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포게임즈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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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it-ME] 사우스포게임즈 3편




인디 개발자 인터뷰 시리즈 Commit Me의 다섯번째 손님은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를 사우스포게임즈의 박상우님입니다.

세번째 편에서는 로그라이트 게임으로서 ‘영구적 성장’과 ‘회차 내 성장’의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와 프로젝트 전반의 거시적인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선용 ㅣ 이제 장르 얘길 좀 해볼까요? 스컬은 로그라이트잖아요.

필연적으로 플레이어의 성장을 담보로 해서 재미를 만드는 장르인데, 생각보다 로그라이트적인 요소가 스컬에서 그렇게 많다고 느끼진 못했어요.

마석을 소모해서 스탯을 올리긴 하고, 게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가 구해준 NPC 들이 새로운 런 시작할 때 마다 새로운 아이템을 주는 정도가 다잖아요. 성장의 흐름을 어떻게 설계했나요?



상우 ㅣ 저희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지속함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낮아지는 걸 ‘영구적 성장’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리고 아이템 같은 걸 획득해서 강해지고 게임이 끝나면 초기화 되는 것들을 ‘회차 내 성장’이라고 합니다.

결국 질문하신 요지는 영구적 성장과 회차 내 성장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는 거냐는 건데,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는 영구적 성장 요소를 많이 만들 리소스가 충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영구적 성장 요소가 스펙적으로 너무 큰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판단했고요.

그래서 영구적 성장을 모두 마치고 나면 그 때부터가 이 게임의 정식 밸런스인 것으로 설계했습니다.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영구적 성장을 다 마치고 나면 액션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정도의 어려움



선용 ㅣ 되게 도전적인 선택이었던 걸로 들리네요. 플레이어들이 영구적 성장을 마치기 전에 중간에 나가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을 거 같은데요.




< 마석을 이용한 영구적 성장 >



상우 ㅣ 이런 기준은 액션 게임에 적당히 익숙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맞춘거지, 액션 게임을 잘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 건 일단 아니었으니까, 영구적 성장을 완료하기 전에도 게임을 클리어 할 수는 있었어요.

나머지 변수들은 회차 내 성장 요소에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사실 플레이어가 거의 무조건 1챕터 보스에서 죽게 할 생각이었어요.

1챕터 보스 정도면 어차피 금방 다시 도달할 수 있는 정도고, 다시 가는 과정에서 영구적 성장을 크게 한 번 맛보게 하고, 어떤 식으로 성장하는지를 체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요.

스컬의 영구적 성장에서는 그냥 스탯 수치가 올라가는거라 직관적으로 강해지는 효과를 만들기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한 번 죽고 나서 영구적 성장을 한번 많이 시켜주고 나서 2챕터로 넘어가게 유도했어요.

2 챕터 부터는 두세 번 트라이 하면서 여러 스컬들도 만나보면서 게임을 좀 더 깊게 익힐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얼리엑세스 때는 3챕터가 마지막 챕터다 보니 여기까지 와서 죽고 다시 반복하게 되는건 너무 힘들거 같으니까 시간을 그렇게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회차 내 성장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는 게 2챕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챕터를 일부러 좀 어렵게 만들고 학습하길 유도했습니다.



1️⃣ 개발자의 첫 번째 Commit LOG


영구적 성장 vs 회차 내 성장

  • 영구적 성장은 캐릭터 스탯에 한정: 충분한 만큼의 성장으로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 플레이어가 다음 세션을 플레이 하게 만드는 것은 회차 내 성장 요소
  • 영구적 성장을 먼저 경험한 후, 회차 내 성장을 맛보며 게임에 푹 빠져들 수 있게 설계







선용 ㅣ 그렇군요. 스컬을 갈아끼우는 게 이 게임 특유의 개성이기 때문에, 이 게임의 핵심은 회차 내 성장이 되었겠죠.

거기에 집중하다보니 영구적 성장에 들일 리소스가 부족하긴 했겠네요.

이 장르는 필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아무래도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밸런스 패치도 잦았을 것 같은데, 스컬 팀에서 생각한 밸런스 방향은 어땠나요?



상우 ㅣ [메탈릭 차일드]를 만드신 한대훈 개발자께서 얘기하시는 걸 듣고 딱 저희가 하고 싶었던 게 이런 것 같다고 생각했던 말이 바로 ‘재미있는 밸런스’ 였는데요. 결국 플레이어가 재밌게 느낄만한 선을 추구했던 거 같아요.

일단 수치적으로 접근해서 최대한 납득 가능한 정도로 만들고, 이후에 의도를 담아서 좀 더 조정을 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선용 ㅣ 그러니까 어떤게 세냐 약하냐 이런 걸 조정하는 것에 앞서서 그냥 많이 세도 좋으니까 재밌게 느끼면 좋겠다. 이런 건가요?



