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분석]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 : 스토리와 담론을 동시에 잡은 <폴아웃 : 뉴 베가스>의 매력적인 서사
https://page.onstove.com/devlog/kr/view/10963837
▲ 이전 글 링크 (게임 메카닉 위주 분석)
안녕하세요, 이틀 전 동명의 게임으로 게임 메카닉을 분석한 글을 올렸는데,
감사하게도 댓글로 시나리오 분석도 보고 싶다고 말씀해 주신 분이 계셔서 글을 하나 더 쓰게 되었습니다.
분석 주제
1. 이 게임의 주제인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가 게임 곳곳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2.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의 핵심 키워드인 욕망과 트라우마를 위주로 게임 내러티브 분석
⚠️⚠️⚠️여기서부터 뉴 베가스 본편과 DLC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토리 초입부 내용 정리

▲ 사진 출처 : https://images.app.goo.gl/pN2VrC4eNx6MRZ3r8
폴아웃 시리즈에 있어 2077년 10월 23일은
인류가 세상과 세월에 흩뿌린 무책임한 욕망에 대한 심판이 ‘대전쟁’의 모습으로 도래한 날로 기록된다.
전쟁의 여파로 수도 워싱턴을 비롯한 많은 지역이 초토화되었으나,
오직 라스베가스의 중심부만큼은 전쟁의 여파와 낙진 피해를 거의 받지 않았는데

▲ 왼쪽부터 로버트 에드윈 하우스의 초상화, 인게임 내의 모습, 실사 드라마에서의 모습이다.
사진 출처 : https://fallout.fandom.com/ko/wiki/%EB%A1%9C%EB%B2%84%ED%8A%B8_%ED%95%98%EC%9A%B0%EC%8A%A4
이는 자신의 고향인 라스베가스에 남다른 애착이 있었던 사업가,
로버트 에드윈 하우스가 대전쟁이 일어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철저하게 대비한 결과였다.

▲ 왼쪽부터 게임 출시 당시 판매한 컬렉터즈 에디션에 수록된 플래티넘 칩의 레플리카, 인게임 내 플래티넘 칩 아이콘 이미지
사진 출처 : https://www.reddit.com/r/Fallout/comments/1c78ha7/the_first_thing_lucys_dad_sees_when_he_gets_to/#lightbox
그러나 라스베가스 방어의 핵심인 ‘플래티넘 칩’의 배송이
때마침 대전쟁 시기와 겹치게 되어 하우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위험에 처하고,
그는 남아있던 구식 방어 체계를 적극 활용해 라스베가스의 중심부를 온전히 지켜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한차례 큰 위기를 넘긴 하우스에겐 머지않아 치명적인 과부화 문제가 찾아오고,
갖가지 임시방편으로나마 시스템을 정돈시킨 그는 안정화와 맞바꾼 코마 상태에 빠져 언제 깨어날지 모를 깊은 잠에 빠지고 만다.

▲ 2024년 4월 10일 아마존 프라임에서 방영된 폴아웃 드라마 속 뉴 베가스의 모습
사진 출처 : https://www.reddit.com/r/Fallout/comments/1c78ha7/the_first_thing_lucys_dad_sees_when_he_gets_to/#lightbox
그렇게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구세계로부터 라스베가스가 세기의 보석으로 남은 지 2세기란 세월이 흘렀다.
대전쟁 이후 원시 부족 시대로 되돌아간 23세기 인류에게 있어 구세계의 모습을,
그것도 작열하는 모하비 황무지의 한복판에서 온전히 간직해 온 라스베가스의 모습은
감히 만질 수 있고, 다가갈 수 있는 신기루의 현현이자 실존하는 낙원이라 부를 수 있는 장소였다.
그러나 다시금 깨어난 하우스의 시선에서라면 대전쟁 이후 200년이 지난 라스베가스는
초대하지도, 반갑지도 않은 원시인들로 가득한 상태와 다름없었다.
사진 출처 : https://images.app.goo.gl/otYdphviZVNcYJtGA
그는 언제든지 자신의 수족이 되어주는 보안 로봇,
시큐리트론 부대를 동원해 자신의 사유지에 침입한 이들을 무력으로 쓸어낼 수도 있었으나
수명을 영원에 가깝게 늘려주는 생명 유지 장치와 일체화되어 신체의 제약이 있던 자신에겐
‘협박’보단 ‘협력’이라는 카드가 더 효율적인 상황이라 판단하여

