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타그라 19주년과 FLOWERS 10주년을 맞이한 Innocent 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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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kleChallenger] 카르타그라 19주년과 FLOWERS 10주년을 맞이한 Innocent Grey [4]


지난 4월 18일 이노센트 그레이는 당사가 개발한 FLOWERS 시리즈의 10주년을 맞이해 음악회 개최를 발표했습니다.


함께 공개한 일러스트에 그려진 노란 꽃은 '헬리크리섬 코르마'로 꽃말은 "영원한 추억", "기억"을 의미하며,

음악회의 제목인 「Mémoire éternelle」는 불어로 "영원한 기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올 여름 발매 예정인 사운드 드라마 역시 꽃말 4부작의 마지막이라고 하니,

어째 정말 모든 게 마무리가 되어 간다는 걸 느끼게 하네요.


이번에는 두 시리즈와 함께 걸어 온 이노센트 그레이의 발자취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당연히 다른 글처럼 직접적인 잔인하거나 성적인 묘사와 이미지는 일절 기재하지 않습니다.

청불 제한 기능도 없거니와 원본이 손볼 수 있는 수위도 아니기에, 호기심이 생기면 개인적으로 찾아보는 걸로.



1. 이노센트 그레이의 탄생




Innocent Grey

'순수한 회색'이라는 의미로, 대표이사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스기나 미키(杉菜水姫)에 의하면


"검은색도 흰색도 아니라는 점에서 어두운 검은 게임도 밝은 순백의 게임도 만들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그런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설립 초창기엔 줄창 다크한 게임만 만들었지만 말이죠.




스기나 미키의 학창 시절 꿈은 현재 그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꽤 의외입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권투에 흥미가 있었으며, 프로 권투 선수라는 꿈을 품고 상경을 합니다.


하지만, 1년에 가까운 장기 부상을 당하며 프로를 향한 길은 불투명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생각을 바꾸어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게임계 전문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엄청 뜬금없어 보이지만, 현재 그의 그림을 보면 납득이 되는 부분이지요.


처음에 그는 평범한 상업용 게임을 개발하고자 했지만, 학교에서 교류한 동료의 영향으로 미소녀 게임 업계로 노선을 바꾸었고,

성인향 게임 브랜드 M사에 들어가 한 게임의 원화 담당으로 참여한 뒤, K사로 거처를 옮겨 하나 더 담당하게 됩니다.


이때 K사의 대표는 적합한 인물을 선정하여 새로운 멀티를 펼칠 생각을 하였고, 그 인물로 스기나가 뽑힙니다.

스기나는 그 상사의 도움으로 일부 인원들과 K사에서 독립하여 유한회사 궁그닐을 설립하게 됩니다.



2. 특유의 어두움으로 도약하다


때로는 사소한 일이 큰 일의 계기가 되고는 합니다. 

이노그레의 첫 작품의 경우 일본의 전통 의상인 '하카마'를 그리고 싶었다가 그 이유였습니다.


스기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 하카마를 입은 사람을 보고 하카마를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거기에 어릴 적부터 거장 '요코미코 세이시'와 '교고쿠 나츠히코'의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읽었던 스기나는

그 영향으로 잔혹하고 엽기적인 묘사와 전후 일본의 세계관에 흥미가 있었고, 두 거장처럼 탄탄한 미스터리 작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노그레의 한 대표 작품은 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과 유사성이 높아 표절 논란이 있는 것이 흠)


이러한 이유가 결합되어 우중충한 분위기의 전후 쇼와 시대에 벌어진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이라는,

미소녀 게임계에서 보기 힘든 모에 요소 하나 없는 컨셉이 게임의 배경이 되었고, 나아가 이노그레의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쇼와 시대 : 1926년 12월 26일 ~ 1989년 1월 7일, 전후는 아시다시피 1945년 이후



"작곡가 MANYO"(이하 마뇨)


구체적인 기획이 정해지자 스기나는 평소에 눈여겨보던 작곡가 마뇨에게 러브콜을 보냅니다.

예전부터  마뇨의 음악을 좋아한 이유도 있었지만 마뇨가 민족 음악과 일본풍 음악에도 능했기에 음악을 맡기게 되었고,

실제로 본인이 생각한 그대로 뚝딱 음악을 만들어 주었다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시모츠키 하루카(霜月はるか)"


이어서 마뇨와 친분이 깊었던 싱어송라이터 시모츠키 하루카를 주제곡의 보컬로 섭외합니다.

이후 시모츠키 하루카는 마뇨와 함께 이노그레 모든 작품에 참여하는 핵심 인물이 되는데

그게 어느 정도냐면 이노센트 그레이 차원에서 보컬 앨범을 따로 제작하여 발매할 정도였고,

FLOWRES 발매 시기 인터뷰에서 스기나는 시모츠키 하루카를 계속 섭외하는 이유에 대한 물음에


"시모츠키 씨가 부르는 이노그레의 노래는 그 노랫소리 속에서 광기를 느끼게 해줍니다.

시모츠키 씨 말고는 그 느낌을 준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처음 카르타그라 때부터 시모츠키 씨의 노랫소리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이러한 만반의 준비 끝에 2005년 4월 28일, 이노그레의 첫 작품 『카르타그라 ~달에 미치는 병~』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현 시각 기준 FLOWERS 10주년에 이어 카르타그라도 19주년을 맞이했네요.


카르타그라는 기획의 의도대로 우중충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미스터리 소설과 같은 스토리,

스기나 미키의 수려한 아트로 표현된 잔혹한 연출과 H신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얻으며 이노그레가 성장하는 발판이 됩니다.



