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셨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확히는 오래된) 컴퓨터 상식 하나를 바로 잡아 볼까 합니다.
바로 조각 모음을 켜 놓으면 SSD의 수명을 단축시키니, SSD를 쓰는 사람들은 조각모음을 반드시 꺼 놓으라는 말,
그리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루머들 입니다.
■ 조각 모음은 SSD의 수명을 잡아 먹고 속도를 느리게 만든다?
일단 이 내용 자체는 사실입니다.
SSD는 쓰기 횟수가 제한된 저장 매체입니다. 그래서 SSD의 수명을 말할 때는 최대 쓰기 용량을 기준으로 말하곤 합니다.
조각 모음은, 조각난 파일들을 한곳으로 모아주는 “쓰기 과정”을 포함하고 있기에, SSD에 조각 모음을 하면 수명을 잡아먹죠.
그리고 SSD의 경우는 RA(랜덤 액세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저장 매체이기에 파일이 파편화 되어 있을 수록
파일에 대한 접근속도 = 읽기&쓰기 속도가 높습니다.
SSD는 조각모음을 통해 파편화 정도가 낮아지면 속도도 느려지게 됩니다.
분명한 수명(쓰기 용량 제한)이 있는 SSD지만, 쓰고 읽기를 많이하는 C:라고 해도 정말 오오오오오오오래 쓸 수 있습니다.
SSD에 서버(그냥 24시간 내내 쓰고 읽기를 반복하는)를 올리지 않는 이상, 개인이 쓰는 SSD에서는 딱히 수명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수준입니다.
반면 HDD의 경우는 물리 플레이트가 회전하면서 지정된 위치에서 파일을 읽어오는 DA(순차 액세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고,
외부의 충격을 받지 않는 이상은 모터 수명 = 하드 수명이라 말할 정도입니다. (이상적인 환경에서 대략 10년 수준)
그래서 HDD는 읽고 쓴 용량보다 사용한 시간이 직접적인 수명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적으로 20만 시간)
순차 엑세스의 특성상, 파일이 조각나 있다면, 플레이트가 조각난 위치로 돌아 갈 때마다 위치로 찾아가 읽어 줘야 하기에,
파편화 되어 있을 수록 읽기 속도가 느려지고, 빈 자리를 일일이 찾아가야 해서 쓰기 속도도 느려집니다.
그렇기에 주기적인 조각 모음은 HDD의 읽고 쓰기의 속도를 최적화 시켜 줍니다.
■ 조각 모음을 켜 놔도, SSD는 조각 모음을 하지 않습니다.
위 스샷에서 보셨지만, 이미 “조각모음”이라는 대신 “드라이브 최적화”라고 메뉴의 이름이 바뀌어 있습니다.왜냐면, 윈도우에서 HDD와 SSD를 구분해서 HDD는 조각모음을 SSD는 Trim을 실행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조각 모음이라는 말 대신에 최적화라는 단어로 바뀐 것도 오래 되었네요. 예전에는 해당 기능도 작동 버튼도 조각모음,
조각모음 시작 등으로 적혀 있어서, SSD에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오해를 키우곤 했습니다.
단, 예외가 있으니 윈도우 8 이하 버전을 쓰시는 분들은 HDD도 SSD도 조각모음을 실행합니다.
그런데 윈 8 아직 쓰시는 분이 계시면 그건 신기할 듯 하네요.
※ 그럼 Trim은 뭘까요?
엑셀 함수의 trim을 생각하면 비슷하긴 합니다. “ 문자 “ 에 trim 함수를 적용하면 좌우의 공백 문자를 지워 “문자”를 돌려주는 함수죠.
SSD에서는 파일을 지웠을 때, 실제로는 파일을 지우지 않고, 거기에 연결된 주소만 지웁니다. (HDD도 똑같이 작동하긴 합니다.) 그래서 대용량 파일을 읽고 쓰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의외로 삭제는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수행되는 이유기도 하죠. 작은 용량의 파일 여러 개를 지우는게 그것보다 훨씬 큰 파일 하나 지우는 것 보다 오래 걸리는 것도 마찬가지.
