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얕은게임지식] 과정이 어떻든 강해지면 그만인 세계관, 선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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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얕은게임지식] 과정이 어떻든 강해지면 그만인 세계관, 선협 [2]




신선, 선인


배추도사 무도사


도사, 신선하면 우리나라에선 세상의 이치를 모두 깨달은 현자의 이미지, 또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로 인간들에게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느낌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신선이라는 개념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에서는 신선이 그렇게 긍정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있지 않아요.



나루토


신선, 선인의 초기 개념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불로불사를 얻은 인간'으로 애초에 선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질이 없다면 절대 오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일종의 신이었지만 이후 시간이 흐르며 수련을 통해 신선이 될 수 있다는 수준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범인수선전, 학사신공


고전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배추도사 무도사부터 시작해 나루토의 선인 모드 등 신선, 선인이라는 개념 자체는 국내에서도 굉장히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소였지만 동양 판타지라고 할 수 있는 무협과 달리 그렇게 메이저한 주제로는 여겨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2007년부터 2부가 완결된 2020년까지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선협 소설 범인수선전이 한국에 학사신공이라는 타이틀로 수입, 발매되며 무협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맛의 매력을 보여주었고 '선협'이라는 하나의 세계관, 장르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선협



좌: 봉신연의 우: 서유기


선협은 '협의'를 행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는 하나의 장르로 중국의 종교 중 하나인 '도교'를 기반으로, 거기에 불교 같은 다양한 교리들이 섞여 만들어진 세계관도 보통 선협으로 포함할 수 있습니다.

쉽게 '신선'이나 '선인'이 등장한다면 선협물로 분류할 수 있고 위로 쭉 올라가다 보면 봉신연의와 서유기 같은 신마 소설이 선협물의 원류라고 볼 수 있어요.



회귀수선전


적어도 한국에서 신선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꽤 긍정적인 편이고 23년 1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많은 인기를 얻은 선협 소설 '회귀수선전'의 주인공도 정도를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선협이라는 장르 안에서 신선, 선인은 마냥 착하기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봉신연의, 무왕벌주평화


선인이 선하기만 한 존재들이라면 서로 간의 갈등이란 존재하지 않고 그저 평화롭게 바둑이나 두며 세월을 보내야 하겠지만 '봉신연의'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내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일단 천교와 절교로 나뉘어 선인들이 서로 갈등을 빚는 것부터 내가 알던 신선들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자신들이 정의라고 외치는 천교의 인물들이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서슴없이 죽이는 장면을 읽고 있으면 '이런게 신선?'이라는 의문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내 선택에 따라 성향이 달라지는 게임, 페이블


선협물의 주인공들이 가진 최종 목표는 '신선이 되는 것'으로 신선이라는 하나의 경지를 향해 끝없이 수행하는 과정을 밟아나가게 되지만 내용이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선인이 되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걸 이해해야 선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꾸준한 수련을 통해 성장하는 '선'이라고 볼 수 있는 과정과 내가 이용할 수 있는 건 모두 활용, 거기에 작게는 도둑질, 크게는 살인 같은 것들이 포함되더라도 기꺼이 행하는 '악'이라고 볼 수 있는 과정 중 어떤 것이더라도 최종적으로 내가 신선이 되기만 하면 끝이거든요.


영약, 기연은 필수


결과를 위해 어떤 과정을 밟아나가던 상관 없다는 게 첫 번째 특징이라면 그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장을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 선협물의 두 번째 특징입니다. 당연히 사람마다 재능의 한계가 다르고 신선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얻게 되는 수련의 결과물 역시 달라지게 되는데 그 안에서 경지를 순식간에 끌어올려주는 영약이나 윗사람의 도움을 받는 기연 같은 것들을 챙길 수만 있다면 거절하지 않고 확보해줘야 해요.


선택에 따라 나라의 형태가 달라지는 게임, 트로피코 5


이외에도 도달한 경지에 따라 같은 신선이더라도 경지가 다르다면 높은 경지에 다다른 쪽이 낮은 쪽을 우습게 눌러버릴 수 있다는 설정 같은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익숙할 수 있는 요소들이기도 하지만 선협물의 주요한 특징을 정리해보자면

결과 만능주의, 사람을 죽이던 남의 영약을 훔쳐 먹던 과정이야 어떻든 신선만 되면 그만

영약과 기연, 신기는 챙길 수만 있다면 모두 챙겨야

재능에 따른 차이, 경지 간의 차이가 명확하고 힘이 곧 법인 약육강식의 세계


정도로 세줄요약이 가능해요.



