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Guides]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내일이 없는 이들의 내일을 향한 끝없는 여정 [4]
작품명 :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개발사 : Sandfall Interactive
특징 : 3D 3인칭 판타지 파티기반 턴제 RPG
플랫폼 : PC
언어 : 한글 지원
가격 : 54,800원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원제 : clair obscur expedition 33)는 프랑스의 재능 있는 독립 개발사인 'Sandfall Interactive'가 제작한 3D 3인칭 판타지 파티 기반 턴제 RPG입니다.
이 작품은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 대전 직전까지, 프랑스 파리가 문화적 황금기를 누렸던 '벨 에포크 (elle Époque)' 시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벨 에포크 (elle Époque)'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대'를 뜻하며, 그 찬란했던 시기의 낭만과 예술적 분위기가 게임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의 세계관
찬란하고 낭만적이었던 벨 에포크 시대에 종말을 가져온 세계 대전의 비극과 참상을 표현하기라도 한 듯, 작품은 모든 것이 무너지고 폐허가 되어 버린 한 도시의 충격적인 풍경으로 시작됩니다.
이 도시는 마치 과거의 '파리'를 떠오르게 하며, 플레이어는 그 황폐한 배경 속에서 첫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이 작품은 굉장히 독특하고, 이색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67년 전,
하나의 세계가 산산이 부서지며, 그 이름 자체가 '빛'이기도 한 찬란한 도시 '뤼미에르'가 바다 한가운데로 떨어집니다.
아무도, 그 누구도 알 수 없었습니다.
어째서 세계가 조각나게 되었는지, 이곳은 어떤 세계이고, 왜 이런 비극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말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이에요.
이상한 나라보다 더 이상한 이 세계의 바다 너머, 저 편에는 거대한 거석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석 아래에는, 거석만큼이나 거대한 백발의 여인이 웅크리고 앉아 있습니다.
그 모습은 두 무릎을 끌어안은 채 한껏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잠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그녀를 '페인트리스'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페인트리스라 불리는 이 거대한 여인은,
매년 같은 날, 해가 진 저녁이면 깨어나 거석 위에 손끝으로 천천히 숫자를 그려 넣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그녀가 남긴 숫자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은, 모두 연기가 되어 사라지고 맙니다.
사람들은 이 비극적이고 저주받은 날은 '고마주'의 날이라 부르며, 기념합니다.
기념...이라기보다는, 애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축제 분위기 속에 슬픔을 감추려 하는 것일지도요.
올해에도, 페인트리스는 어김없이 같은 날에 일어나, 작년에 그녀가 거석에 그려 넣은 '34'를 지우고, 올해는 '33'이라는 숫자를 새로이 그려 넣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뤼미에르에 거주하고 있던 모든 서른 네 살의 사람들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지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뤼미에르에 생존하고 있는 가장 연장자들의 나이는 모두 서른 세 살입니다.
그보다 나이 많은 이들은 모두, 이전 고마주의 날에 연기처럼 바람에 흩날려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앞으로 33년이 더 지나면,
이 세계의 모든 인류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페인트리스.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째서 이토록 잔혹한 일을 반복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녀가 숫자를 그리는 데에는 어떠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 말도 안 되는 미쳐버린 세계에, 과연 구원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할까요?
어쩌면 이 세계는 신조차도 외면해 버린, 가장 깊은 나락은 아닐까요?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의 이야기는 이처럼 슬픔과 절망, 상실로 가득한 충격적인 오프닝으로 시작됩니다.
'33 원정대'란?
뤼미에르의 사람들은, '원정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발버둥을 치든, 아무것도 하지 않든, 그 무엇을 하든 간에,
거석에 적힌 나이가 되는 순간, 그 사람은 반드시 고마주의 날에 사라지게 됩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마지막 1년을 '원정'에 바치기로 결심합니다.
'원정'이란,
'거석'을 쓰러트리고, '페인트리스'를 처치하기 위한 장대한 여정을 뜻합니다.
혹 이번 원정이 실패하더라도, 다음 원정대가,
다음 원정대도 실패한다면, 그다음 원정대가 뒤를 잇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더 많은 길을 개척해 나가다 보면,
어쩌면 언젠가는 거석도 페인트리스도 모두 쓰러트리고, 뤼미에르에 마침내 평화가 도래할지도 모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짧기만 한 우리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혹자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마지막 1년을, 개죽음과도 다름없는 원정에 바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뤼미에르의 모든 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사라져 가는 광경을 그저 지켜볼 수만도 없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해도,
아무리 부질없는 일처럼 보여도, 아무것도 시도해 보지 조자 않은 채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그것이 발버둥일 뿐이라 해도,
이 이상하고 저주받은 세계의 진실에 단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해마다 새로운 원정대가 거석과 페인트리스가 있는 대륙을 향한 항해에 나섭니다.
