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스의 게임실록] 2. 현실과 게임에서 적의 위치를 확인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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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사스의 게임실록] 2. 현실과 게임에서 적의 위치를 확인하는 방식

전쟁에 필요한 것은 직접 싸우는 병사뿐만이 아니다. 병사들을 먹이기 위한 식량, 기갑 차량들을 몰 수 있는 연료, 또 그것들을 호송할 수 있는 선단이나 공군까지 매우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수송대나 군대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게임 내에서 알 수만 있다면? 소위 게임에서 말하는 '맵핵'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전쟁에서 적의 보급선을 무너뜨리고, 아군의 수송선을 격침시키는 잠수함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대규모 상륙 작전을 위해 적군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파악했던 것처럼 게임에서도 비슷한 역할이 수행되었던 사례가 몇몇 존재한다.



적의 계획이나 위치를 안다는 것은 꽤나 큰 이점을 갖고 있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 침공 전, 루프트바페의 장교가 갖고 있던 황색 작전 계획서가 벨기에군에게 입수된 사건이 있겠다. 프랑스는 1차 세계 대전과 다를 바 없는 독일의 공세 계획을 접해 안심하였고, 반면 독일은 온 수뇌부가 멘붕 상태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만슈타인이 입안한 낫질 작전 이후 상황은 변화하였다. 독일군의 주력이 들이닥칠 것이라고 생각했던 마지노선 대신 독일의 신설 기갑사단들이 벨기에 국경 지역에서 수비대를 뚫고 룩셈부르크 북부 지역을 돌파해 곧장 아르덴까지 치고 나간 것이다. 프랑스군은 절망하여 이렇게 외쳤다. 'La guerre est fini (이 전쟁을 끝났어)'.



이 경우엔 프랑스군은 독일군의 위치를 잘못 예측하여 무방비 상태로 대처하였고, 포위되어 괴멸된 사례이다. 





게임에서는 이런 경우가 없었을까? 대표적으로 RTS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적의 수송선을 잡기 위해 중앙에 옵저버(관측선)를 배치해둔다고 가정해 보자. 옵저버의 가격은 미네랄 25원, 가스 75원. 옵저버를 생산하기 위한 로봇공학 시설이 미네랄 200, 가스 200. 즉, 옵저버 하나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합치면 225원, 가스 275원. 



하지만 만약 중간에 적 드랍십을 발견해서 격추한다면? 드랍십의 가격만 미네랄 100, 가스 100이다. 여기에 미네랄 50이 필요한 마린(해병)이 8명까지 탈 수 있다고 감안하면 도합 미네랄 500, 가스 100이 필요하다. 



만약 이 병력을 타고 있는 병력을 옵저버 하나로 관측해서 요격한다면? 옵저버를 생산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을 훨씬 상회하고도 충분히 남는다. 그리고 옵저버는 그대로 생존하여 적 거점의 상황 및 은신 유닛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무 공격 능력도 없어 보이는 옵저버지만 막상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주고, 화력을 집중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유닛이다. 즉, 자원을 조금 소모하더라도 상대의 유닛과 건물이 어디 있는지 파악할 수만 있다면 그것은 큰 교환일 것이다.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스토브에서 출시한 전투 함대 2를 예시로 들어보자. 전투 함대2는 플레이어가 함대를 제어하여 적 함대와 맞붙는 해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함선마다 행동력이 제한되어 있어 신중하게 이동하여 거리를 계산해 포를 쏴야 한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딜레마가 발생한다. 포를 쏠 때 적의 함선의 위치는 아군 함선의 시야에 노출되기 전까지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 게임의 주 지형은 바다 한 가운데, 즉 망망대해이다. 적의 함선의 위치를 감으로 예상해서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저 적의 포가 어디로 날아오는지 방향 정도만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유저 입장에서는 최대한 가치가 적은 함선이나 정찰기로 적의 함선이 어디 있는지 관측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된다. 비록 미끼가 되는 함선이나 정찰기가 적에게 격파되더라도 뒤에 있는 주력 함대가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선제공격하여 전투에서 이점을 가져가게 된다. 그 와중에 적은 내 위치를 알 수 없어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은 덤. 


인 게임 내 시스템에서 고의적으로 위치를 누설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배틀필드의 주력 컨텐츠 중 하나인 브레이크아웃 공방전에서는 적의 거점을 점령하거나 적으로부터 거점을 방어해야 한다. 만약 거점을 모두 점령 당하면 수비전을 펼치는 플레이어들은

빠른 시간 안에 퇴각해야 하며 반대로 공격을 맡는 플레이어들은 퇴각하는 유저들을 상대로 소탕전을 벌이게 된다. 


이때 수비하는 유저들이 끝까지 점령지에서 게릴라를 펼칠 수 없도록 배틀필드에서는 한 가지 시스템을 설계해두었다. 바로 점령지 내에 위치한 수비군의 모든 위치를 마크하여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 이로 인해 적의 위치를 모두 아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쉽게 소탕이 가능하다. 



모든 위치가 마크된 상태라면 수비군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퇴각해야 하는 수비군은 공격하는 유저들의 위치를 알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이렇다 할 저항도 못하고 포위되어 그대로 섬멸당한다. 만약 이런 부분이 없다면 점령지에 있는 플레이어 중 실력 있는 일부는 아예 전진 배치를 해서 역으로 적 거점을 탈환해버릴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공방전 위주의 브레이크 아웃이 아니라 아예 단순 대규모 전장에서 싸우는 컨퀘스트 모드가 되어버릴 것이다. 따라서 인 게임상에서 모드의 방향성을 해치지 않도록 이런 기능을 제공한 것이다. 이 경우 게임의 밸런스와 맵 컨셉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게임적 허용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게임에서 단순히 적의 위치를 안다는 것은 훨씬 더 많은 병력이나 화력을 갖고 있는 것보다 더 유용할 때가 많다. 실제 전쟁에서도 적 함선의 위치를 알고 미사일 한 번으로 적중시킨 사례가 있다.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 적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것은 적은 비용의 예산만 계산하여 효율적으로 적을 제압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다만 게임에서는 치열한 탐색전을 통하여 전략적으로 상대의 위치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것인지, 인위적으로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하여 게임 컨텐츠의 본 목적에 부합하도록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게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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