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얕은게임지식] 전투 준비 과정에 모든 재미가 담긴 장르, 오토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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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얕은게임지식] 전투 준비 과정에 모든 재미가 담긴 장르, 오토배틀러 [3]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1972년 최초의 게임기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와 상업적으로 성공한 첫 번째 게임인 퐁이 등장하며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맞이할 수 있게 된 뒤, 어드벤처, RPG 같은 메이저한 장르를 포함해 정말 많은 장르의 게임들을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만날 수 있었던 장르도 있지만 새로운 갈래로 뻗어나간 신규 장르도 있는데요. 오늘은 후자에 속하는 장르 중 하나인 Auto Battler, '오토배틀러'라는 장르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오토배틀러


전략적 팀 전투


Auto Battler, 자동으로 전투를 치룬다는 말 그 자체처럼 오토배틀러는 유저가 전투에 개입하지 않고 내가 배치한 유닛들이 자동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장르를 뜻합니다. 지금은 라이엇 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 롤토체스가 오토배틀러 장르 중에선 가장 잘 알려진 게임이라고 볼 수 있고 이외에도 크고 작은 오토배틀러 게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포켓몬 디펜스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처럼 오토배틀러의 시작점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많은 분들이 첫 번째 오토배틀러 게임이라고 보는 게임은 워크래프트3 유즈맵으로 2009년에 등장했던 '포켓몬 디펜스'인데요. 포켓몬 디펜스는 포켓몬스터 IP를 활용해 만들어진 게임으로 내 포켓몬들이 자동 전투를 한다는 점과 유저가 유닛을 조합해 덱을 강화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삼국지 디펜스

거기에 더해 지금의 오토배틀러 게임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인 특정 유닛들을 종족이나 계열, 직업 같은 카테고리로 묶어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시너지' 시스템은 역시 워크래프트3 유즈맵인 '삼국지 디펜스'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두 게임 모두 워크래프트3 유즈맵에서 출발했다는 건 MOBA 장르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에온 오브 스트라이크, AOS와 비슷하기 때문에 오토배틀러 역시 유즈맵에서 출발한 장르로 분류할 수도 있어요.


심포니 오브 워 / 이미지를 누르면 상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외에도 오토배틀러의 특징이라고 하면 SRPG 장르의 게임들처럼 특정 칸에 내 유닛을 배치, 하나의 보드 판에서 어느 정도는 플레이어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다만 RPG 장르의 게임들은 내가 직접 동료들을 선택해 파티를 구성할 수 있는 것과 다르게 주어지는 기물 풀에서 유닛들을 선택, 그걸로 파티를 짜야한다는 게 RPG와 오토배틀러의 중요한 차이점이 되고 있어요.


랑그릿사


하위 유닛을 조합해 상위 유닛을 만들어내는 개념 자체만 보면 일정 레벨에 도달했을 때 캐릭터의 클래스가 상위 등급으로 올라서는 전직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오토배틀러에서는 성장에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라 돈이 필요하다는 것 역시 차이점입니다. 랜덤으로 등장하는 기물들 중 원하는 유닛을 구입해 덱을 구성하고 유닛을 강화하는 과정과 시너지를 갖추는 과정에서 재미를 챙길 수 있고 그런 단계를 모두 완료하면 전투는 자동으로 실행, 내가 별다른 컨트롤을 가져갈 필요 없이 결과만 확인하면 되는 게 오토배틀러라고 할 수 있죠.


도타 오토 체스


오토배틀러라는 장르에 불을 지핀 타이틀은 아무래도 도타2 유즈맵 기반의 게임 도타 오토 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 등장한 오토배틀러 게임들은 도타 오토 체스와 비슷한 구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그런 도타 오토 체스의 타이틀에 '체스'라는 이름이 들어간 관계로 오토배틀러 게임들은 XX체스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아요.