▲ 하우스에게 정해진 기간마다 일정한 금액을 상납하는 조건으로 카지노 운영을 허락 받은 3개의 세력
왼쪽부터 뉴 베가스 내에서 가장 비싼 레스토랑을 개장한 하얀 장갑 공동체, 연예인들을 고용해 극장을 운영하는 체어맨, 매춘과 폭력을 중심으로 돈벌이를 하는 오메르타 패밀리의 카드이다.
사진 출처 : https://fallout.fandom.com/wiki/Chairmen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몇몇 문명화 된 부족들에게 카지노 개장을 허락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세기의 천재이자 과학자, 타고난 실용주의자였던 로버트 에드윈 하우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에 맞는 방향으로 다시금 인류 문명을 재건하겠다는 야망을 되새기며,

▲ 주인공인 '배달부'가 어쩌다 인트로 시작하자마자 머리에 총 두 방 맞고 묘지에 파묻혔는지, 그 비하인드를 풀어주는 그래픽 노벨 <All Roads>중 한 장면
사진의 주인공은 '배달부'에게 총을 쏘고, 플래티넘 칩을 강탈한 하우스의 오른팔 베니. 그리고 오른쪽 아래 대사 칸 속 내용은 "내 취향의 동네라니까"이다.
출처 : https://archive.org/details/falloutallroads
본격적으로 구세계의 탐욕이 가득한 도시, 라스베가스의 부활을 알린다.
메인 스토리를 통해 알 수 있는 '복수'의 욕망

▲ 왼쪽부터 베니의 실제 모델이 된 마피아 벅시 시걸 (라스베가스를 도박의 도시로 만든 장본인), 베니의 인게임 캐러밴 카드, 그래픽 노벨 <All Roads> 속 베니의 모습
출처 : https://archive.org/details/falloutallroads
<폴아웃 : 뉴 베가스>를 실행할 시 재생되는 인트로 영상은
주인공인 배달부가 '플래티넘 칩'을 배달하던 중, 베니에게 총을 맞고 무덤가에 파묻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6번째 배달부라는 주인공의 서사부터 ‘머리에 총알 두 방 맞고 파묻힌 사람의 복수극’인 이 작품은
베니에게 복수를 한 뒤 이어지는 메인 스토리마저 서로가 서로에게 남긴 상처에 보복하려는 욕망으로 가득하다.

▲ 1차 후버댐 전투 당시 뉴 캘리포니아 공화국 (NCR)과 시저의 군단 간 전투를 그려낸 일러스트
사진 출처 : https://deimosart.com/
심지어 전략적 요충지인 후버 댐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1차 후버댐 전투)을 한차례 치렀음에도
계속해서 다음 전쟁을 준비하는 주요 세력들의 모습이 그려지기까지 한다.
이는 ‘복수에 대한 욕망’이 한 명의 인간을 넘어 하나의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트라우마를 끊임없이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 <폴아웃 : 뉴 베가스>에 있어 주요 세력으로 등장하는 NCR과 시저의 군단이
의미 없는 복수심과 욕망 때문에 불필요한 전쟁을 반복하는 모습은
“전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왜 폴아웃 시리즈의 캐치프레이즈일 수밖에 없는지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 뉴 베가스의 첫 번째 DLC 데드 머니의 일러스트. 왼쪽부터 크리스틴, 딘 도미노, 배달부(가운데 X자가 그려진 점프수트를 입은 인물), 도그/갓의 모습
사진 출처 : https://deimosart.com/
뉴 베가스의 DLC, 데드 머니에서, 동료 캐릭터인 크리스틴은 배달부를 쫓으며
그에게 집착하는 율리시스의 모습을 통해 잠시나마 복수심에 미쳐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자신의 복수심 앞에 굴복한 듯, “자신의 인생에 있어
그렇게나 큰 영향을 준 사람을 잊을 수는 없다”라며 율리시스의 행동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인다.
심지어 주인공인 배달부 또한 “보통 사람은 자기 면상에 총을 두 방이나 갈긴 놈은 피하려 들지만,
자네는 반대로 그놈을 쫓고 있군.”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복수심에 타오른 끝에 기어이 베니를 처단하는 모습을 보인다.
복수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간에
그 뒤엔 끝없는 공허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
이 작품 <뉴 베가스>에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그러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복수할 대상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처럼 이미 죽거나/실종된 상대를 향한 복수심을 버리지 못하는 작중 인물들의 서사는
그 존재 자체로 이 게임의 주제인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라는 로그라인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행위를 수 세기, 수천 년 동안 반복하는 걸까.
복수심의 끝이 덧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그건 아마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숨이 다할 때까지 욕망을 쫓는 우리의 존재가 인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LC 데드 머니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동물적 속성’

