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해본 게임은 '은혜 갚은 새색시'라는 게임입니다.

2023년에 출시된 국산 미연시 게임으로, 타이틀 아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한국의 설화나 전래동화 느낌이 짙은 작품이죠.

흔히 잘 알려진 한국의 '우렁각시'나 일본의 '은혜 갚은 두루미' 설화와도 같은 '이류혼인담'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그저 그런 회사에 다니며 앞날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가는 주인공이 귀가중 발견한 다친 새 한마리를 주워 보살피며 시작됩니다.

알고봤더니 그 새는 신의 사자로, 자신을 '솔'이라고 소개한 여자는 자신이 미술과 의학의 힘을 지닌 칼라윈카 신족 하급 신이며,

인간계에서 제수의 정기를 채취해 다듬고 상급 신들께 진상하는 정단사자 임무 수행중 번개를 맞고 쓰러진 자신을 도운 주인공에게 은혜를 갚고자

몸이 회복되는 200일동안 주인공의 곁에서 요리나 청소 등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스펙업을 돕고자 신계에서의 수행을 제안하는데, 신계 시간 흐름은 인간계와 달라 인간계 하루가 신계에선 이레(일주일)라 합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자는 동안에는 그 의식을 신계로 보내 수행하기로 하죠.

여기서 주인공은 신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저승의 판관 '바리', 신주를 빚고 무술을 가르치는 '평강',

물을 다스리고 문학과 음악의 힘을 지닌 '신지끼', 농업의 여신 '자청비' 등 앞으로 신세질 수많은 신들을 소개받게 됩니다.

어디서 많이 본 화면. 대충 프린세스 메이커같은 게임 좀 해봤으면 익숙할 화면인데,

일정을 잘 조율해서 신력 벌이나 수련 등으로 신력을 벌거나 스펙업을 하면 됩니다.

이 게임에선 두가지 목표가 있는데, 하나는 현생에서의 목표, 다른 하나는 신계에서의 과업입니다.

현생에서의 목표는 천만원 모으기로 비교적 간단하지만, 에이다의 세가지 과업은 초회차 때는 비교적 달성하기 어려울겁니다.

에이다의 과업은 각각 모든 능력치 900 달성, 체력 900과 개발 2000 달성, 마왕성 정벌인데, 노하우가 없는 처음엔 이중 1~2개만 달성하게 되죠.

저는 몇시간의 노가다 끝에 공략 노하우를 알아냈는데, 자세한 공략은 밑에 후술.

신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신력 벌이와 수련으로 나뉩니다.

먼저 신력 벌이는 특정 능력치가 오르는 대신 다른 능력치가 약간 떨어지는 행동으로,

능력치 상승폭이 수련에 비해 적은데다가 다른 능력치가 약간 떨어지기 때문에 크게 좋지는 않으나,

수련에 필요한 신력을 벌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해야 되는 일이고, 또 신력 벌이로만 오르는 능력치(요리)도 있으므로 나름 좋은 점도 있습니다.

물론 자유시간 중 요리로도 요리 능력치가 오르긴 하지만, 겨우 50밖에 안 올라서 사실상 밥 짓기, 술 빚기가 요리를 올릴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죠.

그리고 이렇게 모은 신력이 있으면 신력을 지불하고 수련을 받을 수 있는데, 수련은 능력치 상승폭이 큰데가가 떨어지는 능력치도 없어 상당히 좋음.

같은 신력 벌이와 수련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신력 벌이는 수습, 숙련, 달인, 명인, 수련은 초급, 중급, 고급, 심화순으로 등급이 올라가는데,

등급이 오를수록 더 많은 신력을 벌 수 있거나 능력치가 더 많이 오릅니다.

그리고 마왕성 정벌을 위해선 선행 조건이 필요한데, 체력, 힘, 민첩성, 지능 750, 요리 1000을 달성해야 모든 단계를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1~4단계에선 나름 게임 속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턴제 전투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고, 마지막 5단계는 그냥 단순 대화 이벤트로 끝.

그렇게해서 자는 동안에는 신계에서 수행을 하고, 깨어있을 때는 솔이와 같이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먹으며 데이트 분위기를 내는 주인공.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평범한 연인과도 같이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 게임 초중반쯤부터는 갑자기 사랑의 라이벌인 서브 히로인 '항아'가 난입하게 되는데,

거짓말과 속임수의 여신 항아는 인간계에선 '윤아'라는 이름으로 주인공에게 접근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항아는 서브 히로인이자 조력자 역할로 굉장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습니다.

특히나 히든 엔딩 감상 후 열리는 외전을 보면 항아의 속깊은 면모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죠.

이런저런 해프닝들을 겪는 사이 점점 서로에게 이끌리는 두사람.

하지만 곧 약속했던 200일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이제 헤어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안 주인공은 결국 솔이에게 고백하기로 합니다.

고백한 주인공에게 영혼까지도 줄 수 있냐고 묻는 솔. 이에 주인공이 그렇다고 답하자 예복이 바뀌는데,

인간의 영혼을 소유한 하급 신은 상급 신으로 승급하기에 예복이 바뀐 것.