그러나 그들 중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뤼미에르로 돌아오진 못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은 '33 원정대'가 출항하는 날입니다.
올해 고마주의 날,
서른 네 살의 모든 인류가 연기처럼 사라졌고,
이제 이 세계에 남아 있는 가장 나이 많은 사람들조차 서른 세 살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들에게 남아 있는 시간도 앞으로 단 1년뿐입니다.
'33 원정대'는 과연 이 끝없는 비극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들 역시 이전 원정대와 다를 바 없이 절망 속에서 가련하게 희생되고 말까요?
마침내 바다를 건너 육지에 도달한 '33 원정대'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노년의 남성이 나타납니다.
그렇습니다, 노인.
누가 봐도 젊다고 할 수 없는, 깊은 주름이 패인 얼굴을 지닌 남자.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는 거죠?
지금까지 고마주의 날을 무사히 넘긴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는 걸요.
그 노년의 남성은 누구이며,
페인트리스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33 원정대가 옮기는 발걸음마다, 돌리는 시선마다 마주하게 되는 이전 원정대원들의 주검들...
이 대륙 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이 미지의 땅에 대해, 33 원정대는 너무나도 무지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알아내야만 합니다.
이 땅 위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과 이 땅 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끝까지 살아남으세요.
그래서 이 모든 비극의 시작과 끝을 잇는 진실을 밝혀내세요.
게임의 특징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는 이야기/원정대원/전문가, 총 3세 가지 난이도를 제공합니다.
- '이야기' 난이도는 스토리에 집중하며 부담 없이 플레이하고 싶은 분께,
- '원정대원' 난이도는 적당한 전투의 긴장감과 도전을 함께 즐기고 싶은 분께,
- '전문가' 난이도는 매 전투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하드코어한 전투를 원하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난이도는 게임 중 언제든지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니, 처음엔 가볍게 시작해 보셔도 괜찮습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제 기반입니다.
하지만 공격 중 타이밍에 맞춰 키를 눌러야 하는 QTE 요소 그리고 적의 공격을 정확한 순간에 그래디언트 카운트, 쳐내기(패링), 회피, 점프로 피해야 하는 실시간 반응 요소들이 더해져, 이 작품만의 속도감 있고 짜임새 있는 전투를 완성합니다.
이러한 반응형 전투 시스템 덕분에, 플레이어는 전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높은 집중력과 긴장감 속에서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이어가게 됩니다.
최초 플레이는 남성 캐릭터 '구스타브'로 시작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잃어버렸던 33 원정대 동료들과 하나둘씩 재회하게 되어, 탐험 대원의 수도 점차 늘어나게 됩니다.
단, 전투에는 최대 3인까지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전투에 함께 싸울 파티원 3인을 직접 선택해야 합니다.
전투 중 3인 파티가 전멸하게 되면, 남아 있는 원정 대원이 전투에 참여하여 최후의 저항을 시전할 수 있으나, 남은 원정 대원마저도 전투에서 패한다면, 게임 오버가 됩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자동 저장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원정 도중 곳곳에서 마주치는 '원정대 깃발'에서도 저장이 이뤄집니다.
'원정대 깃발'이 놓인 휴식 지점에서는 캐릭터의 능력치 강화와 스킬 해금, 빠른 이동을 통해 다음 전투와 탐험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제공됩니다.
'능력치 업그레이드' 메뉴에서는 레벨 업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를 활력, 무력, 민첩, 방어, 행운 이 다섯 가지 능력치에 자유롭게 분배할 수 있습니다.
'기술 배우기' 메뉴에서는 캐릭터의 스킬을 해금하고, 나만의 스킬 트리를 구성해 전투 스타일을 더욱 자유롭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지역을 클리어할 때마다 '대륙'이라 불리는 중심 허브 지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대륙 곳곳에는 지금까지 클리어한 지역이나, 앞으로 탐험하게 될 지역으로 즉시 이동할 수 있는 포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포털을 통해 이전에 방문한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탐험하게 될 지역은 진행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방되며, 에스키에와의 만남 이후에는 지금은 접근할 수 없는 경로 역시 탐험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대륙에서는 '야영'을 통해 캐릭터의 체력을 회복하거나, 여러 가지 유용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러 지역의 포털이 모여 있는 '대륙'을 제외하면, 각 필드 내에서는 맵 시스템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말 그대로 미지의 세계를 정처없이 헤매며, 숨겨진 아이템을 직접 찾아내고, 나아갈 길도 스스로 발견해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탐험의 어려움과 묘미를 동시에 느끼게 해 줍니다.