▲ 뉴 베가스의 첫 번째 DLC 데드 머니 속 배달부와 동료들의 일러스트.
사진 출처 : https://deimosart.com/
앞서 뉴 베가스라는 장소가 이성이 마취된 짐승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던 것처럼,
<뉴 베가스 : 데드 머니>에선 ‘시에라 마드레 카지노’가 바로 이러한 뉴 베가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DLC에 있어 제목에 적힌 구절,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는
본편인 <뉴 베가스>의 전체적인 서사를 관통하는 수미상관적 주제인 동시에
<데드 머니>의 스토리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는 로그라인으로서,
작중 자신이 상징하는 동물적 속성에서 비롯된 욕망으로 집착을 놓지 못하는 네 명의 인물들이
▶ 동물적 속성 : 폭력성, 넓은/좁은 의미에서의 성적 욕망, 식욕 등
‘놓아줄 때’를 자각하고, 집착을 놓은 뒤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자신을 속박하던 동물적 속성으로부터 해방되는/해방되지 못하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 엘라이자, 크리스틴 로이스, 딘 도미노, 도그/갓의 인게임 모습
사진 출처 : https://fallout-archive.fandom.com/wiki/Dog_and_God
<데드 머니> 속 네 명의 등장인물들은 카지노 속에 고이 잠들어 있는
로스트 테크놀로지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엘라이자,
▶ 엘라이자 : 인간이 가진 '동물적 속성' 중 폭력성을 상징하는 인물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에라 마드레를 떠돌며 이곳의 설립자(싱클레어)가 남긴
값비싼 재화와 이미 죽은 이(싱클레어)에 대한 무의미한 복수에 집착하는 딘 도미노,
▶ 딘 도미노 : 넓은 의미에서의 리비도, 즉 삶을 지속시키는 에너지를 상징하는 인물
자신의 전 상사였던 엘라이자의 계략으로 강제로 연인과 이별하게 되어
그를 향한 타들어가는 복수심에 집착하는 크리스틴,
▶ 크리스틴 : 좁은 의미에서의 리비도, 즉 성욕을 상징하는 인물
마지막으로 동물적 자아와 이성적 자아로 분열된 두 개의 인격이
‘육체의 독점’에 집착하고 있는 도그/갓으로서,
▶ 도그/갓 : 인간이 가진 '동물적 속성'중 식욕을 상징하는 인물