기물들을 고정된 판 안에 배치해야 하고 해당 기물들이 정해진 패턴에 따라 전투를 펼친다는 것 자체는 체스라고 볼 수 있지만 판 위에 올라간다는 걸 제외하면 오히려 오토배틀러는 중국의 보드 게임 '마작'과 비슷한 결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기물들을 올려놓고 승부를 보는 게 체스라면 마작은 차근차근 내 손에 패들을 가져와 족보를 완성, 그걸로 승부를 보는 방식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고 이게 딱 오토배틀러의 고유한 특징과 이어지기 때문에 오토배틀러의 근원은 멀리 보면 마작, 적당히 보면 포켓몬 디펜스와 삼국지 디펜스를 포함하는 워크래프트3 유즈맵, 가까이 보면 도타 오토 체스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르명이 처음부터 오토배틀러였던 건 아니고 유즈맵 시절엔 당연히 디펜스, 도타 오토 체스도 자신들의 장르를 딱히 어떤 것이라고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가 롤토체스, 전략적 팀 전투를 내놓으며 해당 게임의 장르를 오토배틀러라고 명명했고 그게 장르명으로 굳어지며 지금은 거의 장르의 정식 명칭이 되었어요.


하스스톤 전장


도타 오토 체스 이후 정말 많은 오토배틀러 게임들이 발매, 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해당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토배틀러 게임이라면


라운드마다 새롭게 무작위로 제시되는 상점에서 유닛들을 구입, 같은 유닛을 여러 개 모으면 강화할 수 있음

종족이나 직업, 계열 같은 개념으로 나뉜 시너지가 존재, 같은 시너지를 가진 유닛을 배치하면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음

구역이 나뉜 판에 유닛을 올려놓을 수 있고 내 필드 안에서 위치는 자유롭게 조정 가능

함께 매치에 진입한 플레이어들과 자동으로 진행되는 전투를 펼쳐 마지막 1인이 되기 위한 경쟁을 펼침


이런 요소들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면 XX체스로 불리는 오토배틀러의 정석과도 같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넓게 본다면 이 중 몇몇 요소만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오토배틀러 장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어요.


팀파이트 매니저


챔피언이 아닌 선수를 성장시켜 픽밴을 진행, 전투를 자동으로 진행하는 팀파이트 매니저 같은 게임들이 '자동 전투'라는 개념에 집중한 대표적인 오토배틀러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위 챔피언을 모아 상위 챔피언으로 조합한다던가 같은 요소는 없지만 내가 선수와 챔피언의 조합으로 구성한 전략을 갖고 자동 전투를 통해 상대방과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오토배틀러 게임이라고 볼 수 있죠.


서몬스터


이외에도 오토체스류의 재미에 뱀파이어 서바이버의 맛을 결합, 두 장르의 장점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아나가고 있는 서몬스터나

타임워커: 다크 월드


혼자서 즐기는 싱글플레이 오토체스 느낌의 타임워커: 다크 월드 등 꽤 많은 오토배틀러 인디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커럽티드: 던 오브 하복 / 이미지를 누르면 상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그 중엔 스토브 인디 독점 타이틀로 만날 수 있는 커럽티트: 던 오브 하복도 포함되어 있어요. 이쪽은 덱 빌딩 로그라이크와 오토배틀러 두 장르를 결합, 기본적으로 전투는 내가 격자 위에 올린 대원들이 자동으로 진행하지만 그 전투의 향방을 내가 가진 카드들을 적절하게 활용해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재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오토배틀러 장르의 게임들을 스토브 인디에서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일단은 정석적으로 만날 수 있는 오토배틀러 게임은 커럽티드: 던 오브 하복 정도가 끝이에요.


히어로즈 아워 / 이미지를 누르면 상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아주 관대하게 본다면 히어로즈 아워나 심포니 오브 워 같은 게임들도 오토배틀러라고 굳이 분류할 수 있겠지만 전략적 팀 전투 같은 형태, 많이 줘도 팀파이트 매니저 정도의 오토배틀러 게임을 원하는 분들에게 이런 턴제 전략 RPG는 오토배틀러라고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키친 크라이시스 / 이미지를 누르면 상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그래도 4월 3일, 조만간 만날 수 있는 팀 사모예드의 요리 디펜스 게임 키친 크라이시스 같은 게임들이 하나 둘 스토브 인디 게임 라인업에 추가되고 있으니 오토배틀러 게임들도 지속적으로 추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운이라는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기는 하지만 분명히 실력이라는 요소도 충분히 중요한 장르, 오토배틀러의 매력을 인디 게임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스토브 인디의 신규 출시 게임 목록을 지속적으로 확인해보는 걸 추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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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배틀러 잘 몰랐는데 광범위하게 정의할 수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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