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감상평] 센추리 : 초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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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몰입 감상평] 센추리 : 초심심 [4]




(매우매우 주관적인 캐릭터 해석이 들어가있습니다.)





몇 달 전의 일이다.

 

사흘간의 사막 횡단. 부족한 물자와 식수, 그리고 하루에 양을 세 마리씩은 집어먹는 호위 드래곤들까지. 정신이 나가버리기 직전에 겨우 도착한 마을에서의 휴식은 참으로 달고, 달았다.

 

으레 술집들이 다 그렇듯이, 과음으로 퍼질러졌거나/퍼질러질 인간들, 뜨끈한 수프와 빵, 그리고 드디어! 마시게 된 이 맥주는, 그동안의 노력이 참으로 보잘것없어지는 순간일 수가 없었다.

 

“합석해도 되겠나?”

약간의 희끗희끗한 수염, 푹 덮어쓴 모자, 그리고 호주머니에 넣었지만 길게 튀어나온 깃펜.

학자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낡아 보이고, 또 모험가라 말하기엔 또 요상한 복장의 그를, 뭐 하는 작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물어보지 않는 것이 불문율 아니겠는가?

 

“아무렴요.”

 

“그럼 감사히. 여기 맥주 하나.”

 

한잔 들이키면서,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상단에서 나왔나 봐? 호위며, 물자며, 무더기로 다니는구먼.”

 

“예, 그렇습니다. 저번에 블러드체이서들한테 상단이 한번 탈탈 털린 이후 잠잠한 시기 아닙니까. 옮길 수 있을 때 옮기는 중입니다. 그쪽에서는 목적이 어디인지요?”

 

“아, 나는 개인 연구자네. 블러드체이서들의 동향을 보느라 잠시 들렀지.”

 

“오! 저도 상단 소속 연구자인데, 혹시 분야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드래곤들. 가슴이 떨리는 일 아닌가?”

 

“햐, 그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입니까? 드래고니어들도 간신히 다루는걸.”

 

“뭐, 사정사정도 하고. 부탁도 하고. 먹이도 가져다주고. 비용은 깨지지만 말이야.”

 

“아유, 저는 돈을 줘도 못 할 것 같습니다. 배고픈 그놈들의 먹잇감이 되는거보다야, 지루해도 쫄래쫄래 상단이나 쫓아다니는 게 낫죠.”

 

“그래도 상단은 금화든 은화든 눈에 불을 켜고 털려 하는 데다, 요즘은 식료품도 털어가지 않나?”

 

“블러드체이서들만 조심하면, 크게 그렇지만도 않으니까요. 오히려 이번처럼 왕실 물품으로 두둑이 옮기면, 윈드가드들이 호위도 붙고 해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블러드체이서들보다 한술 더 뜨는 게 아이언윙들인데, 아직 순진하구먼?”

뭐, 이리저리 정신없이 마시는 동안에 누군가 옆에 앉았고, 또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하는 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이 인간이 말하는 것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 허무맹랑한 소리를 누가 믿습니까. 아니, 그 녀석들이 말은 못 해도 나름 똑똑한 녀석들입니다. 죽을뻔한 상단을 구한 적도 꽤 많은 데다가, 여기 윈드가드들도 몇 있습니다. 그 말은 좀 심하시네요.”

 

“에이, 한번 듣고 나면 무슨 말인지 알 걸세. 좀 심하게 말한 건 미안하다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네.”

 

“허, 들어나 봅시다.”

 

그렇게 그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소속이야 자유로이 바뀌는 것인 것은 누구나 알 걸세. 나도 몇 년 전까지는 ‘저 죽일 놈의 블러드체이서들, 돈을 뺏어갈 바에는 차라리 날 죽여라! 블러드체이서들에게 죽음을!’ 하고 다녔지. 머라우더들도 보일 때마다 은근슬쩍 뒤통수 한 대씩 갈겼고. 쌈박질도 꽤 많이 해봤어.

 

그날도 비슷비슷했지. 대규모 운송단, 금이랑 은이랑 잔뜩. 자네처럼 왕실에서 오는 거라 호위들도 서너 명 붙었어. 전부 윈드가드, 아이언윙이였고.

 

하루하루 가고, 또 가고. 깜깜한 밤에, 그 흔한 숲 안쪽쯤 지나가는 길목이었어. 높은 지대도 아니고, 동굴이 많은 것도 아닌 곳이었는데, 뭐가 문제인지 그렇게 아이언윙들이 시끄러워지더라고. 나이트스내거? 그들은 야행성이어도 외딴 녀석들이나 건드리지, 이런 대규모 행상단은 건드리지 않아. 그렇다고 죽일 놈의 블러드체이서는 아니었을 거란 말이지.

 

여기서 잠깐. 윈드가드들은 참 충직한 신하들이지. 헌데 그 충직함만으로는 뭔가 부족한걸 느꼈을 거야. 충직함은 마음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고, 어느 정도 두둑한 지갑에서 나오는 것을 그들 자신도 알고 있었던 거야. 그 쥐꼬리만한 군대의 봉급으로, 저런 위스키는 어떻게 마시는지 설명해볼까?

 

그래, 눈치챘을거야. 아이언윙이지.