▲ 인트로 영상 속 '시에라 마드레 카지노'의 개장 장면
사진 출처 : https://fallout.wiki/wiki/Dead_Money_Intro
엘라이자를 제외한 위의 세 인물들은 엘라이자의 명령으로 목에 폭탄 목걸이가 걸린 채
주인공인 배달부와 함께 맹독성 구름이 자욱한 마굴, 시에라 마드레 카지노 탐사를 하게 된다.
이들은 본격적인 탐사를 하기 전, 엘라이자로부터 세 가지의 철칙을 듣는데,
이때의 ‘철칙’ 또한 이번 글에서 다루고 있는 ‘동물적 본능’과 직결되어 있어 매우 인상 깊다.
[세 가지 철칙]
첫째, 폭탄 목걸이는 다른 동료들이 걸고 있는 목걸이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둘째, 만일 동료들과 멀리 떨어지거나, 의심되는 행동을 보일 경우 목걸이는 터지게 되며,
이 경우 목걸이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다른 동료들 또한 연좌제로 같이 죽게 된다.
셋째, 카지노 내 스피커의 신호음은 폭탄 목걸이의 기폭 신호와 주파수가 같기 때문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한다.
이 철칙에 따르면, 배달부와 그의 동료들은 오직 ‘생존’을 위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서로의 손동작과 몸동작을 맞추고 있으며,
‘생존’이 주는 동물적인 속성에 완전히 속박되고 휘둘린 나머지 마치 탱고를 갓 배우기 시작한 소년 소녀들처럼,
거리낌 없이 서로를 향해 손을 뻗고 발을 내밀며 말 그대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작중 엘라이자가 배달부의 목에 걸게 되는 폭탄 목걸이.
DLC 플레이 중에 밥 먹듯 마주치는 스피커(우측 사진)와 공명해 시도 때도 없이 폭발해버리기에 많은 플레이어들의 치를 떨리게 했다.
사진 출처 : https://fallout.fandom.com/wiki/Dead_Money_collar
<뉴 베가스 : 데드 머니>에 있어 엘라이자가 이들에게 탱고를 추게끔 하는 힘은
오로지 살고자 하는 이들의 동물적인 본능이었고, 이것이 실제적인 '폭탄 목걸이'가 되어 그들을 움직이게끔 했다.
이러한 ‘동물적 본능’과 이 작품의 주제,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는
<데드 머니>의 캐릭터 중에서도 식욕을 상징하는 도그/갓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dog/god) 스스로에게 깃든 동물적 본능을
완전한 이성으로 통제하고, 소거하려 들었던 근대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로서,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시에 한 쪽이 소거되어야만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 믿었기에 서로가 하나의 육체를 독점하려 들었다.
▲ 나이트킨이라는 종족의 고질병인 정신분열을 겪고 있는 도그/갓은 작중 인격이 바뀔 때마다 다른 인격이 머릿속에서 자신에게 말을 걸고, 명령하고, 소리치는 행동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 출처 : https://www.dogdrip.net/478295598
그러나 그들은 이후 어떠한 신념이나 사상에도 따르지 않는, 니체의 초인(위버멘쉬)을 닮은 배달부라는 인물에 의해
동물적인 부분도, 이성적인 부분도 모두 자신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육체의 독점이라는 집착을 놓아주게 되며 서로와 화합하고 진정한 합일을 이루게 된다.
이는 이성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동물성’에 대한 거부감이
마녀사냥이라는 극단적인 결벽증의 형태로 나타날 만큼 심각했던 중세 시대를 거쳐
인간도 동물이기에 동물적 본능이 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받아들이게 된 현대인들을 떠올리게끔 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 사진 출처 : https://www.dogdrip.net/478698051
도그/갓이라는 인물이 불완전한 존재에서 새로운 인격체로 다시금 부활하는 이 대목이 우리에게 더욱 인상 깊게 남는 이유는
우리 또한 '다시 시작(begin again)'하는 방법을 서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화합의 과정을 통해 풀어냄으로써
진정한 인격체(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비상한 머리로 세상이 불바다가 될 것을 예견한 사업가, 싱클레어는 자신의 연인과 안전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안전기지(시에라 마드레 카지노)를 만들었다.
