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it-ME] 사우스포게임즈 2편
인디 개발자 인터뷰 시리즈 Commit Me의 다섯번째 손님은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를 사우스포게임즈의 박상우님입니다.
두번째 편에서는 얼리엑세스를 거치며 [스컬]의 시스템이 변화해온 과정을 엿봅니다.
선용 ㅣ [스컬]의 전투에서는 대부분이 선빵 필승에 가깝잖아요.
몬스터들이 피격 되면 경직되니까. 그런데도 적이 떼로 나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게임이 쉽지 않더라고요.
개발팀이 원했던 액션 감각이 뭐였는지가 궁금한데요.
상우 ㅣ 저희는 크게 보스전과 돌파 구간 이렇게 둘로 나눠서 생각을 했는데요. 말씀해주신 부분은 모두 돌파 구간에 대한 거네요.
당시 돌파 구간에서 의도한 것은 적들을 ‘면’으로 인식하고 공략하는 거였어요.
이쪽 구역에는 이런 조합의 적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다른 조합의 적들이 있을 때, 플레이어가 어느 면에 어떤 리소스를 먼저 투입할 것인지를 빨리 판단해야 한다. 그런 식의 전략을 생각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이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스킬 자원은 한정 되어 있으니 주로 기본 공격을 하게 될텐데, 그 기본 공격을 어느 면에다가 얼마 동안 투입할 것인가. 이런 판단이 반대쪽에서 나에게 오는 공격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거죠.

< [스컬]에서의 적 그룹 구성 - 노랑색 상자로 ‘면’을 표시 >
선용 ㅣ ‘면’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몬스터들의 그룹으로 이해해도 되겠네요.
17대 1 같은 싸움을 하면서 어느 때 어디를 쳐아 하느냐. 누구를 치느냐가 아니라. 그런거죠?
상우 ㅣ 그렇죠. 하나의 개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여기 누구 누구 저기 누구 누구 이런 걸 빨리 파악해서 너무 오버킬이 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싸우는 방식이요.
선용 ㅣ 듣고 보니 [스컬]에서 등장하는 많은 스킬들이 특정 구역으로 뭔가를 투척하는 방식을 쓰고 있네요.
이런 액션 철학을 반영한 거였군요.
| 1️⃣ 개발자의 첫 번째 Commit LOG |
[스컬]에서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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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용 ㅣ 스킬 얘기가 나온 김에 게임 속 아이템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플레이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크게는 세 종류겠죠? 스컬과 아이템, 그리고 정수. 이 세가지의 구조를 어떻게 설정했나요.
어떻게 변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상우 ㅣ 정말 많이 변했죠. 우선 얼리엑세스 초기에 아이템과 연관 있는 스탯 체계를 완전히 바꿨어요.
원래는 캐릭터의 액션을 중심으로 피해 타입을 나눴거든요. 기본 공격으로 때리는 거, 스킬로 때리는 거, 아이템으로 때리는 거 점프해서 때리는거, 그래서 기본 공격력, 점프 공격력, 아이템 공격력 이런 식으로 접근을 했었죠.
근데 그렇게 했더니 아이템으로 인한 빌드 변화가 잘 안 나타나고, 각 액션이 어떤 타입인지를 바로 이해를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의도했던 게 잘 안 나온다 판단하고, 물리와 마법으로 피해 타입을 새로 만들었어요. 이제 모든 액션들은 그냥 물리 혹은 마법 둘 중 하나의 피해 타입을 갖게 된 거에요.
그랬더니 아이템들도 물리와 관련된 것과 마법과 관련된 것으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꼈죠.
이번 런에서 원하는 타입의 공격에 집중해서 아이템을 골라 먹기도 쉽고요.
아이템 슬롯의 개수에도 변화가 있었는데요. 처음엔 6칸 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슬롯이 차버린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9개로 늘려봤죠. 사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슬롯 하나 둘 추가 하는게 별게 아니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엄청 큰 변화가 생기는 거잖아요.
밸런스를 송두리째 변경시키는 거라서, 그래서 좀 망설였지만 또 이런 거 하려고 하는게 얼리엑세스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설득하고 질러버렸죠.
상우 ㅣ 아이템 칸이 9개가 되고 나니 9개의 아이템으로 만들어지는 빌드가 좀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각인이라는 기능을 도입하게 되었죠. 이것도 얼리엑세스 중이었어요.
각인은 아이템들의 부가 속성 같은건데, 아이템들에 부여된 해당 각인의 총 레벨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평소에는 그냥 버리던 아이템도 보다 높은 레벨의 각인을 위해서 다시 사용하게 되는 결과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죠.
사실 얼리엑세스 기간 동안 게임이 이렇게나 많이 바뀌어도 되나 걱정이 많았어요.
얼리엑세스라는게 원래 출시 전까지 게이머들과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고 있는 거잖아요. 결과적으로는 잘 됐죠.
| 2️⃣ 개발자의 두 번째 Commit LOG |
[스컬]에서의 아이템 빌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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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용 ㅣ 얼리엑세스 때는 스컬이 몇 종류 있었나요?