처음엔 뭘 하는가 싶었어. 한둘이 나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둘러앉아서 조그맣게 울어대고. 마치 수신호를 하는것마냥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어. 직감상 이 짓을 한두번 해본 녀석들은 아니란게 느껴졌지. 우리 호위쪽의 반응도 뭔가 꺼림칙했고. 블러드체이서들한테는 그렇게나 예민하게 화염구를 날리던 녀석들이, 그냥 가만히 앉아서 얌전한 강아지마냥 기다리고 있었다니까?

 

그렇게 몇분쯤, 나는 짐짝 안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리고 보았지. 도적보다도 더한 아이언윙들의 속셈을. 그들은 짐짝을 전문적으로, 신속하게, 그리고 마치 이게 들통나면 안되는 것을 아는것마냥 각 짐짝에서 조금씩 금화를 뜯어갔어. 우리 호위 아이언윙들도 마찬가지였고. 두런두런대면서 그런 모략을 꾸미는게, 대담하다 느껴지면서도 저게 과연 드래곤인가도 싶더라고. 드래곤이 사회성을 말아먹은건 누구나 아는 일일텐데. 저게 어떻게 가능한 것이냔 말이야.

 

한참을 넋놓고 보고있는데, 목에 칼이 들어오지 뭐야.

 

“보고있었군, 학자.”

 

언제인지도 모르게, 기다란 창이 내 목을 휘어감고 있었어. 뭐라도 까딱하는 순간 목이 날아갈 판이였지.

 

“목격한 자는 죽어야 한다.”

 

그렇게 들어올려진 창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데, 무슨 객기인지 나도 발악을 했지.

 

“나는 이 거대한 행상단의 유일한 드래곤 전문가이자 유일한 지도요! 날 죽이면 블러드체이서의 밥이 될 뿐일세! 그깟 골드를 위해 모든걸 잃을셈인가?”

 

움찔하는 것이 보였어. 호위하라고 넷이나 붙여줬는데, 호위 실패가 그 결과면 그들도 참수형이거든.

“너를 데려가나, 사형을 당하나 비슷하다.”

 

“좀더 불명예스럽게, 바닥에 굴러다니는 똥덩어리마냥 더럽게 죽는 것이 목적이면 그렇게 하시고. 그대는 군인으로서의 품위도 없는가? ”

 

창을 잡은 손이 살짝은 떨렸어.

“다음 객지에서 지리 전문가를 만날 때 까지만이다. 운이 좋은줄 알도록.”

 

매서운 눈초리였지. 그리고 그 거짓말을 하는 눈을 내가 믿을리도 없었고.

 

그놈이 돌아가자마자 나는 뛰어내렸고, 전속력으로 숲속으로 도망갔어. 뛰고 또 뛰고, 그래도 다행이 숲속이라 드래고니어들이 쫓지는 못했지.  

그렇게, 이곳에 겨우 도착해서. 처음으로 잠깐 쉬었네. 그게 벌써 몇 년 전이구만....

 

 

...

장황한 그 이야기를 마치고, 그는 맥주를 마저 들이켰다. 

나는 뭘 대꾸할 겨를도 못하고 듣고만 있었다. 아이언윙들의 집단 약탈, 그리고 윈드가드들의 준-약탈 행위, 그리고 탈주와 생존...이...라... 이게 가능한 일인가??

“진위 여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어떻게 살아계신겁니까?”

 

“드래곤 전문가가 인간한테 죽겠나. 드래곤한테 죽었으면 몰라도. 대강 몇 년 도망다니다가, 왕국에서 그러한 부정부패 윈드가드들이 갈려나가고 나서야 나도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었지. 뭐 지금은 물어봐도 다 쉬쉬 하겠지만. 그 이후부터 아이언윙들이 길조라 하는 말은 참 헛소리같지 뭐야.”

 

“이게 진짜일리가 없을텐데, 뭔가 또 믿음이 생기기도 하네요.”

 

“믿는건 맘대로 하시게. 난 떳떳하니. 들어주어서 고맙네. 이건 내가 쏘지.”

 

그는 은화 두 개를 가볍게 내려놓고 옷을 툭툭 털며 걸어나갔다. 그리고 그의 자리에는, 아이언윙을 그려놓은 이 종이 한 장 만이 남아있었을 뿐이다.

별것도 아닌 물건이지만, 이 사회성이라는 한 단어를 볼 때마다 그가 떠오른다. 언젠가는 또 만나, 그와, 그가 쫓던 그 드래곤의 향취를 만나볼 수 있기를...

 

END

 


포스트 4
알림이 해제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모험가님!
센추리: 에이지 오브 애쉬즈입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정성스럽게 작성해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성껏 남겨주신 모험가님의 이야기를 센추리 월간 소식지 [잿빛의 시대]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난 [잿빛의 시대] 소식지 바로가기: https://page.onstove.com/c-aoa/kr/view/8912908?boardKey=120526

모험가님의 게시글을 소개해도 괜찮을지 동의 여부를 답글로 부탁드리며,
답변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습니다~

와 잘 쓰셨다!

대강 휘갈겨 쓴 유사 단편소설

재밌게 읽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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