그러나 카지노가 건설되고 난 뒤. 머지않아 그는 자신에게 사랑을 노래하던 베라 키예스가 딘 도미노가 보낸 사업적 스파이에 불과하단 것을 깨닫고
자신의 카지노를 안전한 방공호에서 둘을 가두기 위한 감옥으로 개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베라는 딘 도미노에게 협박당해 잘못된 일을 하고 있었고, 자신의 행동에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우연히 진실된 사과가 담긴 베라의 테이프를 들은 싱클레어는 친구였던 딘 도미노가 자신을 향한 질투로 인해 자신뿐만 아니라 베라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망가뜨렸음을 깨닫는다.
그때, 때마침 일어난 핵전쟁으로 인해 비상사태를 감지한 방공호 시스템은 카지노 건물을 모두 폐쇄해버렸고,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으려던 싱클레어는 자신이 만들어 둔 감옥에 갇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한 편 이러한 상황을 모른 채 꼼짝없이 방공호 안에 갇혀버린 베라는 이내 싱클레어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뒤 자신의 술잔에 마약을 타 들이킴으로 자살을 택하게 된다.
사진 출처 : https://www.pinterest.com/pin/578712620866119798/
놓아줄 때를 알았지만, 때가 너무 늦어버려 과거의 인물이 되어버린 베라와 싱클레어가 그러했듯,
현재의 인물인 이들(크리스틴/딘 도미노/도그/갓) 또한 '놓아줄 때를 알기 전'까진 동물적 속성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시에라 마드레에서 유일하게 욕망하지 않았던 배달부로 하여금 때를 알고, '다시 시작(begin again)' 함으로써
이들은 현대인들처럼 동물적인 나와 이성적인 나 모두를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 한낱 동물이기를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 결국 마지막까지 ‘놓아줄 때’ 를 알지 못한 엘라이자는 자신이 그토록 찾고자 했던 로스트 테크놀로지와 함께 시에라 마드레 카지노에 영원토록 갇히는 결말을 맞이한다.
이는 작품의 제목인 ‘데드 머니’가 카지노에서 깜빡 잊고 나오는 칩, 혹은 자신이 돈을 딸 것이라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실력이 부족한 사람,
또는 그런 사람의 돈을 뜻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잃어/잊어버린 것들(베라와 싱클레어의 비극적인 사랑, 로스트 테크놀로지)과
시에라 마드레 카지노에서 뭔가 얻어 보겠다고 찾아갔다가 그대로 갇혀버린 자(수많은 탐광꾼/엘라이자)의 말로를 여실히 보여주는 매우 적절한 제목이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쟁이란 키워드를 통해 로그라인의 완성도를 높이다
잔뜩 웅크린 곰은 무리한 확장정책으로 가세가 기울고 있는 뉴 캘리포니아 공화국(NCR)의 모습으로,
크고 우람한 뿔로 기세 등등하게 위협하고 있는 황소는 동부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시저의 군단으로 빗대볼 수 있다.
출처 : https://www.asiae.co.kr/article/2013041409025836288
작중 곰과 황소로 표현되는 작중 주요 국가의 전쟁은 주식 시장에서의 약세장과 강세장을 빗대어 보았을 때 절묘하게 떨어지는 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강세장으로 표현되는 황소(시저의 군단) 또한,
NCR과 같은 무리한 확장정책으로 본래의 땅이었던 동부 지역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을뿐더러
▲ 출처 : https://www.newgrounds.com/art/view/deimosart/legate-lanius
뇌종양에 걸려 병약해진 지도자, 카이사르를 대신할 차기 우두머리가
편협한 사고방식을 갖춘 '인간 백정' 라니우스라는 점에서 그닥 강세장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 출처 : https://fallout-archive.fandom.com/wiki/Hoover_Dam?file=FNV_concept_art_Hoover_Dam.jpg
이는 작중 두 머리 곰으로 표현되는 NCR과 황소로 표현되는 군단 모두 자신이 가진 힘보다 과한 힘(후버댐)을 탐한 결과로서,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라는 주제를 집단 내의 분쟁을 통해 보여주는 훌륭한 스토리텔링으로 볼 수 있다.