이로써 주인공은 솔이의 수호자이자 반려가 되었으며, 인간계에서 천수를 다 하면 자신과 함께 신계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해서 해피 엔딩으로 끝난 두사람의 이야기.

와~ 정말 오랜만에 좋은 미연시였다... 사실 전 미연시를 좋아하긴 해도 자주 하진 않았는데, 근 몇년만에 이렇게 미연시를 해보니까 엄청 재밌네요!

앞으로 다른 미연시도 몇개 더 해볼 생각!

그리고 이 게임에는 해피 엔딩 루트 한정으로 등장하는, 다른 게임을 해봤다면 알 수 있을법한 팬서비스 요소도 들어있는데,

바로 '노베나 디아볼로스'라는 게임에 나오는 '유채린'이란 캐릭터를 오마주한 '매기'라는 캐릭터입니다.

해당 게임은 다른 제작자분 게임인데, 전에 이 게임 제작자분이 해당 게임의 팬게임을 만든 적도 있고 해서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저는 노베나 디아볼로스를 사긴 했지만 아직 해보진 않았는데, 나중에 이 게임도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턴 히든 엔딩 공략입니다!

일단 이 게임에선 과업을 달성하려면 모든 능력치를 900 이상 올려야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올려줘야할 능력치가 몇개 있습니다.

먼저 손재주 1000, 그 다음엔 개발 1000, 그 다음엔 체력, 힘, 민첩성, 지능 750, 요리 1000을 올려야되죠.

그 이유는 손재주 1000을 찍어야 항아 주사위 이벤트 3개를 다 볼 수 있는데, 이러면 대충 100일쯤 남았을 때 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 1000을 찍어야 수련에서 슈퍼컴퓨터 제작이 가능해지는데, 슈퍼컴퓨터 제작을 60회 완수하면 개발 상한치가 2000까지 늘어나고,

그래야 항아 바 매니저 이벤트도 전부 다 볼 수 있게 됩니다.

다음엔 체력, 힘, 민첩성, 지능 750, 요리 1000 찍어 마왕성 정벌하고, 이후 수련으로 나머지 능력치도 마저 900(개발은 2000)까지 찍으면 되죠.

이때 주의할 점은, '그림 자랑' 이벤트가 뜨는 조건이 손재주, 심미안 750인데, 이 이벤트가 뜬 뒤에는 거의 엔딩 직행이므로 과업 달성이 불가능해

최대한 이 이벤트를 늦게 띄워야됩니다. 그러니 일단 심미안은 400정도까지만 올려두고 손재주부터 올려야되죠.

신력 벌이는 초반에는 밥 짓기, 초반에서 중반엔 술 빚기, 초반에서 후반까진 김매기 이렇게 3개만 하면 되는데, 여기서 김매기는 손재주 올리는 용.

엔딩 종류는 배드 엔딩, 노멀 엔딩, 해피 엔딩, 히든 엔딩 4종류인데,

한 게임에서 에이다의 세가지 과업 모두 달성, 바 매니저 돈벌이 5회 수행 후 윤아와의 편의점 이벤트에서 여자친구가 있다 선택지를 고르면

바 매니저 이벤트 마지막에 윤아에게서 카드를 받는다 선택지가 추가되는데, 받으면 마지막 고백씬에서 히든 엔딩 루트인 화낸다 선택지가 추가됌.

히든 엔딩은 놀랍게도 솔, 항아 둘 다와 결혼하는 하렘 엔딩...!!

히든 엔딩을 본 뒤에 볼 수 있는 외전을 보면 항아의 과거도 어느정도 알 수 있기에 이 히든 엔딩이 가장 해피 엔딩인듯.

게다가 위 스샷에 있는 모든 신의 가호를 받아서 주인공이 엄청난 먼치킨이 된다... ㄷㄷ;

외전은 해피 엔딩, 모든 엔딩(히든 엔딩 제외), 히든 엔딩을 볼시 하나씩 개방되는데, 이 외전 3개는 업적 메뉴에서 따로 감상 가능한 일종의 후일담.

초회차 때는 8시간 30분여만에 클리어했는데, 나중에 과업 달성이랑 히든 엔딩 보는 조건 알아내느라 고생해서 최종적으론 15시간 30분쯤 걸림.

업적, 갤러리 등 다 수집해서 진짜 게임 100% 다 즐겼다!!

미연시답게 오래 걸렸지만 이 게임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데,

일단 모든 등장인물이 각자의 역할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와 톤으로 풀더빙이 되어있어서 대사를 듣고 읽을 때 몰입이 잘 됐고,

또 등장인물들도 한국적인 신이고 복장, 말투, 배경도 옛스러워서 약간 한국 설화적인 느낌이라 마치 일상 속의 비일상같은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체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모두 만족했습니다!

현재 제작자분이 다른 미연시를 또 제작중이신걸로 보이는데, 이 게임을 워낙 재밌게 해서 차기작도 기대중...!! 언젠가 꼭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