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를 소개합니다 - 거북행자 님 (YAFT, 터보 슬로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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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Localization] 번역가를 소개합니다 - 거북행자 님 (YAFT, 터보 슬로스 등) [6]




Q: 간단한 자기소개와 번역 경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언제부터 번역을 시작하셨고, 어떤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셨나요?

A: 안녕하세요! 스토브인디에서 번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거북행자라고 합니다.
제 전문 영역은 영한 번역이며, 스토브인디에서 번역자로 활동한 지 3년 남짓 되었습니다.

8년 전에 우연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얻은 기회로 게임 번역을 시작했었고,
스토브인디 번역자로 활동하면서 지금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팬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지만, 소설을 읽기 좋아해서인지 주로 비주얼노벨 장르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제 대표 캐릭터는 익숙하실 수 있는데요,  바로 처음 번역에 참여했던 게임 '장애소녀'에서 주로 맡았던 캐릭터, 테즈카 린입니다.
첫걸음을 떼었던 게임이 가장 먼저 떠올라서 해당 캐릭터로 선정 했습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한 번역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특별한 도전 과제가 있었던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YAFT, Yet Another Fantasy Title 가 여러 모로 기억에 남습니다.
번역 과정이 골때리면서도 재미있었거든요.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클리셰를 철저히 깨부수고 오마쥬 캐릭터를 묘하게 패러디하는 게임이라 캐릭터,
서사, 상징의 원본을 알고 있다면 참 웃음이 나옵니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레골라스와 김리가 그렇게 등장할 줄은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다만... 이게 번역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걸 알아야만 정확한 번역이 나오다 보니,
번역자 입장에서는 머리에 쥐나는 작업이더라고요.
반지의 제왕에 브레이킹 배드... 나름 콘텐츠를 여럿 안다고 생각했는데, 택도 없었습니다.
덕분에 잘 모르던 워해머 콘텐츠도 접하게 됐죠.

그때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과정을 즐겼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게임을 번역을... 정말 힘들어서 도전하기 겁나지만,
그래도 꼭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 거북행자님을 골때리게 했던 게임, YAFT 바로가기 ! 


Q: 번역 작업을 할 때 어떤 철학을 가지고 계신가요? 번역 작업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A:  철학이라 할 만큼 탄탄한 사고를 가지고 있거나 고찰을 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한 가지를 꼽자면 유행어나 드립, 가벼운 표현은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소위 '입맛에 잘 맞는' 그런 단어나 표현을 쓰면 굉장히 와닿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말 적합한 위치에 들어가지 않으면 분위기를 해치기 쉽고 다른 번역문과의 연결도 끊어지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번역자가 옮겨야 할 원문의 의도가 퇴색되어 원래 의미가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이런 실수를 몇 차례 한 적이 있어, 가급적이면 원래 있는 표현을 쓰거나 적절히 합쳐 옮기고 있습니다.
어떤 번역 에세이에서 말하길 '번역은 원문과 원작자, 원문을 본 독자, 번역문을 본 독자, 나아가 자신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기왕 배신(?)하는 거라면 덜 배신하는 게 좋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저도 철학이 있던 거 같네요, 하하하...


Q: 앞으로 번역가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어떤 분야에서 더 성장하고 싶으신지 이야기해주세요.

A: 소소한 목표와 큰 목표,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소소한 목표로, 팬 번역을 혼자서 직접 해보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다른 분이 모집한 공고를 통해 번역자로 참여하는 게 다였는데,
제가 직접 주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꾸려가고 싶더라고요.

번역의 방향성, 프로그래밍적 지식, 팀원들과의 화합(이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지만 제 손으로 만든 결과물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전무하다 보니 아직 먼 길이지만, 틈틈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큰 목표로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의 번역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일전에 일본어가 원어인 게임을 영문 번역판을 기준으로 번역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이걸 중역이라고 하는데, 일본어를 전혀 모르다 보니 
영문 번역을 제대로 번역하면서도 이 의미가 맞는지 전전긍긍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기계 번역을 사용해서 부족하게나마 일문과 영문을 비교해봤는데,
전체적인 의미는 어느 정도 통했지만, 결정적이거나 감정적인 부분에선 의미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원문의 의도 >> 영어 번역자의 의도 >> 저의 의도를 거치다 보니 의미는 더더욱 달라져,원문의 의미를 오갈 데 없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래서 원문을 꼭 읽어야 한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소소한 목표도 먼 길이지만, 영어 말곤 다른 언어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저로서는
먼 길을 넘어서 저 하늘에 뜬 별만큼 멀디먼 꿈이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실력을 길러보려고 합니다.


거북행자 님이 직접 참여하신 다른 작품들도 만나보세요! 

지구행 최단항로포스탈 4 -
후회는 ㅇ벗다
이카이터보 슬로스YAFT





번역가 소개 모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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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어나 드립, 가벼운 표현은 피하려고 노력하신다고 쓰셨는데,

YAFT는  클리셰 가득한 소재에 다양한 오마주와 밈 그리고 블랙 코미디까지 잘 번역되었던 걸 보니,

본심은 다를지도 모르겠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지구행 최단항로 포스탈 터보슬로스 딱 산겜들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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