▲ 출처 : https://www.dogdrip.net/489565628
엔딩에서 제 2차 후버댐 전투가 벌어지려는 순간, 라니우스와 직접 대면한 배달부는
플레이어를 대신하여 NCR의 아론 킴볼 대통령과 시저의 군단의 카이사르 모두
후버댐을 향한 무리한 확장 공세를 펼치고 있음을 꼬집을 수 있다.
이는 <뉴 베가스>를 플레이하는 이들로 하여금 지나친 욕망은 뿌리부터 썩게 만들며,
도리어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인상 깊은 장면이다.
이처럼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라는 뉴 베가스의 주제의식은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거대한 세력(NCR/시저의 군단) 간의 전쟁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프로이트 이론에서의 ‘트라우마’ = 뉴베가스의 핵심 키워드인 ‘핵전쟁’
▲ 왼쪽 사진 : 현실의 멕시코 장벽을 연상시키는 뉴 베가스의 거대한 장벽. 트럼프가 설치한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과 마찬가지로, 미스터 하우스는 프리사이드의 빈민들을 제지하기 위해 이 벽을 설치했다.
오른쪽 사진 : 뉴 베가스 환락의 거리, '스트립'으로 향하는 북쪽 게이트는 24시간 내내 하우스의 경비 로봇인 시큐리트론 부대가 감시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reddit.com/r/fnv/comments/1b39cn6/why_didnt_they_put_the_main_gate_to_the_strip_here/, https://fallout-archive.fandom.com/wiki/The_Strip_north_gate
작중 지명인 뉴 베가스는 하우스의 명으로 세워진 철문을 중심으로 빈민굴인 프리사이드와 번화가인 스트립으로 분리되어 있다.
주지육림이 펼쳐진 스트립과 달리 희망 없는 우범지대인 프리사이드에는 매일 총격전과 강도극이 벌어진다.
▲ 출처 : https://m.blog.naver.com/lch5446/221414645296
이곳에 위치한 믹 앤 랄프 상점에 플레이어 캐릭터인 배달부가 방문하게 되면 무기상 믹이 비밀 무기고를 보여주며
“내가 항상 말했듯, 잘 무장된 사회가 친절한 사회다.”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잘 무장된 미국과 중국이라는 나라가 서로에게 불친절했던 결과로 생겨난, 이 방사능에 찌든 23세기 라스베가스의 폐허 한복판에서
잘 무장된 사회로 하여금 엄청난 트라우마와 피해를 입은 인물이 이런 말을 꺼낸다는 점에서 무척 아이러니컬한 장면이라 볼 수 있다.
▶ 믹과 랄프를 비롯 폴아웃 시리즈에 등장하는 23세기의 사람들은 모두 어리석은 선대로 하여금 미래를 빼앗겨버린 사람들이나 다름없다.
또한 잡화상인 랄프는 2000캡이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한 뉴 베가스의 통행증을 단돈 500캡만으로 완벽하게 위조해 주는 서비스를 암암리에 도맡고 있는데,
프리사이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 통행증을 위조할 돈도 없는 빈민들이 무작정 입구로 돌격하다 보안 로봇들에게 사살 당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 출처 : 플레이 당시 직접 찍은 사진
▶ 시큐리트론 로봇들이 보초를 서고 있는 스트립 게이트에 뛰어들자마자 곧바로 사살 당한 부랑자의 모습.
그가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단지 2000캡이라는 목숨 값이 그의 호기심보다 한없이 작았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프리사이드의 빈민들에게 있어 스트립은 죽을 각오를 해서라도 들어가고 싶은 곳으로 여겨진다.
이는 하루마다 하늘에 대고 생존을 빌어야 하는 이들에게 있어 뉴 베가스가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보이는 그대로 ‘실존하는 에덴’이나 다름없는 장소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핵전쟁이 불러온 다양한 트라우마는 <폴아웃 시리즈>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특히 <뉴 베가스>의 DLC, 올드 월드 블루스에선 전쟁 전 미국의 과학자였던 닥터 모비우스가 재건이 이루어지는 지금의 세계마저
완전히 끝내버릴 수 있는 핵격발 코드를 잊기 위해 자신과 동료들의 기억을 모조리 포기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 출처 : https://www.dogdrip.net/480436121
그러나 닥터 모비우스가 동료들의 기억을 지운 것은 전쟁이 만든 비운의 희생자인 이들이
다시금 모하비로 나갈 시 황무지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트라우마가 될 것을 예견했기 때문이다.
▶ 냉전시대가 끝나지 않은 대체 역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폴아웃 시리즈>에 있어 미국의 모습은
황금만능주의와 더불어 지나친 경쟁 과열과 오랜 전쟁으로 인해 기업과 과학자들의 윤리의식이 소거된 디스토피아 사회로 그려진다.
▲ 빅 엠티 과학자들의 실험을 통해 태어난 '인간의 인격'이 탑재된 생활용품들.
DLC 올드 월드 블루스에선 결벽증을 가진 싱크대, 세상을 불태우고자 하는 야망으로 가득한 토스터, 씨앗 받기를 좋아하는 생물학 실험장치 등 온갖 골 때리는 기계들이 등장한다.
출처 : https://www.dogdrip.net/480121288
때문에 올드 월드 블루스에 등장하는 빅 엠티의 과학자들은 껍데기뿐인 자신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 숨 쉬는 지식욕을 채우기 위해 실험실에 틀어박혀 광기에 찬 실험만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 빅 엠티 과학자들의 전쟁 전/전쟁 후 모습. 이들이 뇌만 둥둥 떠 있는 괴상한 기계 몸을 갖고 있는 이유는 생리적인 욕구를 채워야 하는 인간의 몸을 버리고, 비윤리적인 실험에 몰두하기 위해서다.
출처 : https://fallout.fandom.com/wiki/Welcome_to_the_Big_Empty
이때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고 있는 이들의 이름이 모두 무한을 의미하는 단어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 작중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이름인 닥터 클라인, 모비우스, 보러스, 달라, 8, 0을
각각 클라인의 병, 뫼비우스의 띠, 우로보로스, 만다라, 무한대(∞), 숫자 0에서 가져옴으로
본작의 핵심 주제인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를 (다시금 수미상관 구조를 차용하여) 전달한 점이 인상 깊게 남았다.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스토리적인 암시가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트라우마를 놓아주려면) 트리거가 되는 기억을 놓아주고 다시 시작해야만 함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의 서사를 잘 보여준 <All Roads>
▶ <폴아웃 시리즈>의 각본가, 크리스 아벨론 특유의 거친 입담이 그대로 담겨 있는 그래픽 노블, All roads에서
주인공, 배달부의 '아치 에너미'인 베니의 서사와 더불어 한 인물의 트라우마를 상세히 다루고 있어 함께 서술하게 되었습니다.
폴아웃 뉴 베가스와 이야기가 이어지는 그래픽 노블, <All Roads>의 스토리는 뉴 베가스 스트립의 2인자인 베니가
‘플래티넘 칩’을 스트립으로 배송하고 있던 배달부를 쫓는 와중, 칸스 갱단의 몇몇 소속원(찬스, 제섭, 맥머피)들을 용병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자신의 가족들이 NCR에게 몰살당한 참극을 겪은 찬스는 그와 함께 배달부를 쫓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PTSD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 모습에 한때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자신의 옛 모습이 떠오른 베니는
그에게 도저히 과거를 이겨낼 수 없다면 이것을 마시라며 ‘베가스’라는 독약을 건네고,
무력했던 과거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찬스는 끝내 죽음을 선택하고 만다.
그렇게 다음 날 아침 죽어 있는 찬스의 모습을 본 그의 동료들은 베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찬스를 굿스프링스 마을 외곽에 묻어주고, 만화는 곧 무덤 하나를 더 파게 될 것이니 준비하라는 베니의 대사로 마무리된다.

