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시판 글상세

😁 Free Talk

글상세

😁 Free Talk

[KoreanLocalization] 번역가를 소개합니다 - 달팽맨 님 (킹 아서: 제 9군단, 적인걸: 금장미 살인사건 등) [6]




Q: 간단한 자기소개와 번역 경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언제부터 번역을 시작하셨고, 어떤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셨나요?

A:  안녕하세요, 번역가 '달팽맨'입니다. 주로 영어→한국어 번역을 하고 있고, 달팽이를 의인화한 괴상한 캐릭터를 애용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게임 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번역가로 '전직'을 한 경우다 보니 번역 경력이 그다지 길지 않은 편이에요. 게임 번역가를 모집한다는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측의 게시물을 우연히 봤었고 그걸 계기로 번역 일을 시작하게 됐었죠. 지금은 다른 업체들의 일감도 받고 있고, 게임 외에 IT나 마케팅 분야의 번역도 하고 있어요.

게임 번역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저는 '스토리 비중이 크고 대사가 많은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그런 게임이 번역하는 보람도 있고, 인물의 성격에 어울리는 말투나 표현을 고민하는 것도 즐겁거든요.


Q: 지금까지 진행한 번역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특별한 도전 과제가 있었던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제가 지금까지 번역한 게임 중에서는 역시 '적인걸: 금장미 살인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원문이 영어지만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었는데, 어떻게 해야 영어 번역체 느낌을 없애고 동양적인 감성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이 정말 많았답니다. 그래서 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에 맞는 사자성어와 속담을 써서 번역한 부분도 있었고, 서양 쪽 외래어를 배제하려고 '발코니'나 '로비'라는 표현 대신 '노대', '현관'이라는 표현을 쓴 부분도 있었어요.

자료 조사 측면에서는 '측천무후'라는 유명한 표현 대신 '무조'라는 인명을 찾아내 사용한 것도 기억이 나네요. 그 외에 작중 인물들 중 실제 역사에서 차용한 사례가 더 있는지도 확인했었죠.그리고 추리 장르라는 특성상 각 텍스트의 미세한 차이가 게임의 난이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추리의 단서가 될 만한 부분을 번역할 때는 특히 주의를 기울였어요. 용어 하나하나, 조사(助詞)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피면서요.

이런 고민과 노력 덕분에 그럭저럭 납득할 만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고,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드네요.

▶ 달팽맨님의 세심한 번역이 돋보이는 게임, '적인걸: 금장미 살인사건' 바로가기! 


Q: 번역 작업을 할 때 어떤 철학을 가지고 계신가요? 번역 작업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A:  게임 번역에서 중요한 게 뭘까 생각해 보면 굉장히 많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용어의 일관성, 간결하고 직관적인 설명, 각 인물에 어울리는 말투, 말장난과 라임, 패러디와 오마주, 맞춤법과 주술 호응…. 어느 하나 경시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들이에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자면 역시 '자연스러움'이라고 봅니다. 번역은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번역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글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워야 해요. "번역이 잘 됐네."가 아니라, "번역된 글이네."라는 느낌조차 주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원문의 단어, 문장 부호, 어순을 충분한 고민 없이 번역문에 반영하게 되면 그런 자연스러움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번역을 할 때 원문을 분해해서 재조립하기도 하고, 원문에 빠져 있는 맥락 정보를 채워넣기도 합니다. 그 외에 '젠장', '제기랄' 같은 현실성 없는 욕설을 지양하는 것, 구어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번역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고요.

자연스러운 번역이란 무엇인지 체감하고 싶다면 소설 '해리 포터'의 '최초 번역판'과 '20주년 재번역판'을 비교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적어도 저는 재번역판 쪽이 훨씬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번역가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어떤 분야에서 더 성장하고 싶으신지 이야기해주세요.

A:  제가 번역가로서 갖고 있는 목표는 너무 거창해서 언급하기가 사실 좀 부끄럽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역체감을 주는 번역'인데요, 사람들이 다른 번역들을 별 불만 없이 이용하다가도 일단 제 번역을 경험하고 나면 다른 번역들의 아쉬운 점이 느껴져서, 결국엔 제 번역을 좀 더 선호하게 되면 좋겠다는 의미에요.

비유하자면 이는 모니터의 '주사율' 차이와 비슷한데요, 60Hz 모니터만 쓰는 동안에는 아쉬움이 없지만 144Hz 모니터를 경험하고 나면 그제서야 60Hz 모니터에 아쉬움을 느끼게 되듯이, 번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주사율 모니터'같은 번역을 하고 싶어요. 최대한 자연스러운 번역을 하고 싶고, 원문의 의도를 온전하게 담아낸 번역을 하고 싶고, 대충 읽어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번역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번역가로서 너무나 미숙한 상태예요. 늘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매번 미흡한 부분이 존재하고, 나중에서야 그런 부분들을 발견하고는 창피함을 느끼곤 하거든요. 그래서 당장의 제 목표는 '예전 번역보다는 더 나은 번역'을 하는 거예요. 이 목표를 향한 노력들이 모이고 모이면, 쌓이고 쌓이면, 결국에는 제 최종 목표인 '역체감을 주는 번역'이 가능할 거라고 믿습니다.



자연스러운 번역을 추구하는 번역가, 달팽맨 님이 직접 참여하신 다른 작품들도 만나보세요! 

아킬레우스:
알려지지 않은 전설
킹 아서: 제 9 군단펠 씰:
아비터의 표식
메트로
시뮬레이터 2
포스탈 4:
후회는 ㅇ벗다



번역가 소개 모아보기 👇




Reply 6
Notification has been disabled.





'후회는 ㅇ벗다' 초월 번역 제목의 번역가시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포스탈 4'의 그 부제는 제가 번역한 게 아니에요

그리고 제 번역의 비중도 그리 크지는 않았답니다

😁 Free Talk's post

List
작성 시간 25/09/2024
image

번역가를 소개합니다 - 엔디 (헤븐 시커, 브레이브 던전 등) [5]

25/09/2024
25/09/2024 08:00 AM
작성 시간 25/09/2024
image

번역가를 소개합니다 - 거북행자 님 (YAFT, 터보 슬로스 등) [6]

25/09/2024
25/09/2024 08:00 AM
작성 시간 25/09/2024
image
+1

대가리는 그냥 장식이야? [14]

25/09/2024
25/09/2024 01:06 AM
작성 시간 25/09/2024
image

번역가를 소개합니다 - 달팽맨 님 (킹 아서: 제 9군단, 적인걸: 금장미 살인사건 등) [6]

25/09/2024
25/09/2024 08:00 AM
작성 시간 24/09/2024

이세계 왕녀님 관련해서 궁금한게 있는데... [12]

24/09/2024
24/09/2024 04:0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