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월드 DLC 카르타고의 발흥에서는 카르타고의 건설부터 로마와의 대립까지 많은 컨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다. 초창기에는 카르타고를 부흥시키는 미션이 주된 임무가 되는데 이걸 하다보면 튜토리얼과 더불어 올드월드의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카르타고의 도시를 세우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때 카르타고의 초대 여왕이라고 불리는 디도를 플레이할 수 있으나 불과 1턴 만에 지도자가 바뀌어버린다. 

사실 디도를 둘러싼 신화에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디도는 페니키아 티레의 공주로서 카르타고를 건국한 여왕으로 현재에는 튀니지의 상징으로 불리는 여성이다. 그녀는 비르사 언덕에 왕궁과 요새를 세우면서 카르타고의 초석을 다졌다. 

어느 날, 디도는 아이네아스와 사랑에 빠졌다. 아이네아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트로이를 탈출한 이들 중 한 명이었다. (트로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해당 링크를 참고 https://blog.naver.com/leeon715/223511314255)

1년이 지난 뒤 아이네아스는 디도를 떠나게 되고 디도는 그런 그를 원망하며 목숨을 끊는다. (아이네아스가 떠난 이유는 신탁이라는 설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네아스가 세운 곳이 바로 로마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카르타고는 주변 토착 세력들의 견제를 받으면서 점차 지중해의 패권을 쥐게 된다. 특히 가장 많이 부딪히는 세력 중 하나는 리비아, 누비디아였다. 

특히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는 카르타고인과 리비아인들의 사이는 애증 사이였다고 한다. 만나면 칼부터 빼들고 싸우는 사이였지만 때로는 교역을 했었는데 교역 방식이 매우 특이했다. 

먼저, 아무도 없는 해안가에 상품을 두고 철수한 뒤 연기로 신호를 보낸다. 이를 본 리비아나 카르타고 선원들이 와서 합당한 거래라고 판단되면 상품을 가져가고 생각한 만큼의 대가를 놓고 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상품은 그대로 둔 채 돌아가 흥정을 계속한다. 

게임 속 카르타고는 주변과 경쟁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중간중간 페니키아가 바빌로니아의 공격을 받자 끊임없이 지원을 보내기도 하였다. 실제로 카르타고는 페니키아의 중요한 식민도시였고 카르타고에게 페니키아는 모국이었다는 설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카르타고는 주변 이민족들을 정벌하고 지배하면서 많은 영토를 차지한다. 북아프리카 해안, 이베리아 반도, 시칠리아, 사르데냐, 코르시카 섬 즉 지중해의 섬과 반도를 확보한다. 이는 현재의 북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영토를 아우르는 대국이 된 것이다.  

이 당시 카르타고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은 바로 그리스였다. 그리스와 카르타고는 시칠리아 (현재 이탈리아의 영토)를 두고 갈등을 벌였다. 

이 때 그리스는 여러 도시국가들로 나뉘어 있었다. 또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동맹 2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후일 카르타고 로마 전쟁에서 시라쿠사를 포함한 일부 도시는 카르타고를 지원하였다. 

그리스의 뒤를 이은 것은 바로 로마였다. 로마와 카르타고는 시칠리아와 사르데냐를 두고 전쟁을 하게 된다. 이 전쟁은 한쪽이 멸망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는데 게임에서는 내내 휴전 협정 없이 전쟁이 이어지는 설정으로 구현하였다. 

카르타고는 3차례의 포에니 전쟁을 치르면서 로마와의 전쟁으로 쇠퇴하다 멸망하였다.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로마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장군을 상대로 분전하다 패배한 것은 대중에게 유명한 일이다. 로마 건국의 먼 조상이 아이네아스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하다.

카르타고는 이처럼 끝없는 유혈 사태를 버텨가며 로마와 대립해 해상의 지배자로 군림해왔다. 카르타고의 부흥 시나리오에서는 이러한 카르타고를 직접 부흥시키면서 역사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