야영지에서는 휴식을 통해 파티원들의 생명을 회복할 수 있으며, 탐원 대원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원정 일기를 남길 수 있습니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야영지에서 이용 가능한 기능 또한 점차 확장됩니다.
예를 들어 제스트랄 마을을 클리어하면, 야영지에 '잃어버린 제스트랄 9명 찾기' 퀘스트를 주는 NPC가 등장하고, 제스트랄 한 명을 찾을 때마다 보상으로 캐릭터 스킨이 해금됩니다.
'저택'을 방문한 이후부터는 야영지에 '큐레이터'가 합류합니다.
플레이어는 큐레이터를 통해 무기와 원정대 자원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무기 업그레이드'에서는 보유 중인 크로마 촉매를 소모해 무기를 강화할 수 있으며, '원정대 자원 업그레이드'를 통해서는 원정대원들의 루미나 점수를 높이거나, 틴트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 자세한 설명은 아래 '용어 설명' 파트를 참고해 주세요.)
또한 퀘스트 수행이나 상인과의 거래를 통해 다양한 스킨과 의상을 획득하여,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개성 있게 꾸밀 수 있습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에는 탐험 대원들과의 친밀도를 기반으로 한 '관계 레벨'이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야영지에서 원정 대원들과 대화를 나눠 관계 레벨을 올릴 수 있으며, 레벨이 오를수록 '그래디언트 공격' 전용 스킬이 추가적으로 하나씩 해금됩니다.
대륙 곳곳에 남겨진 탐험 일지를 수집해 보세요.
앞서 이곳을 지나간 이전 원정 대원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했는지를, 그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어 설명
네브론
네브론은 대륙 곳곳에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거대한 괴물을 뜻합니다.
픽토스
픽토스는 일종의 '부적'처럼 작용하는 장비 아이템입니다.
캐릭터는 최대 3개의 픽토스를 장착할 수 있으며, 장착한 픽토스의 기능은 버프 효과처럼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루미나
픽토스가 '부적'처럼 장착하는 장비 아이템이라면, 루미나는 그 부적이 발휘하는 '효과나 능력'에 해당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정 픽토스를 장착하면 해당 픽토스의 루미나 효과가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하지만 픽토스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루미나 점수를 소모해 그 효과를 직접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루미나 점수는 원정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획득할 수 있으며, 앞서 '큐레이터' 파트에서 설명했듯, 야영지에 큐레이터가 합류한 이후에는 '원정대 자원 업그레이드' 기능을 통해 보유 중인 루미나를 캐릭터들에게 자유롭게 분배할 수 있습니다.
틴트
틴트는 일종의 물약 아이템으로 총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 치유 물약 : 생명력을 회복합니다.
- 에너지 물약 : 액션 포인트(AP)를 충전합니다.
- 부활 물약 : 전투 불능의 상태의 캐릭터를 되살립니다.
처음에는 모든 틴트가 소형 물약 상태로 시작하지만, 큐레이터가 제공하는 '틴트 업그레이드' 기능을 통해 더 높은 효율의 물약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에스키에
에스키에는 대륙에서 가장 신비한 존재 중 하나입니다.
그가 얼마나 오래 살았고, 이 대륙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거대하고도 약간은 게으른, 평온한 존재는 탐험 대원들에게 상당히 우호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에스키에의 사소한(?!) 부탁 하나만 들어 준다면, 그는 기꺼이 탐험 대원들을 태우고 장애물을 넘어가 줄뿐 아니라, 먼 바다도 헤엄쳐 이동시켜 줍니다.
엑손(네브론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이 사는 섬에 도달한 이후부터는, 원정대 깃발을 통해 대륙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도 해금됩니다.
이러한 에스키에의 능력 또한 게임 진행도에 따라 점차 개방됩니다.
플레이타임 및 전투 난이도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플레이 타임은 메인 퀘스트 기준 약 30시간이며, 추가 콘텐츠와 도전 과제까지 모두 클리어할 경우, 최장 60시간까지 여정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게임은 전반과 후반이라 할 수 있는 두 개의 주요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챕터의 전환과 함께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게 됩니다.