▲ 출처 : https://hygall.com/162491502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 아벨론은 ‘카지노를 소유한 패밀리의 보스’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화려하게 살아가고 있는 베니와
‘비터 스프링스의 생존자’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때의 참극을 회상하며 덧없이 살고 있는 찬스의 모습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페이지 간격으로 이들의 모습을 절묘하게 교차시킨 것은 자신의 과거를 극복한 인물인 베니와,
극복하지 못한 찬스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이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https://hygall.com/162491502
이에 대한 예시로, 저자는 찬스를 미련 없이 버리고 가려는 베니와 찬스를 구하기 위해 미련 없이 적진에 뛰어드는
맥머피의 동료애를 교차시켜 독자들의 몰입도를 최대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 출처 : https://hygall.com/162491502
이 작품 <All Roads>의 주인공인 찬스는 가족들을 모두 잃은 ‘비터 스프링스 내전’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엄청난 죄책감과 분노를 갖게 된 인물이며, 이러한 그의 감정은 결국 그의 내면 속 PTSD라는 깊은 상흔을 남기게 되었다.

▲ 출처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fallout&no=103980
흥미롭게도 이 그래픽 노블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는 NCR의 군인으로서 이 내전에 참전하게 된 부운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찬스와 정반대 격인 설정을 갖고 있는 그는 전쟁통에 피난길로 쏟아져 나오는 노약자와 어린아이를 총으로 쏘라는 상사의 명령을 끝내 어기지 못했고,
이후 무고한 이들에게 총을 겨눈 것에 크나큰 죄책감과 PTSD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복잡하고 세밀한 인물 설계는 ‘뉴 베가스’ 세계관의 특징 중 하나로,
독자로 하여금 인간의 지나친 욕망으로 인해 한 차례 망한 이후의 세상이 아직도 온갖 부조리와 찝찝함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일어나는 이스라엘 군의 무차별적인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이
NCR이 저지른 비터 스프링스 학살과 비슷한 흐름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폴아웃 : 뉴 베가스>의 세계관/인물 설계는 시리즈의 캐치프레이즈인 “전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를 잘 녹여내었다고 볼 수 있다.

▲ 출처 : https://hygall.com/162491502
이처럼 그래픽 노블과 본편인 게임 속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과거의 기억(PTSD)’에 대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꼽자면,
과거에서 도피하려 했던 찬스는 죽음을 맞이했고 과거를 묻으려던 베니는 자신의 과거 행적에 의해 목숨을 잃었지만
찬스의 가족을 쏴 죽였던 NCR의 군인, 부운은 잊고 싶었던 과거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인생에 있어 새로운 목표를 세움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있다.
특히 이러한 요소는 All roads의 첫 장에 나오는, 베니의 “내 취향의 동네라니깐.”이라는 대사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과거 이름 없는 부족의 졸개 출신이었던 베니가 자신의 과거를 지워내고, 과거로 회귀하자고 외치는 동료를 죽음으로 내몰면서까지
베가스의 삶을 택한 베니의 성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대사였기 때문이다.