상우 ㅣ 얼리액세스 출시 시점에는 20개 즈음 됐습니다.
선용 ㅣ 그 정도였다면 게임이 휙휙 바뀌어도 어느 정도는 커버 할 수 있는 정도였겠네요.
정식 출시할 때 쯤엔 100개 정도 되었죠? 100 종류의 스컬을 만들기 위해서 엄청 머리를 쥐어짜냈을 것 같은데요.
새로운 스컬이나 아이템을 기획하면서 혹시 팀에서 세운 규칙 같은게 있었나요?
이런 유형의 효과가 이 게임이 잘 맞고 하는 내부 게임 디자인 가이드 같은 거요.
상우 ㅣ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만들지는 않았고요. 그냥 이렇게 쌓여가는 기술 부채를 인정하고 가자.
어쩔 수 없다는 얘길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지금 이 부채를 털지 않는 대신 하고 싶은 거 다 만들고, 어느 수준까지는 게임을 풍성하게 만들자. 그리고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이러지 말자고 정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선용 ㅣ 프로젝트를 위한 최선이었네요. 게임의 콘텐츠가 늘어날 수록 새로운 기획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팀 내 논의가 많았을 것 같은데요.
상우 ㅣ 그런 것들은 기획자들이 팀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과정에서 팀원들을 납득시키지 못해서 폐기된 것들도 있고요. 정말 격렬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던 것 같아요.
선용 ㅣ 머리를 바꾸면 외형과 스킬셋이 달라지는데, 그 종류가 100개라… 이거 정말 미친 설정이잖아요.
긍정적인 의미에서 개발팀의 경험이 적었기 때문에 뒷일 생각치 않고 해낼 수 있었다고 느껴지기도 하네요.
게임의 볼륨은 정해져있고, 콘텐츠를 마냥 확장할 수는 없으니 리밋을 정해뒀을 거 같은데, 그게 100개 정도였나요?
상우 ㅣ 사실 스컬의 개수가 많아서 게임에 문제가 될 정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말이 100개지 완전히 다른 100개가 있는 건 아니고, 각 스컬의 상위 등급을 포함해서 그정도인 거니까 실제로 완전히 컨셉이 다른 것들은 한 3-40개 정도 될 거에요.
그 정도면 게임에 스컬이 너무 많아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스컬을 탐색하기 어려운 수준 까지는 아닌거죠.
그래서 그저 저희는 계속해서 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스컬을 만들었고요.
반대로 아이템의 경우에는 너무 많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숫자를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요.
개발자 입장에서는 아이템이 많아지면 아이템끼리 모였을 때의 밸런스를 생각해야 하는데 저희는 이 부분을 크게 고려하진 않았던 것 같고요.
다만 문제가 되었던 건 아이템의 수가 너무 많으니까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찾을 수 없어 원하는 조합을 만들기 어려웠다는 점이었어요.
원래 로그라이트라는게 랜덤을 기반으로 하고, 그 랜덤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거지만, 내가 원하는 드라마에 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잖아요. 그래서 완전한 랜덤 보다는 어느 정도 조합을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는데요.
아이템이 많아지면서 이 탐색이 너무 어려워진거죠. 고민하다가 그냥 선택지를 많이 주기로 했어요.
아이템 보상을 한개만 주던 걸 3개 중 택일로 바꾸었고, 보스는 특별하게 7개 중에 하나 고르는 걸로 해주고요.
선용 ㅣ 가장 효율적이고 간단한 솔루션을 선택했네요? 그냥 선택지를 많이 주면 원하는 걸 고를거야 하는.
상우 ㅣ 그 때 저희의 마인드는 이랬어요. ‘아이템이 많으면 무조건 재밌어.’ 게임 안에 등장하는 아이템이 너무 많다면 내가 얻을 수 있는 아이템도 많으면 된다.
선용 ㅣ 사실 아이템이 그냥 많으면 안되고, 그것들이 다양하게 조합될 수 있어야 재밌는 거잖아요. 그 조합을 담당하는게 각인이라면 각인이 될 것이고요.
상우 ㅣ 네. 각인 덕분에 그나마 아이템 개수가 계속 많아지는 가운데 직관적인, 통제할 수 있는 재미를 줬던 거 같습니다.
3️⃣ 개발자의 세 번째 Commit LOG |
플레이어가 원하는 랜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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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용 ㅣ 그리고 정식 버전으로 넘어오면서 캐릭터 각성이 등장했잖아요?
상우 ㅣ 그것도 미친 짓이었죠. 다 새로 그려야 했으니까. 그 때 얼리엑세스 당시 캐릭터가 한 서른 몇개 있었을 거에요.