상우 ㅣ 셀 때 재밌는게 있고, 약했을 때 재밌는 것들이 또 있죠.

꼭 센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게임이 재밌어지는 건 아닌거고, 어떤 아이템은 진짜 재밌는데 강하기까지 하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러면 효과가 약해져도 상관 없는 거고요.



선용 ㅣ 사우스포 게임즈는 개발자의 의도와 플레이어가 느끼는 재미 중 무엇을 더 중시하나요?

그러니까 어떤 기능이 개발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작동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그걸 재밌어할 때, 어느쪽 방향으로 수정 하나요?



상우 ㅣ 저희는 재미를 따라갑니다. 저희가 의도한게 아닌데 재밌는 상황이 나온다고 파악하면 저희는 그걸 더 밀어줘버려요.

연관된 사례가 하나 있는데요. 구울이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적을 때리면 적한테서 살덩어리라는 자원이 나오고, 이걸 먹으면 몸이 조금씩 커져요. 근데 이런 액션 게임에서는 캐릭터가 계속해서 커지면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게 될 거잖아요.

그래서 크기를 좀 소극적으로 키웠거든요. 그러다 버그 제보가 하나 왔는데, 구울이 화면을 꽉 채울 만큼 커져있는거에요.

다들 그거 보고 너무 웃고 스팀 커뮤니티에 이미지 올리고 드립치고 했는데, 나중에 정식 출시를 위해서 구울의 각성을 만들 때 이 때 생각이 나서 등급이 높아질 수록 티나게 커지게 만들었죠.

그랬더니 몸이 커지니까 적에게 맞기 쉬워지잖아요. 내부에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몸이 큰데 어쩌겠냐.

그냥 맞으라고 하고 체력을 채울 수 있는 수단을 주기로 결정했죠. 그래서 구울이 모든 스컬 중에 유일하게 체력을 회복하는 기능을 가진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2️⃣ 개발자의  두 번째 Commit LOG


언제나 재미를 따라갈 것

  • 밸런스는 ‘균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서 존재한다.
  • 개발자가 의도치 않은 재미를 플레이어가 느낀다면, 그것을 정식화한다.







선용 ㅣ 아, 체력에 대한 얘길 들으니 스컬의 UI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어졌어요.

체력 바 밑에 있는 게이지 바가 현재 장착하고 있는 스컬에 따라 마나 게이지일 때도 있고, 마력일 때도 있고 그런식으로 달라지잖아요. 이거 관리하기 어렵지 않았나요?

결국 이 하단 게이지 바의 존재가 새로운 스컬 디자인에 있어서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 같은데.



상우 ㅣ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어요. 그 부분을 에센스라는 고유 자원이라고 부르고, 각 스컬의 에센가 어떤 유형의 숫자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 하나의 바 형태로 보여져야 하는지 한 칸 한 칸 나누어서 보여줘야 할지를 유형화 해서 스컬 마다 다르게 적용했어요.

캐릭터들이 많아지다 보니 계속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게 되거든요. 원래는 게이지를 쓰는 아이들이 별로 없었는데 뒤로 갈 수록 게이지를 사용하는 애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에센스를 어떻게 얻느냐, 게이지가 다 차면 어떻게 되는가, 어떻게 소모하는가를 가지고 캐릭터 마다 개성을 만든거죠.



선용 ㅣ 스컬을 만들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결정은 뭐였나요?



상우 ㅣ 역시 탑뷰 프로토타입을 버리고 플랫포머로 바꾼 결정이 아닌가 싶어요. 당시엔 정말 힘든 결정을 한 거였거든요.

그래도 그걸 이겨내고 우리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게 된 게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선용 ㅣ 그럼 플랫포머로 바꾼 후에 가장 잘한 선택은?



상우 ㅣ 얼리엑세스 때 했던 실험들이요. 게임을 진짜 과격하게 막 바꿨거든요.

스탯 시스템 갈아엎고, 아이템 인벤토리 갈아엎고, 각인이라는 새로운 시스템 넣고, 원래 없던 갈림길도 만들고요.

팀 내에서 이걸 이렇게 막 바꿔도 되나, 이렇게 빌드가 불안정해도 되나 싶은 것들이 있었는데, 그래도 그렇게 바꾼게 지금의 스컬을 만든 것 같습니다.



선용 ㅣ 그 와중에 혹시 실패한 실험도 있었나요?



상우 ㅣ 밸런스랑 관련해서 한 번 롤백을 한게 있었는데, 그림 리퍼라는 스컬이 있는데요.

저희 게임의 대표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 이 캐릭터를 리메이크 했어요.

