죠.


어렵지만 수없이 도전하면서 익숙해지고, 마침내 극복했을 때의 성취감을 주는 소울라이크 게임과 닮았습니다.




찐게이머들이 모인 개발사? 

 


게임이 잘 뽑히다 보니 샌드폴 인터렉티브 공식 홈페이지의 직원 소개 페이지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적어놓았기 때문인데요.

 


CEO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좋아하는 게임을 보면 페르소나3, 데빌 메이 크라이, 데몬즈 소울, 저니, 파이널 판타지 8이 있습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를 해본 사람들은 이걸 보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죠.


"이 양반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은 다 때려박았네"하고요.

 


아트 디렉터가 좋아하는 게임도 흥미롭습니다. 롤 같은 대중적인 게임을 좋아하면서도, 디스아너드, 디 오더: 1886, 바이오쇼크를 좋아한다고 밝혀 "이 양반도 취향 확실하네"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개발 팀. 갓겜 개발자 관상이라며 퍼지는 중입니다


이처럼 개발자들이 좋아하는 게임들을 둘러보면 각자의 취향이 확실하면서도 '겜잘알' 픽들이 두드러집니다. 유저들은 '다른 개발자도 자기소개를 이렇게 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죠.



한편 프랑스 개발사답게 게임 이곳저곳에서 느껴지는 프랑스 감성들도 호평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흐름을 깨뜨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며, 오히려 이런 감성이 마음에 들어서 더빙까지 프랑스어로 바꿔서 하는 유저가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넷 방송에서 전투가 시작될 때의 채팅창 분위기. 그만큼 신나시는 거지~


특히 호평을 받는 부분은 음악입니다.


이 게임은 상대하는 적에 따라 배경 음악이 달라지는데, 그 종류가 굉장히 많은 데다가 곡 하나하나가 매력적이어서 '브금 자랑하려고 만든 게임같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신나는 분위기라 텐션을 올려주기도 하지만, 중요한 전투에서는 웅장한 배경 음악이 흘러나오며 몰입감을 더해주죠.



 


▲최소 플레이 타임이 30시간 정도가 나오는데, 요즘 이런 게임이 3만원대 가격이면 혜자가 맞습니다


턴제 게임 메타가 작년이 유니콘 오버로드와 메타포 리판타지오였다면, 올해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3D 실사풍 그래픽은 턴제 게임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이상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PC에서 모두 플레이 가능합니다. PC에서 즐기는 분은 스토브에서 마이 타입 테스트 쿠폰을 받으면 3만원 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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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한번에 37분 ㄷㄷㄷㄷ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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