아무튼, 빈 공간에 빈 문자 대신 정말 비워 버리는 trim 입니다.
바로가기만 지우고 실제 파일 데이터가 남아 있는데,
Trim은 이 1001110101010 과 같은 이진수 데이터를 모두 000000000으로 치환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데이터를 작성할 때는 항상 덮어 씌우기를 하기에 거기에 있는 데이터가 110101011100이든 0000000 이든 상관 없지만,
“여기 써도 되나???” 라고 질문할 때는, 안에 있는 데이터에 1이 포함되어 있다면 “쓰고 있는 데이터 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에, SSD 컨트롤러는 다른 장소(0000000)를 찾아보곤 합니다. 그래도 없으면, “여기 진짜 써도 되는지 확인 좀 해줘” 하면서 연결된 주소가 없다면 (이미 삭제된 데이터 라면) 해당 부분의 값을 덮어씌우는 거죠.
이 과정 때문에 Trim을 하지 않고 오래 사용한 SSD는 쓰기 속도가 느려지게 됩니다.
Trim을 사용하면 해당 부분의 데이터를 깨끗하게 지우고 “바로 써도 됨!” 하고 표지판도 박아 버립니다.
그러니 Trim을 해주면 쓰기 속도의 유의미한 최적화를 기대할 수 있는 거죠.
빨라진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냥 점차 느려진 속도를, 기존의 속도로 복구 시켜주는 거라서...
삼성에서는 이런 식으로 설명해 줍니다.
■ Trim은 너무 자주해 주면 안좋다?
이건 반만 맞습니다. 정말 고시대의 Trim (최대 용량이 32gb 수준이던 SSD)의 경우는 000000000으로 데이터를 “덮어 썼습니다.” 쓰기 횟수가 수명인 SSD에 있어서 이건 정말 수명 감소로 이어졌죠. 그러니 진짜 SSD 태동기 (인텔 SSD 밖에 안나오던 시절)에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이걸 Zero-Fill 이라는 전문용어를 써서 기억하다보니, 아직도 Trim이 쓰기를 발생시키고 SSD의 수명을 소비한다고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새로운 데이터도 어차피 그 자리에 덮어쓰는 거,
00000이면 어떻고 11111 이면 어때? 그냥 “바로 써도 됨!” 표지판만 박아보면 어때?
→ 아니.. 그렇게 똑똑한 (smart) 생각을? 이렇게 smart Trim이 나오게 됩니다. “쓰기 과정이 발생하지 않는 Trim” 이죠.
여러분들이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삼성 128gb SSD가 나오기 시작하던 시절에는 smart Trim 이라는 기술이 완전 일반화 되어 있어서,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SSD는 Trim을 사용한다고 해서 SSD의 수명을 갉아먹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냥 너무 일반화 되어 있어서, 스마트 같은 말 붙이지도 않고 그냥 Trim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Trim 한다고 SSD의 수명이 줄어들거나, SSD 컨트롤러의 성능 저하, 쓰기 횟수 감소 어떤 것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SSD에 Trim 명령을 1000번 연속으로 쏴주는 기괴한 일을 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굳이 주기를 말하자면, 윈도우의 드라이브 최적화 스케줄러는 주로 1주일을 기준으로 잡혀 있습니다.
■ 그래도 최적화를 꺼주는게 안전하다?
가끔 “외부 드라이브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조각모음을 실행하니, SSD도 조각모음을 해 버린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건 잘못 알려진 사실이며, 이건 마이크로소프트에 잘못이 있습니다.
