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스의 게임실록] 11. 현실 속 방어전, 뱀서라이크 게임 속에서는 어떻게 다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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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사스의 게임실록] 11. 현실 속 방어전, 뱀서라이크 게임 속에서는 어떻게 다뤄질까?


이번에 다뤄볼 것은 게임과 현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방어전이다. 방어전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보통 고지를 두고 점령하려는 세력과 방어하려는 세력 간 혈전이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게임에서 자주 보았던 것은 플레이어만을 향해 무한히 포위망을 좁혀오는 적들을 노리는 장면을 많이 본다. 이는 뱀서라이크 게임에서 자주 봐왔다. 


뱀서라이크 게임은 2022년 출시된 뱀파이어 서바이벌 게임에서 유래되었다. 뱀파이어 서바이벌은 자동 공격 기반에 사방에서 오는 적들의 공격을 피해 생존하면서 적을 격퇴하는 작품이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결과적으로 적들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낸다. 


뱀파이어 서바이벌(뱀서) 또한 다른 게임에서 오마주한 부분들이 많지만 인디게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분명하다. 뱀서의 컨셉을 이어받은 뱀서라이크 게임들은 그리드랜드, 갓 오브 웨폰 등이 있다. 




현실에서도 특정한 거점 없이 적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미션을 완수하는 역사적 사건은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베를린 전투 중에 일어난 엘베강 철수 작전이다. 베를린 전투는 나치 독일의 심장이자 상징이었던 베를린과 국회의사당을 두고 소련군과 독일군이 최후의 대규모 전투이다.  


이에 독일군은 베를린에서 서쪽 엘베강 너머에 주둔한 미군에게 항복하여 한명이라도 더 소련군의 무자비한 보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작전을 세운다. 이 때 베를린의 서부로 독일 피난민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독일군은 민간인의 대피까지 책임지게 되었다. 


소련군은 독일군이 도망가는 꼴을 그냥 볼 수 없어 다량의 포를 동원해 엄청난 포격을 퍼부었고 군인과 민간인과 모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압도적인 병력 차에도 불구하고 독일군은 몇 대의 전차와 패잔병들을 중심으로 버텼고, 이 격전을 틈타 민간인들이 엘베 강을 무사히 도하하는데 성공한다.



사실 뱀파이어 서바이벌에서 보았듯 캐릭터 혼자서 다수의 적을 상대로 포위망을 벗어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이는 게임에서 보급, 자원의 한계가 없다는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이 압도적인 화력으로 적을 밀어붙인다는 것도 게임적 허용 중 하나일 것이다. 


뱀서라이크 게임들에서 플레이어가 컨트롤하는 주인공은 비현실적이고 강력한 스펙을 보여준다. 특별한 보급도 없고 자원도 필요없이 이동한다. 그리고 다수의 적의 공격을 실시간으로 피하면서 반격까지 한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내내 수행하면서 지지치도 않는다는 것. 


한 가지 더 뱀서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면 역시 시간에 따른 플레이어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터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격퇴할 수 있는 화력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데 여기서 지치긴 커녕 더 성장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적을 포위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화력을 쏟아부으면 지치는 것은 공격자가 아닌 포위된 방어자이다. 


현실에서 포위를 당하는 상황에선 식량과 식수가 고갈되는 문제도 크지만 더 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바로 탄약이다. 무기가 부족하면 공격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뱀서라이크에서는 오히려 무기 숫자가 늘어나고 데미지가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진다. 아군에게서 탄약을 공급받는 것도 아닌데 순식간에 훨씬 강해진다. 긍정적으로 볼 부분은 그저 숙련된 전투 경험 뿐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게임과 현실이 다른 점은 적 입장에서 인명 손실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전쟁에서 없는 건 아니지만 게임에서는 이러한 손실을 숫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 스탈린이 말했다고 알려진 어록을 보면 한명의 죽음은 비극이요, 백만명의 죽음은 통계라는 말이 있다. 다수가 죽는다고 해서 그에 비례하여 사람들이 공감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뱀서라이크에서는 다수의 병력을 하나를 섬멸하고자 축차투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지옥이지만 전략적으로 보았을 때에 플레이어에게 병력을 보낸 적 사령부 입장에서는 이만한 교환비는 없을 것이다. 현실 사례에서 비추어볼 때 게임에서는 비효율적이면서도 지극히 건조한 대우이다. 


가장 처음 언급한 사례에서 보듯이 현실 속에서의 전투라는 것은 병사 뿐만 아니라 민간인도 전쟁에 휘말린다. 따라서 병사들만 전쟁에 가담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특히 직접 도시를 공격하는 일이 많은 현대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보니 현실에서 게임을 바라본다면 개인이나 소수를 상대로 무수히 많은 병력을 밀어넣는 적들은 기이한 현상이라 여길 수 있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엘베 강 퇴각에서는 민간인들을 구하여 미군에게 항복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했다는 것과 더 대조된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플레이어 입장에서 플레이하는 관점과 적의 관점은 서로 상반된다. 뱀서라이크 게임들은 다수의 적들에 맞서 플레이어가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비춰진다. 하지만 적의 입장에서 보자. 사기, 자원을 고려하지 않고 끊임없이 병력을 소집해서 투입한다. 그리고 아무런 현실적인 제약 없이 적들을 도륙하는 캐릭터에게 달려든다. 결과적으로 주인공에게 무의미한 돌격을 반복하다가 죽는 적군들의 비극을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하다.



#뱀서라이크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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