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현실의 괴리] 20. 식사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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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현실의 괴리] 20. 식사의 괴리





처음에는 게임 내에서의 식사가 너무 형식적이고 빨리 지나가는 것 아닌가라는 투정에서 나온 주제였다.

식사하는 과정이 무슨 포션 마시는 것 마냥 재료 조합하고 먹고 끝! 하기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포션과 음식 먹는게 같은 개념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자세히 짚고 넘어가보기로 했다.

현실의 식사 공정에서 정확히 무엇이 빠지고 있는지,

빠진 그것이 게임과 현실과 괴리를 얼만큼 크게 느끼게 만드는지 말이다.




1. 식사를 준비하는 일반적인 과정

- 조리도구를 준비, 사용한다.

- 재료를 섞거나 가공한다.

- 재료가 뭉치지 않게 젓가락 이나 다른 조리도구로 푼다.

- 요리 완성

- 완성한 요리를 냄비나 그릇에 담는다.



2. 식사를 하는 과정

- 숫가락, 젓가락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먹는다.

-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며 먹는다.

- 완식한다.

- 먹고 남은 그릇을 정리한다, 혹은 설거지 한다.


-> 스튜를 만들때 재료를 조합하여 단숨에 만들고, 도구 없이 맨손으로 그릇째 완식한다.



이게, 내가 게임 상에서 느끼고 있는 괴리의 정체인것 같다.

특히 식사를 하는 과정의 경우,

생존 /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의 압축된 공정을 가진 사례가 대부분이다.

(인터렉티브 무비계 게임 정도가 아니면..)

인터넷 스트리밍에서 '먹방' 이라 따로 채널을 구분할 정도로

식사하는 모습을 보는걸 좋아하는 현실의 문화와는 상반되는 취급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참조 자료: 레드 데드 리뎀션2 식사 과정 (Feat. 시온 TV)]




그렇기에, 식사 과정의 생략은 그저 속도감을 추구한 게임 디자인의 결과라 받아들이기엔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시점을 달리 생각해보기로 했다.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 식사를 하는 과정에 '디테일 (사실적인 묘사)' 을 붙인다면

어느 부분이 가장 개발자원을 요구할까 하고 말이다. 이 역시 단계별로 나눠보기로 했다.



[Lv 1]

- 조리도구를 준비한다. -> 도구는 벽에 걸려 있거나, 손에 들고 있는 모습만 준비하면 된다.

- 재료를 섞거나 가공한다. -> 냄비나 오븐에 넣으면 세부 가공 과정을 연출할 필요가 없다.

- 요리 완성 -> 완성된 요리 모습은 하나만 준비하면 된다.

- 완식한다 -> 다 먹었다는 사실만 출력하면 된다. (체력이 상승했다던가)



[Lv 2]

재료가 뭉치지 않게 젓가락 등을 이용한다.

-> 재료에 따라 음식이 뭉치고 풀리는 묘사가 달리 연출되어야 하며,

자세히 묘사하지 않으면 부자연스러운 연출을 낳을 수 있다.

(도구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준비할 것도 많아지게 된다.)



[Lv 3]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며 먹는다.

-> 먹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이 되니,

플레이어가 몰입해 볼 수 있도록 음식 및 먹는 과정을 보다 자세히 묘사할 수 있는 연출 및 카메라 워크 등이 필요해진다.



[Lv 4]

숫가락, 젓가락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먹는다.

->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여 먹든, 그렇지 않든, 도구의 사용은 어떤 식사를 즐기냐에 따라

적법한 움직임을 따로 준비하지 않으면 부자연스러운 연출로 이어질 수 있다. (준비해야 될게 가장 많다.)



내 나름대로 정리하고 있으려니,

식사를 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연출하는데 필요한 개발자원이 무시 못할 만큼 큰 폭을 차지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액션 게임을 즐길 때, 캐릭터와 몬스터 모두 똑같은 공격 모션 4~6개 만으로 싸우고

그 이상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이유와 비슷하다.

세상에 먹을 것과 이를 조리하는 방법은 수없이 있지만,

그 모두를 자세히 묘사할 만큼의 개발 자원이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지금의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요리 / 식사 시스템은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납득하고 넘어가기에는 현재의 시스템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식사의 여러 과정이 압축되거나 생략된 결과,

식사는 일도 아니고 휴식도 아닌 그냥 체력 회복의 과정으로만 보이게 된 인상이 커졌다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포션과 식사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글을 정리하고 있으려니, 세계에는 아직 '요리 + 먹방 시뮬레이션' 방면에서

높은 완성도 및 그래픽을 선보이는 게임의 존재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발자라면 한번 도전해볼만한 블루오션(?) 영역 같...기도 하고,

이런 작품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것에는 그만한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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