그래픽 리메이크 하고, 스킬도 새롭게 만들고. 원래 이 캐릭터는 기본 공격이 마법이었는데, 이걸 리메이크 하면서 물리로 바꿨고, 스킬은 여전히 마법으로 놔뒀어요. 왜 그랬냐면, 이 캐릭터가 낫을 휘두르는데 이게 물리 공격 처럼 보이잖아요.

그래서 평타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고 마법 공격인 스킬을 적극적으로 써야 하는 방식으로 리메이크 했거든요.

패시브 효과도 게임을 진행할수록 자신의 마법 공격력이 영구적으로 상승하게 해줬고요.







선용 ㅣ 평타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걸 쓰지 말라고 유도한거네요?



상우 ㅣ 맞아요. 근데 그게 반응이 되게 안좋았어요. 리메이크 전에는 평타도 마법, 스킬도 마법 타입이었거든요.

저희가 해석한 문제는 뭐였냐면, 원래 마법이었던 공격 타입을 물리로 바꾸니까 사람들이 저희에게 원래 가지고 있던 걸 빼앗긴 느낌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거였어요.

스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했지만 이게 수치적으로 계수가 보이고 하는 것도 아니라 이 의도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았고요. 그래서 한 3일만에 바로 롤백을, 아니 새로 기획을 한거죠.

다시 기본 공격도 마법으로 바꾸는 대신, 스킬들 계수를 좀 낮추고 해서 패치했어요.

기본 공격이 마법 공격이 됐으니 이에 걸맞는 비쥬얼로 수정하고 싶었지만 시간 상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처음에 리메이크 업데이트 할 때 그림 리퍼가 우리 최초의 레전더리 스컬인데 그래픽이 멋지게 바뀌었으니 사람들이 좋아하겠지? 하고 선보였는데 흠씬 두들겨 맞고 롤백했던 기억이 나네요.



선용 ㅣ 이 프로젝트에서 제일 아쉬웠던 건 뭐에요?



상우 ㅣ 음. 잘 모르겠네요. 과정에서 아쉽고 불편한 건 많았지만, 그 때 마다 우리의 결정이 그 때 할 수 있던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나중에 더 개선했고. 그래서 막 이걸 못해서 너무 원통하다 이런 건 없고요.

처음 부터 중요한 것들을 더 알고 시작했더라면 하는 것들이 좀 있죠. 하드 모드를 처음부터 만들었다면 좋았겠다 싶고.



선용 ㅣ 하드모드가 왜요?



상우 ㅣ 하드 모드를 나중에 만드니까 다회차 욕구 촉진이 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는 초기부터 하드 모드 만들 시간이 없었고요. 이 문제는 이미 오래전 부터 알고 있긴 했어요.

팀 내부에서는 이 게임의 다회차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른 시스템이 아니라 스컬들의 개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머리도 껴보고, 이 머리도 껴보고 싸우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 캐릭터들이 플레이어들의 다회차 트라이를 견인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었죠.



선용 ㅣ 오늘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우님이 가장 좋아하는 스컬은 뭔가요?





상우 ㅣ 개발자로서 만들 때 재밌었던 게 있고, 플레이어로서 좋아하는 게 다를 거 같은데요. 만드는 측면에서는 데드셀 콜라보 캐릭터인 죄수를 만드는게 너무 재밌었어요.

콜라보를 하기로 한 후에 진짜 우리 한번 데드셀의 죄수를 있는 그대로 완성도 있게 구현해보자! 해서 우리 게임에 맞게 현지화 시키고 그러면서 데드셀에서 죄수에게 아쉬웠던 요소들을 채워 넣기로 했거든요.

다행히 모션 트윈에서도 엄청 좋아해줬고요. 데드셀에서는 무기 비주얼이 그 당시 아이콘과 실제 모델이 다른게 많이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스컬에서는 그 아이콘 그대로 픽셀로 다 그려서 넣자 해서 만들었던게 기억이 나고, 데드셀 초창기에 있다가 없어진 이동 모션이 있는데, 그걸 제가 알고 있어서 스컬에서 그 모션을 재현해서 넣었죠.

내가 좋아했던 게임의 캐릭터를 우리 게임에 넣으니까 진짜 재밌었어요.

그리고 플레이어로서는… 어렵네요. 덜 좋아하는게 더 먼저 떠오르는데요. 저는 남들 다 하는 건 잘 안해요.

웨어 울프 같은 스피드 타입들도 잘 안하고요.

저는 아무래도 개발자다보니 다양한 플레이 레퍼런스를 취득하기 위해서 골고루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좋아하는 타입은 좀 묵직한 아이들 좋아합니다. 파워 타입들 좋아하는 편이고, 마법 보다는 물리계열을 좋아합니다.

하나를 딱 꼽기는 어렵네요.






👉 다음 인터뷰를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의 개발사 사우스포 게임즈의 박상우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Commit Me 인터뷰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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