또, 중간중간 마엘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마엘의 악몽' 파트는, 마엘에게 감춰진 불안과 의문의 조각을 드러내며, 마엘과 얽힌 비밀에 대한 플레이어의 궁금증을 더욱 자극합니다.
난이 중 가장 쉬운 '이야기' 난이도는, 초반에는 반응형 전투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도 무리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쉬운 난이도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엔딩이 가까워질수록, 후반부 전투에서는 전략뿐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회피', '쳐내기', '그래디언트 카운트' 등의 스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만 성공적인 전투가 가능합니다.
특히 후반부 적들은 '광폭화', '반전', '치유', '현혹' 등 다양 스킬을 구사하기 때문에, 단순히 높은 공격력만으로는 전투를 풀어나가기가 점점 어려워 집니다.
내일은 온다. (Tomorrow Comes)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가슴을 에는 듯한 서글픈 음악과 한 편의 영화와 같은 내러티브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색감과 사실적인 연출은 플레이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덧없이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세계로 이끈 뒤, 이내 광활하면서도 신비롭고, 끝없이 황량한 풍경 속으로 플레이어를 밀어넣습니다.
문명이 붕괴되어 버린, 정체불명의 네브론들만이 가득한 황량하고도 드넓은 대륙.
지금껏 그 어떤 원정대도 무사히 탐험을 마치고 뤼미에르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바다 건너 머나 먼 대륙은 원정대에게 있어 미지의 땅이었고, 그곳에 살고 있는 네브론들은 너무나 거대하고 위협적이었으니까요.
그렇게 67년의 세월이 흐른 끝에, 마침내 33 원정대 또한 대륙에 발을 내딛습니다.
해안가부터 대륙 깊숙한 곳은 물론이고 페인트리스와 가장 가까운 지역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이전 원정대의 시신들이 쌓여 있었고, 그들이 이곳에 존재했음을 알려 주는 원정대 깃발들이 남겨져 있었죠.
33 원정대는 그 풍경들 앞에서 놀라움과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비탄에 잠기게 됩니다.
이 대지 위에서 쓰러진 수많은 생명들은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의 부모였으며, 형제이자 자매였고, 친근한 이웃이기도 했던, 너무도 평범한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야 했을 사람들이었으니까요.
비록 자신은 이곳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라도, 소중한 사람들마저 자신들이 느껴야 했던 공포와 절망, 슬픔과 상실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던 마음.
지난 시간 수많은 원정대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1년을 원정에 바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바로 이 때문이었을 겁니다.
33 원정대는 여정 곳곳에서 이전 원정대가 남긴 기록들을 마주하며,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 기록들이 다음 원정대에게 전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누군가가 발견하게 된다면, 자신들보다는 더 빨리, 더 깊이 이 세계를 이해하고, 더 나은 결말에 도달하길 바랐을 간절한 바람을...
하지만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시체의 산 앞에서, 33 원정대는 또 한 번 깊은 고민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와 싸우는 것이고, 우리의 진정한 적은 누구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6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원정대는 여전히 너무나 무지합니다.
페인트리스도, 네브론도 그리고 이 대륙에 존재하는 그 외의 존재들에 대해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여정은 험난하고 고되며,
매번 더 큰 슬픔과 상실로 33 원정대를 고통과 좌절 속으로 몰아넣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그렇더라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모두가 쓰러지더라도, 계속해서 나아가야만 합니다.
어떤 아픔과 절망, 공포와 두려움이 덮쳐오더라도,
결국, 내일은 올테니까요.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클레르 옵스퀴르'라는 말의 의미가 궁금했습니다.
찾아 보니,
클레르 옵스퀴르 (Clair Obscur)는 불어로 '빛'과 '어둠'을 뜻하는 단어라고 하더군요.
빛과 어둠.
그것은 동전의 앞과 뒤를 의미할 수도, 희망과 절망을 의미할 수도,
서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결코 함께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릅니다.
'클레르 옵스퀴르'라는 단어는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이자, 스토리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와 함께 하는 동안, 제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진 한 문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Tomorrow Comes' 입니다.
우리 말에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죠.
내일은, 내일을 기대하고, 희망하며, 꿈꾸는 자들의 것,
오늘이 아무리 어둡고 고되더라도,
그럼에도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내일'이라는 '희망'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33 원정대의 일원이 되어, 이 세계의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을 마주하세요.
그리고 이 장대하면서도 서글픈 여정의 끝에서,
그 오랜 시간 숨겨져 왔던 비밀의 실체와 진실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
Tomorrow Co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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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글 보고 갑니다
역시 감성 넘치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