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it-ME] 5민랩 3편
게임 개발자 인터뷰 시리즈 Commit Me의 여섯번째 손님은 게임 개발사 5민랩 소속 ‘팀 엔틱’의 최윤정, 엄태윤, 이민영님입니다.
첫번째 편에서는 팀의 두번째 게임인 힐링 게임 [언더스티드]의 개발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선용 ㅣ 이제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힐링 게임을 만들어보신 입장에서, 어떤게 잘 만든 힐링 게임이라고 생각하세요?
윤정 ㅣ 저는 힐링 게임일수록 단순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이 들어요. 사실은 [언더스티드]에서도 ‘완성하기’ 버튼을 개인적으로는 정말 넣고 싶지 않았어요. 천천히 닦으면서 하나 남은 픽셀을 찾아서 닦았을 때의 쾌감이 저는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테스트 피드백을 받을 때 사람들이 이거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힐링 게임 맞냐. 힐링 게임계의 다크소울이냐 이런 얘길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확실히 이런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좀 단순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트레스 많이 안받고 고민 많이 안해도 되는 게임을 원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요.
또 하나는 사람들이 굉장히 밝고 따뜻한 이야기를 원한다는 거였어요.
개발 과정에서 스토리가 많이 바뀌었는데, 처음에는 주인공 어머니의 성격이 정말 이상했거든요.
사람들이 엄마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였고요. 실제로 좀 더 어두운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했고요.
예를 들자면 ‘꼭 이해하거나 용서할 필요는 없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퍼블리셔들의 피드백들마다 스토리에 대한 반응이 안좋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공감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많이 수정했죠.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훌륭한 힐링 게임은 단순하고, 따뜻하고, 나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또 하나 덧붙이자면 게임을 끄고 났을 때 여운이 남는 게임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더스티드]도 그런 게임이 되길 원했고요.
| 1️⃣ 개발자의 첫 번째 Commit LOG |
잘 만든 힐링 게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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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용 ㅣ 그럼 Wholesome game 이라는 것의 재미는 뭘까요?
윤정 ㅣ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oddly satisfying 영상을 보는 거랑 꽤 비슷한 거 같아요.
쉽고 빠르게 나한테 재미를 줄 수 있는 피드백이 있는? 사실 이 wholesome 이라는 말이 좀 애매한 거 같아요.
선용 ㅣ 그렇죠. 또 영어라서 이게 뭔 뜻인지 잘 모르겠고.
윤정 ㅣ 맞아요. 저는 사실 살면서 들어 본 적이 없고요. 저도 Wholesome Direct 참가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힐링 게임과도 맥이 비슷한 것 같아요. 결국 착해야 되는게 아닐까요? 뭔가를 죽이고 빼앗고 하기 보다는, 이 Wholesome 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원래의 게임 시장에서 타겟팅하고 있지 않았던 플레이어들을 타겟팅 하면서 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게임이라는 영역이 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게이머로 데려올 수 있을까의 고민에서 시작된 건 아닐까 생각해요.
제가 [모뉴먼트 밸리]의 Ustwo Games를 정말 좋아하는데, 프로토타이핑할 때 노인분들께 플레이 시켜본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게이머로 보지 않는 시장에서 사람들을 데려와서 그 사람들도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이 저는 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Wholesome game 이라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용 ㅣ 그리고 중요한 거. Wholesome game 이라고 한다면 좀 예뻐야 한다는 게 있지 않아요?
윤정 ㅣ 중요하죠. 저희가 [언더스티드]의 모델에 픽셀 그래픽을 사용한 것도 비슷한 맥락인데요.
저희 팀에는 전문적으로 아트를 한다기 보다는 제너럴리스트들이 모여있는 입장이었거든요.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니까 스타일라이즈를 하는게 생산성 면에서도 맞다고 생각해서 픽셀 그래픽을 시도하게 됐어요.
일반적인 그래픽과 픽셀스타일 모두 만들어 사우들에게 의견을 여쭸을 때 다들 픽셀을 마음에 들어하시기도 했고요.
제가 아트를 되게 좋아하고, 아트를 베이스로 하는 사람이라서 일단 게임의 아트가 예쁘면 그냥 시작하거든요.
요즘 유행하는 카드 게임 같은 경우도 제가 원래는 전혀 안하는데, [Wildfrost] 같은 게임은 아트를 보고 너무 예뻐서 시작하게 되었죠. 게임의 아트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장르마저 좋아할 수 있게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용 ㅣ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이 팀은 팀 구성원 모두가 디렉터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고 계신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누가 디렉터이고 그 때 어떤 게임을 만드냐에 따라 팀 이름이 바뀌는 것도 재밌고요.
이런 방식의 팀 운영이 어떻게 가능하죠?
윤정 ㅣ 팀의 주축이 되는 세 사람의 취향은 사실 많이 다르거든요. PD가 아닌 이상 아무래도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기가 어렵죠.
그런데 셋이서 계속 게임을 만들다보니까, 프로덕션에 대한 관점이 비슷해져 있더라구요.
예를 들자면 개발에 있어 들이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고, 그 다음이 질이고, 그 다음이 양이다 라는 관점도 그렇고요.
소규모 팀이라 가능하다고 생각하기는 해요. [킬 더 크로우즈] 만들 때는 제가 게임 디자인 기획에는 거의 빠져있었어도, 회의 때는 함께 들어가서 이야기하고 듣다가 아이디어 있으면 의견을 내기도 하는 과정에서 그게 적용되기도 하고요.
저는 모든 팀원이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는 건 환상이라고 느껴지기도 해요.
[언더스티드] 같은 경우에도 팀원들의 취향이 달라서 의견이 갈릴 때가 많았어요.
비전이라는 건 완전히 전해질 수 없는 것이고, 결국 책임은 디렉터가 져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만드는 것에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했으면 절대 도달하지 못할 결론을 같이 고민해서 해결할 때 팀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이제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제가 PD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제 마음대로 못하게 될 생각을 하니 짜증이 납니다. ㅎㅎ
결정권자를 믿어줘야죠 뭐.
| 2️⃣ 개발자의 두 번째 Commit LOG |
‘팀 엔틱’의 프로덕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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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인터뷰를 기대해주세요.
힐링 / Wholesome 게임에 대한 [언더스티드] 개발팀의 철학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구성원 각자가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협업하며 프로젝트마다 유연하게 디렉션을 전환해 온 팀 운영 방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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