▲ 출처 : https://hygall.com/162491502
그러나 ‘일처리를 끝낸 이후엔 자신의 흔적을 확실히 지워야 한다.’는 옛 부족의 철칙을 옛 것이란 이유만으로 가볍게 무시했던 베니가
자신이 무심코 떨어뜨린 담배꽁초와 라이터로 하여금 무덤을 파고 나온 배달부에게 결정적인 알리바이를 주게 되었으며,
그의 행동이 나비효과가 되어 그를 죽이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무척 아이러니컬한 운명의 장난인 셈이다.
이렇게 과거의 교훈을 단지 과거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한 이의 최후를 담아낸 작품, <All Roads>는 후기작과도 연결되는 복선 회수까지 완벽했던 작품이었다.
뉴 베가스의 그래픽 노블 <All Roads>에서 베니는 찬스가 자신과 같은 상처를 지녔다는 것을 눈치 채고 그에게 여러 조언을 하나,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결국 그 또한 자신의 자만심과 트라우마에 잡아먹히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 베니에게 적용되는 요부/무서운 존재감 퍽(PERK). 둘 중 어느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베니의 생사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운5라는 수치가 뜻하는 ‘엄청난 행운/재앙’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는 부분이다.
출처 : 직접 찍은 사진
엄청난 행운과 엄청난 불행을 동시에 떠안았던 베니의 행운 수치가 정확히 중간 단계인 ‘5’라는 점에서,
이는 평범한 인간이 ‘엄청난 행운’ 앞에 섰을 때 자신의 욕망에 휘둘리면 어떤 일(엄청난 불운)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때의 ‘엄청난 행운’이란 생사를 가르는 싸움 앞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 족장이 된 것과 더불어,
여기서 얻은 작디 작은 행운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미스터 하우스와 협상하는 데 성공하여 그의 오른팔이 되었을뿐더러
자신이 이끄는 체어맨이 베가스를 이끄는 세 부족 중 한곳으로 격상함으로 창창한 미래를 보장받은 것을 의미한다.
이때 베니가 하우스의 오른팔로 만족했더라면 그는 베가스의 지배자를 등에 업고 있는 만큼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런 여생을 살았을 테지만,
머지않아 그의 욕망은 하우스를 꺾고 자신이 베가스의 지배자가 되겠다는 지나친 욕망으로 번지고 말았다.
▲ 배달부에게 강탈한 플래티넘 칩을 들고 혈혈단신으로 ‘더 포트’에 들어서자마자 (요란한 무늬의 양복 때문에) 포로로 잡히고 만 베니
출처 : 직접 찍은 사진
지금까지 얻은 엄청난 행운을 져버리면서까지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탐한 베니는 결국 체어맨의 우두머리 자리 뿐만 아니라 하우스의 신임도 져버리게 되었으며
도리어 하우스의 힘을 빼앗기 위해 적들이 우글거리는 적진을 단신으로 잠입하는, 무척이나 어리석은 선택을 함으로 목숨까지 잃고 만다.
이러한 베니의 모습은 평생 동안 그를 괴롭혔던 ‘성공’에 대한 트라우마와 욕망, 그로 인한 집착에 잡아먹히게 된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토록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 또한 <뉴 베가스>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라는 격언에 무척이나 잘 맞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전쟁이 변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변해야만 한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na080808/220003155025
<폴아웃 : 뉴 베가스>의 각본가, 크리스 아벨론은 이 작품 중에서도 자신이 전적으로 담당한 DLC, 론섬 로드의 스토리에서
율리시스의 입을 빌려 “만일 전쟁이 변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라고 서술하였다.
누구든지 마음속에 ‘전쟁’을 품고 산다. 그것이 타인과의 이념 충돌이라거나,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고 인간관계에 관한 깊은 고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일이든 간에, 그 일이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우리들이 ‘스스로’ 발목을 털고 일어서야 한다.
장르 불문 세기를 넘어 기억되는 작품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 출처 : https://www.reddit.com/r/fnv/comments/m3oc4t/theory_ncr_was_already_onto_the_courier_of_the/
▶ 탐욕이 들끓는 내부와는 달리, 멀리서만 보면 무척이나 아름다운 외형을 갖춘 상징계의 ‘유토피아’
하루에도 몇 천 개의 제작물이 출시되는 오늘날, 전쟁의 광풍이 몰아닥치고 있는 21세기 디지털 세상에서 잊히지 않고 계속 거론되는 작품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진정한 RPG와 게임 스토리텔링을 선사해 준 게임, <폴아웃 : 뉴 베가스>에서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가상의 공간 속에 살아 숨 쉬는 세계를 구성하고 그 세계를 탐방하는 독자와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 속으로 스며들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성공한 스토리텔링이며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 되는 유일무이한 방법일 것이다.




















포스트를 입력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