"FLOWERS 시리즈를 기점으로 변화한 화풍으로 그린 카르타그라의 히로인 카즈나"

   

작년 4월 28일, FHD 리마스터를 통해 재탄생한 카르타그라의 오프닝 테마 『고독의 바다』

언급했던 핵심 인물들이 그대로 참여했으며, 작품의 분위기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가사

떨리는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숨결 역시

서로 뒤섞이는 기쁨을 알지 못하고 사라졌어


고독을 삼켜 소용돌이치는 감정에

얽히고설켜 움직이지도 못하고

얼굴을 가린 채 어둠 속에 가라앉은

내 안을 헤매는 거야


가지 말아줘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건드려 버리면 곧바로 아파와


파도 소리가 잠잠해지고

분명 지금 이대로 있을 수는 없겠죠



3. 순백의 게임, FLOWERS의 탄생


쾌조의 출발을 한 이노그레는 중간중간 그저 그런 반응의 게임을 내기도 했지만,

카르타그라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카라노쇼죠』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브랜드의 성공이 아니라 만들어 온 모든 게임에서 잔혹한 묘사를 빼놓지 않았다는 것.

아무리 본인이 흥미가 있다고 한들 10년 가까이 끔찍한 걸 그리고 있으면 멘탈에 대미지가 쌓일 수밖에 없겠지요.


잔인하고 엽기적인 고어 장면과 우중충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지친 스기나 미키는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앞두고도 숨 돌리기 용으로 새로운 분위기의 게임을 제작하기로 합니다.

2013년 공허의 소녀 이후, 2020년에 와서야 하늘의 소녀가 나왔으니 그 공백은 꽤 길었다고 볼 수 있지요.


"우와~ 그럼 이제 스기나 미키의 그림으로 핑크빛 러브러브를 볼 수 있는 거야?"


그건 아니었습니다.

스기나 미키가 선택한 컨셉은 다름 아닌 '백합'에 '전연령' 작품이었습니다.

한 가지, 미스터리만은 포기하지 않아 '백합계 미스터리 어드벤처'가 기획된 것이지요.



"백합 장르의 대중화와 남성층의 폭발적인 유입에 영향을 준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이 결정 역시 되게 뜬금없게 다가올 수 있지만, 스기나 미키 안에서는 꽤 오랜 시간 품어온 목표였습니다.

(카르타그라와 카라노쇼죠 시리즈에 백합 요소를 살살 넣으면서 슬쩍 내비치기도 했고요.)


스기나는 카르타그라를 개발하던 시기에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이하 마리미테)를 알게 되었고,

마리미테처럼 마음의 유대에 중점을 둔 백합 작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고 얘기합니다.


실제로 가톨릭계 미션스쿨이라는 배경, 정신적인 성장과 교우 관계의 비중을 높게 잡으면서

마리미테의 영향을 많이 받은 모습을 보여줬구요.


물론 당연하게도 이러한 결정에 대해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나왔습니다.

성인향 브랜드가 전연령에 진출했다가 망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지요.


그 우려대로 낮아진 소비 연령층을 위해 가격도 풀 프라이스(8,800엔)가 아니라 더 낮게 책정한 점(4,800엔)

그러면서도 퀄리티 부분에서 타협하지 않았기에 게임 판매만으로 개발비를 회수할 만한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인지도와 인식을 높여 개인 화전과 음악회 등 외부 활동의 수익을 통해 그 부분을 메웠으며,

FLOWERS를 하러 왔다가 다른 이노그레의 성인향 게임에 역으로 유입된 인원 역시 꽤 많았다고 합니다. 




스기나는 말로는 숨 돌리기 용 작품이라고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꽤 많은 준비를 합니다.


스토리를 기존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맡기는 것이 아닌 백합 작품을 전문적으로 집필하는 작가를 섭외하면서

신규 유저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세계관의 게임을 만들도록 하였고


스기나 본인도 기존의 한자로 된 예명이 아닌 가타카나로 된 'スギナミキ'를 사용,

브랜드 홈페이지 역시 전연령용 페이지를 따로 추가하며 새롭게 단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라진 작품 분위기에 맞춰 포근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화풍에 변화를 주었죠.


이렇게 순백의 게임으로써 첫발을 내디딘 봄편은 추리와 결말 부분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계절에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FLOWERS 역시 사랑받는 시리즈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기나 본인 역시 계절이 지날수록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그 결과 휴식을 위한 가벼운 작품이 아닌 자신의 라이프워크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 되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 예로 CG의 개수가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차차 늘어나 봄과 비교하여 가을에는 20장 가량 증가했다고 하며,

스탠딩 역시 원래는 계절에 따른 교복의 디자인 변화가 없을 예정이었지만 모든 계절에 변화를 주었고

이는 작품적으로도 계절감을 주는 효과, 어느 시점이 배경인지 구분하기 쉬워지는 점,

그리고 유저들이 새로운 디자인을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며 기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4. 앞으로의 색깔은?


2023년 카르타그라의 FHD 리마스터를 마지막으로 카라노쇼죠 시리즈는 마무리가 되었고,

FLOWERS 시리즈 역시 다른 매체를 통해 계속 꽃을 피워왔지만 게임으로써 끝이 난지는 상당한 기간이 흘렀습니다.


성인향 미스터리 작품은 이노센트 그레이의 근간이며,

백합 역시 FLOWERS가 마지막이냐는 질문에 다른 이야기도 구상하고 있다는 대답을 받은 상황.


앞으로 등장할 게임은 검은 색의 게임일지 하얀 색의 게임일지 굉장히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 참고 자료

위키피디아(일판)

2005~2018 사이 매거진 인터뷰 다수


Reply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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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괜찮네요. 노래에서부터 무슨 게임일지 예상이 된다고 해야하나요?

다른 게임 주제가들도 그렇고 참 잘 뽑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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