윈도우에 외장하드를 연결하면, 외장하드의 S.M.A.R.T. 값 (디스크의 정보들)을 불러오고,
- HDD로 인식되면 조각모음
- SSD로 인식하면 Trim
- HDD나 SSD의 구분 정보를 받아오지 못하면 최적화 실행 안함
의 조건이 이미 부여되어 있습니다. 즉, 외장 하드를 연결해도 구분해서 조각모음이나 Trim을 실행합니다.
예전에 외장 드라이브를 정말 조각모음 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어느 시점에서 업데이트 된 지 몰라도, 윈도우가 업데이트 노트를 찾기 어렵게 해 놓거나 공개를 안하는 경우도 많아서 ㅠㅠ
알려주지 않은 마소 잘못 ㅠㅠ
이건 직접 외장 드라이브 연결해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외장하드를 연결해도, 그게 SSD라도 조각모음에 의한 수명 소모는 없다는 것입니다.
직접 trim을 실행(윈도우에서 실행)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SSD에서 자동 실행하긴 합니다.
마이크론의 SSD 브랜드 크루셜에서도 Trim은 “수명을 증가시켜 주는 도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삼성이나 SK 하이닉스, 그 어디에서도 Trim이 수명을 갉아 먹는다는 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수명을 증가 시켜준다는 말을 꾸준히 적어주지만,
이건 Trim과 동시에 작동하는 GC(가비지 컬랙터)와의 시너지에 의한 영향이지 Trim의 직접적 효과로 볼 수 없습니다.
과거 블로그 글을 참고하는 분들 중, 종종 Trim이 Zero-Fill로 쓰기를 발생시켜 SSD 마모를 발생시킨다고 알고 계십니다.
오직 예전 블로그에서나 찾을 수 있는 잘못된 상식이죠.
■ 저~~~~~~~~~~엉말 가끔씩은 수동으로 Trim을 챙겨줄 필요도 있습니다.
설정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굳이 신경쓸 필요는 없는 Trim(및 드라이버 최적화) 기능입니다만,
정말 가끔씩은 최적화 페이지를 살펴봐 줄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드물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조각모음과 디스크 사용을 동시에 할 경우 유의미한 속도 저하가 눈에 띄기 때문에,
디스크 최적화는 주로 PC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진행됩니다.
그런데 PC를 켜면 자기 할 것만 빠르게 하고 끄는 분들, 또는 서버 등을 운영하여 항상 특정 드라이브가 활동중인 상태의 경우,
최적화 스케줄러를 무시할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 스케줄러는 매주로 되어 있지만, 어째선지 115일이나 최적화를 진행하지 않은 C: 가 보이실 겁니다.
항상 작동중인 드라이브는 종종 최적화 설정에서 배제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심하게 C:를 사용하는 줄은 몰랐네요 ㅋㅋ
※ 결론은...
드라이브 최적화 예약 1주일 켜 놓으시고, 1년에 한번 정도 최적화를 확인 해 주세요.
SSD의 읽기 쓰기 속도를 최적화 시켜줘, 안정적인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촉촉한감자칩
🫡🫡🫡 즐겜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소녀 게임, 건설 경영 게임을 사랑합니다!
맥과 윈도우 둘다쓰는데
윈도우는 사용자한테 너무 많은 옵션을주다보니 더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렇게 오늘두 하나 더 알아가며 윈도우를 더 잘쓸 수 있겠군요
개추
@카리나가위갈아요
얼마전 조각모음 시도하고 4일? 인가 3단계까지 갔다가 어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20몇단계도 간다던데 딱 대 하고 더 진행 하려 했으나 켜놓고 알트탭을 하면서 필요없는 인터넷창을 닫다가 그만... 사실 이정도면 그냥 포멧하거나 자료 옴기고 포멧한번 시원하게 해주는게 맞긴하지만 뭔가 화가 난달까요...
97% 조각남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건 조각 수준이 아니라 가루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 확인해 봤는데 매주 최적화 예약 되어있네요
훌륭한 기본 설정값을 유지하고 계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