귀곡팔황


어떤 과정을 밟던 결과만 좋으면 좋은 것이라는 선협의 특징은 주인공이 가져갈 수 있는 행동의 자유도가 굉장히 높다는 뜻으로 이어지고 그걸 게임으로 가져오면 플레이어가 원하는 어떤 방향으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결론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선과 악으로 나뉘어지는 페이블이나 정치 성향에 따라 나라의 구도가 바뀌는 트로피코 5 같은 게임들도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게임이지만 선협을 주제로 가지고 등장한 게임들에서는 선택을 쌓아 결과를 보는 게 아닌 결과를 위해 선택을 쌓는, 인과관계가 뒤집힌 느낌을 받아볼 수 있어요.

그럼 소설에 비해 선택지가 많지는 않지만 선협물 속의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는 선협 게임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선협 세계관을 가진 게임들


귀곡팔황


국내에 선협이라는 장르를 제대로 소개한 소설이 학사신공이라면 게임으로 선협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첫 번째 타이틀은 바로 '귀곡팔황'입니다. 귀곡팔황은 가상의 세계인 팔황 대륙에서 우화등선, 신선의 경지에 오르는 걸 목표로 삼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볼 수 있는 게임으로 봉신연의처럼 인간과 요괴, 정도와 마도로 나뉘어진 세상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갈 것이냐를 스스로 결정해야 해요.



학사신공과 산해경, 그리고 무협 크루세이더 킹즈라고 불리는 인디 게임 태오회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게임으로 플레이 과정에서 유저들이 수행하게 되는 임무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다 보면 어느새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성장 구조를 갖고 있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내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지는 전혀 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착해보이는 선택지만 고르는 행동이 귀곡팔황에서는 늘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생각이 항상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데에서 처음엔 이상한 괴리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실리를 챙기는 쪽으로 즐겨야만 하는 게임은 또 아니기에 귀곡팔황을 플레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선협물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세계관, 장르인지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모탈 라이프


22년 10월부터 스토브 인디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모탈 라이프 역시 선협을 주제로 다루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농사를 기반으로 선협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볼 수 있는 게임으로 로그라이크 장르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귀곡팔황과는 또 다른 생활 시뮬레이션의 재미를 챙길 수 있어요.


입문하기 위해 방문한 귀운파가 망해버리는 사건이 발생, 다시 문파를 재건하기 위해 주인공이 나선다는 이야기를 농사와 낚시, 탐험, 요리 같은 콘텐츠와 버무려놓아 전투가 주력이 되는 게임이 아닌 캐주얼한 선협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어주고 있지만 미묘하게 구세대 모바일 게임을 떠오르게 만드는 그래픽이 약간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해요.



이런 내용들만 놓고 보면 농경 시뮬레이션 게임일 뿐 이모탈 라이프가 왜 선협 장르의 게임인지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문파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엮이는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내용을 선보이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니 선협을 가벼운 맛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이모탈 라이프를 선택해보는 것도 좋아요.


태오회권


아직 선협이 국내에서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기 때문에 게임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하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무협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선택지가 굉장히 많아지지만 앞서 언급했던 결과를 위해 뭐든 한다는 선협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게임은 굉장히 적어요.




현재 선협 게임의 유이한 선택지라고 할 수 있는 귀곡팔황과 이모탈 라이프 모두 스토브 인디에서 공식 한글화를 진행, 언어의 장벽 없이 곧바로 선협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도록 제공되고 있습니다. 액션 RPG의 맛으로 선협을 즐기고 싶다면 귀곡팔황을, 평화로운 농사 생활을 바탕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이모탈 라이프의 세계로 진입해 선협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가진 매력을 한 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귀곡팔황 스토브 인디 바로가기


이모탈 라이프 스토브 인디 바로가기







Repl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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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오회권은 입문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해서 포기 했었네요.

조금만 캐쥬얼하게 내되 컨텐츠 볼륨은 유지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네요.


관심 있던 키워드라 글 재미있게 봤습니다.^ ^


귀곡팔황으로 선협 들어봤지만 선협이 뭔지 잘 몰랐는데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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