플레이어들의 피드백 보면서 팀원들과 이야기 하는데, 게임이 너무 운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게임이 어려운데, 클리어 하려면 레전더리 등급의 스컬을 얻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사실 게임을 설계한 입장에서는 낮은 등급의 스컬도 많이 쓰였으면 했거든요. 그래서 등급간의 스펙 격차를 그리 크게 두진 않았는데,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등급이 높은게 무조건 좋고 그게 안나오면 깨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것 같더라고요.
레전더리 등급의 스컬을 획득하고 나면 게임 진행 중에 스컬 보상이 나와도 그걸 획득할 필요가 없어지죠.
그래서 스컬 간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이아디어가 나온거에요.
모든 스컬이 각성해서, 결국 레전더리 등급을 찍을 수 있게 해주자.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한 게임 내 통화를 하나 새로 만들고, 이 통화도 쓸모 없는 머리를 갈아서 얻을 수 있게 만든다면, 쓸모 없는 스컬이 나와도 플레이어에게는 득이 될거라는 계산이었어요.
결국 6개월이 안되는 시간 동안 캐릭터를 한 70여개 만들어야 했고, 그것들의 스프라이트들을 모두 만들어야 했는데요.
다들 엄청 초과 근무를 했지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많은 문제를 해결해줬거든요.
선용 ㅣ 얼리엑세스 얘길 좀 더 해볼까요? 얼리엑세스 기간 동안 업데이트를 많이 하게 되잖아요.
각 업데이트 할 때 마다 새로운 것들도 계속 제시해줘야 하고. 와중에 정식 출시 준비도 해야 하고요.
얼리엑세스 기간 중에 해야 하는 업데이트와 정식 출시 준비용 콘텐츠는 어떤 기준으로 분류했나요?
상우 ㅣ 일단 미리 만들어둔 콘텐츠를 정식 출시용으로 숨겨놨다거나 할 여유는 없었고요.
다만 정식 출시 때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은 다 잡혀 있었죠. 얼리엑세스 동안에는 피드백과 현황을 보면서 대응을 했어요. 치밀하게 리소스 관리를 했다기 보다는 거의 바램으로 일을 했죠.
신규 스컬이나 아이템 같은 것들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정식 출시용 계획 준비하고. 그 사이에 앞서 말한 스탯이나 아이템 시스템의 대격변이 있었고요.
그냥 다 같이 열심히 했어요. 바램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그냥 무식하게 노력을 했죠.
선용 ㅣ 정식 출시에서 제일 중요한 콘텐츠가 각성이었나요?
상우 ㅣ 매우 중요했죠. 각성에 대한 아이디어는 얼리엑세스 중후반 쯤에 나온거였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새로운 챕터와 이야기의 마무리였어요. 마지막 챕터와 최종 보스 같은 것들을 정식 버전에 내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선용 ㅣ 사실 제 게임도 현재 얼리엑세스 하고 있는데, 총 7개 중에 5개 스테이지를 오픈해놨거든요.
얼리엑세스 런칭 준비하면서 게임의 내러티브를 중간에 어떻게 끊어야할지 고민하다가 [스컬]의 경우를 보니까 얼리엑세스 끝에 용사가 나와서 스컬을 죽이면서 끝내더라고요.
그래서 나름 벤치 마킹을 했는데 저는 이렇게 얼리엑세스를 죽음으로 끝내는게 플레이어를 불쾌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상우님은 어땠어요?
상우 ㅣ [스컬]의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인간이 바로 용사입니다. 용사 중에서도 초대 용사라고 해서 이 세계관에서 가장 먼저 용사가 된 사람. 이 사람은 너무 세서 아무도 못이긴다. 이런 설정을 초창기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한 때는 이 용사를 버블버를의 유령 고래 처럼 사용한 적도 있었죠. 시간을 너무 오래 쓰면 용사가 나타나서 몇 때 때리면 죽을 만큼 이 세계관에서 가장 센 존재의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존재에게 스컬이 죽는 건 너무 당연한거잖아요.
그래서 얼리엑세스 끝에 용사에게 죽는 연출에 당위성이 있다고 봤어요.
여기에 조크를 좀 추가해서 용사에게 죽으면 사망 원인에 ‘얼리엑세스’ 라고 나오게 했는데 이런 걸 위트로 받아들이길 바랐죠.
이렇게 죽는 건 당연한거고, 이게 올바른 엔딩이다. 스컬이 죽는 것을 컨셉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죽어도 문제가 없다. 이렇게 한거죠.
선용 ㅣ 되게 인상적인게, 진짜 많은 것들이 아주 강력한 확신을 토대로 결정되었네요… 그리고 결국은 잘 해냈고요.
👉 다음 인터뷰를 기대해주세요.
개발 초기 단계에서 부터 명확한 전투 철학을 정립하고, 얼리엑세스 기간 동안 많은 시스템들을 재구성하며 ‘빌드 탐색’의 재미를 확장해 나간 과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로그라이트 장르로서 [스컬]의 캐릭터 영구적 성장과 회차 내 성장을 밸런싱 하면서 겪은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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